“나 좀 좋아하면 세상이 망해요?!” 이제는 고백인지 따지는 건지 알 수 없는 당돌한 말에. “한하리. 그게 네 유행어냐? 적당히 해라.” 강도준. 그 남자의 대답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서글픈 짝사랑 6년 차. “나도 이제 나만 보면 사랑스러워서 눈에 막 넣으려는 남자 만날 거예요!!” 당당히 짝사랑 종결을 선언했건만. “너 예쁘다고.” “키스……해도 돼?” 죽어도 자신은 안 된다던 남자가 갑자기 이상하다. 오빠. 정말 안 되는 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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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번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시작하는 순간 단 하루의 객기로 끝날 일이 아님을 알려주는 경고였다. “돈은 얼마나 주면 됩니까?” 서강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얼마를 요구하든 가소로운 액수일 것이라 짐작하는 표정이었다. 은지는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자니 느닷없이 실소가 흘러나왔다. 이 어둑한 공간을 제 손으로 두드리는 순간부터 모든 결정권은 남자에게로 넘어갔다. “대표님이 원하실 때 끝내요.” “…….” “그리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난장인 머릿속을 애써 무시하며 가까스로 목소리를 낸 은지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제법 관대하던 남자의 눈빛이 목덜미가 선득해질 정도로 차갑게 식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네.” 공기마저 찍어누를 것 같은 무거운 목소리가 고막을 가르고 들어오는 순간 커다란 손이 턱을 쥐었다. 대표님이 원하실 때 끝내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발언을 했는지 알기나 할까? 시작하는 순간 끝을 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예감했기에 선택권을 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끝을 기약할 기회마저 박탈했다.
“유비서. 나랑 결혼하면 평생 안 하고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청혼인가 저주인가. 남들이 봐도 자신이 봐도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남자 ‘한주원’ 그가 정신 나간 청혼을 해왔다. “제가 사실 대표님 뒤통수 결재판으로 까고 그만둘까 여러 번 고민했어요.” 여러 번의 충동을 참아 내리며 그의 비서 자리를 지키던 여자 ‘유다은.’ 어쩌다 보니 그 말도 안 되는 청혼에 휩쓸려 결혼까지 하고 말았다.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은 바라지도 않았건만, “나 원래 다른 사람이랑 한 침대에서 절대 못 잡니다. 그러니 이 선 넘지 마세요.‘ “뭐라고요?” “유비서. 가까이 오지 마요. 난 살 닿는 게 질색이라.” 접근금지 명령으로 부족해서 좁은 침대 위 자기 지분까지 주장하는 불친절한 남자. “야이씨. 누가 보면 내가 결혼하자고 매달린 줄 알겠다!! 이 자식아!!” 분노를 품으며 지내던 어느 날. “유비서. 한 번만 만져봅시다.” “……대표님. 진짜 왜 이러세요.” “만진 김에 그냥 한 번 하면 안 됩니까? 나 잘 할 수 있어요.” 침대 위 불친절한 남자로 돌변한 그가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도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이래저래 불친절한 부부생활이 시작되었다.
운명을 믿고, 사랑을 믿으십니까? 운명의 여자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야만 하는 남자, 안차임. 짝사랑의 트라우마로 운명 따위는 없다고 믿는 여자, 주계나. "…… 술시(戌時)에 동쪽에서 귀인을 만날 거야!” 용하다는 보살의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 “지금 제가 그쪽 운명이라는 거에요?” “네. 확실합니다.” “전 운명 따윈 안 믿어요. 이미 개준지 오래거든요.” “그 개가 저라고 생각하십시요.” 그들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제가 오케이해서 운명의 여자인 척한다고 하고…….” “왜요? 혹시 나랑 결혼해야 될까 봐, 그게 걱정입니까?” 정말 운명이 맺어준 인연은 있는 건가요? 운명을 밀어내는 여자와 운명을 당기는 남자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강이서 주임은 남자 거기를 훔쳐보는 아주 특이한 취미가 있더군요.” 집요하게 자신의 물건을 훔쳐보던 말단 직원에게 음흉하고 끈적한 시선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네. 제가 좀 훔쳐봤습니다.” ……뭐지. 이 또라이는? 해명은커녕 시원하게 인정한 여자는 거침없었다. “제가 이런 말 하면 좀 변태 같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궁금했어요.” “뭐를 말입니까?” “뭐긴요. 본부장님과의 섹스가 궁금했다고요.” 아니. 거침없음을 넘어 당혹스러울 정도로 뻔뻔했다. “요즘 제가 밤마다 꿈에서 본부장님이랑 홀딱 벗고 뒹군다고요!” “…….” “제가 본부장님이랑 한 번이라도 자 보길 했어요? 그 좋은 몸을 만져 보길 했어요? 할 거 다 하고 그런 꿈을 꾸면 이해할 텐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억울하죠.” 억울함을 호소하는 여자를 응시한 도현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사실 이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억울해서 나랑 한 번이라도 자 보고 싶다.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리는데. 맞습니까?” 일부러 무심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던진 질문에 또라이인 거 같은데 또라이가 아니라고 우기는 여자가 되물었다. “꼭 한 번이어야 하나요?” *** ……잠깐만. 이 정도로 크다고? 본색을 드러낸 물건은 위협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거대했다. 저건 안 들어갈 거야. 그래. 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호기심과 객기가 단숨에 깨갱거리며 꼬리를 내렸다. 콘돔을 완벽히 씌운 도현이 이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도망가려는 사람처럼 이불을 밀어대던 이서의 다리가 커다란 손에 붙잡혔다. “저, 저기요. 본부장님. 잠깐…….” “할 말 있으면 나중에 합시다. 내가 지금 돌기 직전이라서.” 이서의 말을 댕강 잘라 낸 남자가 손에 잡혀 버둥거리는 날씬한 다리를 활짝 벌렸다. “자, 잠깐만요! 안 들어가요!” 젖은 질구 앞에 꺼떡거리는 페니스의 선단을 맞춘 도현이 이서의 다급한 외침에 움직임을 멈췄다. “안 해 보고 어떻게 알아? 해 봤습니까?” 그리고 아주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 발딱 선 걔랑은 오늘 초면인데 해 보길 뭘 해 봐. “아니. 꼭 해 봐야 아는 건 아니잖아요!” 이서가 반론을 제기하자 남자가 긴 눈매를 느릿하게 비틀었다. “도전하지 않는 자의 삶은 불행하다. 그런 말 들어 본 적 없습니까?” 그러더니 시무식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말을 떠들어댔다. 섹스 한 번 하자는데 삶의 불행까지 생각해야 해? 당황스러운 와중에 어처구니까지 없어져서 이서의 말문이 막혀 버렸다. 인내심의 한계치에 다다른 듯 남자의 넓은 가슴이 거세게 들썩였다. “안 죽어. 그러니까 일단 해 봐.” 이제는 삶의 생사까지 논하기 시작한 남자가 그대로 하체를 밀어붙였다.
“선배.” 말간 웃음과 함께 천천히 밀려 올라가는 매혹적인 입술 사이로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이에요.” 가슴이 녹아내릴 것같이 부드러운 음성임에도 바닥으로 떨어지면 와장창 깨져 버릴 것같이 심장이 꽁꽁 얼어 버렸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꿈이길 간절히 바랐다. ”지안 선배.” 그날 밤 거친 호흡과 함께 셀 수 없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던 자신의 이름. “보고 싶었어요.” 순식간에 눈앞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오석한.’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얼굴. “이제 선배가 내 소원 들어줄 차례인가?” “…….” “나랑 자요, 선배.” “…….” “딱 10번만.”
송지유.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이 끝이 났다. 사랑 없는 결혼이었기에 지독한 아픔은 없었다. 그리고 들려온 전 남편의 약혼 소식과 함께 그녀의 앞으로 청구된 거액의 빚.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버거운 그녀의 앞에 강세준 그가 나타났다. “결혼하자.” 치밀하게 닿아오는 눈빛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나쁘지 않잖아. 너 돈 필요하다면서.” “선배가 나랑 결혼하면 얻는 게 뭔데?” “뭐든 있겠지.” 팔을 타고 기어오르는 손끝에 지독하게 끌려들어 갈 것만 같았다. “예를 들면 몸.” 이제는 나른함이 담긴 눈동자가 목적의식을 또렷이 담은 채 빛을 뿜어냈다. “그래요. 해요. 결혼.” 아무것도 잃을 것 없는 그녀에게는. 고작 두 번째 결혼이었다.
“나랑 진짜 밥 안 먹을래요?” 다가가기 겁이 날 정도로 순수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였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예뻐서요.” 그래서 그에게 자꾸만 끌렸다. 하지만,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난 분명히 여러 번 기회를 줬어요…….” 빠져나갈 틈조차 조금도 주지 않고, “여기 들어오는 순간 못 멈춘다고……. 분명 말했잖아요.” 자신을 몰아세우는 남자의 눈동자는 삼켜버릴 것 같은 뜨거운 열기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좋았다. 선한 얼굴로 삼키다 못해 터트린 욕망을 뿌리치지 못했다. 아니.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 그리고 7년 후. “안녕하세요. 강태민 대리입니다.” 한 점 비틀림 없는 선한 미소를 그대로 머금은 그가 다시 나타났다. 철없던 시절의 불장난 같은 거였다고. 그렇게 잊을 수 있는 기억이라 여기며 지내려 했는데. “팀장님. 왜 저 피하세요?” 자꾸만 그가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팀장님. 저 불편해요?” 무감각하게 흐르던 세상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문을 닫기 직전의 결혼 정보회사 ‘러브포유’의 대표 ‘유인선.’ “비용이라면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거액의 선금과 함께 아들의 연애 혹은 결혼 상대를 찾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렇게 마주한 JR컴퍼니 대표 ‘차선호.’ 훌륭한 업무 능력, 눈부신 외모, 친절한 성격.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남자. “혹시 결혼 생각이 없으신 건가요?” “아니요. 되게 많은데요.” “…….” “왜 결혼 생각이 많으면서 연애를 안 하냐 그게 궁금한 건가요?” “네.” “앞으로 잘 찾아봐요. 인선 씨가 궁금해하는 그거.” “…….” “내가 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지 않겠어요?” 그 남자의 결혼이 목표인 여자. “아무래도 내가…… 유인선 씨 많이 좋아하나 봐.” 그런 그녀에게 봄비처럼 스며오는 남자. 세상이 온통 그녀인 남자와 세상이 그로 물들어 가는 여자의 달콤한 로맨스. (15금 개정판)
“걔가 그렇게 잘해.” 공부. 운동. 요리. 하물며 연애까지 잘한다는 엄마 친구 아들 기강혁.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남자는 아영에게 열등감의 대상이었다. '그 인간이 그렇게 잘났어? 내가 너 꼭 이기고 만다.' 그렇게 홀로 남자를 향해 켜켜이 분노를 쌓아오던 아영은 드디어 강혁을 마주하게 되는데… “원래 이렇게 예민해?” “아아. 더 해줘요….” 예상치 않게 남자가 정말로 잘하는 걸 발견하고 말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 '그' 기강혁이다! 평생을 무럭무럭 키워 온 반항심에 애써 이성을 붙잡으려 해보았지만. “사귑시다.” “네? 뭐라고요?” “말했잖아요. 난 환장하게 좋았다고. 그래서 관계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그가 자꾸만 아영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말해봐요. 가? 아니면 말아?” 속수무책으로 밀고 들어오는 남자에 아영은 스스로의 마음조차 확신할 수 없는데… “내가 가는 게 싫으면 와도 되고.” “…….” “천천히, 충분히 고민해 보고, 진아영 씨가 원할 때, 그때 와요.” 홀릴 것 같은 미소를 휘감은 남자가 속삭였다. “대신 그때는 안 놓아줄 거니까, 각오하고.” 벚꽃그리고 장편 현대로맨스 소설,
“이제 키스는 더 안 배워도 될 것 같고.” 지혜원. 눈앞의 그녀는 더 이상 교복 입은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부드럽게 허리를 감아 당긴 태빈이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다른 거 가르쳐 줄게요.” 동정심일까. 혹은 호기심일까. “아주 천천히. 밤새 자세하게 가르쳐 줄 거야.” 시작점을 알 수 없는 감정이 나를 네 앞에 데려다 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도 중요치 않았다. 네가 힘겹게 내민 손을 기꺼이 끌어 잡고. “그러니까 나만 따라와.” 네 세상에 완벽히 나를 던지기로 했다. *** “잘 지내셨어요?” 강태빈. 6년 만에 만난 남자는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 “저도 첫눈에 반했어요.” 나를 향한 마음이 동정심이어도, 혹은 호기심이어도 괜찮았다. “그쪽 사생활 간섭하는 일도 없을 거고 저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시작점을 알 수 없는 용기가 나를 당신의 앞에 세워 놓았다. 지금은 그 무엇도 중요치 않았다. 내가 힘겹게 내민 손을 당신이 기꺼이 잡아 준다면. “그래도 괜찮으시면. 저랑 결혼해요.” 당신의 세상에 완벽히 나를 던지기로 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드라마 첫 조연출을 맡게 됨과 동시에, “수아는 나한테 여자 아니야.“ 우연히 맞닥뜨린 잔인한 상황과 함께 오랜 짝사랑이 깨져버린 여자 ‘신수아’. 그날 밤. 정신없이 들이마신 술과 함께 사라진 기억. 낯선 곳에서 눈을 뜬 그녀가 당황하기도 잠시. 남은 기억이라고는 고작, ‘……나랑 지금 키스해 볼래요?’ (15금 개정판)
“오빠는 나랑 자고 싶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했어요?” 고이 품어 주다가 날려 보내려던 작은 새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 “그럴 거면 키스는 왜 했어요?” 아니. 어쩌면 내가 길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안세정. 그게 할 소리야? 감당할 수 있는 말만 해.” “이런 말을 남편한테 하지 누구한테 해요.” “서류상으로만 묶인 부부 관계. 잊었나 봐?” “그러니까 그게 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자고요.” 미련 없이 훨훨 날려 보낼 수 있으리라고 믿었는데, 착각이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나랑 침대 위에서 구른다고 치자. 결과가 아니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건데?” “오빠는 평생 나 잊고 살아도 돼요. 꼭 같은 기억을 품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작은 날갯짓이 만들어 낸 유약한 바람이 산란하게 마음을 휘젓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하면 울면서 사정해도 안 멈춰. 밤낮 안 가릴 거고 장소도 전혀 상관 안 해.” 어차피 휘말릴 거라면 후회조차 남기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 확인해 보겠다고. 입 먼저 벌려.”
운명을 믿고, 사랑을 믿으십니까? 운명의 여자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야만 하는 남자, 안차임. 짝사랑의 트라우마로 운명 따위는 없다고 믿는 여자, 주계나. "…… 술시(戌時)에 동쪽에서 귀인을 만날 거야!” 용하다는 보살의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 “지금 제가 그쪽 운명이라는 거에요?” “네. 확실합니다.” “전 운명 따윈 안 믿어요. 이미 개준지 오래거든요.” “그 개가 저라고 생각하십시요.” 그들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제가 오케이해서 운명의 여자인 척한다고 하고…….” “왜요? 혹시 나랑 결혼해야 될까 봐, 그게 걱정입니까?” 정말 운명이 맺어준 인연은 있는 건가요? 운명을 밀어내는 여자와 운명을 당기는 남자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대표님. 저 오늘 집에 가기 싫어요.” 26년 인생. 예고 없이 찾아온 뜨거운 밤이었다. “강 대리.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가히 완벽하다 할 수 있는 지승후와의 황홀한 하룻밤에 당황하기도 잠시. “강설아 대리. 혹시 첫정이 제일 무섭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습니까?”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 들이닥쳤다. “처음을 가졌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죠.” “저 대표님……. 뭔가 오해하신 거 같은데. 저 처음 아니에요.” 매끈한 입가에 감기는 미소가 왜 저렇게 섬뜩한가 했더니. “내가 처음입니다.” ……젠장. 망한 것 같다.
“유비서. 나랑 결혼하면 평생 안 하고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청혼인가 저주인가. 남들이 봐도 자신이 봐도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남자 ‘한주원’ 그가 정신 나간 청혼을 해왔다. “제가 사실 대표님 뒤통수 결재판으로 까고 그만둘까 여러 번 고민했어요.” 여러 번의 충동을 참아 내리며 그의 비서 자리를 지키던 여자 ‘유다은.’ 어쩌다 보니 그 말도 안 되는 청혼에 휩쓸려 결혼까지 하고 말았다.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은 바라지도 않았건만, “나 원래 다른 사람이랑 한 침대에서 절대 못 잡니다. 그러니 이 선 넘지 마세요.‘ “뭐라고요?” “유비서. 가까이 오지 마요. 난 살 닿는 게 질색이라.” 접근금지 명령으로 부족해서 좁은 침대 위 자기 지분까지 주장하는 불친절한 남자. “야이씨. 누가 보면 내가 결혼하자고 매달린 줄 알겠다!! 이 자식아!!” 분노를 품으며 지내던 어느 날. “유비서. 한 번만 만져봅시다.” “……대표님. 진짜 왜 이러세요.” “만진 김에 그냥 한 번 하면 안 됩니까? 나 잘 할 수 있어요.” 침대 위 불친절한 남자로 돌변한 그가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도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이래저래 불친절한 부부생활이 시작되었다.
“선배.” 말간 웃음과 함께 천천히 밀려 올라가는 매혹적인 입술 사이로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이에요.” 가슴이 녹아내릴 것같이 부드러운 음성임에도 바닥으로 떨어지면 와장창 깨져 버릴 것같이 심장이 꽁꽁 얼어 버렸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꿈이길 간절히 바랐다. ”지안 선배.” 그날 밤 거친 호흡과 함께 셀 수 없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던 자신의 이름. “보고 싶었어요.” 순식간에 눈앞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오석한.’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얼굴. “이제 선배가 내 소원 들어줄 차례인가?” “…….” “나랑 자요, 선배.” “…….” “딱 10번만.”
“이제 키스는 더 안 배워도 될 것 같고.” 지혜원. 눈앞의 그녀는 더 이상 교복 입은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부드럽게 허리를 감아 당긴 태빈이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다른 거 가르쳐 줄게요.” 동정심일까. 혹은 호기심일까. “아주 천천히. 밤새 자세하게 가르쳐 줄 거야.” 시작점을 알 수 없는 감정이 나를 네 앞에 데려다 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도 중요치 않았다. 네가 힘겹게 내민 손을 기꺼이 끌어 잡고. “그러니까 나만 따라와.” 네 세상에 완벽히 나를 던지기로 했다. *** “잘 지내셨어요?” 강태빈. 6년 만에 만난 남자는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 “저도 첫눈에 반했어요.” 나를 향한 마음이 동정심이어도, 혹은 호기심이어도 괜찮았다. “그쪽 사생활 간섭하는 일도 없을 거고 저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시작점을 알 수 없는 용기가 나를 당신의 앞에 세워 놓았다. 지금은 그 무엇도 중요치 않았다. 내가 힘겹게 내민 손을 당신이 기꺼이 잡아 준다면. “그래도 괜찮으시면. 저랑 결혼해요.” 당신의 세상에 완벽히 나를 던지기로 했다.
“나랑 진짜 밥 안 먹을래요?” 다가가기 겁이 날 정도로 순수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였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예뻐서요.” 그래서 그에게 자꾸만 끌렸다. 하지만,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난 분명히 여러 번 기회를 줬어요…….” 빠져나갈 틈조차 조금도 주지 않고, “여기 들어오는 순간 못 멈춘다고……. 분명 말했잖아요.” 자신을 몰아세우는 남자의 눈동자는 삼켜버릴 것 같은 뜨거운 열기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좋았다. 선한 얼굴로 삼키다 못해 터트린 욕망을 뿌리치지 못했다. 아니.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 그리고 7년 후. “안녕하세요. 강태민 대리입니다.” 한 점 비틀림 없는 선한 미소를 그대로 머금은 그가 다시 나타났다. 철없던 시절의 불장난 같은 거였다고. 그렇게 잊을 수 있는 기억이라 여기며 지내려 했는데. “팀장님. 왜 저 피하세요?” 자꾸만 그가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팀장님. 저 불편해요?” 무감각하게 흐르던 세상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10.0+α. 측정조차 해본 적 없는 시력을 가진 채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던 여자 ‘하연희’. 모기를 때려잡으려다가 회사 대표를 때려잡고 말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이런 건가? 혜성처럼 나타나 귀싸대기를 날리는 여자 덕분에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어 버린 남자 ‘유정안.’ 그런데 이상하다. 자꾸만 시선이 그녀만 따라다닌다. 너무 잘 보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와 이제는 그녀만 보이는 세상을 살기 시작한 남자의 안구 정화 로맨스. 여러분도 잘 보이시나요?
“그러니까, 나랑 잠만 자겠다?” 약간의 의아함, 그리고 짙은 호기심. 두 개의 감정을 품은 강지헌의 검고 짙은 동공이 다시 돌아와 주은의 얼굴을 삼켰다. “내키지 않으면 거절해도 돼요.” 피식. 지헌은 속으로 실소를 흘렸다. 겨우 억누르고 있는, 남자라는 짐승의 욕망을 자극하는 여자의 눈빛은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그럴 리가. 내가 쌓인 게 좀 많아서, 친절하지 못할까 봐,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커다란 몸 안에 그녀를 가두듯 성큼 다가선 지헌이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근데 남녀가 침대에서 뒹굴면서 예의 차릴 필요는 없으니까.” 이마와 코끝을 적시며 떨어진 나직한 속삭임에 주은의 눈빛이 처음으로 작게 흔들렸다. “근데 침대 위에서도 이런 눈빛 하고 있을 겁니까?” “그럼 어떤 눈빛을 해야 하는데요?” 긴장한 것을 들키고 싶지 않은 주은이 눈에 힘을 실었다. 그 순간 허락 없이 건너온 지헌의 손끝이 도톰한 아랫입술에 닿았다. 말랑한 살결을 뭉개며 쓸어대는 야릇한 손길에 주은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그러게. 나도 그게 미치도록 궁금하네.”
“뭐가 이렇게 다 환장하게 말랑해.” 모든 세상이 술에 잠겨버린 밤. “울어도 못 멈춰.” 욕망을 집어삼킨 남자의 목소리와 뜨거운 숨결만이 연서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다행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지금 선 넘으면 끝이야. 나한테 너 더는 제자 아니라고.” 하필이면 한때 존경의 대상이었던, 첫사랑이자 오랜 짝사랑의 주인공인 현민혁 교수님과 제대로 사고를 쳤다. “교수님. 죄송해요. 그날 있었던 일은 무덤까지 가지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꼭 입단속 제대로 할게요. 저도 그렇지만, 상황 자체가 교수님께 좋을 게 없잖아요.” 피차 실수라 여기며 깔끔하게 덮으려 했건만. “그날 밤, 난 미치도록 좋았는데. 좋을 게 없는 건 말이 안 되지.” 교수님이 자꾸만 선을 넘어온다. 정성껏 예쁘게 포장해 둔 풋풋하고 청량한 첫사랑이 아직 온점을 찍지 못한 걸까. “착각한 것 같아서 다시 말해 주자면, 내가 원해서 너 안았어.” “나는 없었던 일로 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야.” 교수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때 아닌 바람처럼 불어와 가슴을 산란하게 휘저었다.
“선배.” 말간 웃음과 함께 천천히 밀려 올라가는 매혹적인 입술 사이로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이에요.” 가슴이 녹아내릴 것같이 부드러운 음성임에도 바닥으로 떨어지면 와장창 깨져 버릴 것같이 심장이 꽁꽁 얼어 버렸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꿈이길 간절히 바랐다. ”지안 선배.” 그날 밤 거친 호흡과 함께 셀 수 없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던 자신의 이름. “보고 싶었어요.” 순식간에 눈앞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오석한.’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얼굴. “이제 선배가 내 소원 들어줄 차례인가?” “…….” “나랑 자요, 선배.” “…….” “딱 10번만.”
열심히 사랑했지만, 언제나 이별의 아픔을 맞이하는 여자 ‘한시원’. 늘어나 보이는 티셔츠, 유행을 거스르는 검은색 뿔테안경, 그리고 정체불명의 운동화. ‘패션 테러리스트’, 회사의 비호감 1순위 ‘문석한 과장’. “저 문 과장님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그런데……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사귀죠.” 말도 안 되는 고백으로 시작된 말도 안 되는 연애. 그리고 알 수 없는 이 남자의 정체. ‘이 남자 선수 아니야?’ 사랑을 원하는 직진녀 한시원과 그녀 앞에선 한없이 달콤하고 수상한 남자 문석한의 달콤한 연애. 키워드 : #사내연애 #직진남 #로맨틱코미디 #재벌 일러스트 : 라바니즈
열심히 사랑했지만, 언제나 이별의 아픔을 맞이하는 여자 ‘한시원’. 늘어나 보이는 티셔츠, 유행을 거스르는 검은색 뿔테안경, 그리고 정체불명의 운동화. ‘패션 테러리스트’라 불리며, 회사의 비호감 1순위 ‘문석한 과장’. “저 문 과장님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 주세요.” “그런데……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사귀죠.” 말도 안 되는 고백으로 시작된 말도 안 되는 연애. 그리고 알 수 없는 이 남자의 정체. ‘이 남자 선수 아니야?’ 사랑을 원하는 직진녀 한시원과 그녀 앞에선 한없이 달콤하고 수상한 남자 문석한의 달콤한 연애.
로판 속 악녀에 빙의했다. 근데 하필 날 쫓아낼 남편이 더럽게 잘생겼다. 하지만, “세드릭. 우리 이혼해요.” 잘생긴 건 난 모르겠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다시는 서럽게 살지 않기로 다짐했기에 이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내가 왜 당신만 보면 이상해지는지 그대는 궁금하지 않습니까?” “흥분은 당신이 시켜놓고, 흥분하지 말라니.” ……남편이 이상하다. “내가 라메인 그대한테 미친 것 같소.” 아니. 미친 것 같다.
문을 닫기 직전의 결혼 정보회사 ‘러브포유’의 대표 ‘유인선.’ “비용이라면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거액의 선금과 함께 아들의 연애 혹은 결혼 상대를 찾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렇게 마주한 JR컴퍼니 대표 ‘차선호.’ 훌륭한 업무 능력, 눈부신 외모, 친절한 성격.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남자. “혹시 결혼 생각이 없으신 건가요?” “아니요. 되게 많은데요.” “…….” “왜 결혼 생각이 많으면서 연애를 안 하냐 그게 궁금한 건가요?” “네.” “앞으로 잘 찾아봐요. 인선 씨가 궁금해하는 그거.” “…….” “내가 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지 않겠어요?” 그 남자의 결혼이 목표인 여자. “아무래도 내가…… 유인선 씨 많이 좋아하나 봐.” 그런 그녀에게 봄비처럼 스며오는 남자. 세상이 온통 그녀인 남자와 세상이 그로 물들어 가는 여자의 달콤한 로맨스.
그토록 기다려왔던 드라마 첫 조연출을 맡게 됨과 동시에, “수아는 나한테 여자 아니야.“ 우연히 맞닥뜨린 잔인한 상황과 함께 오랜 짝사랑이 깨져버린 여자 ‘신수아’. 그날 밤. 정신없이 들이마신 술과 함께 사라진 기억. 낯선 곳에서 눈을 뜬 그녀가 당황하기도 잠시. 남은 기억이라고는 고작, ‘……나랑 지금 키스해 볼래요?’ ‘더 해줘. 더…….’ 입술을 적시는 진한 감촉에 취해 낯뜨거운 말들을 내뱉는 자신의 목소리. 그리고……. “키스……. 잘 하시네요.” 눈앞을 새하얗게 만드는 남자의 목소리뿐이었다.
“나는 한 번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시작하는 순간 단 하루의 객기로 끝날 일이 아님을 알려주는 경고였다. “돈은 얼마나 주면 됩니까?” 서강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얼마를 요구하든 가소로운 액수일 것이라 짐작하는 표정이었다. 은지는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자니 느닷없이 실소가 흘러나왔다. 이 어둑한 공간을 제 손으로 두드리는 순간부터 모든 결정권은 남자에게로 넘어갔다. “대표님이 원하실 때 끝내요.” “…….” “그리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난장인 머릿속을 애써 무시하며 가까스로 목소리를 낸 은지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제법 관대하던 남자의 눈빛이 목덜미가 선득해질 정도로 차갑게 식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네.” 공기마저 찍어누를 것 같은 무거운 목소리가 고막을 가르고 들어오는 순간 커다란 손이 턱을 쥐었다. 대표님이 원하실 때 끝내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발언을 했는지 알기나 할까? 시작하는 순간 끝을 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예감했기에 선택권을 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끝을 기약할 기회마저 박탈했다.
“대표님. 저 오늘 집에 가기 싫어요.” 26년 인생. 예고 없이 찾아온 뜨거운 밤이었다. “강 대리.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가히 완벽하다 할 수 있는 지승후와의 황홀한 하룻밤에 당황하기도 잠시. “강설아 대리. 혹시 첫정이 제일 무섭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습니까?”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 들이닥쳤다. “처음을 가졌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죠.” “저 대표님……. 뭔가 오해하신 거 같은데. 저 처음 아니에요.” 매끈한 입가에 감기는 미소가 왜 저렇게 섬뜩한가 했더니. “내가 처음입니다.” ……젠장. 망한 것 같다.
송지유.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이 끝이 났다. 사랑 없는 결혼이었기에 지독한 아픔은 없었다. 그리고 들려온 전 남편의 약혼 소식과 함께 그녀의 앞으로 청구된 거액의 빚.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버거운 그녀의 앞에 강세준 그가 나타났다. “결혼하자.” 치밀하게 닿아오는 눈빛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나쁘지 않잖아. 너 돈 필요하다면서.” “선배가 나랑 결혼하면 얻는 게 뭔데?” “뭐든 있겠지.” 팔을 타고 기어오르는 손끝에 지독하게 끌려들어 갈 것만 같았다. “예를 들면 몸.” 이제는 나른함이 담긴 눈동자가 목적의식을 또렷이 담은 채 빛을 뿜어냈다. “그래요. 해요. 결혼.” 아무것도 잃을 것 없는 그녀에게는. 고작 두 번째 결혼이었다.
“서나연 씨. 꼭 한번 가져 보고 싶다는 게 아직도 나 맞습니까?” 파르르 떨리는 나연의 눈꺼풀이 느릿하게 떨어졌다가 자리를 찾았다. 7년 전 좋아한다는 말 대신 꺼내놓았던, 어쭙잖고 하찮은 고백을 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야 내가 노선을 확실히 정할 거 아닙니까.” 안주혁의 눈빛은 그 날처럼 숨 막히게 고요했다. 속내를 숨긴 까만 눈동자 안에 희미하게 너울지던 열기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었다. “……네. 맞아요.” 그때는 치기 어린 호기심이었다면, 지금은 욕심일지도 모른다. 내내 넘지 못한 선을 한 번쯤 넘어보고 싶다는 그런 욕심. 알면서도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다가올 날들이 엉망진창으로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이렇게라도 간절히 잡아보고 싶었다. “꼬맹아.” 짙게 파고드는 남자의 향기를 깊게 삼킨 나연은 숨을 멈췄다. “근데 그거 되게 위험한 말인데. 그때 알고 한 건가?” 뺨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둥글게 넘겨주는 손길은 목소리처럼 다정했다. “네가 날 가지면 나도 널 가지는 거고, 그래요? 안 그래요?” 대답은 애초에 들을 생각이 없었다는 듯, 거리를 좁혀 온 남자의 손이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서서히 고개를 떨구는 남자의 까만 눈동자가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네 욕심 따위는 단숨에 짓밟힐 한 줌의 사사로운 감정이라 비웃듯. “한번 가져 봐요.” 입안을 적셔오는 열기처럼 지독히도 치열한 욕망이었다.
언니를 대신해 “대리 맞선”에 나선 양서하. 맞선남은 한 번 이상 만나지 않아! 기록을 깨버린 남자가 나타났다. 최다 만남 기록경신으로 모자라서 키스까지 해버린 남자.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거로 생각했던 그 남자가, 신입사원으로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변호사시라면서요.” “그쪽은 의사라면서요.” 어처구니없는 만남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그의 사수를 맡으란다. 사수와 부사수로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 이상하다……. 이 사수가 그 사수가 아닌 거 같은데. 일을 가르쳐야 하는데 자꾸만 연애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