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밥이다
글노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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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가로 개정판 작품입니다.] “나 이다음에 크면 어빠랑 겨런할 꺼야.” “결혼? 린아, 너 결혼이 뭔지는 알아?” “밥! 나눈 지누 어빠야가 준 밥이가 제일 마이쪄. 그러니까 어빠야하구 리니하구 맨날맨날 밥 같이 먹을 꼬야.” 인형처럼 예쁜 꼬마 아가씨의 고백. 그 당시 학생이던 진우는 자신의 일생이 이 꼬마에게 완전히 휘둘리게 될 줄은 알지 못했다. ‘네가 내 옆에 계속 있어 준다면, 난 그거면 돼.’ 16년을 한결같이 그녀만을 위해 달려온 사랑. 스타 셰프 이진우, 그에겐 린이 전부였다. “결혼해 줘, 린아. 뭐든지 다 해 줄게.” ‘어째서 이 남자의 사랑은 이런 것일까. 자꾸만 가슴이 미어져.’ 상처받은 마음을 유일하게 내보여 왔던 사람. 유명세가 두려워 피하기만 하던 린은 21살 여름, 진우가 내민 따뜻한 손을 잡기로 한다. “하자, 결혼. 나 오빠랑 결혼할래.” 하지만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닌, 지독한 이기심과 소유욕의 시작이었다. “나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관두게 하고 싶지 않아. 그 일에 결혼이 방해가 된다면, 헤어져 줄 수도 있어.” 진우는 조여 오는 심장을 쥐며 그렇게 말했다. 서서히 날갯짓을 시작하는 어린 아내의 꿈. 그래서 막을 수 없었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미국에 가겠다던 린을. ‘내 사랑이 너에게 부담이 되길 원치 않으니까.’ 꿈을 향해 조금씩 다가간다는 설렘에 들떴던 린. 하지만 아프게 다가오는 진우의 시선에 고민하던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 인생에서 진우 오빠를 빼면 남는 게 있던가? 아니, 오빠가 채워 넣은 사랑이 내 전부야.’ 두 사람은 서서히 깨닫고 있었다, 결혼 생활에 항상 행복한 날만 있는 것이 아님을. 정성으로 밥을 짓고, 사랑으로 반찬을 만드는 수고가 행복이라는 밥상을 차리는 것임을 말이다. 결혼은,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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