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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이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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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빠져든 깊은 잠이었다. 긴긴밤 그를 괴롭게 했던 그 꿈 속. ‘폐하, 제가 용서하는 날까지 절대 용서받지 마세요.’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말은 모두 저주였다. ‘용서를 구하지도, 제가 당신을 용서하길 바라지도 마세요. 그 지옥에서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계속 살아가세요.’ 분명 그가 촬영한 드라마 의 작가, 이유현이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 사람처럼 미소 지었다. 무척이나 슬픈 행복이었다. *** “내가 왜 좋아요?” “좋으니까?” “진지하게 묻는 거예요. 첫인상이 좋은 것도 아니었잖아요. 오히려 나빴으면 나빴지. 그런데도 내가 왜 좋아요?” “예뻐서.” 손바닥에서 심장이 뛰는 기분이었다. “나한테만 쌀쌀맞고 못되게 구는데도 예뻐서.” “……못된 걸 예쁘다고 하면 어떡해요. 강준영 씨 취향 이상해.” “이상해도. 작가님이 나한테 못되게 굴고 거리 두고 무서워해도. 그래도. 안 무섭고 싶을 만큼.” “……이렇게 빨리,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러니까. 작가님은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죽어 몇 번을 다시 태어나는 동안, 당신은 세상을 내려다볼 줄만 알았는데. “좋다고 고백해 놓고 당신이 내민 손만 겨우 잡고 있잖아요.” “……” “그러니 자각 좀 해 줘요.” 이제 무릎을 굽히고 나를 올려다봐 주기도 하는구나.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82
연령 등급전체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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