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한 지 1년째. 드디어 원작의 정체를 알아냈다. 그런데… 내가 훗날 황녀의 도망을 돕다가 희생되는 시녀, 이벨린이란다. 생존 방법은 황태자 카이사르의 폭주를 제어하고 그를 황위에 올리는 것뿐. “전하의 가이드를 찾아야 해요. 가이드와 접촉하면 폭주 없이 능력을 각성할 수 있어요.” 조금이나마 오래 살아 보려고 그의 가이드를 찾으러 나섰는데…. 그 유일무이한 가이드가 나였다니? 게다가, “제가 폐하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그럼 좋은 거네?” “……네에?” “싫지 않으면, 좋은 거잖아.” 슬슬 황궁을 떠나려는데, 황제가 된 그가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다. 내 두 손을 꼭 잡고선,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 단지 그를 각성시켰을 뿐인데, 왜 비 맞은 강아지 같은 얼굴로 나만 쫓아다니는 거지? 그리고 폭주는 왜 안 멈추는 거야! * * * “슬슬 피를 토할 때가 되긴 했지.” ‘내 앞에서 피를 토할 거라고? 대체 왜?’ 내가 숨어서 듣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카이사르가 나른하게 눈을 내리깔고 속삭였다. “폭주해야…… 이벨린이 나를 떠나지 않을 테니까.” 그 순간, 기대고 있던 문이 열리고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하늘빛 눈동자가 당황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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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신력으로 이용만 당하다 버려지는 엑스트라로 환생했다. 백작가에 입양돼 갖은 학대와 수모를 당하면서도, 신력을 쓰지 않고 버텼다. 모든 건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 저주당한 흑막 대공에게 납치당하기 위해서. “예언을 하나 들었는데, 네가 내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더군.” “조건이 있어요. 이 제국을 떠나서 살 수 있는 돈이 필요해요. 적당한 지위까지 있으면 더 좋고요.” 예언의 주인공이자 여자 주인공, 코델리아인 척 사기를 쳤다. 내가 원하는 건 로맨스가 아니라 자유뿐. 우리의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내가 여자 주인공이 아니라는 걸 들키기 전까진. “여기 있었군. 감히 날 속인 것도 모자라 도망을 쳐?” 검은 안대 뒤에 감춰져 있던 그의 검붉은 눈동자가 날 날카롭게 바라봤다. 피가 묻은 손으로 천천히 내 얼굴을 어루만지던 그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날 속였을 땐, 그만한 각오도 함께였겠지? 책임의 무게가 가볍진 않을 거야.” 원작을 비틀어보려고 해도, 결국엔 이대로 죽는 건가. 눈을 질끈 감았는데. 입술을 엄지로 지그시 누르며, 그가 나른하게 말했다. “나와 혼인하지.” 흑막이 어딘가 이상하다.
“난 이번 생엔 너를 선택하기로 했거든.” 최애가 여주인공인 로판 속 악녀로 빙의했다. 여주의 해피엔딩을 위해 악녀 역할을 수행하다 원작에서 빠지려고 했는데, “나와 결혼하지.” “난 그저, 네가 탐날 뿐이야.” 여주를 구하다 죽은 서브남이 저와 혼인을 하자고 협박한다. 더군다나 새로운 등장인물에게 악녀 역할을 빼앗기자, 쓸모없는 엑스트라를 지우기라도 하듯 존재감은 점점 옅어져 가는데……. ‘만약 이대로 계속해서 존재감이 옅어지면… 사라진다!’ *** “내가 너에게 있을 자리를 주지.” 젠이 리아의 손가락에 천천히 입 맞췄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진득하게 리아를 향해 있었다. 얼핏 퇴폐적이기도, 신성해 보이기도 하는 그 동작에 리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절대 빼앗기지 않는, 존재감이 옅어지지 않는 자리. 이 나라의 황후 자리를.”
아무래도 원작 남주를 죽여버린 것 같다.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있는 남자, 그리고 내가 쥐고 있는 단도. “이 몸은 뭐지? 여긴 어디고, 이 남자는 또 누구야?” 끔찍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각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살인범으로 몰리게 생겼다. 그때 들려온, 마치 소설 지문을 낭독하는 것 같은 머릿속 의문의 목소리. ‘줄리아 레이츠’가 볼레프 공작가를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지시를 따라 살인 현장을 겨우 벗어났지만 목소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읊는다. 아몬 스펜서는 줄리아 레이츠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나를 쫓고 있는 수사관, 아몬 스펜서. 그를 붙잡으라고. *** “같이 범인을 잡자는 뜻입니까?” 줄리아는 볼레프 공작의 진짜 사인에 대해 말했다. “그래요, 나에겐 정보가 있어요.” 그렇게 우린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시적인 동맹을 맺기로 했다. 분명 그랬는데……. 아몬의 단단한 표정 뒤에는 녹아내릴 만큼 달콤한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그건 사랑이었다. 진범을 찾으면 끝날 줄 알았던 계약 관계가 어느새 변해가고 있었다.
“난 이번 생엔 너를 선택하기로 했거든.” 최애가 여주인공인 로판 속 악녀로 빙의했다. 여주의 해피엔딩을 위해 악녀 역할을 수행하다 원작에서 빠지려고 했는데, “나와 결혼하지.” “난 그저, 네가 탐날 뿐이야.” 여주를 구하다 죽은 서브남이 저와 혼인을 하자고 협박한다. 더군다나 새로운 등장인물에게 악녀 역할을 빼앗기자, 쓸모없는 엑스트라를 지우기라도 하듯 존재감은 점점 옅어져 가는데……. ‘만약 이대로 계속해서 존재감이 옅어지면… 사라진다!’ *** “내가 너에게 있을 자리를 주지.” 젠이 리아의 손가락에 천천히 입 맞췄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진득하게 리아를 향해 있었다. 얼핏 퇴폐적이기도, 신성해 보이기도 하는 그 동작에 리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절대 빼앗기지 않는, 존재감이 옅어지지 않는 자리. 이 나라의 황후 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