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더 깊이
글박연필
0(0 명 참여)
“임신하면 좋지, 나를 떠나지 못할 테니까.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아?” 온 세상이 순백으로 물든 10년 전 어느 겨울, 운명처럼 서원은 지현의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준 계기로 충동적으로 한국에 남기로 한다. 약간의 흥미로 시작한 마음이 아픈 집착과 사랑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날 사고가 없었다면. 도움의 대가로 서원과 육체적 관계만 나누는 지현, 가난한 내 작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남자라, 한순간도 욕심낸 적 없었다. 달아나려고 할수록 파드득거리다가 서원이 주는 안녕과 쾌락에 굴복하고 마는, 지현은 10년째 불편한 안락에 순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내 인생을 살고 싶어. 남들처럼 평범하게.” “남들처럼? 지금까지 평범하지 않았나?” 서원은 부드러운 웃음을 머금은 채 가느다란 목을 지그시 움켜쥐었다. 뭐든 주고 싶은 남자와 뭐든 받기 싫은 여자는 이렇게 맞섰다. “누구와 뭘 한다고? 가만 안 둬, 네 옆에, 나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새끼들은.” 툭툭, 사납게 뜯은 블라우스 단추가 발아래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감당한다면, 내 아이를 가질래? 정말 내가 책임지기라도 할까 봐, 그게 두려운 거잖아. 넌.” 감당하기 힘든 사랑임을 깨닫고 헤어짐을 결심했을 때, 소중한 소식을 알게 되었다. 너를 가질 수 있다면. 나를 미워해, 증오라도 내 곁에서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