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원하는
글봄안녕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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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습니까?” 일반외과 레지던트 3년 차 윤해수와 투자회사 대표, 채지석. 고작 주사 하나로 복잡하게 얽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살벌했다. “겁도 없는 것 같고.” 은밀한 숨결이 뒤섞일 만큼, 서슴없이 좁혀진 거리. 이 남자 도대체 뭐지? 그렇게 끝날 인연이라 생각했다. “윤해수는, 앞으로 2년간, 채지석의 아내로서 맡은 바 의무를 다할 것이며.” “미친놈.” 다시 볼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남자가 말도 안 되는 계약서를 들고, 자신을 찾아오기 전까지는. “사랑에 빠져 사리분별 못하는 거. 그거, 나랑 한번 해보자고. 아주 유치하게.” 나른한 호흡이 섞인 저음의 목소리가 해수의 머리 위로 쏟아진다.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예요?” “바라는 거 없어. 네가 달라는 건 그림자에 붙은 먼지 한 톨까지 다 줄 테니까. 넌 내가 원하는 거. 그거 하나만 주면 돼.” “……그게, 뭔데요?” 해수의 눈동자가 그에게로 향했고, 구름 낀 날의 바다 같은 눈동자가 천천히 떨어지는 그녀의 시선을 집요하게 좇았다. 가라뜬 눈이 서서히 옭아매듯 해수의 입술로 향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가 미치도록, 원하는 게 뭔지. ILLUSTRATED BY 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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