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새, 토끼, 사자에 빙의할 때 나는. “찍?” 쥐가 되었다. 그것도 흑막의 미친 실험에 쓰일 실험용 쥐가! 죽기 살기로 도망쳤는데. “뭐야, 이건.” 하필이면 광증에 시달리는 흑막에게 딱 걸렸다. “…찍.” 망했다. “쥐가 말을 하네?” 그런데 흑막이 내 말을 알아듣는다! 설상가상 흑막이 광증에 휘말리면 내가 죽는단다. 어쩔 수 없다. 열심히 아부 떨어서 광증을 가라앉히는 수밖에! *** 너무 아부를 잘 털었나? “찍찍아, 도망치려고 했던 건 아니지?” 어두운 골목 탓일까. 유난히 위시드의 적안만이 선명하게 보였다. ‘여기서 대답 잘해야 한다.’ 본능적인 느낌에 나는 고개를 삐걱거리며 내저었다. “찌, 찌이.” ‘어, 배, 배고파서.’ 위시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찍찍이 너….” 제발, 제발, 제발! “밥 먹고 나왔잖아. 돼지야?” …억울했지만 돼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저한테 왜 그러세요? 전 실험용 쥐일 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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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 약혼자와 바람난 게 아니라 운명이야. 이해하지?” 여주가 내 약혼자와 야반도주했다. 그것도 약혼식 당일에. 황당함도 잠시 남주가 나를 찾아왔다. “계약 결혼을 위해 거르고 걸러서 고른 여자가 친구의 약혼자와 도망쳤더라고.” “세상에, 저랑 똑같은 여자가 있네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계약 결혼을 제의할까 해.” 가지런한 눈썹 아래 자리한 눈동자가 예리하게 빛났다. “나와 결혼해 주겠나, 영애?” ……그게 나인 모양이다. ** 어차피 약혼자도 도망쳤으니 선택지도 없겠다, 남주와 함께 식장에 들어갔다. 여차하면 도망칠 생각으로 계약에 응했을 뿐인데. “난 그대가 모두에게 귀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야.” 귓불로 내려온 손끝은 이내 매끈한 손톱으로 작은 귀걸이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쭈뼛, 가벼운 소름이 일었다. “귀걸이, 그대에게 참 잘 어울려.” 귀걸이에는 그의 눈 색과 똑같은 보랏빛 보석이 박혀 있었다. 아무래도 이 계약 결혼, 뭔가 잘못됐다.
단 한 번도 그들에게 있어서 진짜였던 적 없었다. “그대를 부인이라 생각한 적 없습니다.” 계약으로 맺어진 남편도. “제 소원이요? 당신이 사라지는 겁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들도. 다프네는 이제 모든 걸 포기하기로 했다. *** 마님이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공작님의 생신 열흘 전, 달랑 편지 하나만 남긴 채 떠났다. 모두가 신경 쓰지 않으며 금방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루, 이틀, 열흘. 마님은 돌아오지 않았고 모두가 마님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일러스트: 푸디카
마물의 피가 섞여 있는 루스만 공작가는 대대로 몇몇만이 신체 일부분이 마물의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 100년 만에 ‘완전체’가 부화한다는 소식에 가주까지 부화실에 모이는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알이 쩌억, 금이 가기 시작했다. “꾸우.”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분홍색의 말랑말랑해보이는 생김새. 괴물 공작가로 불리는 루스만 공작가에서 100년만에 태어난 완전체. “……슬라임?”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슬라임이었다. * 맙소사. 또 슬라임으로 태어났다. 그것만으로도 억울한데 하위 마물이라는 이유로 폐기 처분 될 거라고? 그래서 그냥 막나가기로 했는데, 가족들이 이상하다. “아이고, 우리 똑똑이. 우리 말랑이가 최고다, 최고야!” 제국의 유일한 공작은 나를 아끼지 못해 안달났고. “이제 핑계만 대면서 도망치지 않을거다. 더 이상 썩지 않고 함께 흘러가고 싶다.” 상처를 지닌 아빠는 나를 사랑해주고.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할게. 내가 너를 저버리는 일은 결단코 없을거야.” 다정한 오빠마저 나를 진짜 가족으로 여긴다. 게다가. “나한테 티시 말고 다른 사람은 없어.” “나는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그 다다음 생에도 티시 옆에만 꼭 붙어 있을거야.” 전생의 인연은 나를 찾아와 온갖 애정을 쏟았다. 그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됐는데…… 나, 정말 이 괴물 공작가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C급 가이드로 발현한 지 5년째인 백여을의 목표는 단 하나. 최대한 가늘고 길게 사는 것. 백여을은 지금까지 그렇게 쭉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예정이었다. 매칭률 89%. “…X됐네.”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가이드를 갈아 치우는 것으로 유명한 S급 에스퍼와 매칭률 89%가 나오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 후 백여을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자신에게만큼은 존댓말을 하며 다정한 망나니 에스퍼 한이현. C급 가이드인 자신의 담당 요원을 맡은 본부장 도건. 우연히 구한 목숨일 터인데 책임지라는 제리. 왜인지 백여을은 하나같이 미친놈들에게 집착받는 C급 가이드가 되었다. 일러스트: SIXA
마물의 피가 섞여 있는 루스만 공작가는 대대로 몇몇만이 신체 일부분이 마물의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 100년 만에 ‘완전체’가 부화한다는 소식에 가주까지 부화실에 모이는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알이 쩌억, 금이 가기 시작했다. “꾸우.”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분홍색의 말랑말랑해보이는 생김새. 괴물 공작가로 불리는 루스만 공작가에서 100년만에 태어난 완전체. “……슬라임?”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슬라임이었다. * 맙소사. 또 슬라임으로 태어났다. 그것만으로도 억울한데 하위 마물이라는 이유로 폐기 처분 될 거라고? 그래서 그냥 막나가기로 했는데, 가족들이 이상하다. “아이고, 우리 똑똑이. 우리 말랑이가 최고다, 최고야!” 제국의 유일한 공작은 나를 아끼지 못해 안달났고. “이제 핑계만 대면서 도망치지 않을거다. 더 이상 썩지 않고 함께 흘러가고 싶다.” 상처를 지닌 아빠는 나를 사랑해주고.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할게. 내가 너를 저버리는 일은 결단코 없을거야.” 다정한 오빠마저 나를 진짜 가족으로 여긴다. 게다가. “나한테 티시 말고 다른 사람은 없어.” “나는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그 다다음 생에도 티시 옆에만 꼭 붙어 있을거야.” 전생의 인연은 나를 찾아와 온갖 애정을 쏟았다. 그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됐는데…… 나, 정말 이 괴물 공작가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이 죽음을 얌전히 받아들이거라. 널 위한 것이다.” 위켄드 공작의 혼외 자식이자 성녀의 딸인 ‘오르테’. 오르테는 성녀의 목숨과 맞바꿔 세상에 나왔다는 이유로 아버지인 위켄드 공작은 물론, 배다른 오빠들에게도 무시당하고 방치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위켄드 공작의 진짜 딸이라 주장하는 ‘이본느’가 나타나고 순식간에 ‘가짜’가 된 오르테는 가족들의 냉대 속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는다. 그 순간 과거로 회귀한 오르테. 오르테는 매번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발버둥 치지만 비참한 현실을 피할 수 없었다. “다시는.” 오르테는 제 목을 내리그으며 다짐했다. “당신들을 사랑하지 않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삶에서 오르테는 사랑받는 것을 포기하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항상 똑같던 미래가 달라졌다. “난 너를 항상 친딸이라고 생각했다.” “오르테,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돌아와.” “젠장, 더 이상 회충이라고 안 부를게. 그러니까 이만 집으로 오라고!” 더 이상 사랑을 갈구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들이 오르테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미워할 땐 언제고.
“난 네 약혼자와 바람난 게 아니라 운명이야. 이해하지?” 여주가 내 약혼자와 야반도주했다. 그것도 약혼식 당일에. 황당함도 잠시 남주가 나를 찾아왔다. “계약 결혼을 위해 거르고 걸러서 고른 여자가 친구의 약혼자와 도망쳤더라고.” “세상에, 저랑 똑같은 여자가 있네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계약 결혼을 제의할까 해.” 가지런한 눈썹 아래 자리한 눈동자가 예리하게 빛났다. “나와 결혼해 주겠나, 영애?” ……그게 나인 모양이다. ** 어차피 약혼자도 도망쳤으니 선택지도 없겠다, 남주와 함께 식장에 들어갔다. 여차하면 도망칠 생각으로 계약에 응했을 뿐인데. “난 그대가 모두에게 귀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야.” 귓불로 내려온 손끝은 이내 매끈한 손톱으로 작은 귀걸이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쭈뼛, 가벼운 소름이 일었다. “귀걸이, 그대에게 참 잘 어울려.” 귀걸이에는 그의 눈 색과 똑같은 보랏빛 보석이 박혀 있었다. 아무래도 이 계약 결혼, 뭔가 잘못됐다.
“내 아이를 가졌는데 정부로 둬? 당신이 양보해줘.” 불륜 현장을 들킨 남편이 벨로니에게 한 말이었다. 망해가는 가문을 겨우겨우 일으켰는데 결국 돌아온 건 배신이었다. 게다가 그 배신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기까지. ‘만약 내게 기회가 생긴다면… 남편부터 족쳐버리자.’ 그 마음이 닿은 걸까, 정신을 차려 보니 결혼식장으로 회귀해 있었다. 망설임 없이 남편에게 주먹을 휘두른 벨로니는 저주받은 야수라 불리는 샤누르 라인하르트 대공에게로 찾아간다. “저는 저주를 풀 방법을 알고 있어요. 거기엔 전하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지?” “순결이요.” 그 말에 샤누르는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짧은 정적이 흐르더니 벨로니는 “아!” 하고 무언가 깨달은 듯 소리쳤다. “걱정 마세요. 제 순결은 아니고 전하의 순결이에요.” * * * 처음엔 그렇게 시작된 계약관계였을 뿐인데. “일전에 그대의 손을 잡으려고 했던 건 이유가 있었다.” 말을 마친 샤누르가 벨로니의 손을 잡아당겨 제 입술 위에 짓눌렀다. 입술 끝에 닿은 말랑하고 작은 손이 바르작거렸다. “이렇게 신체 접촉을 하면 고통이 사라진다.” 그는 벨로니가 호흡을 멈췄다는 걸 눈치채고서 볼을 느리게 문질렀다. “그래서 저주를 풀기 전까지만 그대와 접촉을 계속하고 싶다.” “…….” “허락, 해줄 건가?” 벨로니는 저와 시선을 맞춰 오는 금안을 보며 생각했다. 돌이킬 수 없는 계약을 하고 만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