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의 목표는 가늘고 길게 사는 것뿐이었는데. 결혼 첫날밤 악역 대공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대공과의 결혼을 피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 그때, 연회에서 우연히 만난 완벽한 남자의 제안. “그럼 나와 결혼하겠습니까?” 대공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에 바로 계약 결혼을 약속했지만. 이 사람, 볼수록 뭔가 수상하다. “원래 백작저가 이렇게 화려한가요?” “음, 남는 게 돈이다 보니.” “저분은 후작인데 왜 백작인 당신에게 깍듯하죠?” “원래 누구에게나 예의 바른 분입니다.” 남자를 의심하는 와중에도 심장은 점점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그는 문득 내게 말한다. “엔리, 나는 그대가 악마든 살인자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줘요, 제발…….” 당신, 대체 누구야? #서양풍 #판타지물 #회빙환 #선결혼후연애 #다정남 #계략남 #능글남 #직진남 #발랄녀 #사이다녀 #로맨스코미디 #착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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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론 대공가의 농노 가수, 알페릴. 지나친 아름다움은 독이 되어 그녀의 가는 목을 조르고 원한 적 없는 재능은 날카로운 덫처럼 팔다리를 짓눌렀다. 평생 대공의 손끝에 묶여 꼭두각시 인형처럼 살 신세라고 생각했건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그의 죽음 후 갑작스레 자유가 찾아온다. 외딴 저택에 버려진 그녀 앞에 나타난 사내. 비운의 천재라 불리는 대공의 사생아, 피아니스트 테렌치오 헤론. “앉아, 네 덕분에 완성한 곡이니 처음 듣는 사람도 너여야겠지.” “역시 저희는…… 만난 적이 있나요?” 단순한 외로움에 의한 호의일 뿐일까. 묘한 변덕으로 시작된 관계가 깊어지고 길어질수록 알페릴의 고요했던 삶은 거센 폭풍처럼 흔들리는데……. * “괜찮아, 기억해야 하는 건 모두 남아 있으니까.” “기억해야 하는 게 뭔데요?” “너.” 알페릴이 뚫어져라 바라보자, 테렌치오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너를 기억해, 알페.” 그녀는 그것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영원토록 그 웃음만을 눈에 담는다 해도, 그 안에 담긴 뜻을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헤론 대공가의 농노 가수, 알페릴. 지나친 아름다움은 독이 되어 그녀의 가는 목을 조르고 원한 적 없는 재능은 날카로운 덫처럼 팔다리를 짓눌렀다. 평생 대공의 손끝에 묶여 꼭두각시 인형처럼 살 신세라고 생각했건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그의 죽음 후 갑작스레 자유가 찾아온다. 외딴 저택에 버려진 그녀 앞에 나타난 사내. 비운의 천재라 불리는 대공의 사생아, 피아니스트 테렌치오 헤론. “앉아, 네 덕분에 완성한 곡이니 처음 듣는 사람도 너여야겠지.” “역시 저희는…… 만난 적이 있나요?” 단순한 외로움에 의한 호의일 뿐일까. 묘한 변덕으로 시작된 관계가 깊어지고 길어질수록 알페릴의 고요했던 삶은 거센 폭풍처럼 흔들리는데……. * “괜찮아, 기억해야 하는 건 모두 남아 있으니까.” “기억해야 하는 게 뭔데요?” “너.” 알페릴이 뚫어져라 바라보자, 테렌치오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너를 기억해, 알페.” 그녀는 그것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영원토록 그 웃음만을 눈에 담는다 해도, 그 안에 담긴 뜻을 알 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