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언니가 꼭 재혼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전남편과 결혼할 예정인 이복동생의 말을 클로이는 평소처럼 한 귀로 듣고 흘릴 생각이었으나 이번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설마 아직도 제 예비 남편을 못 잊은 건가요?” “이러면 곤란해, 클로이.” 그들이 클로이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에. 그래서였다. 충동적으로 입을 연 건. “미안한데. 나 만나는 남자 있어.” 순전히 오기가 생겨 뱉은 말이었다. 그러니 금방 들통날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 남자가 제 옆자리에 앉기 전까진. “클로이가 말한 잘생기고 능력 있고 어린 남자가 바로 접니다.” 카이든 베르더는 클로이와 깍지 껴 잡은 손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 처음 그의 손을 잡았던 이유는 충동 때문이었다. 매섭게 선을 그으려 할 때마다다 카이든은 자꾸 클로이의 마음을 충동질하고 흔들었다. 사랑에 속아 넘어가는 일 따위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는데. “클로이, 부디 나를 사랑해 주면 안 됩니까?” 견고했던 마음이, 이 남자 앞에서는 자꾸만 허물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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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구두장이의 딸에서 남작 영애로, 또 글랜포드의 예술 명가 헌티드 백작가의 안주인으로. 두 번의 신분 상승을 겪은 캐롤라인은 왕국의 신데렐라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귀족의 삶은 상상만큼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고 남편의 무관심과 주변인들의 무시에 서서히 지쳐갈 즈음,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찾아온다. “남은 시간만큼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 비참한 운명에 눈물짓던 것도 잠시. 캐롤라인은 1년 밖에 남지 않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가 내린 선택은 무섭도록 차갑기만 한 제 남편을 떠나는 것이었다. 저 오만하고 바쁜 남자가 자신을 찾아나설 리는 없다고. 자신이 죽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거라고.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혼자 앓게 해서 미안해, 캐롤라인.” “그러니까 제발 죽지 마.” 왜 이제와서 살고 싶게 만드는 걸까.
유일한 혈육이었던 언니를 잃고, 언니가 낳은 아들인 루시안을 홀로 키우고 있는 루첼라. 어느 날 그녀는 이 세계가 책 속이며, 루시안이 먼 훗날 악당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만다. 그것도 주인공을 괴롭히다 끔살당하는 엄청난 악역으로! '사랑스러운 내 조카를 죽게 만들 수는 없어!' 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사랑하는 조카를 살리기 위해. 그녀는 루시안을 악당이 아닌 바른 아이로 키우겠다 다짐한다. 그런데. "이모, 나는 있지 이모가 후작 아저씨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얘는 잘 크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나. "우리 삼촌은 언니 신랑감으로 모자라긴 하지만...... 얼굴은 봐줄 만하니까요." 원작 여주라는 애는 진지하게 맞선을 주도하고.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여주 삼촌은 말도 안되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느라 바쁘다. "미안하지만 전 우리 루시안을 바르게 키우기 전까지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그 말은, 루시안을 바르게 키우기만 하면 된다는 소리입니까?" "그, 그건……." "알겠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왜 다들 눈을 빛내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