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외면하는 그대에게
글임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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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할래. 안 해. 더는 못 해” 반복되는 생, 언제나 같은 결말. 스토커라 불릴 만큼 사랑한 남자와의 마지막은 항상 잔혹동화로 끝을 맺었었다. 아무리 악을 쓰고 노력해 봐도 도진에게 자신은 언제나 지긋지긋한 여자였을 뿐. “하지만 같은 건 없어. 우린 끝났어.” 도진은 언제나 이혼 서류를 내밀었고 연우는 버려졌다. 그렇게 세 번째 회귀 끝에 되돌아온 이번 생에선, 이제는 그만 그를 놔주고 싶었다. 나를 외면하는 도진을 위해, 그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이혼 서류입니다. 사인해 두었으니까 필요할 때가 오면 쓰세요” 상견례 자리에서 그에게 건넨 결혼 선물. 그리고 시작된 예상치 못한 변수. “일 년간 채연우 씨는 권도진의 아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네?” “당신과 나.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겁니다. 결혼 생활이 뭡니까? 같이 밥 먹고, 한 침대에서 잠드는 거.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사소한 변수를 맞았다고 해서 우리의 결말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안다. 계절이 차례대로 지나고 당신의 연인이 나타날 때쯤이면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시간도 끝나있겠지. 순간, 연우는 다짐했다. 서글픈 결말 끝에 혼자 남고 싶지 않다고. 미치도록 사랑하는 당신의 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갖겠노라고.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라도 당신의 가족으로 남아야겠노라고. 나를 외면하는 당신이지만, 여전히 내 전부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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