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오만
글백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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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오아시스 도시 우르탈리브. 그곳에서 황자 아시브는 노예 아실라를 만났다. 10살과 13살. 어린 황자가 저보다 세 살 많은 노예를 찾을 때만 해도 모두가 도와준 공을 치하할 뿐이고 곧 흥미를 잃을 거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13년 후. 여전히 황자는 노예를 찾아왔다. 물장구를 치고 나무 그늘에서 함께 낮을 보냈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숨을 삼키고 쾌락을 느끼며 함께 밤을 보내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노예란 본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는 법. 그러하기에 아실라는 그가 자신을 계속해 소유해 주기를 바랄 뿐, 감히 제가 황자를 가지고 싶다 바라지 않았다. 그가 제게서 즐거움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여자와 혼인을 할 것이다.” 언젠가 다가오리라 생각했던 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 * * “저하…….” 어느새 아실라의 목소리에 물기가 배어 있었다. 긴 속눈썹에 물방울이 방울지기 시작했다. 상대는 입술로 그 눈물을 삼키며 아실라에게 속삭였다. “이름으로 부르라 했었잖아.” “하지만…….” “가르침이 부족했나?” 아시브의 말에 아실라는 흠칫 몸을 떨었다. 제가 저하라고 부를 때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제 입에서 그의 이름을 뱉어 내게 만들었는지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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