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고용
글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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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어머니 대신 재성 그룹 본가에서 메이드로 일하게 된 혜원. 열심히 돈만 벌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지만, 정욱을 만나면서 모든 일상이 어그러진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흥분되면 나한테 안겨.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잖아? 합의된 관계에선 문제 될 게 없는데 왜 피해?” “안 피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전무님께 결혼 상대가 있는 건 사실이잖아요.” “누가 보면 우리가 집안의 반대를 뚫고 절절한 사랑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 거기서 끝냈어야 했다. 어린 시절 목숨을 구해준 그가 대가를 요구하기 전에. “네 뒤에 퇴로가 있잖아. 바로 나. 결혼하자.” “하지만 이건 너무…….” “널 아내로 고용하겠다는 뜻이야.” * * * 그를 사랑했다. 가족과 얽히고설킨 관계로 인해 유산되지만 않았어도 감당할 수 있었다. 더는 못하겠어. 이제 그만하고 싶어. “이혼해 주세요. 일개 고용인일 뿐이니까 해고하시면 되잖아요.” “유산해서 그래? 그래서 지금 a/s 해달라고 시위하는 거야?”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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