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가 도망쳤다
글삼색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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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있습니다. 당분간 헤어질 생각 없고.” 남자의 말에 재은은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러면 그렇지.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조건을 갖춘 30세의 결혼 적령기 남자. 다른 사람도 아닌 태진 금융그룹의 후계자인 강도하의 맞선 순서가 설영건설의 사생아인 재은에게까지 돌아온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그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저를 통해서만 낳는다고 약속해 주시면, 어떤 여자를 만나시든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지긋지긋한 이 현실에서 나가려면, 그래야 했으니까. *** “안사람 어디 있습니까.” “사모님 아직 안 들어오셨는데요.” 쥐 죽은 듯 고요한 집안은 사늘했다. ‘그 여자가 당신 아이를 임신했대요.’ 멋대로 오해하고 흥분해 자리를 떴던 아내는 어디에도 없었다. 낮게 욕설을 짓씹은 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저는 휴대폰 주운 사람인데요. 여자분이 버리시길래……. 도하는 휴대폰을 그 자리에서 집어 던졌다. 첫 만남부터 당돌한 소리를 하고, 결국엔 말간 얼굴로 웃던. 내 아내가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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