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독
글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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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관 신분으로 방문한 중동 지역에서 무장 세력 라우치카가 벌인 피랍 사건에 연루된 선우. 악몽과도 같은 시간 속에 더욱 악몽 같은 남자가 걸어 들어온다. “안녕, 선우야. 이런 데서 다시 만나니 반갑지?” 인질 열셋의 목숨값을 들고 찾아온 구원자. “머리 좋잖아. 한선우. 그러니 계산해 봐. 내가 왜 여기까지 날아왔는지.” 6년 전 그녀가 미치도록 사랑했던 그리고 미치도록 증오했던 악(惡), 그 자체인 남자 백무경. “너 이제 X됐어. 선우야.” 그가 또다시 그녀의 인생을 망치러 나타났다. #재회물 #애증 #로맨스맞음 #액션한스푼 #뜻밖의순정남 #직진남 #계략남 #철벽녀 * * * “너 때문에 손해 본 650만 달러에 대한 채무 이행 각서야.” 선우를 빤히 바라보며 무경이 말을 이었다. “일시불로 갚지 못하겠다면 인질 머리 하나당 한 번. 모두 열세 번 BI 재단 전속 통역사가 되어 내 입 노릇을 해.” “미쳤어요?” 백무경은 선우에게 존재 자체가 지옥이었다. 제 아빠가 돌아가신 순간을, 그날의 죄책감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그런 사람의 통역사가 되어 일하라니, 차라리 라우치카의 지하 벙커에 다시 갇히는 게 나을 것이다. “말이 되는 소리를…….” “그게 싫으면.” 발끈하는 선우 앞으로 무경이 서류 파일 하나를 더 내밀었다. 표지는 똑같았다. 하지만 내용은 앞선 것보다 훨씬, 몇 곱절 더, 모욕적이었다. “인질 머리 하나당 한 번. 모두 열세 번 나를 만족시켜 주든지.” 심장이 제 기능을 상실한 걸까, 말초까지 피가 돌지 않는 모양이다. 한기가 들 만큼 싸늘해지는 손끝이 저릿했다. 물먹은 솜처럼 온몸이 묵직하게 늘어지는 와중에 본연의 기능을 잃은 심장은 홀로 전력 질주라도 하는 듯 버겁게도 뛴다. “뭘로 할래?” 태연히 물어오는 무경의 눈동자에 여유가 가득했다. “난 후자가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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