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는 밤
글은자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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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고한 표정으로 건네는 도발적인 말이 도화선이 되었다. 등불이 넘어져 사위에 어둠이 깔리는 것과 동시에 단설의 몸이 뒤로 눕혀졌다. “어차피 전 오늘 폐하께 바쳐지러 온 것이지 않습니까.” 한껏 동요한 속마음과 달리 단설은 태연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금은 사내의 경계를 허물어트려야 했다. 부모와 조국의 복수를 위해. 사내의 경계가 허물어진 틈을 타 단설은 손을 뻗어 제 머리에 꽂힌 비녀를 빼냈다. 오늘 제 모든 것을 무참히 짓밟은 황선국의 황제, 이겸을 죽여 복수할 생각이었다. 단설이 비녀를 그의 목덜미를 향해 내리꽂으려는 순간. ‘왜 저것이 저 사내의 몸에….’ 황제의 쇄골 아래에 새겨진 매화 문양을 발견한 단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왜 그리 놀란 표정이지? 오늘 밤, 내가 널 취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는 것처럼.” 그녀의 몸에도 똑같은 매화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만 단설은 알지 못했다. 자신이 황제의 반려가 될 운명이라는 것을. 은자향 동양풍 로맨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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