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혜인은 차지헌의 치료제였다. 뒤엎으려고 나간 맞선에서 설혜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지헌은 알았다. 지독한 불면증의 치료제였던 심야 라디오 방송 DJ 음성의 주인이 바로 그녀임을. “합시다, 결혼.” 그것을 안 순간, 지헌은 그녀를 놓아줄 수 없었다. “단 각방은 안 됩니다. ……책을 읽어줘요. 내 곁에서.” 그렇게 기묘한 신혼 생활이 펼쳐지고. 수면의 질이 높아지니 다른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작은 입술, 짙은 속눈썹 그림자에 드리운 연갈색 눈동자,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 행동은 지극히 건전하지만, 머릿속은 불건전한 밤이 이어졌다. “진짜 부부다운 짓, 해볼 생각 없어요?” 지헌은 고삐가 풀리고 말았다. 행복했다.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혜인의 난잡한 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진 그랬다. *** 남편, 차지헌을 살리기 위해 세상에서 제일 나쁜 년이 되어야 했다. “이제 그만 날 버려, 차지헌 씨.” 배 속에 그의 아이를 품은 줄도 모르고 달아나야 했다. 그것이 그의 마음을 짓밟는 일이라 해도. 그래서 내 마음이 넝마가 된다 해도.
2024년 10월 01일
3개월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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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동생이 돼 줘야겠어요.” “네? 그게 무슨…….” “어머니의 증상에 차도가 있더군요. 서은조 씨와 보낸 시간 덕분에.” 그의 어머니가 저를 딸로 착각한다는 이유로, 태무혁은 그녀에게 접근해 왔다. “같잖은 자존심 따위 내세울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 “잡아요, 내 손.” 동생의 병원비와 소송비로 한계에 몰린 은조는 남자가 적선처럼 내민 그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은조는 남자의 별채로 들어갔다. 태무혁이 촘촘히 쳐 놓은 덫인 줄도 모르고. * * * “마주칠 때마다 나를 난잡한 놈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네요, 서은조 씨.” 짓씹듯 욕을 뱉으며 무혁이 은조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은조의 손에서 떨어진 노란 우산이 뒤집힌 채 바람에 굴러갔다. 봄비에 얼었던 몸이 남자의 열기로 휩싸였다. 마침내 입술을 떼어 낸 남자가 은조의 붉은 입술을 쓸었다. “그러니까 내 앞에서 알짱거리지 말라고 했잖아.” 어스름한 조명에 비친 남자의 음영이 위험할 만큼 아름다웠다. “여동생한테 몹쓸 짓 하는 더러운 기분이니까.”
정원사의 딸 유나무. 어릴 적부터 친구의 오빠 구원준을 남몰래 마음에 담아 둔다. 7년 만에 돌아온 그와 재회한 날. “완벽하게….” “…….”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녀는 몰랐다. 저 아름다운 짐승의 눈에 든다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그래서, 답은 찾았고?” “지금은 제가 가진 게 없다고 말씀드렸….” “왜 없어? 있잖아. 네 몸.” 정원사임에도 정원에 불을 낸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나무는 유일한 동아줄인 원준을 찾아간다. 그게 그가 놓은 덫인 줄도 모르고….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유나무.” 우아한 개자식이 그녀와 눈을 맞추며 미소 지었다.
“난 그 밤에 우리가 꽤 잘 맞았다고 생각하는데.” 노골적인 말투는 정확히 서라의 심장을 가격했다. 파생된 울림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그녀를 흔들었다. “단서라 씨는 어때요?” 직격탄을 맞은 심장이 기어이 멈춘 듯 일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간신히 벌어진 입술에서 잠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피식-. 무례하게 올라간 입술에서 그것보다 더 무례한 말이 비집고 흘러 나왔다. “그 밤에 했던 짓거리.” 음습한 시선이 틈이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 고였다. “단서라 씨와 다시 하고 싶다는 얘기.” 적나라한 어조에 도혁을 담은 눈동자가 풍랑을 만난 돗단배처럼 너울쳤다. 서라를 집요하게 응시하는 시선이 사선으로 기울었다. 도혁의 입매가 위험한 호선을 그렸다. “그래서, 할래요?” 나랑. 처음을 나누었던 밤에 도혁이 했던 말.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서라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일러스트 : 치즈윤 키워드 : 후회남, 오해물, 복수물, 능력남, 능력녀, 계약관계, 쌍방구원
“당신 이름이 이슬비, 맞습니까?!” 이문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문도하. 몸도 마음도 병들어가던 그를 다시 살게 한 첫사랑이 사라진 뒤 8년. 모두가 죽었다고 말하던 그녀, 이슬비가 나타났다.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텍사스 홀덤 펍 딜러로 일하던 클로이는 스파이가 되었다. 부모나 마찬가지인 마마 콴을 살리기 위해, 문도하라는 남자를 유혹해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 얼굴, 습관, 체향 그 무엇 하나 그녀가 아닌 게 없는데, 모든 정황은 그녀가 이슬비가 아니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래. 해봐요.” 그러나 클로이의 어설픈 유혹조차 그에겐 치명적인 달콤한 독주였다. 숱하게 찾아오던 ‘가짜’ 이슬비들과는 달랐으니까. “뭘요?” “그쪽이 나한테 하려던 거.” 알아야겠다. 어떤 게 네 진짜 모습인지. “기꺼이 넘어가 주겠다고. 너한테.”
“당신 이름이 이슬비, 맞습니까?!” 이문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문도하. 몸도 마음도 병들어가던 그를 다시 살게 한 첫사랑이 사라진 뒤 8년. 모두가 죽었다고 말하던 그녀, 이슬비가 나타났다.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텍사스 홀덤 펍 딜러로 일하던 클로이는 스파이가 되었다. 부모나 마찬가지인 마마 콴을 살리기 위해, 문도하라는 남자를 유혹해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 얼굴, 습관, 체향 그 무엇 하나 그녀가 아닌 게 없는데, 모든 정황은 그녀가 이슬비가 아니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래. 해봐요.” 그러나 클로이의 어설픈 유혹조차 그에겐 치명적인 달콤한 독주였다. 숱하게 찾아오던 ‘가짜’ 이슬비들과는 달랐으니까. “뭘요?” “그쪽이 나한테 하려던 거.” 알아야겠다. 어떤 게 네 진짜 모습인지. “기꺼이 넘어가 주겠다고. 너한테.”
“당신 이름이 이슬비, 맞습니까?!” 이문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문도하. 몸도 마음도 병들어가던 그를 다시 살게 한 첫사랑이 사라진 뒤 8년. 모두가 죽었다고 말하던 그녀, 이슬비가 나타났다.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텍사스 홀덤 펍 딜러로 일하던 클로이는 스파이가 되었다. 부모나 마찬가지인 마마 콴을 살리기 위해, 문도하라는 남자를 유혹해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 얼굴, 습관, 체향 그 무엇 하나 그녀가 아닌 게 없는데, 모든 정황은 그녀가 이슬비가 아니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래. 해봐요.” 그러나 클로이의 어설픈 유혹조차 그에겐 치명적인 달콤한 독주였다. 숱하게 찾아오던 ‘가짜’ 이슬비들과는 달랐으니까. “뭘요?” “그쪽이 나한테 하려던 거.” 알아야겠다. 어떤 게 네 진짜 모습인지. “기꺼이 넘어가 주겠다고. 너한테.”
“너 원래 내 거 좋아하잖아. 내 자리도, 내 친구도, 내 남자도.” 늘 희원의 자리를 탐냈던 친구가 기어이 애인의 아이까지 임신했다. 그리고 그녀가 하려던 웨딩홀에서 결혼한다. 오늘. 이 기막힌 날. 식장을 찾은 희원은 한 남자의 도움을 받고. 어쩐지 낯설지 않은 이 남자, 희원에게 노골적인 제안을 던진다. “어때요? 오늘 나랑 술친구.” 이는 명백한 유혹. 그는 지금 희원을 홀리는 중이었다. 희원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던 충동적인 결정을 하기로 하는데. “이 호텔 라운지 바, 거기로 가요.” 그렇게 시작된 남자와의 시간. 최악이었던 하루가 이 남자로 인해 달라지기 시작한다. 달콤한 치유제 같은 남자의 위로에 희원은 그녀답지 않게 한껏 흐트러지고. “벌써 이러면 안 되지. 이제부터 시작인데.” 희원의 붉은 입술을 바라보며 그의 입매가 요염하게 휘었다. “제대로 해야죠.” “그 아찔하고 격정적인 복수.”
“내 여동생이 돼 줘야겠어요.” “네? 그게 무슨…….” “어머니의 증상에 차도가 있더군요. 서은조 씨와 보낸 시간 덕분에.” 그의 어머니가 저를 딸로 착각한다는 이유로, 태무혁은 그녀에게 접근해 왔다. “같잖은 자존심 따위 내세울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 “잡아요, 내 손.” 동생의 병원비와 소송비로 한계에 몰린 은조는 남자가 적선처럼 내민 그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은조는 남자의 별채로 들어갔다. 태무혁이 촘촘히 쳐 놓은 덫인 줄도 모르고. * * * “마주칠 때마다 나를 난잡한 놈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네요, 서은조 씨.” 짓씹듯 욕을 뱉으며 무혁이 은조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은조의 손에서 떨어진 노란 우산이 뒤집힌 채 바람에 굴러갔다. 봄비에 얼었던 몸이 남자의 열기로 휩싸였다. 마침내 입술을 떼어 낸 남자가 은조의 붉은 입술을 쓸었다. “그러니까 내 앞에서 알짱거리지 말라고 했잖아.” 어스름한 조명에 비친 남자의 음영이 위험할 만큼 아름다웠다. “여동생한테 몹쓸 짓 하는 더러운 기분이니까.”
달아났고, 기어이 찾아냈고, 모든 걸 망가트렸다. 차성 그룹 사생아인 기주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준 단 하나의 구원이자 빛이었던 연하늘. 그녀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던 날은 기주에겐 세상의 종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개처럼 8년을 버텨 선 정상에서, 하늘의 세계를 무너트렸다. 다시는 감히 제게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얽은 덫을 놓았다. *** 이렇게 눈물 흘리는 그녀도 예쁘기만 했으니까 상관없었다. 기주가 느긋하게 몸을 뒤로 물리며 하늘을 나른한 시선으로 내려보았다. “오늘 여기 온 이유, 돈 때문 아니에요? 아이 아프다면서요.” 연하늘. 그의 광기 어린 사랑이 머무는 종착역. “벗어요. 그럼.” 망가뜨려서라도 가져야 했다.
엘라의 붉은 입술이 차갑게 비틀렸다. “제국을 멸망하게 할 악녀라고 했었지?” 그래서 그 악녀가 돼 보려고. 제국을 절망에 빠트릴 희대의 악녀가. 언니가 살해당한 후. 황태자비이자 성녀였던 그녀의 몸으로 회귀한 엘라. 베카르토 제국과 대신전을 상대로 자비 없는 복수를 계획하고. 완벽한 복수를 위해 그녀는 자신을 갈구하는 한 남자를 이용하기로 한다. 지금은 포로지만, 훗날 대제국을 건국하며 황제가 될 은빛 늑대를. 복수의 서막을 알리는 뜨거운 밤. “이 밤을 기억해요. 헤이븐.” 그녀의 말을 거부할 수 없도록. 더없이 달콤하고 다정하게 그를 품어 주었다. 한없이 선하고 순진했던 언니 메리안과는 달리, 엘라는 황제가 될 늑대를 농밀하게 조련하며 희대의 악녀로 거듭난다. * * * 그러나 한 가지. 엘라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엘라. 상단주에게도 기사단장에게도, 빌어먹을 황태자에게도 웃어 주지 말아요.” 은빛 늑대의 집착과 질투가 짐승의 것에 가깝다는 것을. “그냥 내가 다 죽여 버리고 싶어지잖아.” 잘생긴 늑대는 정말이지 다정한 미친놈이었다.
엘라의 붉은 입술이 차갑게 비틀렸다. “제국을 멸망하게 할 악녀라고 했었지?” 그래서 그 악녀가 돼 보려고. 제국을 절망에 빠트릴 희대의 악녀가. 언니가 살해당한 후. 황태자비이자 성녀였던 그녀의 몸으로 회귀한 엘라. 베카르토 제국과 대신전을 상대로 자비 없는 복수를 계획하고. 완벽한 복수를 위해 그녀는 자신을 갈구하는 한 남자를 이용하기로 한다. 지금은 포로지만, 훗날 대제국을 건국하며 황제가 될 은빛 늑대를. 복수의 서막을 알리는 뜨거운 밤. “이 밤을 기억해요. 헤이븐.” 그녀의 말을 거부할 수 없도록. 더없이 달콤하고 다정하게 그를 품어 주었다. 한없이 선하고 순진했던 언니 메리안과는 달리, 엘라는 황제가 될 늑대를 농밀하게 조련하며 희대의 악녀로 거듭난다. * * * 그러나 한 가지. 엘라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엘라. 상단주에게도 기사단장에게도, 빌어먹을 황태자에게도 웃어 주지 말아요.” 은빛 늑대의 집착과 질투가 짐승의 것에 가깝다는 것을. “그냥 내가 다 죽여 버리고 싶어지잖아.” 잘생긴 늑대는 정말이지 다정한 미친놈이었다.
주류 업계 CEO로 성공하자마자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고통 속에서 죽는 날만 기다리던 삶, 눈 떠 보니 읽지도 않은 소설 속에 들어왔다……? 귀족가의 영애로 떵떵거리며 그냥 살아 볼까 했는데, “네? 뭐라고요?” 빚이 산더미인 가문은 이미 망해 가고 있다더라. 젠장. 어쩔 수 없지. “슬슬 계획 좀 짜 봐야겠다.” “네? 계획이요?” 마침, 와인 사업을 하는 가문이라 하니. “응, 모두가 잘 먹고 잘살 계획.” 술이라면 이 가문, 내가 살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 …그런데, 개입하고 나니 뭔가 이상하다. “그런 뻔한 수작에 내가 넘어갈 거라 생각했나.” ‘얼굴이 붉어지셨는데요?’ 빙의 전 첫사랑과 꼭 닮은 공작이 이상한 소리를 해 대는가 하면, “네가 하필 내 눈에 띄었으니까. 애초에 그것부터가 네 잘못이었어.” 왜 흑막까지 나한테 엮이는 건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는 그냥 사업만 하고 싶다고!
주류 업계 CEO로 성공하자마자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고통 속에서 죽는 날만 기다리던 삶, 눈 떠 보니 읽지도 않은 소설 속에 들어왔다……? 귀족가의 영애로 떵떵거리며 그냥 살아 볼까 했는데, “네? 뭐라고요?” 빚이 산더미인 가문은 이미 망해 가고 있다더라. 젠장. 어쩔 수 없지. “슬슬 계획 좀 짜 봐야겠다.” “네? 계획이요?” 마침, 와인 사업을 하는 가문이라 하니. “응, 모두가 잘 먹고 잘살 계획.” 술이라면 이 가문, 내가 살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 …그런데, 개입하고 나니 뭔가 이상하다. “그런 뻔한 수작에 내가 넘어갈 거라 생각했나.” ‘얼굴이 붉어지셨는데요?’ 빙의 전 첫사랑과 꼭 닮은 공작이 이상한 소리를 해 대는가 하면, “네가 하필 내 눈에 띄었으니까. 애초에 그것부터가 네 잘못이었어.” 왜 흑막까지 나한테 엮이는 건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는 그냥 사업만 하고 싶다고!
달아났고, 기어이 찾아냈고, 모든 걸 망가트렸다. 차성 그룹 사생아인 기주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준 단 하나의 구원이자 빛이었던 연하늘. 그녀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던 날은 기주에겐 세상의 종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개처럼 8년을 버텨 선 정상에서, 하늘의 세계를 무너트렸다. 다시는 감히 제게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얽은 덫을 놓았다. *** 이렇게 눈물 흘리는 그녀도 예쁘기만 했으니까 상관없었다. 기주가 느긋하게 몸을 뒤로 물리며 하늘을 나른한 시선으로 내려보았다. “오늘 여기 온 이유, 돈 때문 아니에요? 아이 아프다면서요.” 연하늘. 그의 광기 어린 사랑이 머무는 종착역. “벗어요. 그럼.” 망가뜨려서라도 가져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