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하는 소리
글대륙의왕젤리
0(0 명 참여)
#풋풋열스푼 #모두수에게반하공 #소꿉친구공 #소문무성하공 #옆반인데신경쓰이공 #공부도잘하는전교회장공 #소심하공 #눈치없수 #독심술하수 […얘, 작업 치는 건가?] 뭐? 자, 작업? 눈을 바라보면 상대방의 속마음이 들리는 다원. 작년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는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같은 반이 된 피하고 싶던 12년지기 가을과 날라리인 견, 모범생인 연우, 소심해 보이는 상의가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옆 반의 분홍 머리 나비도 뜻 모를 소리를 하며 다원에게 관심을 보이는데…. [미리보기] “김나비, 고마워.” “뭐?” “너 나 맞힐 수 있는데 봐준 거잖아.” “아닌데.” 아니긴 자식이. 아까 전 독심술로 분명히 느꼈다. 내가 겁먹은 표정을 지었기에 김나비가 마음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외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지만, 어찌 됐든 간에 김나비가 나를 배려해 준 건 확실했다. “매점 같이 가. 내 아이스크림은 네가 먹어.” “됐어.” “그러지 말고.” 별 관심 없다는 듯 구는 김나비의 팔을 잡아 이끌었다. 김나비는 잠시 순순히 끌려오더니, 이내 허리를 숙여 내게 귓속말을 했다. 좀, 지나치게 가까운 것 같은데. 김나비가 말을 뱉을 때마다 뜨거운 숨결이 내 귓가에 닿았다. “…됐으니까, 너 먹어.” [조그만 게 누굴 먹이려고 들어.] …이 자식이? 나 정도면 절대 작은 게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 평균 키가 몇인지는 모르지만, 못 미치지는 않겠지. 설마 평균보다 못하겠어? 이놈이나 저놈이나 소인 취급이 심하다. 토끼 얘기나 좀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또래 남자를 자꾸 초식 동물에 비유하는 것이 썩 마음에 안 들었다. 아무튼 안 먹는다면야. 원치 않게 피구 시합을 열심히 한 터라 차가운 게 몹시 당겼다. 나는 김나비를 내버려 두고 나를 기다리던 놈들과 합류했다. 이제는 이놈들과 함께 다니는 게 익숙해졌다. 이 녀석들은 여전히 사이가 나빠 보였지만, 그래도 꽤 친해진 것 같다고 생각 중이다. 안 그러면 왜 이 조합으로 같이 다니겠는가. 학교생활을 같이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역시 좋은 일이다. 물론 얘네들은 많이 독특하고 특이하며, 징그러울 정도로 달라붙긴 하지만 그것도 이젠 적응됐다. 원래 치대는 놈들 한두 명은 있는 법이니까. 속으로 결론 내리며 뒤늦게 매점으로 향했다. 한가을이 그런 내 곁으로 슬쩍 다가왔다. “김나비랑 왜 그렇게 가까이 붙어 있었어?” “뭐? 그냥 귓속말한 건데.” 귓속말치곤 지나치게 가깝긴 했다. 거의 내 귀에 숨소리를 흘려보내는 정도였다. 하지만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귓속말이 익숙하지 않은가 보지. 김나비는 목소리도 조곤조곤한 편이니까 그 정도로 붙지 않으면 안 들렸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가을은 납득이 안 된다는 눈치였다. 심기에 거슬린다는 듯 입매가 일그러졌다.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만, 요즘은 자주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것 같다. “귀가 멀쩡히 달려 있는데 왜 귓속말을 해?”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