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로 완성되는 연애결혼
글재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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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수도원에서 자란 소녀, 에리시. 스무 살을 앞두고 에리시는 일생일대의 위기에 맞닥뜨린다. 바로 자신이 귀족 가문의 숨겨진 딸이었던 것. 출생의 비밀도 혼란스러운데, 대머리 중늙은이와 혼인할 위기에 처한다. 한편 에리시를 아끼는 수도원장은 그녀를 위해 계략을 세운다. “에리시 네가 신경 쓸 건, 곧 올 진짜 신랑이야. 알겠니?” 그건 바로... 다른 남자와 에리시를 결혼시키는 것. 작전명 가짜 '납치 결혼' * 반짝반짝 머리가 빛나는 첫 번째 신랑감을 봤을 때, 에리시는 신에게 빌었다. '더 바라지는 않겠어요, 제가 제발 무사히 납치당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문이 열렸을 때, 들어온 두 남자를 보고 에리시는 생각했다. '죄송한데 취소할게요, 한 가지만 더 바라도 돼요?' 짜증스럽게 얼굴을 구기고 종탑에 들어온,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의 남자. '저 사람이 제 남편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꽤 되바라진 이유였다. '그럼 초야인지 뭔지 그거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라한은 나와 헤어질 거예요?” “에리시. 이건 네 결혼이야. 내가 헤어지자면 헤어질 거야?” 그의 말투는 대단히 다정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조금 눈물이 나오려 했다. 에리시는 약간 넋 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초여름의 신록 아래, 햇살이 아름답게 일렁였다. 제가 사랑하게 되어 버린 남자의 뺨에 나뭇잎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춤을 추었다. “…라한은요?” 그 말에 라한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에리시의 코를 가볍게 비틀었다. “지금 누구를 개자식으로 만드는 거야? 아까까지 너랑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잊었어? 네가 입 맞출 때부터 나한테는 선택권이라는 게 없었어.” #중세물 #성장물 #직진녀 #직진남 #동정남 #권선징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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