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나비
작가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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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모습이 장관인 시골 마을. 숨겨져 있던 그 마을을 재개발하기 위해 종혁은 직접 작업에 착수하여 ‘호산 마을’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정안을 만나게 된다. 마을 사람들에게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 같은, 저보다 열 살이 어린 애새끼. 그런 주제에 절 경계하는 것도, 또 그 경계를 은근슬쩍 허무는 것도 우습다. 그런 새끼를 삼키는 건…. *** “불 붙여 준다고?” “네.” 종혁은 담배를 문 채 정안의 얼굴을 훑었다. 그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다른 데 가서 함부로 담뱃불 붙여 주지 마.” 그러면서도 종혁은 라이터를 넘겨 정안에게 불을 붙이게 했다. 치익, 흐릿한 소리가 주홍색 불꽃을 길게 피워 냈다. 언제나 바다를 지나온 바람은 비릿하고 차가웠다. 산을 훑고 내려온 바람은 언제나 머리칼을 흔들고 지나갈 정도로 불었다. 그래서 종혁은 허리를 숙여 손으로 라이터 주변을 가렸다. 더욱 깊게 뺨을 패어 가며 불을 붙였다. 조금씩 둘의 거리가 좁혀졌다. “거울도 안 보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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