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맴
작가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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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능화리의 여름에 무채색의 남자가 찾아왔다. “당신, 변태야?” 허, 하고 터진 실소가 나경의 이마 위에서 흩어졌다. 그렇단 건지 아니란 건지. 애매하게 미소를 띤 표정에 도리어 신경이 곤두섰다. “변태냐니…!” “아뇨.” “…….” “아닌데요, 변태.” 코앞에서 울리는 낮은 음성이 이상하리만큼 다정하게 느껴졌다. 코끝을 자극하는 세련되고 묵직한 향수 냄새는 또 어떻고. 그러니까 애초에 이건 다 이 남자 탓이었다. 기이할 만큼 매력적인 이 남자가 유죄인 거다. “저 취한 거 맞는 것 같아요.” 순간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충동이 일었다. “키스하고 싶어요, 검사님이랑.” 말을 내뱉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 깨달았다. 아차 싶었으나 주워 담을 수도 없단 생각에, 이대로 그냥 더 뻔뻔해져 버리자고 생각했다. “…해도 돼요?” 매앰, 맴, 맴. 어디선가 매미 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고 있었다. 여름 한 철. 이 뜨거운 감정에 휩쓸려 무슨 짓을 한대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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