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나오는 동화를 감명 깊게 읽었나 봐. 그런데 어쩌지? 현실에선 토끼가 낮잠 자다 거북이한테 지는 경우 같은 건 없는데.” 능력자만으로 구성된 검은 숲 사단, 그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북부 3사단은 지원자가 없어 몇 년째 대원수 미달로 사단 통폐합의 기로에 서 있다. 그곳에 능력자가 아닌 데비 제이든파월이 검은 숲 사단의 지원 조건인 아카데미 4년, 수도 복무 의무 4년, 영지 사냥 3년을 모두 채우고 지원한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베네드 지하 조직의 박멸과 13년 전, 그와 같이 납치당한 친구를 찾는 것. 몇 년 만에 들어온 막내인 데비가 도망갈까 북부 3사단장 로안 맥듀어스는 그 나름대로 금이야 옥이야 데비를 다룬다. 빡센 훈련을 잘 따라오는 거북이 같은 수습생에게 힘내라고 가끔 응원도 한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거북이가 방향을 잃지 않고 찾아오는 것. “그래도 가끔 하나쯤 있어. 부지런히 뛰어오는 거북이와 발맞춰 가기 위해 낮잠 자면서 기다리는 토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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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나오는 동화를 감명 깊게 읽었나 봐. 그런데 어쩌지? 현실에선 토끼가 낮잠 자다 거북이한테 지는 경우 같은 건 없는데.” 능력자만으로 구성된 검은 숲 사단, 그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북부 3사단은 지원자가 없어 몇 년째 대원수 미달로 사단 통폐합의 기로에 서 있다. 그곳에 능력자가 아닌 데비 제이든파월이 검은 숲 사단의 지원 조건인 아카데미 4년, 수도 복무 의무 4년, 영지 사냥 3년을 모두 채우고 지원한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베네드 지하 조직의 박멸과 13년 전, 그와 같이 납치당한 친구를 찾는 것. 몇 년 만에 들어온 막내인 데비가 도망갈까 북부 3사단장 로안 맥듀어스는 그 나름대로 금이야 옥이야 데비를 다룬다. 빡센 훈련을 잘 따라오는 거북이 같은 수습생에게 힘내라고 가끔 응원도 한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거북이가 방향을 잃지 않고 찾아오는 것. “그래도 가끔 하나쯤 있어. 부지런히 뛰어오는 거북이와 발맞춰 가기 위해 낮잠 자면서 기다리는 토끼가.”
[본문 중] “보내 주시면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귀신을 읽는 그를 보면서도 원귀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윤 님이 이상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잘못을 빌고 집으로 돌아갈 때였다. “내가 왜 신부님을 보내 줘야 하지?” 그야 그가 가짜 신부라고 말했으니까. “왜 그래야 하냐고.” 당황함이 서하의 얼굴에 여실히 드러났다. 가짜 신부니까 당연히 보내 주는 게 맞는데 왜 저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화도 내지 않는다. 불안했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합환주도 마셨고 한 방에서도 같이 잤는데, 신부가 아니라고?” “그건 윤 님이 억지로….” “나에게 들러붙어서 잔 네가 할 말은 아니지.” “아무튼 저는 가야 해요. 누이 혼례도 치러야 하고, 부지런히 돈도 벌어야 하고 또, 또 겨울 오기 전에 땔감도 많이 구해 놔야 해요.” “이제 봄인데 벌써 겨울 땔감 걱정을 해? 귀식에 절은 신부님 몸 걱정이나 하시지?” “그건 제가 알아서….” “나조차 너의 섭식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서고를 뒤져야 하는데, 알아서?” 가짜 신부라고 실토를 해도 화내지 않던 윤이 제 몸에 무신경한 서하의 태도에 날이 섰다. 좋게, 좋게 넘어가 주려 했더니 아주 대받는 말이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은 말만 골라 했다. 그래, 어디까지 변명을 늘어놓나 보자. “네 누이 혼례 비용, 내가 주마. 땔감도 사 주고. 재물도 주마. 내 신부님 누이라는데 그 정도도 못 할까.” 이런 상황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처음부터 부모님이 위독하다거나 정혼자가 있다는 강한 이유를 말해 볼 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도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저는 남자에다 신부가 아니니까….” “몽정하면서 발칙하게 나를 장작으로 썼으면서 그런 말을 해? 또? 또 무슨 변명이 남았느냐?” 어쭙잖은 변명을 해 오던 서하의 입이 조용해졌다. 대신 만지면 색이 묻어날 정도로 목덜미부터 뺨까지 붉어져 있었다. “…제가 원귀라면요?” 그럼 소멸시킬 거면서. 그래서 그 전에 집에 가겠다는데 보내 주지도 않는다. 옆에 있으면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잘할 자신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반 포기한 마음으로 사실을 흘린 이유도 그래서였다. 한편으로는 작은 기대감도 있었다. 가짜 신부라고 밝혀도 용서해 줄 정도면 그가 원귀라는 것도 용서해 주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는 살아 있을 때 참 간사한 마음을 가진 인간이었을 것 같았다. “내 신부님이 원귀라면 나를 지금 홀리고 있다는 소리인데….” 신부님 표정이 너무 진지해 윤은 일부러 말끝을 늘리며 생각해 보는 척을 했다. 목덜미뿐 아니라 온몸이 붉게 물들어 그의 아래서 울고 있는 신부님이라, 상상만으로도 배 속에 열이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럼, 날 홀린 벌을 받아야겠지.”
뉴욕에서 벌어지는 해드릭 부자의 구애 작전. ‘이 향, 미치도록 설렌다.’ 인구의 0.01%에 속하는 베타형 오메가 이시윤(28). 히트도 없고 페로몬 향도 못 맡아 주기적으로 페로몬을 풀어내야 하는 특이형질. 그런 그가 투자가 레이먼드 해드릭(32)의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이시윤의 향을 맡고 ‘이시윤을 내놓아!’라며 농성에 들어간 그의 아들 팰론스 해드릭(6)에게! 직장동료가 술에 흥분제를 탄 것을 히트가 왔다고 착각한 시윤은 그 자리에 나타난 레이먼드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들의 베이비시터 면접을 보러 왔다가 얼떨결에 시윤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레이먼드는 아들에게 이시윤을 주고 싶지 않아 냉큼 자신의 비서로 데려놓고 흡족해 하는데…. “세 번만 만나. 그래도 이시윤이 나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손끝 하나 대지 않겠어.”
[본문 중] “보내 주시면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귀신을 읽는 그를 보면서도 원귀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윤 님이 이상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잘못을 빌고 집으로 돌아갈 때였다. “내가 왜 신부님을 보내 줘야 하지?” 그야 그가 가짜 신부라고 말했으니까. “왜 그래야 하냐고.” 당황함이 서하의 얼굴에 여실히 드러났다. 가짜 신부니까 당연히 보내 주는 게 맞는데 왜 저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화도 내지 않는다. 불안했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합환주도 마셨고 한 방에서도 같이 잤는데, 신부가 아니라고?” “그건 윤 님이 억지로….” “나에게 들러붙어서 잔 네가 할 말은 아니지.” “아무튼 저는 가야 해요. 누이 혼례도 치러야 하고, 부지런히 돈도 벌어야 하고 또, 또 겨울 오기 전에 땔감도 많이 구해 놔야 해요.” “이제 봄인데 벌써 겨울 땔감 걱정을 해? 귀식에 절은 신부님 몸 걱정이나 하시지?” “그건 제가 알아서….” “나조차 너의 섭식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서고를 뒤져야 하는데, 알아서?” 가짜 신부라고 실토를 해도 화내지 않던 윤이 제 몸에 무신경한 서하의 태도에 날이 섰다. 좋게, 좋게 넘어가 주려 했더니 아주 대받는 말이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은 말만 골라 했다. 그래, 어디까지 변명을 늘어놓나 보자. “네 누이 혼례 비용, 내가 주마. 땔감도 사 주고. 재물도 주마. 내 신부님 누이라는데 그 정도도 못 할까.” 이런 상황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처음부터 부모님이 위독하다거나 정혼자가 있다는 강한 이유를 말해 볼 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도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저는 남자에다 신부가 아니니까….” “몽정하면서 발칙하게 나를 장작으로 썼으면서 그런 말을 해? 또? 또 무슨 변명이 남았느냐?” 어쭙잖은 변명을 해 오던 서하의 입이 조용해졌다. 대신 만지면 색이 묻어날 정도로 목덜미부터 뺨까지 붉어져 있었다. “…제가 원귀라면요?” 그럼 소멸시킬 거면서. 그래서 그 전에 집에 가겠다는데 보내 주지도 않는다. 옆에 있으면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잘할 자신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반 포기한 마음으로 사실을 흘린 이유도 그래서였다. 한편으로는 작은 기대감도 있었다. 가짜 신부라고 밝혀도 용서해 줄 정도면 그가 원귀라는 것도 용서해 주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는 살아 있을 때 참 간사한 마음을 가진 인간이었을 것 같았다. “내 신부님이 원귀라면 나를 지금 홀리고 있다는 소리인데….” 신부님 표정이 너무 진지해 윤은 일부러 말끝을 늘리며 생각해 보는 척을 했다. 목덜미뿐 아니라 온몸이 붉게 물들어 그의 아래서 울고 있는 신부님이라, 상상만으로도 배 속에 열이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럼, 날 홀린 벌을 받아야겠지.”
뉴욕에서 벌어지는 해드릭 부자의 구애 작전. ‘이 향, 미치도록 설렌다.’ 인구의 0.01%에 속하는 베타형 오메가 이시윤(28). 히트도 없고 페로몬 향도 못 맡아 주기적으로 페로몬을 풀어내야 하는 특이형질. 그런 그가 투자가 레이먼드 해드릭(32)의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이시윤의 향을 맡고 ‘이시윤을 내놓아!’라며 농성에 들어간 그의 아들 팰론스 해드릭(6)에게! 직장동료가 술에 흥분제를 탄 것을 히트가 왔다고 착각한 시윤은 그 자리에 나타난 레이먼드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들의 베이비시터 면접을 보러 왔다가 얼떨결에 시윤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레이먼드는 아들에게 이시윤을 주고 싶지 않아 냉큼 자신의 비서로 데려놓고 흡족해 하는데…. “세 번만 만나. 그래도 이시윤이 나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손끝 하나 대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