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카드 (BLACK CARD)
작가M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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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에는 수위 높은 욕설 및 폭력과 강압적 행위 등의 자극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바랍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친형의 학대에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해진은 형이 일으킨 문제 때문에 집으로 찾아온 남자와 만나게 된다. 남자는 누가 봐도 학대당한 게 분명한 해진에게 기묘한 선의를 베풀고, 해진은 그런 남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남자는 해진의 형을 죽이고 챙긴 고깃값을 대신해 ‘블랙카드’를 주고, 해진은 이 카드로 생활하게 된다. 괴물이라 생각했던 형이 죽자 평화를 찾은 해진은 남자를 구원자처럼 여기게 되고 그 후로 맹목적으로 좋아하게 되지만, 남자는 그런 해진에게 여지를 주는 듯하면서도 벽을 치는데…. *** 어느새 넋 놓고 남자의 얼굴을 구경하는데, 돌연 그의 한쪽 입꼬리가 느슨히 올라갔다. 나는 움찔했다. “시원해?” 뜻 모를 웃음을 머금은 입술 사이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불가해한 그의 물음에, 나는 멍청히 되물었다. “……예?” “속 시원하냐고.” “…….” “그런 얼굴이야.” ……내가? 속 시원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무심코 손을 올려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런 내 행동이 우스웠던지, 그가 이번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더 때려 줄 걸 그랬나?” ……뭐라고 답하기가 어려웠다. 충분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더 때려 줬어도 좋았겠다고 해야 할까? 판단이 서지 않아 망설였다. 망설이다 보니 대답을 미루게 되었다. 미루다 보니 침묵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한 손에 들고 있던 지갑을 열더니 그 안에서 현금을 꺼내 내게로 내밀었다. “받아.” 5만 원짜리였다. 한두 장이 아니라 여러 장이었고. 언뜻 봐도 액수가 많았다. 갑작스러운 적선은 고맙다기보다는 의아했다. 그러므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요?” “주고 싶으니까.” “…….” “참고로 내가 거절당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 그러니까 얌전히 받아.” 뭐라고 해야 할까. 묘하게 다정하면서도 적당히 강압적인…… 내게는 조금 독특하게 느껴지는 명령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두 손으로 공손히 돈을 받았다. 잘했다는 듯, 그가 또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아끼지 말고 써.” 감사한 소리지만, 애석하게도 그렇게 하긴 어려웠다. 어차피 뺏길 테니까. 형은 내게서 없는 돈도 갈취해 갈 사람이었다. “뺏기면 나한테 이르고. 아까처럼 혼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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