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시은은 고등학교에서 경쟁자 구도를 벌였던 심우현을 각성자 사관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 강시은이다.” 자신을 보며 눈매를 가느다랗게 휘어 웃는 우현을 보고서 시은은 예감했다. 아직 놈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노라고. * * * 예상보다 더 빠르게 발생한 던전 브레이크. 다급히 현장을 나갔던 우현은 폭주 전조 증상을 보인 채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나 가이딩 좀 해 줘……. 응? 가슴 속이, 전부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이성을 잃어버린 듯한 우현. 그리고… 그런 그에게 겁도 없이 다가간 시은. “가, 강시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던 그가 아주 잠시나마 시은을 알아보고, 제발 이곳에서 나가달라며 울부짖는다. “나 안 나가, 심우현. 여기서 네 폭주 막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 * * 우현의 등허리를 감싼 시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손톱이 우현의 피부를 파고들었지만, 그는 으르릉대는 낮은 신음만 흘릴 뿐이었다. “으응… 흐윽! 아!” 정신을 쏙 빼놓는 아찔한 감각에 시은은 미칠 것만 같았다. 다리 사이에서 질척하게 마찰하는 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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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검술 사관학교에 보내 주세요.” 필리나의 목소리에 한순간 주변의 공기가 적막하게 가라앉았다.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로라가 경악하는 얼굴로 필리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브리엘은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다가 이내 삐딱한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미친 게로군.” 그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는 듯 작게 입꼬리를 올린 필리나가 차분하게 읊조렸다. “저는 진심이에요, 아버지.” * 『세실리아의 꽃』 19금 피폐 역 하렘 소설에 빙의했다. 그것도 못된 짓만 골라 하다가 결국 사형에 처하게 되는 희대의 악녀, 필리나 드뷔시로. 죽음을 피하고자 어떻게든 도망쳐 봤지만, 어느덧 네 번의 죽음을 맞이하고, 다섯 번째 삶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 보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 죽음을 피하려고 도망만 쳐 왔다면, 이번에는 당당히 맞서 싸워 내자고.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죽을 목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하게 연명해 볼 작정이었다. 분명 그랬건만, 차디찬 시선과 냉담한 반응을 일삼던 황태자가 안달한다. 아픈 과거를 숨긴 흑막은 알 수 없는 시선을 보내오며, 소심하고 겁이 많던 여주는 어쩐지 필리나와의 관계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반복되는 삶에 지친 필리나는 그저 죽음뿐인 결말을 바꾸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끝내, 사람을 죽이게 될지언정.
최정예 부대로 활약하던 은영은 999층 보스와의 싸움에서 처참히 패배한다. 그리고 졸지에 E급 헌터, 서주아의 몸에 빙의해 버렸다. 정확히는 레벨은 최저, 배경은 최고로 낙하산을 타고 상위 팀에 안착해 버린 서주아의 몸에. “나는 우리 팀에 사람이 늘어나는 걸 원하지 않아.” “어쩌냐? 여기에 널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늘 칭송받던 랭킹 1위가 이게 무슨 신세람. 하루빨리 몸을 되찾는 수밖에 없겠다 다짐하는데……. 갈수록 다들 날 너무 귀찮게 한다? 【익명의 성좌님이 우리 언니가 저에게 이리도 관심이 없다며 울분을 토합니다.】 마음대로 계약을 맺어 온 성좌는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를 일삼고, “저희 팀에 계속 남아 달라고 한다면, 고려해 줄 수 있습니까?” “그냥 원한다고 한마디만 해. 그럼 내가 네 발닦개라도 되어 줄 수 있으니까.” “나는 네가 다른 팀원들이랑 웃고 떠드는 게 싫어. 다시 우리 팀으로 와.” 과거의 팀도 지금의 팀도 그녀를 붙잡지 못해 안달이다. 【축하합니다! 위험한 순간에 잠재력을 발휘해 히든 스킬을 터득했습니다!】 【히든 스킬의 업적으로 레벨이 ‘E등급’에서 ‘D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레벨의 변동으로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랭킹이 ‘순위권 밖’에서 ‘998등’으로 변동됩니다.】 근데 어쩌지, 난 레벨 올려서 날 엿 먹인 보스 칠 생각밖에 없는데. 랭킹 1위에서 쪼렙 헌터가 된 은영. 과연 그녀는 보스의 정체를 캐내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메가인 해나가 베타인 척 스탠리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유는 하나였다. 베타들이 받는 혜택으로 안정적인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 * * 저보다 한참은 큰 사내가 몸을 구겨서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 책으로 힘겹게 시선을 던지고 있던 해나가 숨을 참았다. 노엘의 두툼한 팔이 뱀처럼 스멀스멀 다가와 허리를 감쌌다. 옆구리를 지분거리는 손이 어떠한 욕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흐으…….” 기어코 큼지막한 손이 블라우스 안쪽으로 파고들어 맨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가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어깨에 기대 있던 그가 상체를 일으키더니 해나를 소파 위로 넘어뜨렸다. “자, 잠깐만, 뉴펠드…….” 그의 손은 이제 원하는 만큼 해나의 가슴을 매만졌다. 입술 새로 뜨거운 호흡이 흩어졌다. “으응, 아, 안 돼……. 제발 그만해, 뉴펠드……. 읏!” 해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발버둥 쳤다. “미안해, 해나.” 그녀의 빗장뼈를 혀로 둥글게 핥아 내리던 노엘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고는 어깨 위에 이마를 기댄 채 중얼댔다. “조금만……. 진짜 조금만……. 정말 미안.” 그가 하체를 해나의 다리 사이에 문질렀다. 치마가 말려 올라가 터질 것처럼 부푼 남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전 재산을 도둑질당했다. 그것도 제 가족인 친오빠 지호에게. 지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지안은 최근까지 그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민주를 찾아간다. “권지호랑 연락만 할 수 있게 해 줘요. 부탁이에요……. 그렇게만 해 주면 뭐든 줄게요…….” 그리고 모든 사건의 발단은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뭘 줄 수 있는데?” 지안이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민주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그녀와 눈을 맞췄다. “네가 방금, 뭐든 줄 거라며.” “…….” “권지호라는 놈 연락처를 내가 알려 주면, 너는 나한테 뭘 해 줄 수 있냐고 물었어.” 그의 음성이 적막한 공기 위로 퍼져 나갔다. 지안이 고개를 숙였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을 뿐, 사실 그녀가 민주에게 내어 줄 만한 것은 없었다. 지금 제 신세는 돈 한 푼 없어 클럽에서 숨어 지내는 중이니까. “저는 가진 게 없어요.” 지안의 말에 민주는 실망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클럽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녀를 스쳐 가는 민주에게서 향수 냄새가 섞인 옅은 담배 향이 났다. “……제 몸이라도 갖든가요.” 민주의 발걸음을 멈춘 것은 희미한 클럽 음악 속에 섞인 지안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 * * 지안이 고개를 숙여 자신의 다리 사이를 노골적으로 문지르는 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동시에 그녀의 얼굴이 경악스레 변했다. “……모, 못 넣어요. 저, 저렇게 커다란 건…….” 지금까지 많은 남자와 자 본 것은 아니었지만, 저리 무자비하게 생긴 페니스는 처음 봤다. 푸른 핏줄이 튀어나와 맥동하는 모습은 가히 살아 있는 괴물 같았다. “네가 먼저 원한 거잖아. 이제 와서 물릴 셈이야? 좆질 한 번으로 네가 원하던 권지호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민주는 그녀를 다루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두려움으로 가로젓던 지안의 고갯짓이 멈췄다. 여전히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이었지만, 망설임이 묻어나는 눈동자가 민주를 응시했다. “네가 잘만 하면 아까 말한 조건 들어줄 수도 있어.” 민주가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네 눈앞에 직접 권지호를 데려와 줄 수도 있다는 뜻이야.” “으응, 흣!” “권지호가 훔쳐 간 돈, 찾고 싶지 않아?” 뱀처럼 교활한 유혹은 지안이 이겨낼 방도가 없다.
몇 년째더라. 치기 어린 열여덟 살부터 시작해 지금 스물여섯 살이 되었으니 무려 8년이다. 이 정도면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의 오래된 외사랑이었다. “그래, 오래 했네. 이제 충분히 놓아줄 때가 됐어.” 술 한 잔을 거하게 들이켜며 생각한 게 고작 그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질린 외사랑의 주인공이자 소꿉친구의 그림자로 함께한 은현에게 전화를 걸어 선포했다. “김은현, 이제 질리니까 친구 그만하자.” 뜬금없는 내 말에 전화 건너편에서는 짧게 헛웃음을 치는 은현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술 마셨어? 내가 적당히 좀 마시랬지. 나 오늘은 너 못 데리러 가. 여자친구랑 있어서. …참나, 누가 데리러 오랬나. 방금 내가 절교 선언한 말 못 들었냐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다시금 휴대폰이 반짝였다. 보나 마나 김은현의 전화일 게 뻔했다. 나는 보란 듯이 종료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리고 술에 취한 얼굴을 테이블에 박았다. 우습게도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나의 오랜 짝사랑과 26년간의 가짜 우정이.
전 재산을 도둑질당했다. 그것도 제 가족인 친오빠 지호에게. 지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지안은 최근까지 그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민주를 찾아간다. “권지호랑 연락만 할 수 있게 해 줘요. 부탁이에요……. 그렇게만 해 주면 뭐든 줄게요…….” 그리고 모든 사건의 발단은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뭘 줄 수 있는데?” 지안이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민주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그녀와 눈을 맞췄다. “네가 방금, 뭐든 줄 거라며.” “…….” “권지호라는 놈 연락처를 내가 알려 주면, 너는 나한테 뭘 해 줄 수 있냐고 물었어.” 그의 음성이 적막한 공기 위로 퍼져 나갔다. 지안이 고개를 숙였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을 뿐, 사실 그녀가 민주에게 내어 줄 만한 것은 없었다. 지금 제 신세는 돈 한 푼 없어 클럽에서 숨어 지내는 중이니까. “저는 가진 게 없어요.” 지안의 말에 민주는 실망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클럽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녀를 스쳐 가는 민주에게서 향수 냄새가 섞인 옅은 담배 향이 났다. “……제 몸이라도 갖든가요.” 민주의 발걸음을 멈춘 것은 희미한 클럽 음악 속에 섞인 지안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 * * 지안이 고개를 숙여 자신의 다리 사이를 노골적으로 문지르는 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동시에 그녀의 얼굴이 경악스레 변했다. “……모, 못 넣어요. 저, 저렇게 커다란 건…….” 지금까지 많은 남자와 자 본 것은 아니었지만, 저리 무자비하게 생긴 페니스는 처음 봤다. 푸른 핏줄이 튀어나와 맥동하는 모습은 가히 살아 있는 괴물 같았다. “네가 먼저 원한 거잖아. 이제 와서 물릴 셈이야? 좆질 한 번으로 네가 원하던 권지호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민주는 그녀를 다루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두려움으로 가로젓던 지안의 고갯짓이 멈췄다. 여전히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이었지만, 망설임이 묻어나는 눈동자가 민주를 응시했다. “네가 잘만 하면 아까 말한 조건 들어줄 수도 있어.” 민주가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네 눈앞에 직접 권지호를 데려와 줄 수도 있다는 뜻이야.” “으응, 흣!” “권지호가 훔쳐 간 돈, 찾고 싶지 않아?” 뱀처럼 교활한 유혹은 지안이 이겨낼 방도가 없다.
몇 년째더라. 치기 어린 열여덟 살부터 시작해 지금 스물여섯 살이 되었으니 무려 8년이다. 이 정도면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의 오래된 외사랑이었다. “그래, 오래 했네. 이제 충분히 놓아줄 때가 됐어.” 술 한 잔을 거하게 들이켜며 생각한 게 고작 그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질린 외사랑의 주인공이자 소꿉친구의 그림자로 함께한 은현에게 전화를 걸어 선포했다. “김은현, 이제 질리니까 친구 그만하자.” 뜬금없는 내 말에 전화 건너편에서는 짧게 헛웃음을 치는 은현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술 마셨어? 내가 적당히 좀 마시랬지. 나 오늘은 너 못 데리러 가. 여자친구랑 있어서. …참나, 누가 데리러 오랬나. 방금 내가 절교 선언한 말 못 들었냐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다시금 휴대폰이 반짝였다. 보나 마나 김은현의 전화일 게 뻔했다. 나는 보란 듯이 종료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리고 술에 취한 얼굴을 테이블에 박았다. 우습게도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나의 오랜 짝사랑과 26년간의 가짜 우정이.
“빠, 빨리 도망가야…….” 주변으로 거센 불꽃들이 회오리쳤다. 하린은 네발로 기어서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려 했다. 팔과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이 몇 번이고 무너졌지만 억지로 움직였다. 허벅지에 위태롭게 걸려 있던 팬티는 무릎 밑을 내려와 바닥에 끌렸다. “선배.” 그때, 거짓말처럼 그녀의 몸이 멈췄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스산한 기운이 들어찼다. 몸을 지탱한 양쪽 팔이 덜덜 떨렸다. “이리 와요.” 이한의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동시에 온몸을 잠식하던 두려움이 사라졌다. 두 팔과 다리가 다시금 왔던 길을 스스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이한은 그녀가 도망쳤을 때부터 한자리에 있었다. 마치 하린이 도로 제게 돌아올 것임을 알았던 사람인 양. 그녀가 본인의 의지로 엉금엉금 기어 막다른 곳까지 돌아갔다. 하린의 말랑한 입술 위로 뜨겁고 묵직한 살덩이가 닿았다. 하린이 혀를 내밀어 이한의 살 기둥을 핥으려 했다. 하지만 큼지막한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뒤로 젖혀 버린 탓에 더는 행해지지 못했다. “안 돼요. 그건 더러워요.” 이한의 건조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가 깊숙이 울렸다. 하린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 그저 탁해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그가 우악스레 하린의 등허리 위로 올라탔다. 두 팔과 다리로 지탱했던 몸이 이한에 의해 밑으로 짓이겨졌다. 하린의 머리채를 움켜쥔 그가 반대쪽 손으로 다소 급하게 치마를 걷어 올렸다. 이한이 하체를 움직여 터질 것처럼 부푼 성기를 질구에 맞췄다. 버섯 모양의 귀두가 이윽고 메마른 속살을 가르고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무더운 여름 8월. 주희는 모종의 이유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어린 시절 기억이 가득한 고향, 소명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을 마주하는데. “너, 나 기억나?” “……잘 기억 안 나요.” 그녀가 열일곱 살이 되던 해, 소명으로 이사 온 서울 꼬맹이, 김세진. “야, 정신 차려. 너는 네 또래랑 놀아야지. 나랑 네가 몇 살 차이인지 알고 이래?” “또 나이로 유세 떨어요? 저는 누나 나이가 서른 살이든 마흔 살이든 상관없는데요.”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낀 소명에서 유일하게 변한 것이 있다면, 이젠 어엿한 성인이 된 세진일 거라고 생각하는 주희다. “주희 누나, 지금 엄청 야한 거 알아요?” 아니, 그냥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누나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요.” “오늘 열대야래요. 어차피 못 잘 거면…… 오늘 밤은 저랑 보내요.” 그렇게 직진하는 세진에, 주희 역시 흔들리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