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줄
작가장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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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누어진 목표물은 그가 아니라 나였다. “쏴도 됩니다.” 차가운 총구는 나의 가슴에. 돌차간에 내 숨을 앗아갈 방아쇠는 염이재 손에 쥐어졌다. “나 쫀 거 맞고, 긴장하고 겁먹어서 괜히 이상한 소리 늘어놓은 것도 맞아요.” “이게 돌았나. 뒈지고 싶어?” “그런데 그거 딱 오늘까지예요.” “…….” “안 쫀다고요, 이제.” 그의 눈이 내 얼굴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그렇지만 나는 마지막 남은 내 도박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못 믿으시겠으면 방아쇠 당겨요. 여기 아니면 오갈 데 없는 애거든요.” “…….” “울고불고할 일도 없으니, 그건 걱정하지 마시고요.” 속으로는 아직도 떨렸다. 마주치고 있는 눈동자가 언제든지 흔들릴 것 같았고, 총구를 쥔 손을 뿌리치고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그랬다가는 겨우 붙들고 있는 기회가 송두리째 뽑힌다는 걸 알았기에 염이재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염이재. 인두겁을 쓴 살인자는 나를 말없이 바라만 보다,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여태껏 무미건조하거나 비웃음을 담고 말했다면, 지금은 약간의 흥미를 묻힌 채 물었다. “여은우요.” “이름이 꼭 여우 같네.” “…….” “남자 꾀어서 간 빼먹는 여우.” 묵직하고 매끈한 총구가 나의 명치 아래를 꾸욱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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