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호수에 산다
작가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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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소는 팔려 가기 직전의 어린 나이로 회귀하고, 집에서 도망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데. 아뿔싸 하필이면 제일 죽기 좋은 궐로 가게 됐다. 그것도 후궁으로! ***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 했지. 한번 뱉은 말을 지키는 것이 군자의 도리지. 말하거라.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재물이냐.” “아니옵니다.” 주상의 말에 은소는 얼른 부정했다. 주상은 은소의 말에 고개를 주억였다. 그럴 것이다. 운종가의 거부에 비할 바는 못 되나 은소는 꽤 부자인 편이었다. “혹시나 하여 하는 말이다만, 중궁의 지위는 불가하다.” “물론이옵니다. 중전마마라니요.” 그런 쓸데없는 걸 왜 원한대? 은소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곤전에 들어앉을 자신을 생각하니 소름이 돋을 뿐이었다. “오직 전하만이 들어주실 수 있는 소원입니다.” 그 말에 주상의 용안이 살짝 달아올랐다. 아니, 술 때문이겠지. 이번 백주는 유난히도 독하군. 주상은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하며 헛기침을 했다. “그래 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마음을 달라고 하면 어쩌지. 아니면 아들을 낳고 싶다 하면 어쩌지. 주상은 마음속에 번져가는 고민에 은근히 웃음이 나려 하는 것을 참고서 물었다. 그 말에 은소는 다람쥐가 세수하듯 몸을 정갈히 가다듬곤 살짝 고개를 숙인 채로 나직이 아뢰었다. “전하, 신첩을.” “그래.” “신첩을 폐서인시켜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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