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투나잇
작가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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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우태한에게 일방적으로 이혼 당한 지은수. 전남편이 뭘 하고 살든 어떤 여자와 재혼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대상이 유정하라는 걸 알게 되자 생각이 바뀐다. 그녀는 유정하와의 재혼을 파투 낼 생각으로 우태한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 “유정하한테 말할 거야.” “뭘.” “나랑 잔 거.” 새어 나온 정액으로 젖은 팬티를 벗어 그의 앞에 던졌다. 남자의 시선이 엉망이 된 속옷에 닿았다. 그녀는 가슴속 깊이 칼 한 자루처럼 품었던 패를 내밀었다. 애초에 이걸 노리고 달려든 일이었다. 어렵게 달성한 작전이니 원하는 걸 말해야 했다. “유정하는 싫어.” 입술을 말아 물었다. 감히 ‘좋다’ ‘싫다’ 말할 계제가 아니란 걸 안다. 그래도 유정하는 싫었다. 굳이 그 여자여야 한다면 양육권은 그녀가 갖고 싶었다. “알아. 나도 오빠가 원하는 여자를 좋다 싫다 할 권리 없는 거. 그럴 주제 못 되는 거 다 알아. 그럼 양육권이라도 나한테 줘.” 그를 보지 않고 속에 있던 걸 전부 게워냈다. 유정하만큼은 싫다는 말……. 그 말을 하는 게 왜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엄마였다. 엄마라서 자존심보다 아이가 중요했다. 그녀를 끔찍이도 경멸하고 싫어하는 여자에게, 제 아이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말해.” 나직한 음성이 매끄러웠다. 동요하는 기색도 없었다. 차마 마주 보지 못해 시선을 내리깔고 있던 은수가 절망적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나랑 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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