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투쟁하며 살아가는 남자는 여자를 몰랐고, 지옥 속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 가던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을 팔아 버렸다. 그것이 덫인 줄도 모르고. * * * “내가 궁금한 건요.” 분위기 때문일까, 마른침이 넘어갔다. 그녀가 말을 고르는 짧은 몇 초가 몇 년처럼 느리게만 흘러갔다. “얼마에…… 사실래요?” “뭘?” “내 첫 경험요.” 예상하지 못한 물음에 현우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술잔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혼란에 혼란이 더해져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갑자기 미치기라도 한 거야?” “안 미치고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요. 인생 자체가 지옥인데. 혹시 처음인 거 안 믿겨요? 진짠데.” “…….” “아, 그럼 이러면 되겠다. 해 보고 처음 아닌 것 같으면 토해 낼게요. 얼마를 주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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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는 여자와 해도 괜찮아요? 처음이라 많이 서툴 거예요.” 붉어진 뺨과 기대에 찬 목소리. 맞선 장소에서 만난 그녀는 첫날밤에 설레는 막 피어난 꽃 같았다. 미안하지만 꺾여 줘야겠어. 백현준에게 이 결혼은 복수이자 집안을 일으킬 유일한 방법이니까. *** “안 보이면 더 잘 느낀다던데. 난 잘 느끼는 여자 좋아해요.” 목소리가 부드럽고 다정했다. 손등에 얹은 손은 따뜻했고. 오직 능력만으로 도 회장에게 인정받아 건설사를 맡았다는 백현준은 도원가의 수치이자 약점인 도아에겐 너무 과분한 상대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욕심내고 싶었다. 도아에게 이 결혼은 밀실에서 벗어날 탈출구이자 유일한 사랑이었으니까.
“오빠가 먼저 시작했잖아. 손가락 베였을 때 입술 갖다 댄 거. 할 생각 있어서 그랬던 거 아냐?” 정곡을 찔렸다는 듯 그의 어깨가 움찔했다. 조그만 것 하나도 숨기지 못하고 다 드러내 보일 정도로 착한 사람……. 그래서 놓아주려는 거였다. “탓하자는 건 아니고. 그때 좋던데?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갑자기 모든 생각이 다 날아가 버리는 거야. 다 잊어버리고 싶어서 그래.” 너를 회피의 수단이자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명백한 의사 표현이었다. 침묵 속에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동도 하지 않고 숨 쉬는 소리조차 내지 않던 그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섰다. 원하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혜주.” 서릿발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며 내려다보는 시선을 마주치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갖고 놀아도 좋은데…….” 다음 말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심장이 조여 왔다. “너 다칠 짓은 안 해야지.”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을 보여 주는 사람의 목소리는 어느새 낮고 부드러워져 있었다. 미쳤다. 진짜. 사람이 어쩌면 저럴까. *** 배우 김성우는 10년 동안 이혜주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곁에서 혜주의 사랑과 이별을 지켜보며 묵묵히 곁을 지켰다. 그러던 중 혜주가 결혼을 약속한 이준과 헤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저 그런 이별인 줄 알았는데, 유독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성우는 곁을 지키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 헤어진 너를 위한 한 남자의 세상 가장 따뜻한 위로
1. 네가 올 때(When it rains) - 당당당당 “내일, 비가 올까요?” 사랑을 알아차렸던 순간에도, “비가 그칠 거야. 가야 해.” 너에게 비밀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도, “사랑이 끝나지 않을까 봐 두려워.” 네가 이 사랑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도, 빗소리는 언제나 우리를 감쌌다. “이든. 나는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 네가 말도 안 되는 미신을 믿는다고 해도, 어떤 종류의 강박을 가지고 있어도, 혹은 네 비밀이 아주 나쁘더라도. 너를 사랑할 것이다. 비와 비밀, 그리고 너. 비가 내리는 날 펼쳐지는 마법 같은 로맨스. * 2. 머리에 꽃만 안 달았지 - 전여린 머리에 꽃만 안 달았지 비만 왔다 하면 머리에 꽃 단 것도 아니면서 미치는 3년 차 대리 이화영, 비 오는 날 회식을 하고 필름이 끊겼다 돌아와 보니 옆엔 햇병아리 신입 사원인 강서주가 누워 있었다. “야, 어제 우리 했어?” “사랑해서 미안해요.” 무슨 말을 해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강서주 때문에 화영은 미쳐 버릴 것 같다. 사실은 안 미친 여자 화영과 손에 꽃을 든 미친 남자 서주의 촉촉한 로맨스. * 3. 조우(朝雨) - 진새벽 십여 년간 발길조차 하지 않았던 이 낯선 곳 가척에서 나를,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성게처럼 가시를 세운 내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다시 내 어깨를 붙들며 물어왔다. “주이경. 이경아, 이경아. 나야. 해우.” “……해우?” 해우. 그 이름을 내뱉자 파도가 너울이 되어 오듯 그리움이 왈칵 나를 적셔 들었다. 그래, 그 애였다. 꼭 내 이름을 두 번씩 부르던, 이름에서 비 냄새가 나던 그 애. “권해우.” 가만히 혀를 굴려 떠오른 그 애의 이름을 내뱉어 보았다. 그러자 그 애는 거짓말처럼 환하게 웃었다. * 4. 천사가 돌아왔다(with rain) - 차선희 “그거 알아? 오감 중에 미각이 제일 오래 기억에 남는 거?” 제 입술로 눈물을 훔치며 그는 말했다. “이제 난 널 생각하면 제일 먼저 이 눈물 맛부터 떠오를 거야.” 그리고 사라졌지. “네가 내 집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주혜기였기 때문이야. K-story 때문이 아니라.” 젠장. “그럼 난 여기에 더 있을 필요가 없어요, 작가님.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주혜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K-story의 TF팀이기 때문이니까요.” 12년 만에 그가 돌아왔다. 죽어도 잡아야만 하는 작가 혜기로. “늦어서 미안.” 그 말에 바보처럼 펑펑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의 천사가 돌아왔다. 비와 함께.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매일 밤 쾌락에 헐떡이는 여자, 릴리.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단 하나. 두 왕자의 손길에 매일 타락하는 것. “젠슨. 내 이름을 부르며 너밖에 없다고 사랑한다고 말해. 어서! 그럼 아래 박힌 걸 끝까지 처박고 흔들어 줄게.” 사랑을 구걸하는 목소리엔 간절함이 가득했다. 내가 뭐라고…… 대체 무엇 때문에 지체도 높아 보이는 귀족 남자가 이렇게 애원하는 걸까. 나는 그를 처음 보자마자 팔을 뻗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입술을 핥았다. ‘젠슨…… 사랑…….’이라고 말을 하려던 찰나, 밖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안 돼. 릴리.” 문이 열린 곳엔 또 한 명의 남자가 다급한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젠슨을 봤을 때와 똑같은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마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더 흘렀다. “타이밍 한번 죽이네. 오늘은 양보해. 내일 실컷 하게 해 줄 테니까.” 레이가 안타깝다는 듯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치유할 수 없는 상처 속에서 살아가던 희주 앞에 소년이자, 제자였던 시현이 완벽한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안전하다고 믿었던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보고 싶었어. 선생님.”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 가며 말하던 시현은 희주가 잊고 있었던 그녀의 이상형을 천천히 읊기 시작하는데....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 쪽빛 슈트가 잘 어울리는 사람, 모차르트를 좋아하면서도 랩을 들으며 플로우를 탈 줄 아는 사람,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횡단보도와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내려줄 줄 아는 사람.” “이러는 거 되게 웃기잖아.” 그를 외면하려는 그녀에게 시현은, “이제 내가 안아 줄게요.” 라는 말로 희주를 천천히 잠식하기 시작한다. 박시현은 김희주에게 준비 된 [최적의 남자] 였다.
치유할 수 없는 상처 속에서 살아가던 희주 앞에 소년이자, 제자였던 시현이 완벽한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안전하다고 믿었던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보고 싶었어. 선생님.”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 가며 말하던 시현은 희주가 잊고 있었던 그녀의 이상형을 천천히 읊기 시작하는데....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 쪽빛 슈트가 잘 어울리는 사람, 모차르트를 좋아하면서도 랩을 들으며 플로우를 탈 줄 아는 사람,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횡단보도와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내려줄 줄 아는 사람.” “이러는 거 되게 웃기잖아.” 그를 외면하려는 그녀에게 시현은, “이제 내가 안아 줄게요.” 라는 말로 희주를 천천히 잠식하기 시작한다. 박시현은 김희주에게 준비 된 [최적의 남자] 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안도하며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너를 더 철저하게 속이겠다고. 사랑하는 척, 없으면 안 되는 척, 한 시도 떨어지기 싫은 척. 네가 나를 누군가의 대용품이라고 생각하듯 나도 너를 죄책감 없이 속이며 이용하겠다고 그렇게 결심했다. ***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 봐.” 잔뜩 억눌린 목소리에는 자비라곤 없었다. 금방이라도 얼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발이 땅에 붙었다. “가, 갑자기 왜……?” 그는 내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지친 기색으로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고는 토하듯 말했다. “내가 아직은 믿는다고 내 곁에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분노가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이해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감고 분노를 견뎌 내려 했다. “어떻게 나를 버려?” “버린…… 게 아니라.” 그는 내가 도망갔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게 아닌데, 나는 도망갈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는데. 그의 오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 “배신한 거야.” 그가 낚아채듯 내 어깨를 잡아끌고 방문을 열었다.
“좀 놀아 줬더니, 주제 파악이 안 돼요?” 피후견인의 주제 파악을 위해서 꿇으라고 하면 꿇고, 손톱을 세우지 말라고 하면 손을 웅크렸다. 그가 필요할 때마다 찾는 물건, 혹은 인형으로 지낸 1년을 대가로 서연이 얻은 것은, 삶과 꿈 자체였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는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임신 8주 차입니다.” 사형 선고와도 같은 임신 선고를 듣고 감당할 수 없어 임신을 알리려던 그날, 강태하의 약혼 소식을 들었다. “이사님, 약혼하세요? 아니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어본 서연에게 돌아온 것은. “설마, 내가 너와 결혼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했어? 너와 내가 결혼이라니, 똑똑한 사람이 오늘따라 왜 이래.” 비수를 꽂는 말과, “네가 있을 자리는 저기야.” 침대를 가리키는 잔인한 손끝뿐이었다.
“오빠가 먼저 시작했잖아. 손가락 베였을 때 입술 갖다 댄 거. 할 생각 있어서 그랬던 거 아냐?” 정곡을 찔렸다는 듯 그의 어깨가 움찔했다. 조그만 것 하나도 숨기지 못하고 다 드러내 보일 정도로 착한 사람……. 그래서 놓아주려는 거였다. “탓하자는 건 아니고. 그때 좋던데?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갑자기 모든 생각이 다 날아가 버리는 거야. 다 잊어버리고 싶어서 그래.” 너를 회피의 수단이자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명백한 의사 표현이었다. 침묵 속에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동도 하지 않고 숨 쉬는 소리조차 내지 않던 그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섰다. 원하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혜주.” 서릿발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며 내려다보는 시선을 마주치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갖고 놀아도 좋은데…….” 다음 말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심장이 조여 왔다. “너 다칠 짓은 안 해야지.”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을 보여 주는 사람의 목소리는 어느새 낮고 부드러워져 있었다. 미쳤다. 진짜. 사람이 어쩌면 저럴까. *** 배우 김성우는 10년 동안 이혜주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곁에서 혜주의 사랑과 이별을 지켜보며 묵묵히 곁을 지켰다. 그러던 중 혜주가 결혼을 약속한 이준과 헤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저 그런 이별인 줄 알았는데, 유독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성우는 곁을 지키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 헤어진 너를 위한 한 남자의 세상 가장 따뜻한 위로
“옷 벗고 달려들기에 좀 놀아 줬더니, 주제 파악이 안 돼요?” 피후견인의 주제 파악을 위해서 꿇으라고 하면 꿇고, 손톱을 세우지 말라고 하면 손을 웅크렸다. 욕망을 느낄 때마다 찾는 물건, 혹은 인형으로 지낸 1년을 대가로 서연이 얻은 것은, 삶과 꿈 자체였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는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임신 8주 차입니다.” 사형 선고와도 같은 임신 선고를 듣고 감당할 수 없어 임신을 알리려던 그날, 강태하의 약혼 소식을 들었다. “이사님, 약혼하세요? 아니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어본 서연에게 돌아온 것은. “설마, 내가 너와 결혼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했어? 너와 내가 결혼이라니, 똑똑한 사람이 오늘따라 왜 이래.” 비수를 꽂는 말과, “네가 있을 자리는 저기야.” 침대를 가리키는 잔인한 손끝뿐이었다.
전 애인의 계략으로 형사 사건의 피고가 되었을 땐 세상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잡시다. 나와.” 무섭기만 했던 전무님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 주고,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해 왔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물었다. “같이 자면 복잡한 마음이 좀 수그러드나요?” “글쎄요?” 자든 말든 별 상관없다는 태도에 마음이 놓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복잡하고 무거운 관계보다 실낱같이 가벼운 관계였다. “그러니까…… 섹스 한 번 하는 거로 너무 겁먹지 마.” 그렇게 시작된 관계였다. 이 남자를 만난 건 내 생애 가장 특별한 날일지도 몰랐다. 덕분에 전과자도 면했고, 전 남친에게서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가벼워지지 못했다. 애초에 시작해선 안 되는 관계였다.
“아내로서 의무는 해야지.” “제가 찾고 있는 사람은 내 품위를 손상하지 않을 호적 메이트입니다. 인격에 흠결이 없어야 하고, 바깥 생활에도 관심이 없어 집 안을 지키는 식물 같은 사람이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에도, 사랑 없는 결혼이란 걸 증명하듯 건네받은 계약서에도. 그를 받아들인 건 윤강현, 그가 제게 허락된 유일한 첫사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이제 그만해요.” 자신이 그를 사랑하니 괜찮을 줄 알았다. 그로부터 천박하단 말을 듣고, 시어머니로부터 밑도 끝도 없는 욕설을 들어도. 사랑 없는 관계로 생긴 아이를 두 번이나 잃어도. 다 괜찮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누군갈 아무리 사랑해도, 자기 자신보다 사랑할 수는 없다는걸요.” 어긋난 관계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아내의 의무를 버리자 남자가 서 있을 자리는 더 이상 없었다.
“우리 계약은 임신 계약이었어.” 숨이 턱, 막혔다. “잡으면 죽이고 싶을 줄 알았는데…….” 나는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아. 라고 했던 협박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머리를 매만지던 손이 뺨을 타고 내려와 턱을 움켜쥐었다. 그가 긴 허리를 숙여 눈을 마주쳤다. “죽이면 영영 잃어버리는 거니까.” 기꺼이 살려서 제 곁에 두겠다는 진득한 집착에 이서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이서의 몸을 일으켜 제 품으로 확 끌어당겼다. “죽어도 내 아이는 낳아 줘야지. 아니야?”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운 음성이었다. 그의 시선이 옆구리를 타고 내려가 발목에 머물렀다. “이거 하나 못 써도 애 낳는 덴 지장 없겠지.” 발목을 쥔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 이대로 발목을 부러뜨려 데리고 갈 생각인 걸까? 이서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아이 따위 낳고 싶지 않아요.” 그가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악질 하는 새끼고양이를 보는 듯 하찮아 하는 얼굴이었다. “사랑이라니. 그런 게 뭐가 중요할까? 우리는 부부고 너는 내 아내인데…….” — 다 가지고 태어났으나 소중한 것을 잃은 후부터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남자, 차희건과 평생을 양부의 학대를 받고 살아 가진 거라곤 복수심밖에 남지 않은 윤이서의 속고, 속이는 선결혼 후연애 이야기. *표지 일러스트 : 김샤벳
-여자면 다 허락해. 꽃이면 다 꽂힌대. 천재 래퍼 케이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날아든 도전장. 친구 말만 철석같이 믿은 햇병아리 래퍼 지망생 티아는 디스 랩으로 대리 복수를 성공시키기는커녕 케이에게 비는 신세가 되고 그런 티아에게 케이는 한 가지 제안을 내미는데. * * * “서…… 설마, 이걸로 고소하실 건 아니죠?” “글쎄……. 티아 씨도 알다시피 이번 사건 때문에 입은 피해가 헤아릴 수도 없는 지경이라.” “살려 주세요. 고소하는 것만 아니면 뭐든 할게요.” 케이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티아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 고소할 생각 없고 잘만 하면 아르바이트를 다 그만둬도 될 돈을 계약금으로 받게 될 거야.” 고개를 숙이고 있던 티아가 고개를 들고 케이를 바라보았다. 티아의 동공이 세 배쯤 커졌다. “계약금요? 왜…… 왜요?” “네가 필요하니까.” 뒤로 몸을 묻고 있던 케이가 상체를 들어 티아 쪽으로 바짝 당겨 오더니 말했다. “같이하자. 랩이랑 연애.”
폭군 강한준, 열정 온다연에게 삶을 배우고, 철벽 온다연, 직진 강한준에게 쾌락을 배웠다. 미숙했으나 뜨거웠던 첫사랑이 지나고 그로부터 8년 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폭군이 그녀를 다시 소환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던 다연에게 불어닥친 폭군주의보! 부분 발췌 “괜찮아, 다연아.” 다연이 못 알아들은 척 말했다. “뭐가?” 그가 손을 올려 땀에 젖은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 주자, 그녀의 눈이 감겼다. “봐 봐, 이렇게 손끝 하나에도 바로 반응이 오는데, 어떻게 섹스에 반응을 안 할 수 있었겠냐고.” 다연이 화들짝 놀라며 눈을 떴다. “그…… 그런 거 아냐.” 그가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러고는 다시 손을 올려 뺨에다 가져다 댔다. 거짓말처럼 다연의 눈이 또 감겼다. “크큭, 그래. 온다연이 아니라면 아닌 건데, 아…… 존나 웃겨.” 다연이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 그러나 속으론 웃음이 났다. 그의 말이 맞았다. 손끝 하나에도 눈이 감기고, 몸이 저릿해지는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너, 너는 어떤데!” “오오. 이제 좀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 “말하기 싫으면 말고.” 그는 말없이 다연의 손을 잡고 그의 중심에 가져다 댔다. 다시 부풀어 오르는 그의 중심에 다연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8년 동안 참았어. 아무와도 안 했단 말이야. 더 설명이 필요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큰 덩어리가 올라와 울컥해서 다연은 고개를 숙이며 그의 눈을 피했다. 그가 계속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온다연은 존재만으로 할 일 다 한 거야. 그러니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이 자리에서 엎드려서 큰 소리로 엉엉 울어 버릴 것 같아서 다연은 시트를 그러쥐고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벗어나려고 해 봐도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오직 온다연에게만 최적화된 남자, 강한준은 그런 남자였다.
-여자면 다 허락해. 꽃이면 다 꽂힌대. 천재 래퍼 케이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날아든 도전장. 친구 말만 철석같이 믿은 햇병아리 래퍼 지망생 티아는 디스 랩으로 대리 복수를 성공시키기는커녕 케이에게 비는 신세가 되고 그런 티아에게 케이는 한 가지 제안을 내미는데. * * * “서…… 설마, 이걸로 고소하실 건 아니죠?” “글쎄……. 티아 씨도 알다시피 이번 사건 때문에 입은 피해가 헤아릴 수도 없는 지경이라.” “살려 주세요. 고소하는 것만 아니면 뭐든 할게요.” 케이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티아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 고소할 생각 없고 잘만 하면 아르바이트를 다 그만둬도 될 돈을 계약금으로 받게 될 거야.” 고개를 숙이고 있던 티아가 고개를 들고 케이를 바라보았다. 티아의 동공이 세 배쯤 커졌다. “계약금요? 왜…… 왜요?” “네가 필요하니까.” 뒤로 몸을 묻고 있던 케이가 상체를 들어 티아 쪽으로 바짝 당겨 오더니 말했다. “같이하자. 랩이랑 연애.”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안도하며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너를 더 철저하게 속이겠다고. 사랑하는 척, 없으면 안 되는 척, 한 시도 떨어지기 싫은 척. 네가 나를 누군가의 대용품이라고 생각하듯 나도 너를 죄책감 없이 속이며 이용하겠다고 그렇게 결심했다. ***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 봐.” 잔뜩 억눌린 목소리에는 자비라곤 없었다. 금방이라도 얼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발이 땅에 붙었다. “가, 갑자기 왜……?” 그는 내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지친 기색으로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고는 토하듯 말했다. “내가 아직은 믿는다고 내 곁에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분노가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이해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감고 분노를 견뎌 내려 했다. “어떻게 나를 버려?” “버린…… 게 아니라.” 그는 내가 도망갔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게 아닌데, 나는 도망갈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는데. 그의 오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 “배신한 거야.” 그가 낚아채듯 내 어깨를 잡아끌고 방문을 열었다.
당당한 서브미시브 지연희의 도미넌트 잡아먹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강력한 느낌은 처음이라서요." 어둡고 서늘한 김신우의 눈빛에 한눈에 압도당한 지연희는 어렵게 만든 자리에서 하면 안 되는 고백을 하고 만다. 그러나 오만하고 건방진 남자는 귀찮다는 이유로 연희를 거절한다. 포기를 모르는 지연희는 어떻게든 그를 낚기 위해 아서K에 입사하고 첫날 보면 안 될 것을 봐 버리는데……. *** “처음부터 너무 다 알려 주면 재미없으니까. 어때요? 나와 게임 한번 해 보시는 건.” “게임요?” “그 장면을 보고도 여기까지 왔을 땐 각오를 한 것 아닌가?” 그녀의 심장이 다시 또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 그런데요. 게임을 한다고 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나요?” 잔뜩 용기 내서 물어본 말이었다. 그는 느리게 웃으며 연희의 어깨를 토닥였지만 그녀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많이 놀랐나 보네. 그런데 어쩌나. 나는 보이거든요. 연희 씨가 내 아래에서 벌벌 떨며 복종하는 모습이.” ⓒ 표지 일러스트 : JIT
*본 도서는 물어의 개정판임을 알려드립니다. 약혼자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이때, 남동생의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그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자꾸 그 새끼로 도발하지 말아요. 미치겠으니까.” 약혼자에 대해서 물을 때마다 화를 내는 이 녀석. 아니 이 남자가 점점 다르게 느껴진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깊게 그의 그물에 얽혀든다.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졌는데 한수경 하나만 내 옆에 없더라고. 그래서, 가지려고요.” *** “강요는 안 할게요. 누나가 싫으면 언제든지 가도 돼요. 싫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거부하고 가요.” 말과 다르게 그는 전혀 보내 줄 마음이 없는 것처럼 수경의 몸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속삭이듯 말했다. “아흣. 아아.” 싫다고 뿌리치면 그만할 거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녀의 집이 왜 수경을 지환에게 팔았는지도, 약혼자인 김성준이 왜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는지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참 결백해 보이네, 이 여자. 언제까지 하얀 눈 같을지 보고 싶다. 궁금해. 누나, 어느 정도로 참을 수 있을까?” 수경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저었다. 잔머리가 몇 개 삐져나온 이마가 그의 가슴에 비벼졌다. 울음을 참고 있으면서 눈물을 막지는 못했는지 눈가가 발갛게 짓물렀다. “나는 한수경이 이렇게 뜨거운지 몰랐거든요. 신음 소리 들으니까, 더 가지고 싶어요. 마음은 안 줘도 괜찮아. 오래 기다렸으니까 나도 이 정도 보상은 받아야지. 안 그래?”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안도하며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너를 더 철저하게 속이겠다고. 사랑하는 척, 없으면 안 되는 척, 한 시도 떨어지기 싫은 척. 네가 나를 누군가의 대용품이라고 생각하듯 나도 너를 죄책감 없이 속이며 이용하겠다고 그렇게 결심했다. ***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 봐.” 잔뜩 억눌린 목소리에는 자비라곤 없었다. 금방이라도 얼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발이 땅에 붙었다. “가, 갑자기 왜……?” 그는 내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지친 기색으로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고는 토하듯 말했다. “내가 아직은 믿는다고 내 곁에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분노가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이해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감고 분노를 견뎌 내려 했다. “어떻게 나를 버려?” “버린…… 게 아니라.” 그는 내가 도망갔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게 아닌데, 나는 도망갈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는데. 그의 오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 “배신한 거야.” 그가 낚아채듯 내 어깨를 잡아끌고 방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