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봄
작가이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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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폭정과 탄압에 얼어붙은 경성의 시간. 전통 있는 사대부가의 고명딸로 태어나 시대가 원하는 참한 여인으로 살아가던 희련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었으니. 그것은 조국의 독립을 향한 강한 열망. 한 번 피어오른 마음속의 불씨는 좀처럼 꺼지질 않았고... “나와 결혼한다면 안전하게는 살 수 있을 겁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결혼이었다. 돈과 지위,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았으니 그만일 뿐, 마음이니 감정이니 원한 적 없었다. “가끔 부인에게 너무 많은 비밀이 있다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지환은 그 뜨겁고 무거운 눈빛으로 희련을 파헤치고 옭아맨다. 따뜻하고 안락한 그의 품속에서 침식될 수 없었던 희련은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달아나지만. “저를 찾아내 여기까지 다시 데려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내가 내 부인을 데려온다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닿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곳에서, 지환을 다시 마주했다. “난 부인이 있는 그대로 살길 바랍니다. 숨지도 않고 숨기지도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떠나온 그때와 같이 제 앞을 막아서지만, 어쩐지 그에게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엇갈린 시선의 끝은 어쩌면 같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묘한 예감이 희련의 마음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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