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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 내게 반하지 않았다
작가박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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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에 눈물이 마를 새가 없네요. 괜찮아요?” 세현이 말을 건네 오자 혜승의 어깨가 격렬하게 떨렸다. 다짐이 무색하게 그는 손쉽게 벽을 허물었다. 그녀는 세현과 자신의 관계를 잊지 않으려 상처가 나는 줄 알면서도 다시 상기했다. 잠시나마 꿈꿨던 상상은 달콤한 만큼 그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한성과 소속사 사장, 기철 그리고 부친을 차례대로 떠올리자 의도대로 가슴이 차갑게 식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이런 마음을 갖지도, 비참해지지도 않았을 텐데. 그들이 선물한 절망이 가슴속에서 독화로 피어났다. “…내가 원하는 대로 대가를 주겠다고 했죠?” “가지고 싶은 게 생겼나요?” 세현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고개를 주억거린 혜승이 눈가를 문질러 닦았다. 하지만 닦는 속도보다 더 빨리 눈물이 솟았다. “연기를 가르쳐 주세요.” “연기?” 그녀가 꺼낸 말이 의외였는지 세현이 눈을 크게 떴다. “연기가 배우고 싶었어요?” “이제부터는요.” “맡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혜승은 잠시 숨을 골랐다. 그녀를 진창으로 떨어뜨린 이들이 원하는 대로 어울려 주기로 했다. 이젠 그녀가 빼앗을 차례였다. 하지만 이 역시 세현을 등에 업고서야 가능한 일이다. 그의 어깨에 올라와야지만 간신히 그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현실이 그녀를 더 절망스럽게 했다. 진심은 의미를 잃었다. 말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판을 바꿔 보기로 했다. “…우선, 난 당신을 사랑하는 역을 할 거예요.” 가만히 그녀의 말을 듣던 세현이 이윽고 웃음을 터뜨렸다. “남혜승 씨는 보기보다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그를 보는 혜승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시원하게 웃고 난 뒤 세현이 턱을 문질렀다. 어떤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입가를 올렸다. “좋아요. 그런데 그냥 연기하는 건 심심하니 내기를 하나 걸죠.” 혜승이 그의 말을 기다렸다. “당신의 연기로 내가 진심이 되게 해 봐요. 내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면 당신이 바라는 건 뭐든지 들어주죠.”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2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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