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설 흑막인데 거지다
작가서리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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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추가합격 전화를 받다 말고 빙의 당했다. 하필이면 전날 읽다 중도 하차한 무협 소설, 그것도 사형인 주인공에게 쓱싹 당해 일찌감치 명을 달리하는 허접한 흑막의 어린 시절이었다. …근데 이제 불우하다 못 해 천애 고아에 길거리 거지인. 아, 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이게 인생이냐….’ 그런 생각을 하며 기력 없이 누워 다른 거지들에게 얻어맞고 있을 때였다. 원작대로 어디선가 나타난 주인공의 스승이 같이 가지 않겠냐며 냥줍, 아니 인줍을 시전해 왔다. "함께 가겠느냐?“ 내가 미쳤냐, 미래에 친히 모가지 따줄 놈이 있는 곳을 제 발로 기어들어 가게? "…좋아요! 너무 좋아요!“ -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거지 생활이었다. 쥐 죽은 듯 얌전히 살다 어느 정도 크면 하산해야지. *** ‘근데 왜 이렇게 됐냐.’ 그저 데드 플래그만은 피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거 아무래도 소설 장르가 수상하다. "제 몸만 한 바위 하나 맨손으로 못 부수는 허약한 놈이 무슨 밥을 지어? 그거 이리 내고 저거나 처먹어.” 제가 사형이라며 텃세 부리고 괴롭힐 땐 언제고 갑자기 개과천선한 주인공에, “너만 괜찮다면 다음엔 더 좋은 걸 가져올게. …그러니까 나 또 와도 돼?” 길바닥에서 다 죽어가는 거 구해줬더니 수줍은 얼굴로 고독을 내밀며 얼굴 붉히는 수상한 놈 하며, “…….”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다 위험해지면 도와주고 사라지는 자객이라니? “에- 에취!” “야!” “나, 나한테 약 있어! 일단 눕혀!” “…! ……!!” 와중에 비실한 몸뚱이 탓에 과보호만 늘어간다.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혼자 있게 놔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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