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몰락기
작가박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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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의 사제, 페인. 몇 주 전부터 알 수 없는 쾌락의 열기가 그를 덮쳤다. “사제님. 정신 차리세요!” 아침 기도 도중 몸이 달아오르는 것은 물론, 고해성사를 받다가도 음욕이 끓어올랐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 몸이 된 거지.’ 황급히 남들의 시선을 피해 몸을 숨기던 중, 우연히 방에 들어온 시녀 하나를 범하고 말았다. 이 죄악을 어쩌면 좋을까. 가슴이 찢기고, 성결했던 지난날들은 오물로 뒤덮였다. 가장 끔찍한 건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도 모자란다는 것. 상처 입힌 시녀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려는 찰나, 그녀가 속삭였다. “저, 사, 사실 그때 좋았어요.” “……예?” “사제님이랑 한 거…… 좋았다고요.” 그는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시녀를 바라봤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시녀의 탈을 쓴 서큐버스는 그리 말하며 사제의 옷자락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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