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지 않았다
작가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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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렇게 아무 여자한테나 막 칭찬해 주고 그래요?” 승환이 억울하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리더니 정색하며 대답했다. “나 지금 엄청 공들이는 거지, 입에 발린 칭찬 하는 거 아닌데.” “…….” “믿든 말든 그건 자유지만 나는 지금 진유정 씨 마음에 들어 보려고 용을 쓰는 중이란 말입니다.” 계절이 소리 없이 바뀌듯 사람 마음도 그런 모양이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못했던 마음이 느슨해지고 있음을 느끼며 유정은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난 먹고사는 게 바빠서 연애 안 해요.” “정말 이유는 그것뿐입니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유정의 말에 승환은 한참이나 골똘한 표정을 짓더니 씩 웃었다. “그럼 내가 그 둘 중의 하나를 해결해 줄 테니까 남는 시간에 나랑 연애를 하면 되겠네.” “해결이라뇨?” “내가 음식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들잖아요. 먹고 사는 일 중 먹는 일은 내가 해결해 줄게요. 그 먹는 동안이라도 나랑 연애합시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짓말처럼 창밖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좁은 세상에 단둘이 갇혀 버린 느낌. 유정은 흔들리는 눈빛을 들키지 않으려 일부러 딴청을 피웠다. “밖에 비 와요.” “그러네요.” 대답하는 승환의 시선은 여전히 유정을 향해 있었다. 비 내리는 창밖 같은 건 관심도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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