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게 #캠게 #짝사랑 #분리불안공 #양아치수 집안, 공부, 인간관계.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었던 고등학생 이지운은 그날도 권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한 학년 아래의 서예찬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너 이름이 뭐야?” “서예찬이요.” “이지운이야. 친하게 지내자.” 그리고 그날부터 지운은 예찬과 어울리며 천천히 마음을 쌓아 나간다. 예찬이 자신과 어울리는 내내, 결코 제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것을 알지 못한 채. “너 나 좋아해?” “친한 선배로는 좋아해요. 혹시라도 연애 감정은 생길 일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이윽고 더 이상 짝사랑을 버틸 수 없었던 지운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그제야 예찬은 제 안에 있는 감정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예찬은, 이지운이 필요했다. * * * (본문 중) “형, 반가워요. 다시 만나서 너무 좋아요. 잘 있었어요?” 예찬은 천천히, 더없이 예쁘게 웃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기울이며 지운의 눈치를 살피는 것처럼 눈을 깜빡였다.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지운은 한 번 더 혀를 깨물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얼굴 아래쪽을 세게 쥐어 내는 지운의 손을 보던 예찬이 이내 고개를 뒤로 물렸다. “술 더 마실래요? 저 근처에서 자취해요.” 예찬의 말에 지운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터질 듯한 심장 어딘가에서 싸한 설렘이 몰아쳤다. 안 돼. 취한 지운의 뇌가 멋대로 이 시간 이후의 일들을 그렸다. “아니, 집 갈 거야.” “오랜만이잖아요. 오늘 형이 나 죽이려고 하는 것도 꾹 참고 버텼는데…….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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