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원래 이름 따윈 잊어버려라. 넌 이제부터 내 손녀인 사샤 그레이슨이야.” 사샤 그레이슨. 수도에서 제일 유명한 신부감 후보이자, 남부러울 게 없는 여자. 그리고 여섯 살 때 마차 사고로 부모를 잃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상속녀. …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실종된 손녀의 자리를 대신한 가짜. 어린 시절 진짜 이름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거리를 전전하며 살았다. 그녀를 거둬 준 로잘린 영부인의 장례식 이후 온갖 조건이 붙은 유언장을 비밀리에 받게 되는데……. 이제 남은 유산을 상속받고 이곳을 떠나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 상속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그중 유일하게 기한이 걸리지 않은 조건인 ‘결혼’. 돈을 위해 적당한 상대와 계약 결혼을 계획하던 중,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오는 남자, 아이작 핀셔를 만난다. 친구 하나 없을 법한, 사회성 없는 군인의 대명사인 그 남자를. 딱 적합해 보였다. 인사는 짧게 생략한 채, 사샤가 곧바로 결론부터 말했다. “저번에 듣기로 결혼이 급하다고 하셨잖아요. 대위.” “…….” “상대로, 저는 어떤가요?” 땡그랑! 소리와 함께 핀셔가 포크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몇 번 만나 보니 그는 이용해먹고 털어 버리기에 지나치게 순진했다. “……그레이슨 양, 그냥 나로 하십시오.” “…….” “그게 낫지 않습니까?” 그러니 도리어 죄책감에 그만은 피하려 했으나, 다른 꿍꿍이가 있는 남자를 모두 피하다 보니 오히려 아이작만 남게 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그녀에게 저를 내어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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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황후가 되어 가문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샬럿 페이릴. 부친의 염원대로 유력한 황제 후보였던 1황자의 약혼자가 되었으나, 결국 황제가 된 것은 그의 동생인 2황자다. 정쟁에서 진 1황자는 황후의 소유였던 서쪽 영지로 쫓겨나고, 그의 약혼자였던 샬럿은 설원과 설산뿐인 척박한 북쪽 국경으로 보내졌다. 얼어 죽거나, 굶어 죽거나. 조용히 비참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손님이 들이닥쳤다. “유리 테넛이라고 합니다. 레이디 페이릴.” 다른 누구도 아닌, 새 황제의 오른팔이라는 작자가. “여긴 왜 왔죠?” “사용인을 구한다고 하셔서요.” 그녀의 시중을 들기 위해 왔단다. “……장난하세요?” 표지 일러스트 By 봄비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