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실의 제안
작가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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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활 적응에 실패한 이채하는 8급 검찰공무원이 되어 단현지청 수사관으로 발령받는다. 평생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친구들의 따돌림과 외삼촌의 폭력에 시달리며 살아왔지만 이번에야말로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하려 애쓴다. 경찰 시절 자신이 뒤집어썼던 억울한 누명을 벗도록 도와준, 존경하는 주태선 검사와 재회하고도 먼발치에서 소식을 듣는 것이 고작일 뿐인 날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당직을 서게 된 사건을 계기로, 주태선 검사가 이채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주태선 검사는 자신이 오랫동안 좇은 살인 사건을 함께 수사할 파트너로 이채하를 낙점하고, 그에게 자신 밑, 본인 검사실의 수사관으로 오기를 제안하는데…. [본문 중] 늘 주태선 검사가 나를 시험했는데, 처음 그 반대의 기분을 느꼈다. 손가락 사이에 자리한 흰 담배를 그에게로 내밀었다. “담배, 더 피우실래요?” “…그래.” 혹시나 싶었다. 거절할 줄 알았다. 나와 담배를 나눠 피운 일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주 검사는 젖은 담배 필터를 입으로 물어 천천히 내게서 가져갔다. 깊게 빨아들이는 숨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하얀 연기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우리는 말 없이 옥상에서 단현시를 내려다봤으나, 실은 온몸의 신경을 동원해 서로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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