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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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자살, 강압적인 관계, 가스라이팅 등 트리거 유발 소재 및 선정적인 단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하.” 탁자에 밀려난 테스트기를 본 태준이 허공에 눈을 굴리며 입꼬리를 삐뚜름히 끌어 올렸다. 쌍것들이나 할 법한 욕설이 혓바닥을 긁어 대자 입가의 근육이 부자연스럽게 움씰거린다. 임신테스트기와 금술이 달린 오색의 봉투. 그곳에 적힌 날짜. 바로 오늘이었다. “아아, 그래서.” 실소가 절로 터졌다. 감질나는 자극에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이연이 바르작거렸다. “흐… 왜… 왜….” “한 줄이었어?” 입속에 한껏 머금은 저속한 말들을 뱉고 싶어 혀가 근질거렸지만, 그는 참았다. “오늘이 받아 놓은 날이고.” “…….” “그래서 기다렸던 거고.” “…….” 타고난 여유가 느껴지는 말투였다. 흥분과 모멸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화법에 이연이 건침을 삼켰다. “아.” 봐주기 싫네. 허공에 대고 무료하게 흘리는 독백이 섬찟하다. 낮게 깔린 음조는 높낮이마저 일정해 막연한 공포감을 조성했다. “그래, 풀고 박아 줄까. 그냥 박을까.” 살벌한 어조였다. 이연의 등줄기가 꼿꼿하게 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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