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
작가달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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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나는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끊임없이 ‘이유’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 애'에게서 한 번 더 버려졌을 때, 내 속은 하염없이 허물어졌다. 나는 왜 버려졌을까. 내가 못나서? 내가 맨날 울어서? 그러나 이유를 찾기도 전에 내 인생은 진창까지 곤두박질 쳤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주인'을 잡으러 온 한 남자 앞에서 무릎 꿇고 있었다. “저,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어제까지 지하실에 갇혀 있다가 겨우 도망쳐 나온 거예요.” 내가 힘겹게 말을 잇는 동안 남자의 시선은 쭉 내 입술에 닿아 있었다. 내 말이 아닌 다른 것에 더 집중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새끼가 가진 거 말이야. 다 필요 없었는데,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생겼거든.” 불길한 직감이 스멀스멀 차올랐다. 그의 눈빛이 너무 정확하게 나를 향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내 강아지 해, 동동아.” “네?” “내가 더 잘 키워줄 수 있어.” . . . 그가 내 인생의 마지막 목표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를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었다. 개처럼 짖으라 하면 짖고, 꼬리를 흔들라고 하면 흔들지 뭐. 어차피 버릴 목숨인데. 죽음과 동시에 사라질 수치일 텐데. 나는 개밥을 먹으며 바닥을 굴렀던 지난 생활을 떠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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