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못된 게 뭔지 보여 줄까.” 아직 때가 아니었다. 아직 멀었다. 더 성공해야 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다. 지금은 어색하지만 적어도 5년 뒤에는 그와 그녀가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익숙한 부부가 돼 있을 거라고 믿었다. 아내가 쫓겨나며 빼앗겼던 몫을 반드시 찾아와 내 아이에게 물려줄 것이다. 아내는 그것 때문에 자신을 선택했을 테니까. 그녀는 그녀 자리에서 아내 역할에 충실하고, 자신은 이곳에서 남편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완벽한 가정을 만들 것이다. 누구보다 완벽하게……. 그녀와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유하 씨는 아이를 살리고…… 사망했습니다.” 아내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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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론 카페 아르바이트생 좋아하신다던데.” “아닌데.” 날아오는 즉답에 서은이 건우를 올려다보았다. 옆에 앉을 줄 알았는데 건우가 서은 앞에 그대로 무릎을 접고 앉았다. 무릎에 댄 그의 팔 끝으로 손이 보였다. 파르르, 손끝이 떨리는 게 보였다. 건우가 천천히 서은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은 남자가 눈앞에 있었다. “언제부터 그런 거예요? 전부터 좋아했어요? 혹시 저랑… 저랑 밥 먹을 때도 그 여자분을….” “나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요.” 서은은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누… 구요?” “있어요. 너무 예뻐서 나한테 너무 아까운 거 아닌가 싶은 사람.”
이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 첫눈에 자신의 운명을 느낀 남자 이 남자랑 엮이기 싫다. 첫눈에 자신의 팔자를 느낀 여자 “박해강 씨, 나 싫은 남잡니다.” “알아요. 근데 내 콕콕이가 그쪽한테 있으니까.” 이것은 나의, 우리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독선공개] 한서인, 그녀는 끝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바닥으로. “잃은 것만 돌려주시면 돼요.” “잃은 것을 돌려달라……? 어쩌나. 그건 이 세계 룰이 아닌데?” 강재준, 그는 늘 바닥에 서 있었고 추락하는 그녀가 신경 쓰였다. “되찾아 줄게. 당신이 잃은 것 말이야.” “룰…… 이 아니라면서요. 이 세계 룰이 아니라고.” “맞아. 하지만 내 세계는 달라.” 그녀는 잃어버린 시간을 책임져 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녀의 앞에 서 있다. “난 이제 목표를 다시 설정할 거야.” 돈이 아닌, 한서인의 시간. “당신의 시간, 백배로 찾아주지.” 그러니까 내게로 와. 내가 너의 서킷 브레이커가 돼줄 테니. *서킷 브레이커 :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정지하는 제도.
“너희, 그냥 둘이 결혼해라.” 할아버지의 폭탄 같은 명령! 아니, 근데 우리는 오랜 친구이자 가족이자 원수인데요?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은 결국 거래를 하기로 하고. “잘해 보자, 차윤광?” 리원이 악수를 청했다. 윤광이 웃음을 지으며 손을 톡 쳐냈다. “아니지, 똥강아지야. 제일 중요한 게 빠졌잖아. 잠은 어떻게 할 건데?” “잠?” “네 말대로 나 문란하다며. 나같이 문란한 놈이 어떻게 참으라고?” “그, 그러니까 네가 말한 잠이 섹스 말하는 거야?”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머리칼을 부여잡았다. “하아. 아니, 미쳤…… 너, 너랑 나랑 그, 그. 그……게 될 거라고 생각해?” “안 될 게 뭔데?” “너……. 넌 진짜 다 되냐? 여자라면, 아무나?” 네가 왜 아무나냐, 곧 내 와이프인데. “소원 쓸까? 너 나한테 갚을 거 있잖아.” 리원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니, 누가 소원을 섹스 같은 걸로 쓰냐? 너 진짜 그런 거밖에 몰라?” “그러게. 내가 문란해서 그런 걸 어쩌겠냐.” “짐승 새끼.” 하, 그런 말은 이왕이면 하면서 들었으면 좋겠는데. 〈미워해, 어차피 결혼할 거〉
너의 사랑은 참 하찮다. 하지만 그것마저 귀엽고 좋다. 그 하찮음이 나에겐, 그저 꿈이었다. “나랑 할래요?” “…네?” “어른들 인사.” “아니요?” 참나, 말도 안 돼. 부모님께 가짜 남자친구로 진승호와 인사를 가다니. 하지만……. 예의 바르고 선을 지키며 깔끔하게 단합해줄 사람. 갑자기 진승호가 적격으로 보였다. “하, 하는 걸로 해요.” “조건을 바꾸죠.” “뭘로요?” “키스.” “……네?” “키스로 조건 바꾸겠습니다.” “말도 안 돼요!” 그렇겠지, 너한테는. 그가 웃었다. “그럼 어쩌나.” #현대물 #사내연애 #짝사랑 #오해 #라이벌/앙숙 #계약연애/결혼 #상처남 #존댓말남 #절륜남 #능력남 #능력녀 #다정녀 #유혹녀 #성장물 #달달물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그는 참 예쁘게도 자고 있었다. 잠자는 숲속의 왕자쯤으로. 근육으로 뭉친 단단한 그의 가슴팍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주는 이불을 슬쩍 들어 제 몸을 살폈다. 아, 깨기 전에 얼른 옷 입고 가야 할 것 같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와의 잠자리는 생애 최고였다. 황홀하기까지 했다. 안 밝힌다고 큰 소리쳤는데 정말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한 적도, 본 적도 없는 이상한 소리를 참 많이도 냈다. “잘 잤어?” 그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마치 부부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그러고는 그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기며 물었다. “배고프다.” 너무나 일상적인 말이 오히려 당황스럽다. 이 남자 선수인가. “나영주.” “…….” “영주야.” cover illust by. KK
“미안하지만 연애, 정말 할 마음 없어요.” “왜, 그 남자 못 잊어서?” 서연이 대답하지 않자, 유현이 웃었다. “마음 깊게 주는 타입이구나, 지서연 씨는. 그거 별로 재미없는 건데.” “마음 깊게 안 주는 타입이군요. 이유현 씨는.” “네. 난 마음 깊게 안 줘 봤어요. 그건 재미없는 것 같아서.” 그의 웃음 끝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이렇게 해요. 지금처럼 그냥 시간 날 때 보는 걸로. 그리고 지서연 씨가 연애하고 싶어지면 언제든 말하는 거죠.” “나 바보 취급하는 거예요?” “아뇨. 나 살려 달란 말 하는 거예요.” “……네?” “좋아해 달라는 것도, 사랑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살려 달라고. 그가 웃음을 짓고는 턱을 괬다. “빨리빨리 넘어오면 좋겠다.” 그림자. 검은, 실체가 없는 껍데기. 그를 보는 그녀 마음의 온도가 순식간에 끓었다가 식었다가를 반복한다.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 “그럼 나랑 만나자, 너.” “…뭐?” 빈말인 거 알면서도 연수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까지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남자면 다 되는 거라며. 손잡고, 키스하고, 자고. 남자랑 하고 싶은 거 내가 다 해 줄게.” “…이석… 우….” “다치지 않게 할 테니까.” 그는 모르겠지. 그 말이 지금 그녀를 다치게 하고 있는 거. 사랑은…? 그거 해 줄 수 있어? 내가 필요한 건 그것뿐인데. 이석우에게 필요한 건 그것뿐인데…. “안 돼?” 우리… 그래도 될까?
※ 본 도서는 안녕 벚꽃의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대리님, 저랑 사귀실래요?” 모두가 얼음마녀로 알고 있던 사수 주수연. 어느 날 부사수인 백승조에게 비밀을 들키게 되고. 뺨을 붉히는 그녀의 얼굴은 벚꽃같이 화사했다. “솔직히 말해 봐.” “뭘요?” “천하의 얼음마녀라는 상사가…… 사귀던 남자한테 그런 꼴을 당했잖아. 들으면서 고소했어?” “정말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긴장한 그녀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귀여워요, 대리님.” “…….” “귀엽고 예쁩니다.”
“미안하지만 연애, 정말 할 마음 없어요.” “왜, 그 남자 못 잊어서?” 서연이 대답하지 않자, 유현이 웃었다. “마음 깊게 주는 타입이구나, 지서연 씨는. 그거 별로 재미없는 건데.” “마음 깊게 안 주는 타입이군요. 이유현 씨는.” “네. 난 마음 깊게 안 줘 봤어요. 그건 재미없는 것 같아서.” 그의 웃음 끝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이렇게 해요. 지금처럼 그냥 시간 날 때 보는 걸로. 그리고 지서연 씨가 연애하고 싶어지면 언제든 말하는 거죠.” “나 바보 취급하는 거예요?” “아뇨. 나 살려 달란 말 하는 거예요.” “……네?” “좋아해 달라는 것도, 사랑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살려 달라고. 그가 웃음을 짓고는 턱을 괬다. “빨리빨리 넘어오면 좋겠다.” 그림자. 검은, 실체가 없는 껍데기. 그를 보는 그녀 마음의 온도가 순식간에 끓었다가 식었다가를 반복한다.
“사랑?” 경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랑으로 극복이 될까?” 그가 삐딱하게 웃었다. “사랑이랑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랑 같은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돈 없이도 널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말,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 웃으면서 할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냥 판타지 같은 거라고 말하는 거라고!” * “그래, 우리 그만 만나자.” 지흔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해 보니까 너 정말 별로인 거 같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빚이 있어서? 너희 형이 망해서? 네 형수한테 숨겨 둔 애가 있어서? 그런 구질구질한 집안이라서? 아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이기적이라서. 너 힘들다는 이유로 나 혼자 삽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고, 되게 위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입 다물고 말도 안 해 주고. 날 지켜 주지 못했다 어쨌다, 그런 소리나 하면서 사람 상처나 주고.” 빚?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난 네가 좋아 죽겠는데, 그래서 빚이 있든 말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자, 봐. 보라고. 내가 환상인지. 너를 보자마자 뛰는 내 심장이 판타진지!”
*본 작품의 내용은 2016년 5월 30일에 출간된 ‘당신의 체온’의 19세 개정판과 동일한 내용으로, 별도의 내용 수정 없이 표지만 교체된 작품인 점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저 본부장님 좋아해요.” 차가운 남자 한기준에게 다가온 따뜻한 여자 정소남. “나 정소남 씨 마음, 받아줄 수 없습니다.” 기준이 뜨거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도 나…… 정소남 씨, 안아 보고 싶습니다.” 소남의 심장이 떨려왔다. “그, 그러니까, 본부장님 말씀은…… 저를 안고 싶으시다고요?” “네.” “저두요. 저도 본부장님 한번 안아 보고 싶었어요.” 소남은 자신을 안으라는 듯 눈을 꼭 감았다. 기준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내가 안고 싶다는 건 그런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뜨거운 눈빛으로 다가오는 낯선 기준의 모습에 소남이 숨을 들이켰다. “그럼 안고 싶다는 그 말씀은…… 사랑하지는 않는데 저를 갖고 싶으시다구요?” 기준이 눈을 마주하며 낮게 속삭였다.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하지 마.” “좋아요. 하지만 자신 있으세요? 이번 한 번뿐이라는 거.”
“이거, 너무 뻔한 멘트인 건 아는데. 우리, 본 적 있습니까?” 13년 전 홀연히 사라진 첫사랑, 김영국. 별안간 나타난 그가 은원에게 물었다. 원망스러운 물음. 제게 접근한 이유는 따로 있으면서. “뭘 파시든 안 사요. 아니, 사러 오신 거겠구나. 땅.” “눈치가 좋으시네.” “……결국, 목적은 그거잖아요.” “그게, 내가 사고로 기억을 잃었거든요.” ……뭐? 은원의 눈이 커졌다. “그러니까, 말해봐요.” “…….” “혹시 우리 그때 본 적 있어요?” 말해주고 싶었다. 너는 그때, 이곳에 있었다고. 이팝꽃으로 가득한 길을 나와 함께 걸었다고. 내가 사랑했던, 그래서 아직도 잊지 못한…… 남자친구였다고.
“팀장님은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전혀 아니셔… 서.” 볼품없는 엔지니어 점퍼에 구겨진 면바지를 입은 남자. 김지원의 회사 사장, 오현식. 갑자기 차여 버린 그는 그녀를 배려해 주기 위해 열심히 피해 다녀 주는데…. - 너 굉장히 괜찮은 남자를 찬 거 아니야? 배려심 넘치고 화도 안 내는 그런 요즘 보기 드문 남자를, 그것도 그 남자가 고백하기도 전에? - 혹시 그 사람 말이야. 너 안 좋아했던 거 아니니? ‘왜 이제서야 이런 깨달음이…. 아니, 뭐하러 이런 깨달음이….’ 김지원, 운명의 남자를 차 버리고 뒤늦게 사랑에 빠져 버렸다!
“김준필입니다.” 남자가 서 있었다. 양복 상의를 팔에 두른 채, 비 맞은 생쥐 꼴을 한 남자가. 맞선으로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지자는 겁니까?” “어차피…… 김준필 씨한테 나는 선 상대였잖아요. 결혼 안 하면 헤어지게 되는 거겠죠.” 연애결혼을 한다.
“저 본부장님 좋아해요.” 차가운 남자 한기준에게 다가온 따뜻한 여자 정소남. “나 정소남 씨 마음, 받아줄 수 없습니다.” 기준이 뜨거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도 나…… 정소남 씨, 안아 보고 싶습니다.” 소남의 심장이 떨려왔다. “그, 그러니까, 본부장님 말씀은…… 저를 안고 싶으시다고요?” “네.” “저두요. 저도 본부장님 한번 안아 보고 싶었어요.” 소남은 자신을 안으라는 듯 눈을 꼭 감았다. 기준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내가 안고 싶다는 건 그런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뜨거운 눈빛으로 다가오는 낯선 기준의 모습에 소남이 숨을 들이켰다. “그럼 안고 싶다는 그 말씀은…… 사랑하지는 않는데 저를 갖고 싶으시다구요?” 기준이 눈을 마주하며 낮게 속삭였다.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하지 마.” “좋아요. 하지만 자신 있으세요? 이번 한 번뿐이라는 거.”
[도서 안내] - 본 도서는 짧은 외전이 추가되어 있으며 일부 문장과 표현이 수정된 개정판인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돈 필요해?” 사랑은 선택할 수 없는 것. 밟고 나서야 아, 빠졌구나, 뒤늦게 알 수 있는 늪처럼. “내 방으로 올라오면, 주지.” 눈이 마주쳤다. 금방 바라본 석양빛이 그녀를 감돌았다. 아마 자신의 주변에도 감돌고 있을 테지. 그리고 우리는 같은 늪에 빠지게 될지도. 흔쾌히 던진 동아줄의 조건은 단 하나, 감정 낭비하지 말 것. 하지만 사랑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늪처럼 찾아올 뿐이다.
“네 주제가 어떻고, 애 엄마가 어떻고 그딴 소리 하지 마. 듣기 싫으니까.” 같은 말을 해도 꼭 밉게 하는 친구, 정준혁. 다연은 지금껏 그가 저를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혹시 나, 좋아했어?” “……맞아. 너 좋아하는 거.” 아무래도 비가 너무 오나 보다. 환청이 들리는 거 보니까. 날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할 리가 없잖아. “날 좋아하는데 다른 남자를 만나라고? 그럼 너는? 너는?” “……내 감정 네가 알 게 뭐야.” 할 말을 끝낸 건지 준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고.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빗소리만 무심히 들려왔다.
“김준필입니다.” 남자가 서 있었다. 양복 상의를 팔에 두른 채, 비 맞은 생쥐 꼴을 한 남자가. 맞선으로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지자는 겁니까?” “어차피…… 김준필 씨한테 나는 선 상대였잖아요. 결혼 안 하면 헤어지게 되는 거겠죠.” 연애결혼을 한다.
“사랑?” 경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랑으로 극복이 될까?” 그가 삐딱하게 웃었다. “사랑이랑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랑 같은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돈 없이도 널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말,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 웃으면서 할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냥 판타지 같은 거라고 말하는 거라고!” * “그래, 우리 그만 만나자.” 지흔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해 보니까 너 정말 별로인 거 같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빚이 있어서? 너희 형이 망해서? 네 형수한테 숨겨 둔 애가 있어서? 그런 구질구질한 집안이라서? 아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이기적이라서. 너 힘들다는 이유로 나 혼자 삽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고, 되게 위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입 다물고 말도 안 해 주고. 날 지켜 주지 못했다 어쨌다, 그런 소리나 하면서 사람 상처나 주고.” 빚?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난 네가 좋아 죽겠는데, 그래서 빚이 있든 말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자, 봐. 보라고. 내가 환상인지. 너를 보자마자 뛰는 내 심장이 판타진지!”
“사랑?” 경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랑으로 극복이 될까?” 그가 삐딱하게 웃었다. “사랑이랑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랑 같은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돈 없이도 널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말,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 웃으면서 할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냥 판타지 같은 거라고 말하는 거라고!” * “그래, 우리 그만 만나자.” 지흔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해 보니까 너 정말 별로인 거 같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빚이 있어서? 너희 형이 망해서? 네 형수한테 숨겨 둔 애가 있어서? 그런 구질구질한 집안이라서? 아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이기적이라서. 너 힘들다는 이유로 나 혼자 삽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고, 되게 위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입 다물고 말도 안 해 주고. 날 지켜 주지 못했다 어쨌다, 그런 소리나 하면서 사람 상처나 주고.” 빚?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난 네가 좋아 죽겠는데, 그래서 빚이 있든 말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자, 봐. 보라고. 내가 환상인지. 너를 보자마자 뛰는 내 심장이 판타진지!” * 본 도서는 15세 개정판입니다.
길게는 싫었다. 누군가를 내 옆에 이렇게 오래도록 두는 것. 주식 종목으로도 찾아본 적 없다. 그런데 저 여자, 한서인. 아무래도 장기보유 종목을 찾은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너라는 종목의 등락폭을 차트로 그려본다. 서서히 오름 곡선, 그리고 연일 고가. 이게 내 마음, 너는 모르는. “……한서인. 내게로 와. 내가 너의 서킷 브레이커가 돼줄 테니.” *서킷 브레이커 :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정지하는 제도. ※본 작품은 2018년 10월 새롭게 개정된 작품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 도서는 안녕 벚꽃의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대리님, 저랑 사귀실래요?” 모두가 얼음마녀로 알고 있던 사수 주수연. 어느 날 부사수인 백승조에게 비밀을 들키게 되고. 뺨을 붉히는 그녀의 얼굴은 벚꽃같이 화사했다. “솔직히 말해 봐.” “뭘요?” “천하의 얼음마녀라는 상사가…… 사귀던 남자한테 그런 꼴을 당했잖아. 들으면서 고소했어?” “정말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긴장한 그녀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귀여워요, 대리님.” “…….” “귀엽고 예쁩니다.”
“미안하지만 연애, 정말 할 마음 없어요.” “왜, 그 남자 못 잊어서?” 서연이 대답하지 않자, 유현이 웃었다. “마음 깊게 주는 타입이구나, 지서연 씨는. 그거 별로 재미없는 건데.” “마음 깊게 안 주는 타입이군요. 이유현 씨는.” “네. 난 마음 깊게 안 줘 봤어요. 그건 재미없는 것 같아서.” 그의 웃음 끝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이렇게 해요. 지금처럼 그냥 시간 날 때 보는 걸로. 그리고 지서연 씨가 연애하고 싶어지면 언제든 말하는 거죠.” “나 바보 취급하는 거예요?” “아뇨. 나 살려 달란 말 하는 거예요.” “……네?” “좋아해 달라는 것도, 사랑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살려 달라고. 그가 웃음을 짓고는 턱을 괬다. “빨리빨리 넘어오면 좋겠다.” 그림자. 검은, 실체가 없는 껍데기. 그를 보는 그녀 마음의 온도가 순식간에 끓었다가 식었다가를 반복한다.
2016년 1월, 리디가 사랑한 작가 해화의 독점 인터뷰 공개! 실화를 바탕으로 쓰신 건가요? 왜 '깨는' 설정들이 그렇게 많은가요? 책장을 덮은 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작가 본인의 연애관부터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까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궁금했던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작가님의 속시원한 답변을 리디북스에서 만나세요. ※ 본 인터뷰 전자책에 부록으로 수록되었던 미공개 원고 여름 감기는 저자의 요청으로 삭제되었으며, 추후 수정 및 재편집 되어 정식 출간될 예정이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잘못된 맞선 시리즈 2] 안 예쁜 곳 빼고 다 예쁜 평범한 회사원, 신하리. 돈이 궁해, 결혼하기 싫어하는 친구 대신 맞선을 봤다. 목표는 거절! 맞선 소리가 쏙 들어가도록 나쁜 인상을 줄 것! “제가 좀 늦었죠?” 하리는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이 정도는 이해해 주셔야 해요. 보시다시피 제가 좀 바쁘거든요. 남자들이 가만두질 않아서.” 읏. 오글거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둘 순 없다. “저는 백수에요. 강태무 씨는 하시는 일이……?” “성운 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 성운 기업 거기 잘 알죠, 거기는…….” 그래, 우리 회사잖아! 게다가 저 남자는! “사장님!” “네, 내가 거기 사장입니다.” 사……, 사장하고 맞선을 보다니. 우리 회사 사장하고 맞선을! 직원들끼리 사적으로 노는 걸 엄청 싫어하고 거짓말을 가장 싫어해서 지각 사유라도 거짓인 걸 알면 바로 잘라 버리는 매정한 놈이 아니었던가! ‘나……, 잘리면 안 되는데.’ 어쩌다가 우리 회사 사장님하고 맞선을 본 거냐고! 해화 장편 로맨스 소설 *일러스트 : 망고망구님
“진짜 못된 게 뭔지 보여 줄까.” 아직 때가 아니었다. 아직 멀었다. 더 성공해야 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다. 지금은 어색하지만 적어도 5년 뒤에는 그와 그녀가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익숙한 부부가 돼 있을 거라고 믿었다. 아내가 쫓겨나며 빼앗겼던 몫을 반드시 찾아와 내 아이에게 물려줄 것이다. 아내는 그것 때문에 자신을 선택했을 테니까. 그녀는 그녀 자리에서 아내 역할에 충실하고, 자신은 이곳에서 남편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완벽한 가정을 만들 것이다. 누구보다 완벽하게……. 그녀와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유하 씨는 아이를 살리고…… 사망했습니다.” 아내가 죽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유산을 정리하던 중 눈에 띈 것은 어머니 고향에 있는 건물. 건물까지 마련해 둘 정도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었나. 어쩌면 그에게 무관심했던 어머니에 대한 복수…. 그 건물을 팔기로 했다. 라는 간판이 달린 빵집. 빵은 있는데 주인도 손님도 없다. 장사를 하긴 하는 걸까? 임대료를 낼 수는 있는 거야? 어머니가 이런 빵집인 것을 아시고도 임대차 계약을 유지했는지 궁금했다. “어서 오세요.” 헉헉거리며 들어오는 여자의 무릎에 눈이 잔뜩 묻어 있었다. 넘어졌나? 눈길을 읽었는지 여자가 무릎을 털고는 손을 비볐다. 손끝이 새빨갛다. “아주 잠깐 비웠는데, 그새 오셨네요?” 추위에 코끝도, 귀도 빨개진 여자가 그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동그란 눈이 충혈된 까닭에 토끼처럼 보였다. 눈처럼 하얀 토끼. 그의 머릿속 이야기의 장르는 동화로 바뀌어 버린다. “사장님, 갑자기 왜 마음을 바꾸신 겁니까?” 건물을 안 팔기로 했다. 왔다 갔다 하는 게 인생이니까. 바다처럼, 인생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된다는 것.
인생 첫 반항이자 독립을 위해 품위 없는(?) 시장 한복판에 병원을 차린 엘리트 중의 엘리트 한가혜. 개업하자마자 건물 1층 정육점 사장 백정과 자꾸 이상하게 엮이는데. "안 훔치긴. 내 몸 훔쳤잖아." "무, 무슨 몸을 훔쳐요? 어떻게 하다가 좀 본 거죠." "좀? 좀 본 거야? 거의 다 봐 놓고." "쪼금. 진짜 쪼금." 잘난 얼굴 못지 않게 예술로 붙은 근육에 속수무책 끌림을 느끼지만, 고상한 한가혜에게 울끈불끈 힘만 좋을 것 같은 백정이 어디! "우리가 어떤 사인데?" "안 좋은 사이!" "앞에 잘라 버리고 좋은 사이 합시다. 그럼 됐지?" 참 나, 봐 봐라. 내가 그런 남자한테 시집을 가나! 하지만 돌아서는 남자의 등 근육은 우아했다……. 해화 작가의 현대 로맨스 소설, *본 작품은 개정되어 출간된 작품입니다.
그는 참 예쁘게도 자고 있었다. 잠자는 숲속의 왕자쯤으로. 근육으로 뭉친 단단한 그의 가슴팍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주는 이불을 슬쩍 들어 제 몸을 살폈다. 아, 깨기 전에 얼른 옷 입고 가야 할 것 같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와의 잠자리는 생애 최고였다. 황홀하기까지 했다. 안 밝힌다고 큰 소리쳤는데 정말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한 적도, 본 적도 없는 이상한 소리를 참 많이도 냈다. “잘 잤어?” 그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마치 부부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그러고는 그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기며 물었다. “배고프다.” 너무나 일상적인 말이 오히려 당황스럽다. 이 남자 선수인가. “나영주.” “…….” “영주야.”
“아르바이트생 구하시나요?” 외진 오름 앞 늘 그늘이 져 있는 쓸쓸한 카페에 까칠한 사장님, 그리고 당돌한 아르바이트 지원자. “여자분이시잖아요?” “안 되나요?” “나랑 같이 잘 수 있어요?” “네? 사장님하고 잠까지 자야 되나요?” “네. 잠을 같이 자야…… 네에? 아뇨, 아뇨! 그게 아니고. 한방을 써야 한다고요.” 그렇게 시작된 인연. 그리고 어느새, 살랑살랑- 따스한 바람이 분다. 햇살 아래 카페에서, 그와 그녀의 가슴속에서.
“사랑?” 경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랑으로 극복이 될까?” 그가 삐딱하게 웃었다. “사랑이랑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랑 같은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돈 없이도 널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말,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 웃으면서 할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냥 판타지 같은 거라고 말하는 거라고!” * “그래, 우리 그만 만나자.” 지흔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해 보니까 너 정말 별로인 거 같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빚이 있어서? 너희 형이 망해서? 네 형수한테 숨겨 둔 애가 있어서? 그런 구질구질한 집안이라서? 아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이기적이라서. 너 힘들다는 이유로 나 혼자 삽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고, 되게 위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입 다물고 말도 안 해 주고. 날 지켜 주지 못했다 어쨌다, 그런 소리나 하면서 사람 상처나 주고.” 빚?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난 네가 좋아 죽겠는데, 그래서 빚이 있든 말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자, 봐. 보라고. 내가 환상인지. 너를 보자마자 뛰는 내 심장이 판타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