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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이 있었잖아요! 게다가 내 남편은 당신의 직원이었잖아요!” “그래서?” 남자는 태연히 물었다. 그 태연한 목소리가 마치 진작부터 진실을 알았으면서도 감춘 것이라는 방증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나, 나한테 왜 그랬어요……?” 남자는 대답 대신 그녀의 양손을 붙잡아 눌렀다. 까만 눈이 은우를 옭아매었다. “내가 어쨌길래.” “나를, 속였잖아요!” “그럼 서지운에게 허락이라도 받고 올까?” 그 눈을 마주한 찰나,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노도처럼 그녀를 덮쳐왔다. 돌이켜보면 그는 처음부터 그런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샅샅이 핥아 내리는 눈. 당장이라도 제 아래에 그녀를 깔아뭉개고 싶다는 그런 눈. 그 눈빛이 말하는 바가 무언지를 알면서 기어이 남자와 일을 저질러 버렸다.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종래에는 그 눈빛에 홀려 부나방처럼 기업 승계자의 품에 뛰어들었다. “제발, 흐윽…….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그날 밤 비로소 은우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실체를 깨달았다. 기억을 잃었다는 핑계로 남편의 상사와…….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123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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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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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이용자 수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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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플랫폼 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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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디스작가의 다른 작품36

thumnail

죽일 놈

망한 사랑이었다. 우리의 사랑은 처음부터 삐뚤어졌다. 스물셋, 혈기 왕성한 나이의 승하에게 열다섯의 어린 정혼녀가 생긴 날. 그때부터 갈망이 자랐다. 티 없는 그녀의 유일한 흠결이 되고자 한 갈망. 내게 네가 유일무이하듯 네게도 내가 유일무이하기를 바라는 갈망. 그녀에게 씻어내지도, 지워내지도 못하는 흠결이 되고자 승하는 내내 결혼식만을 기다렸다. “주례사를 들어보니 반려의 뜻이 평생 짝이 되는 동무래요. 우리가 서로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봐요.” 시작은 순조로웠다. 은애의 눈동자에 자신이 담긴 게 좋았고, 그녀가 나만을 품길 바랐다. 해선 안 될 일을 자행하면서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당신의 가스라이팅으로 모든 관계가 단절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됐어요. 어떻게, 어떻게 이런 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랬기에, 은애의 울부짖음 앞에서도, 서로에게 서로뿐인 이보다 이상적인 관계가 어딨느냐며 반문했다. “죽어도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죠. 당신이 그런 사람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고작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은 아내가 죽었다. 죽일 놈은 그인데, 아내가 죽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thumnail

눈자리

“너희 아버지 장애인이라면서. 그 장애가 유전되고 그러는 거 아니니?” 이웃집 사정을 낱낱이 아는 시골 강변 마을은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지적장애인 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소외당하던 수연에게 첫사랑이 생겼지만.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식 너 같은 애랑 이어지는 꼴 나는 못 보니까 허튼 생각하지 말고 학생 본분이나 해. 그깟 몸 놀려서 순진한 내 새끼 꼬드길 생각 말아.” 들풀이 번지듯이 자라난 마음은 싹둑 잘렸다. 눈자리가 날 정도로 보았던 그 애는 놓을 수밖에 없는 첫사랑이었다. 열아홉에 토막 난 마음은 더는 자라지 않았다. 강바닥처럼 깊게 팬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수연아.”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사는 스물아홉 수연. “수연이 맞지?” 그녀의 앞에, 10년 만에 그 애가 나타났다. ‘내게 너는 놓을 수밖에 없는 첫사랑이 아니라, 평생 놓지 못하는 첫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thumnail

부부의 시간

[특별 외전 단독 선공개] “어머니,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짓거릴 해!” 어머니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반쯤 드러난 아내의 등에 새빨간 손자국이 늘어갔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모진 핍박 속에 방치할 수 없었다. “짐 싸, 당장 나갈 거니까.” 아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날부터 남이나 다름없던 부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결혼 계약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시간은 이혼을 향해 착실하게 흘러가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부부의 시간은 이혼과 대척 지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이 결혼의 끝은 이혼이었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는데……. 이혼을 앞둔 그는 아내를 놓을 수가 없다.

thumnail

불건전한 욕망

“그쪽 아이 아니에요.”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도망쳤지만, 넉 달 만에 붙잡혔다. 오랜만에 만난 남자의 시선이 그사이 볼록하게 부푼 여자의 배 위에 닿았다. “남편이 생겼어요. 가정을 꾸렸다고요.” 여자는 몸을 한껏 움츠렸다. 부른 배를 손으로 가리면서 배 속 아이가 그의 아이가 아니라고 거짓말했다. 그는 후견인의 손자였다. 둘은 맺어져서는 안 될 사이였고, 이 임신은 불건전한 욕망에 의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아이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가고자 했지만……. “상관없어.” 다른 이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데도 남자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둘째는 내 아일 낳게 될 테니까.” 도리어 더욱 거세진 소유욕으로 그녀를 옥죄기 시작했다. “그러니 너도 나를 받아들여. 남의 둥지에서 애 키우는 뻐꾸기 소릴 듣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thumnail

첫정

“밥도 주고 병원도 데려가 주고, 그래서 보답하려고 한번 자 준 건가? 너네 동네 사내새끼들이랑 다르게 좀 잘해 주니까 고마워서?” 좌천되어 온 시골에서 엮이면 안 되는 여자와 엮였다. 가까이하면 탈 나는 존재인 줄 알면서도 눈길이 갔고, 의식했고, 자 버렸다. 부모 없고 돈 없고 자존감 없는 안윤아, 그럼에도 환장하게 예쁜 안윤아와. 그녀는 태서가 휘두르기 좋은 상대였다. 온갖 막말에도 하얗게 질리기만 할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백만 원 주면 한번 해 주기도 하겠다? 골 볐어? 아니면 미쳤나?” 하지만 언제부턴가, 안윤아가 변했다. “나한테 예의를 갖춰요.” 순해 빠진 여자가 맹견처럼 사납게 변하더니 급기야 태서의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녀의 부재가 유독 아픈 건 몸 정, 마음 정, 온갖 정이 다 들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이 들어 버려서. “내가 잘못했어. 무릎을 꿇으라면 꿇을 테니…….” “그럼 꿇어요.” 처음이라 소중한 줄 몰랐던 첫정. 서툴러서 더 상처 입혔던 첫정. 그 사랑의 말로(末路)에 대하여.

thumnail

나이스 비스트

"은주야. 내 별명이 왜 나이스 비스튼 줄 알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선수, 기태는 내 소꿉친구다. "공만 보면 개처럼 뛰어가서 무조건 잡아내거든." 사람들은 그 아이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그 아이의 이름을 환호한다. 나이스 비스트 이기태! 나이스 비스트 이기태! 그런 대단한 아이가 나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지은주, 너는 이제 내 목표점이야." 열 살, 어린 시절에도, 열아홉 살 학창시절에도 오직 나만 봐 줬던 너. "정말 잘해 줄게. 세상에서 가장 아껴 줄게." 스물네 살, 그 아이가 또 내 마음을 두드린다. 능수능란하게 직진하는 네게 마음을 열 수 없는 이유는, 네게 댈 수 없을 만큼 내가 부족해서……. 그리고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나는 네게 댈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나이스하게 대해 줄게." 네 앞에서 난, 목을 물린 초식동물처럼 무방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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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 밤

완벽한 결혼 생활이라고 믿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재혁 씨, 이러지 마. 어느 날 밤, 침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깼다. -여기선 안 돼. 여기 당신 집이야.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꺼림직했던 선아는 침실 창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를 통해 거실 창 앞까지 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엉겨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었다. 남편은 정욕에 사로잡힌 채 비서를 탐하고 있었다. “우리 저번에 부부 침대에서도 같이 잤잖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남편이 사장이 된 건 선아의 주식 덕분이었고, 남편의 비서 또한 그녀가 직접 붙여준 이였다. 그런데 저 둘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니…, 심지어 자신이 잠든 집에서 저런 짓거리를 벌이고 있다니……. 하나의 그림자로 포개진 채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선아는 결심했다. 나도 너흴 기만할 거야. 내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너희 둘을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릴 거야.

thumnail

욕정

임신은 남편이 친 덫이었다. 목적을 이룰 때까지 하나를 잡아놓기 위해 판 덫, 혹은 함정. 혼외자로 태어나 생부의 가정에 입양된 하나는 주어진 의무를 다하고자 했지만. “네 남편 승계를 위한 자금 세탁을 우리 갤러리에서 하고 있어. 네 결혼은 그런 목적으로 이루어진 거고.” 애초부터 이 결혼은 두 집안의 거래에 불과했다. 그래도 참아 보려 했다. 남편의 승계는 자신에게도 이롭고, 입지 또한 올라간다고 믿었으니까. “침실에서 청소하다가 발견한 건데…… 아무래도 녹취기 같아요.” 그러나 모든 게 착각이었다. 이 결혼에는 기만과 거짓만이 존재했고, 하나는 그저 거래된 물건일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모든 걸 빼앗길 거란 공포에 이혼을 강행했지만. “생모와 양모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네가 자식에게 똑같은 짓을 할 줄 몰랐지.” 낙원은 곧 지옥이 되었다. “아이도 알 건 알아야지. 생부가 누군지. 또……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천사의 가면을 벗어버린 남편이 욕정 어린 민낯을 드러냈다.

thumnail

찢긴 아내

성공에 대한 열망뿐인 남자 명선재. 사생아로 태어나 굴지의 건축 사무소 소장이 되기까지 산 넘어 산이었던 그의 인생에 완벽한 여자가 나타났다. 3선 국회 의원의 외동딸 수애는 그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동아줄로 보였다. 사랑을 심으면 사랑이 자란다고 믿는 여자 정수애. 그녀는 선재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아픔까지 감싸 주고자 결혼을 강행했다. 선재가 사생아라는 것도, 홀어머니를 모신다는 것도 그녀의 사랑에는 제약이 되지 않았다. 수애는 선재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고,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남편의 내조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수애의 아버지가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그가 이혼을 통보해 왔다. “너랑 결혼해서 사는 게 이런 건 줄 몰랐다.” 집안이 풍전등화가 된 그 순간 남편에게 버림받았다. “나는 애초에 네가 정성식 의원 딸에 부자인 게 좋았어.”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수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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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해주세요

아역 배우 출신 여배우로 국민 첫사랑이었지만, 동영상 파문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민성혜. 그녀의 앞에 중국 재계 서열 2위 천화그룹의 회장이 나타났다. 귀공자 같은 외모와 달리 잔악한 성정의 장차오위. 그는 성혜를 나락에서 끌어올려 주는 대신 자신의 노예가 되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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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한 욕망

“그쪽 아이 아니에요.”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도망쳤지만, 넉 달 만에 붙잡혔다. 오랜만에 만난 남자의 시선이 그사이 볼록하게 부푼 여자의 배 위에 닿았다. “남편이 생겼어요. 가정을 꾸렸다고요.” 여자는 몸을 한껏 움츠렸다. 부른 배를 손으로 가리면서 배 속 아이가 그의 아이가 아니라고 거짓말했다. 그는 후견인의 손자였다. 둘은 맺어져서는 안 될 사이였고, 이 임신은 불건전한 욕망에 의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아이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가고자 했지만……. “상관없어.” 다른 이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데도 남자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둘째는 내 아일 낳게 될 테니까.” 도리어 더욱 거세진 소유욕으로 그녀를 옥죄기 시작했다. “그러니 너도 나를 받아들여. 남의 둥지에서 애 키우는 뻐꾸기 소릴 듣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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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종자

정략결혼 후, 남편의 집착과 함께 삶이 뒤집혔다. 남편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억압했다. 삶은 지옥이 되었고, 희망은 자라지 않는다. 그러길 10년, 몸에는 악성 종양이 자랐고, 그녀는 의지를 잃었다. 몸을 난자하는 고통 속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틈으로 과거의 빛이 그녀를 비추었다. [너만 허락한다면…… 네 손을 놓지 않을 작정이다. 그리로 갈게.] 10년 만에 편지와 함께 옛사랑이 나타났다. 바스러진 몸이었다. 헐어 버린 몸이었다. 그런데 그 옆에서 한 번이라도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신이여. 간음하지 말라 한 가르침 지키지 못함을 용서하소서. 더 아프고 더 고통스러워도 좋으니…… 그 모든 죄 내게 주소서. 단 하루라도 이 사람 옆에 살게 하소서.

thumnail

나이스 비스트

"은주야. 내 별명이 왜 나이스 비스튼 줄 알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선수, 기태는 내 소꿉친구다. "공만 보면 개처럼 뛰어가서 무조건 잡아내거든." 사람들은 그 아이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그 아이의 이름을 환호한다. 나이스 비스트 이기태! 나이스 비스트 이기태! 그런 대단한 아이가 나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지은주, 너는 이제 내 목표점이야." 열 살, 어린 시절에도, 열아홉 살 학창시절에도 오직 나만 봐 줬던 너. "정말 잘해 줄게. 세상에서 가장 아껴 줄게." 스물네 살, 그 아이가 또 내 마음을 두드린다. 능수능란하게 직진하는 네게 마음을 열 수 없는 이유는, 네게 댈 수 없을 만큼 내가 부족해서……. 그리고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나는 네게 댈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나이스하게 대해 줄게." 네 앞에서 난, 목을 물린 초식동물처럼 무방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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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봐요

물 흐르듯이 평범하게 살아온 32년의 인생.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가 정해 준 길만을 따라 걷던 연희의 인생에 위기가 찾아온 건 남편의 외도 이후였다. 남편의 내연녀는 언니였다. ‘여자가 말이야. 남편이 기분 좋으면 술 한잔도 따라 줄 줄 알고, 분위기 맞춰서 살랑댈 줄도 알아야 하지.’ 그제야 결혼 생활 동안 이어졌던 남편의 폭언 의미를 알았다. 그는 결혼 생활 내내 언니와 연희를 비교하고 있었다. 배우로 이름이 난 언니, 아름답고 살가운 언니와. ‘네가 재밌는 게 뭐가 있는데? 잠자리를 잘해? 잠자리에서 적극적이길 해?’ 결혼 생활 동안 마음에서 기인한 병이 생겼다. 연희는 잠자리에서 젖지 않는다. 자신이 매력 없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었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한 녀석만은 여전히 연희를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너는 내가 예쁘니?” 그는 교양 학부 교수인 연희의 수업을 반복 수강 중인 녀석이었고, 연희의 제자였다. “네. 예뻐요. 좀 화가 날 만큼.” 문 잠긴 교수실, 벽 너머에서는 이혼 이야길 듣고 달려온 시어머니가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속상하다고 일 같은 거 만들어서 하려고 하지 말고. 진짜로 정신없이 몰아쳐서 할 수 있는 거. 이를테면 섹스 같은 거.” 그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해 온다. 그의 손길에 의해 치마가 허벅지 위로 올라가고, 그의 긴 손가락이 속옷 틈을 파고들었다. “아…….” 그 순간, 속옷이 짙은 색으로 젖어 들었다. 누군가의 손길에 몸이 반응한 것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 본문 中 -누웠어요? “응.” -오른손으로 가슴을 쥐어요. 아까 말한 대로 자극해 봐요. 젖꼭지를 잡아서 빙글 돌리는 느낌으로. 연희는 침대에 누워 재언이 말한 대로 오른손으로 유방을 움켜쥐었다. 전보다 커다래진 가슴살이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엄지와 검지를 교차해 유두를 잡은 후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가슴에서 이는 느낌에 온몸이 저릿했다. 조금씩 허리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런 게 자위인 걸까. 왜 예전엔 이런 걸 시도조차 해 보지 않았을까. 불감증이라고 믿으면서도 불감증이 아니란 건 스스로 증명할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고 살았다. 스스로를 관념 속에 가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들을 깨고 나오니 이토록 자유로웠고, 누가 만져 주지 않아도 스스로 제 몸에서 피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어때요? “가슴이 찌릿해. 손끝부터 발끝까지 다.” -거기는요? “거기?” -교수님은 내가 가슴을 빨면 아래가 벌름거렸어요. 지금도 그래요? 확인해 봐요. 연희는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려 자신의 중심을 매만져 보았다. 손에 물기가 느껴졌다. “응. 거기가 움찔거리고 자꾸 뭔가 흘러나와.” -얼마나 젖었어요? “아직까진 조금 흐른 정도.” -클리토리스가 어딘지는 알죠? “응. 네가 매번 괴롭히던 데.” -그래요, 거기. 중지와 검지를 하나로 모아서 그 위를 마찰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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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의 종말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그에겐 감정이 있는 아내는 필요 없었다. 그저 옆자리를 채우는 아내가 필요했을 뿐. 그런데 어떡하죠, 여보. 나는 당신의 아이가 낳고 싶어졌는데……. “우리 아기를 가져요.”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역시나. 남편은 더없이 차가운 눈으로 날 응시했다. “너랑 나랑 아이를 갖는다고? 댈 걸 대. 주제 파악하란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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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해주세요 외전

아역 배우 출신 여배우로 국민 첫사랑이었지만, 동영상 파문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민성혜. 그녀의 앞에 중국 재계 서열 2위 천화그룹의 회장이 나타났다. 귀공자 같은 외모와 달리 잔악한 성정의 장차오위. 그는 성혜를 나락에서 끌어올려 주는 대신 자신의 노예가 되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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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왜 이러세요 외전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대국그룹의 대저택엔 미친 도련님이 살고 있다. “조심해요. 우리 오빤 진짜 미친놈이니까.” 그 집 사람들이 다 피하는 미친놈. 그 미친놈이 밤마다 내 방을 찾아온다. “첫째. 내 물건 건드리면 나도 널 건드릴 거야. 둘째. 내 영역을 침범하는 순간. 나도 널 침범할 거야. 이렇게.” 시시각각 숨통을 조여오는 미친 도련님. “도망칠 수 있음 도망가봐.” 나는 그놈을 피할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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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봐요

“너는 내가 예쁘니?” 그는 교양 학부 교수인 연희의 수업을 반복 수강 중인 녀석이었고, 연희의 제자였다. “네. 예뻐요. 좀 화가 날 만큼.” 문 잠긴 교수실, 벽 너머에서는 이혼 이야길 듣고 달려온 시어머니가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속상하다고 일 같은 거 만들어서 하려고 하지 말고. 진짜로 정신없이 몰아쳐서 할 수 있는 거. 이를테면…….” 그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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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눈자리

“너희 아버지 장애인이라면서. 그 장애가 유전되고 그러는 거 아니니?” 이웃집 사정을 낱낱이 아는 시골 강변 마을은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지적장애인 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소외당하던 수연에게 첫사랑이 생겼지만.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식 너 같은 애랑 이어지는 꼴 나는 못 보니까 허튼 생각하지 말고 학생 본분이나 해. 그깟 몸 놀려서 순진한 내 새끼 꼬드길 생각 말아.” 들풀이 번지듯이 자라난 마음은 싹둑 잘렸다. 눈자리가 날 정도로 보았던 그 애는 놓을 수밖에 없는 첫사랑이었다. 열아홉에 토막 난 마음은 더는 자라지 않았다. 강바닥처럼 깊게 팬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수연아.”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사는 스물아홉 수연. “수연이 맞지?” 그녀의 앞에, 10년 만에 그 애가 나타났다. ‘내게 너는 놓을 수밖에 없는 첫사랑이 아니라, 평생 놓지 못하는 첫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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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아내

성공에 대한 열망뿐인 남자 명선재. 사생아로 태어나 굴지의 건축 사무소 소장이 되기까지 산 넘어 산이었던 그의 인생에 완벽한 여자가 나타났다. 3선 국회 의원의 외동딸 수애는 그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동아줄로 보였다. 사랑을 심으면 사랑이 자란다고 믿는 여자 정수애. 그녀는 선재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아픔까지 감싸 주고자 결혼을 강행했다. 선재가 사생아라는 것도, 홀어머니를 모신다는 것도 그녀의 사랑에는 제약이 되지 않았다. 수애는 선재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고,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남편의 내조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수애의 아버지가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그가 이혼을 통보해 왔다. “너랑 결혼해서 사는 게 이런 건 줄 몰랐다.” 집안이 풍전등화가 된 그 순간 남편에게 버림받았다. “나는 애초에 네가 정성식 의원 딸에 부자인 게 좋았어.”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수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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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의 종말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그에겐 감정이 있는 아내는 필요 없었다. 그저 옆자리를 채우는 아내가 필요했을 뿐. 그런데 어떡하죠, 여보. 나는 당신의 아이가 낳고 싶어졌는데……. “우리 아기를 가져요.”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역시나. 남편은 더없이 차가운 눈으로 날 응시했다. “너랑 나랑 아이를 갖는다고? 댈 걸 대. 주제 파악하란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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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아빠

웹소설과 CJ ENM DIA TV 웹드라마로 즐기는 <서류상 아빠> 23살에 28살짜리 아빠가 생겨 버렸다. “그쪽만 원하신다면 제가 그쪽 아빠를 할까 합니다만.” 처음엔 신종 사기인가 생각했지만, 8살 동생과 나에겐 아빠가 필요했고, 그는 딸이 필요했다. 그렇게 임시 가족이 되었는데……. “심장 괜찮아요?” “심장요?” 겨우 5살 차이의 우리는 부녀라기에 어딘지 좀 이상하다. “아까 아영 씨 심장이 마구 뛴다고 했잖아요. 나도 그런데…….”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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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 밤

완벽한 결혼 생활이라고 믿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재혁 씨, 이러지 마. 어느 날 밤, 침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깼다. -여기선 안 돼. 여기 당신 집이야.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꺼림직했던 선아는 침실 창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를 통해 거실 창 앞까지 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엉겨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었다. 남편은 정욕에 사로잡힌 채 비서를 탐하고 있었다. “우리 저번에 부부 침대에서도 같이 잤잖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남편이 사장이 된 건 선아의 주식 덕분이었고, 남편의 비서 또한 그녀가 직접 붙여준 이였다. 그런데 저 둘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니…, 심지어 자신이 잠든 집에서 저런 짓거리를 벌이고 있다니……. 하나의 그림자로 포개진 채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선아는 결심했다. 나도 너흴 기만할 거야. 내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너희 둘을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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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종자

정략결혼 후, 남편의 집착과 함께 삶이 뒤집혔다. 소희의 남편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억압했다. 삶은 지옥이 되었고, 희망이 자라지 않는다. 그러길 10년, 몸에는 악성 종양이 자랐고, 그녀는 의지를 잃었다. 몸을 난자하는 고통 속,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틈으로 과거의 빛의 그녀를 비추었다. [너만 허락한다면……. 네 손을 놓지 않을 작정이다. 그리로 갈게.] 10년 만에 편지와 함께 옛사랑이 나타났다. 바스러진 몸이었다. 헐어버린 몸이었다. 그런데 그 옆에서 한 번이라도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신이여. 간음하지 말라 한 가르침 지키지 못함을 용서하소서. 더 아프고 더 고통스러워도 좋으니……. 그 모든 죄 내게 주소서. 단 하루라도 이 사람 옆에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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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 밤 외전

완벽한 결혼 생활이라고 믿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재혁 씨, 이러지 마. 어느 날 밤, 침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깼다. -여기선 안 돼. 여기 당신 집이야.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꺼림직했던 선아는 침실 창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를 통해 거실 창 앞까지 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엉겨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었다. 남편은 정욕에 사로잡힌 채 비서를 탐하고 있었다. “우리 저번에 부부 침대에서도 같이 잤잖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남편이 사장이 된 건 선아의 주식 덕분이었고, 남편의 비서 또한 그녀가 직접 붙여준 이였다. 그런데 저 둘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니…, 심지어 자신이 잠든 집에서 저런 짓거리를 벌이고 있다니……. 하나의 그림자로 포개진 채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선아는 결심했다. 나도 너흴 기만할 거야. 내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너희 둘을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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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가만둬요

*본 도서에는 고수위 삽화 3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의 결혼생활의 말로를 알고 있다. 아버지가 그러했듯 자신에게 집착하는 남자에게서 도망쳤다. 엄마처럼 불행해질 것 같았다. 엄마처럼 삶을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 도망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을 줄이야……. * * * 젖이 멈추지 않는 것은 요한에게 좋은 구실이 됐다. 그는 양쪽 가슴을 번갈아 빨며 온몸으로 그녀를 뭉근하게 눌렀다. 두 성기가 맞비벼지는 곳이 뜨거웠다. 질구 안쪽이 꿀렁거렸고 몸 전체가 성욕으로 절절 끓었다. 하리의 몸이 미칠 듯 그리웠던 요한은 계속해서 자신의 성기로 음부를 문질렀다. 앓는 듯한 신음이 듣기 좋아 더 적극적으로 가슴을 빨았다. “하으윽……. 흐읏…….” 양쪽 가슴을 움켜쥔 채로 손을 꽉 쥐자 사출되는 젖양이 늘었고, 혀를 세워 유두 끝을 간질이다 쭉 빨아들이길 반복했다. “오빠…….” 그의 몸 아래서 하리가 헐떡거렸다. 오랜만의 쾌락을 어찌할 바 몰라 괴롭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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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가만둬요

부모님의 결혼생활의 말로를 알고 있다. 아버지가 그러했듯 자신에게 집착하는 남자에게서 도망쳤다. 엄마처럼 불행해질 것 같았다. 엄마처럼 삶을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 도망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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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정

“밥도 주고 병원도 데려가 주고, 그래서 보답하려고 한번 자 준 건가? 너네 동네 사내새끼들이랑 다르게 좀 잘해 주니까 고마워서?” 좌천되어 온 시골에서 유기견 같은 여자와 엮였다. 가까이하면 탈 나는 존재인 줄 알면서도 눈길이 갔고, 의식했고, 자 버렸다. 부모 없고 돈 없고 자존감 없는 안윤아, 그럼에도 환장하게 예쁜 안윤아와. 그녀는 태서가 휘두르기 좋은 상대였다. 온갖 막말에도 하얗게 질리기만 할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백만 원 주면 한번 해 주기도 하겠다? 골 볐어? 아니면 미쳤나?” 하지만 언제부턴가, 안윤아가 변했다. “나한테 예의를 갖춰요.” 순해 빠진 여자가 맹견처럼 사납게 변하더니 급기야 태서의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녀의 부재가 유독 아픈 건 몸 정, 마음 정, 온갖 정이 다 들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이 들어 버려서. “내가 잘못했어. 무릎을 꿇으라면 꿇을 테니…….” “그럼 꿇어요.” 처음이라 소중한 줄 몰랐던 첫정. 서툴러서 더 상처 입혔던 첫정. 그 사랑의 말로(末路)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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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시간 1~3권

“어머니,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짓거릴 해!” 어머니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반쯤 드러난 아내의 등에 새빨간 손자국이 늘어갔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모진 핍박 속에 방치할 수 없었다. “짐 싸, 당장 나갈 거니까.” 아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날부터 남이나 다름없던 부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결혼 계약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시간은 이혼을 향해 착실하게 흘러가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부부의 시간은 이혼과 대척 지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이 결혼의 끝은 이혼이었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는데……. 이혼을 앞둔 그는 아내를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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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꿈

달이 사라진 그믐밤이면 그것이 꿈에 나온다. 한 쌍의 보름달 같은 그것에는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나 있다. 고양이도 낮에는 동공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 칼 눈이 되지만, 그것에 난 동공은 고양이보다 더 길고 가느다래서, 흡사 눈알을 반으로 가르고 있는 모양새이다. 파충류의 눈, 그러니까 꼭 뱀눈 같다. 설아가 눈을 깜빡이자, 그것 역시 눈을 깜빡였다. 아니, 깜빡인 게 아니라 얇은 피막이 눈동자를 덮었다가 벗겨지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다. 주체할 수 없는 이상 성욕이 솟아났다. *** 그것이 두 눈이 움직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가랑이 사이로 촉촉한 무언가가 파고들었다. 목소리를 낼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그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제게 일어난 일을 파악하려 애썼다. 부드러우면서도 표면이 까끌까끌한 그것은 뼈가 없는 연체동물같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다리 사이를 스쳤다. 꼭 아주 길고 커다란 혀가 다리 사이를 핥는 거 같았다. 뱀은 혀가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고 했었나. 끈덕진 혀끝이 표피 사이에서 질척거리며 성감을 돋구었고, 또 다른 갈래는 음부의 양 날개 틈을 파고들어 누구도 들어간 적 없는 구멍 근처를 배회했다. ‘싫어, 이런 건 정말 싫어! 이렇게 당하는 건 정말 싫다고!’ 거부감을 느끼는 머리와 달리, 쾌락점을 자극하는 그것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으면서 몸은 점점 달아올랐다. 누군가에 의해 자극받는 건 스스로 몸을 자극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자아냈다. 그것의 혀가 닿을 때마다 머릿속에 불티가 튀었다. 마치 전기로 뇌를 지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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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꿈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 달이 사라진 그믐밤이면 그것이 꿈에 나온다. 한 쌍의 보름달 같은 그것에는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나 있다. 고양이도 낮에는 동공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 칼 눈이 되지만, 그것에 난 동공은 고양이보다 더 길고 가느다래서, 흡사 눈알을 반으로 가르고 있는 모양새이다. 파충류의 눈, 그러니까 꼭 뱀눈 같다. 설아가 눈을 깜빡이자, 그것 역시 눈을 깜빡였다. 아니, 깜빡인 게 아니라 얇은 피막이 눈동자를 덮었다가 벗겨지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다. 주체할 수 없는 이상 성욕이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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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시간 외전

“어머니,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짓거릴 해!” 어머니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반쯤 드러난 아내의 등에 새빨간 손자국이 늘어갔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모진 핍박 속에 방치할 수 없었다. “짐 싸, 당장 나갈 거니까.” 아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날부터 남이나 다름없던 부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결혼 계약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시간은 이혼을 향해 착실하게 흘러가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부부의 시간은 이혼과 대척 지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이 결혼의 끝은 이혼이었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는데……. 이혼을 앞둔 그는 아내를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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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시간 4권

“어머니,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짓거릴 해!” 어머니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반쯤 드러난 아내의 등에 새빨간 손자국이 늘어갔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모진 핍박 속에 방치할 수 없었다. “짐 싸, 당장 나갈 거니까.” 아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날부터 남이나 다름없던 부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결혼 계약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시간은 이혼을 향해 착실하게 흘러가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부부의 시간은 이혼과 대척 지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이 결혼의 끝은 이혼이었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는데……. 이혼을 앞둔 그는 아내를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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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의 종말 외전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그에겐 감정이 있는 아내는 필요 없었다. 그저 옆자리를 채우는 아내가 필요했을 뿐. 그런데 어떡하죠, 여보. 나는 당신의 아이가 낳고 싶어졌는데……. “우리 아기를 가져요.”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역시나. 남편은 더없이 차가운 눈으로 날 응시했다. “너랑 나랑 아이를 갖는다고? 댈 걸 대. 주제 파악하란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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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정

임신은 남편이 친 덫이었다. 목적을 이룰 때까지 하나를 잡아놓기 위해 판 덫, 혹은 함정. 혼외자로 태어나 생부의 가정에 입양된 하나는 주어진 의무를 다하고자 했지만. “네 남편 승계를 위한 자금 세탁을 우리 갤러리에서 하고 있어. 네 결혼은 그런 목적으로 이루어진 거고.” 애초부터 이 결혼은 두 집안의 거래에 불과했다. 그래도 참아 보려 했다. 남편의 승계는 자신에게도 이롭고, 입지 또한 올라간다고 믿었으니까. “침실에서 청소하다가 발견한 건데…… 아무래도 녹취기 같아요.” 그러나 모든 게 착각이었다. 이 결혼에는 기만과 거짓만이 존재했고, 하나는 그저 거래된 물건일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모든 걸 빼앗길 거란 공포에 이혼을 강행했지만. “생모와 친모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네가 자식에게 똑같은 짓을 할 줄 몰랐지.” 낙원은 곧 지옥이 되었다. “아이도 알 건 알아야지. 생부가 누군지. 또……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천사의 가면을 벗어버린 남편이 욕정 어린 민낯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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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왜 이러세요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대국그룹의 대저택엔 미친 도련님이 살고 있다. “조심해요. 우리 오빤 진짜 미친놈이니까.” 그 집 사람들이 다 피하는 미친놈. 그 미친놈이 밤마다 내 방을 찾아온다. “첫째. 내 물건 건드리면 나도 널 건드릴 거야. 둘째. 내 영역을 침범하는 순간. 나도 널 침범할 거야. 이렇게.” 시시각각 숨통을 조여오는 미친 도련님. “도망칠 수 있음 도망가봐.” 나는 그놈을 피할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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