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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의 설렘과 만년 2등이라는 패배감을 동시에 안겨 주었던 그녀를 열사(熱沙)의 땅, 아프리카에서 다시 만났다. “너 설마…… 이강…… 묵? 이강무…… 욱?” 때 묻은 의사 가운과 낡아 빠진 운동화에 가려진 그녀의 싱그러움은 눈에 맺혀 있는 14년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데. 잊고 지냈던 그녀의 기억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꽁꽁 얼려 두었던 가슴이 불안하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젠장!”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선을 그어 버렸다. 푸릇한 설렘을 준 고등학교 친구에게가 아니라 마가디 병원 외과의사 서연교에게 깐깐한 원칙주의자, 호텔 이사 이강묵으로서. “근무 시간에 자리를 비우는 건 무슨 경우입니까, 서연교 씨.”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26 화
연령 등급전체이용가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8.92%

👥

평균 이용자 수 2,768

📝

전체 플랫폼 평점

8.78

📊 플랫폼 별 순위

34.14%
N002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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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0%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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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해작가의 다른 작품57

thumnail

댕기를 풀다

채이를 만난 후부터, 강태하의 시간은 그녀를 위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도망가는 게 좋을 거야.” 관심과 집착 사이를 부단히 오가며 위험한 전쟁을 치르던 시절. 욕망이 독을 품은 뱀처럼 그를 타고 기어올랐다. “이 말은 해주지. 네가 내 아래에 몇 번이나 깔렸다는 거.” 하지만 이제는 공허하게 비어버린 밤. 그곳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를 향해서 그때의 뱀이 다시 꿈틀거렸다. “그 새끼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해.” “……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네 말은 못 믿겠는데 네 몸이 하는 말은 또 모르지, 믿을 수 있을지도.” 그 시절보다 더한 독기를 품고서. “오늘 밤, 함께 있자는 뜻이야.”

thumnail

황태자의 결혼상대 외전

재현고등학교 제일의 꼴통 또라이, 최윤결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맞선 자리에서. “매일, 24시간 내내, 너랑 붙어먹을 생각인데 어때?” 재현고등학교 제일의 시크녀, 서혜준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맞선 자리에서. “어떠냐고? 결혼한 부부가 붙어다니는 건 당연한 거 아냐?” 헤어진 순간조차 가슴 아팠던, 파란만장 금수저 커플의 색(色)기 가득한 결혼 생활. 남자는 여자의 꿍꿍이가 궁금했다. 그래서 묻고 싶었다. 왜 뒤늦게 내 앞에 다시 나타났는지. 왜 나를 다시 헝클어뜨리는지. “그땐 어려웠고, 지금은 쉬운 이유가 뭐지?”

thumnail

고온다습

사람에 베이고 현실에 할퀴어지던 그 시절. 유일한 탈출구였던 남자가 여름처럼 뜨겁게 다시 나타났다. 예비신랑 김인창 유진은 기억보다 선명한 감각 속에 존재하는 첫 남자의 약혼식을 의뢰받는데. “내 약혼식 준비를, 네가?” “결혼식 준비도 제가 하게 될 것 같아요.” 인창은 20대를 늘 긴장하게 만들었던 그녀를 다시 만났다. 여름을 앓을 때마다 묻고 싶었다. 나의 여름은 매번 혹독하게 아픈데, 너의 여름은 어떤지. “지금 네가 한 말 나한테는 온통 유혹이야. 그렇게 받아들여도 돼?” 이번에는 절대 그녀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본문 중- 그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와 유진의 입술을 삼켰다. 깊이 삼켰다가 다시 힘을 풀어 가볍게 대기만 했다가, 이내 다시 흡수할 듯 겹쳐 버린다. 그는 입술이 얼얼해지도록 빨아 당겼다.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차례대로 흡입하다가 유진의 입술이 살짝 열린 틈을 타 혀를 집어넣었다. “흐으…….” 말랑한 감촉과 목구멍을 뚫는 것 같은 날카로운 애무에, 기억은 어김없이 그 여름밤을 소환했다. 그때처럼 혓바닥의 애무만으로도 유진의 몸은 금세 달아올랐다. 그는 입 안 곳곳을 샅샅이 핥고 물고 빨면서 시작부터 거칠게 밀어붙였다. 중심을 잡기 위해 유진이 소파를 짚었지만 헛된 행동이었다. 다소 격렬하고 거친 인창의 키스는 유진의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반신이 삐걱거렸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인창이 그녀를 쓰러뜨렸다. 유진은 졸지에 제 몸을 올라탄 인창의 아래에서 숨을 쉴 수 없었다. 가쁘게 호흡하는 유진을 위해 인창이 잠시 입술을 뗐다. 떼기만 할 뿐 여전히 맞댄 채 자극적으로 낮게 깐 음성을 냈다. “하고 싶어, 지금. 네가 또 가 버릴 것 같아서 불안해.” 그녀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인창의 손은 이미 코트와 재킷을 한꺼번에 벗기고 있었다. 팔을 빼는 것으로 그를 도운 유진이 마찬가지로 낮게 속삭였다. “안 가요, 지금은.” 지금은, 이라고? 묻고 싶었지만 인창의 머릿속은 이미 백지가 된 상태였다. 너무 오랫동안 갈구했던 섹스라 그녀의 대답에 일순 멈칫거렸으면서도 손은 무척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벗긴 코트와 재킷을 거실 바닥에 내려 두고 곧장 망설임 없이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벗겼다.

thumnail

밀실 이혼

우린 이혼하기로 했다 “그 표정은 뭐지? 이혼해 주겠다는데?” 이혼을 약속하면서 시작된 결혼생활. 늘 삐걱거렸고 눈치를 봤고 살얼음판을 걸었다. 감정이 없는 딱딱한 나무막대기 같은 남자는 이혼이라는 카드를 매번 유용하게 사용했다. “후회하게 될까.” 하지만 서서히 스며든 예상치 못한 복병. 그것은 몸을 타고 천천히 기어 올라와서 마침내 가슴을 가득 점령해버렸다. 모든 게 변했는데도 그 남자는 여전히 이혼을 말했다. 그렇다면 질 수 없지. “우리, 이혼해요. 되도록 빨리.” 우린 결국 이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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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절

스물아홉 해를 살면서 그녀가 가장 잘한 일은 선우자동차 마케팅본부장 권영모의 비서가 된 것이다. 급류를 탄 듯 정신없이 흘러가던 채신희의 삶이 속도를 늦추고 찬찬히 굴러가게 된 건, 그를 만난 이후부터였다. “공석인 내 비서 자리에 신희 씨를 추천했어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웃을 수 있을까, 해서.” 그때부터였을까. 그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보내오는 섬세한 눈길과 체온에 가슴 한구석이 바스라진 건. “긴장할 필요 없어요.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 “대답 안 합니까?” “네……. 알겠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겁니다.” 자신의 결핍을 그가 알아봤다는 생각. 그래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 달라고 주문했던 거라는 생각. 착각이어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여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저 이렇게 혼자 그를 품다가 어느 순간이 오면 깔끔히 정리하게 될 거였지만, “오늘 취소된 약속이 맞선이었다고.” 그 ‘순간’이 그의 결혼이 될지는 꿈에도 알지 못했다. *** 종이책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외전입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15금으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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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블루

사는 것도 설렁설렁, 수술도 설렁설렁.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촉망받는 능력자, 정명대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한재열. “나가라, 꼬마야.” 욕심이 든 눈빛으로, 모가 난 말투로 늘 뾰족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정명대학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문해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야. 대충 대충 사는 사람.” 1년 후 이 웬쑤들은 외나무다리, 아니 블라디보스톡의 한 병원에서 재회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다시 함께 머물게 되었을 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눈덩이가 뒹구는, 인디고 블루의 바다 같은 여자를. “너한테서 사랑받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게 궁금해.”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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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작가반해
CPROO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 “네. 본부장님.” “당분간 채영인 씨가 내 애인 행세를 좀 해 줘요. 부탁해요.” 겉으론 건조하고 담담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영인은 알 수 있었다. 그가 지금 얼마쯤 절실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본부장님도…… 힘드셨겠구나. 제가 잘해 드릴게요. 우린 지금…… 연애하는 중이니까.” “후회될 텐데.” 가벼워지고 싶어서 선택한 가짜 연애였는데, 결국 감정은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을 정도로.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할 거예요.” “……아뇨.” “당신도 원한 일이라는 거, 잊지 마.” “알아요. 그런데…….” “음.” “……떨려요.” “……그냥 받아. 나를.” 인스턴트. 그저 한순간에 가볍게 스쳐 지나갈 그 무언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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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커튼 뒤 미풍

전 남친과 이별한 아픔이 채 말끔히 지워지기도 전에 다른 남자한테서 긴장을 느꼈던, 유일한 그때를 기억한다. 그때의 그 야릇한 기분과 야한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의 비서가 되었을 때, 그 긴장은 몇 배로 짙어졌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당신이 술을 마시게 놔두는 건데 그랬어. 적어도 나한테 기대기는 했을 텐데.” “본부장님.” “내 다리가 어떤지 난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 당신이 계속 의심하고 헷갈려 하게 놔두도록 하지. 그래야 틈틈이 당신이 날 생각할 테니까.” 그는 어딘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사람 같았다. 흐릿하고 애매했다. 마치, 걷어 내어선 안 되는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처럼. 허리를 감아 오는 남자의 유혹은 온통 그녀를 휘저어 놓았다. 다른 생각, 다른 순간이 끼어들 틈도 없이 그가 세진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치며 속삭였다. “오늘 밤, 나하고 있어.” 그는 밤과 잘 어울렸다. 어둠을 있는 그대로 모아서 적당히 버무린 남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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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앤 더티(keen&dirty) 외전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던 여자. 숙부의 비서였던 그 여자가, 사표를 내고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찾아서 돌려놔야겠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킨keen: 난생 처음 열중하다. 서위진, 인학그룹의 유일한 골칫덩이. 그 골칫덩이가 되기 위해 긴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낭비하며 살아갈 작정이었다. 길 앞에 어떤 복병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못된 나를 착한 당신이 무찔러봐.” 더티dirty: 난생 처음 욕망을 보다. 정유인, 인학그룹 부회장의 비서. 말이 안 될 정도로 팍팍하고 쓰디쓴 삶이 더욱 비참해지려 할 무렵, 난데없이 한 남자가 날아들었다. “거래는 끌리지만, 제 타입이 아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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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해피엔딩

작가반해

강추!움직임이 실어 나르고 있는 극도의 쾌감 앞에서 기세를 감추어갔다. “헉…… 헉.” 가슴까지 치받을 듯 그의 남성은 힘을 잃지 않고 계속하여 그녀를 몰아붙였다. 찰박거리는 살결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재희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 소리 역시 교성으로 변하여 더욱 쾌감을 부추길 때쯤, 민조는 막판 고지를 향해 더욱 속도를 높였다. -------------------------------------------------------------------------------- 사랑을 불신하며 사는 것 자체가 무감하고 지루한 그녀, 독일로 날아가다. “나는 당신처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나 봐요.” ―윤재희 아직도 사랑을 믿으며 사는 것은 그래도 가치 있다 여기는 그, 흐린 눈으로 그녀를 보다. “당신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죄는 아니잖아?” ―장민조 눅눅한 가슴에 파고든 그의 피아노 선율에 그녀의 심장이 아래로 한 번 툭, 떨어지고 내내 아파했으면서도 아프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던 그에게 그녀, 해피엔딩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보고 싶어도 더는 볼 수 없을 때를 위해서.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대에게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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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테라스

“다시 말하지만 하룻밤으로 안 돼. 넌 아주 많이, 나를 만나게 될 거야.” 끝나버린 사랑이 아니었다. 욕망뿐인 껍데기라 조롱해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한 마디가 위태로운 파열음을 내는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미쳐 있었다. “그게 진짜 이유예요. 당신이 싫어진 거.” 본문 중에서 “즐겨. 괴로워하지 말고.” 건우는 눈을 꾹 감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진을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틈도 없이 겹쳐진 몸. 이미 여체를 뚜렷하게 감각해버린 몸은 순식간에 일어서버렸고, 겁에 질린 듯한 여자의 얼굴을 용납하지 않았다. 곁눈으로 여진이 반쯤 눈을 뜨는 것을 보았다. 건우는 그녀의 코트 단추를 하나씩 풀고는 어깨 너머로 그것을 밀어내었다.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코트 자락 소리에 여진이 또 한 번 어깨를 움찔거렸다. 귀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자극적이기 그지없었다. 코트에 이어 스웨터마저 벗겨내는 남자의 손길 또한 사뭇 거칠고 다급하게 느껴졌다. 찬 공기가 닿는 어깨에 건우가 입술을 내렸다. 뜨거운 무언가가 목선을 타고 올라오는 듯했다. 귓전으로 흘러드는 숨소리, 야릇하게 끌어당기는 그 은밀한 소리가 눈과 귀와 모든 감각을 마비시켰다. 괴로워하지 말라는 그의 말이 아프다. 그는 그녀가 이 밤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지 시작부터 거칠게 몰아붙였다. 하나도 괴롭지 않다. 수치스럽지도 않다.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들은 처음부터 포기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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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대학병원

개천에서 암고양이가 청진기를 들고 솟구쳤다는 남다른 태몽의 소 유 자 , 설은반. 열여덟, 개천을 벗어나게 해 줄 그를 만나다. “이 관상을 좀 봐. 옆 에 두면 저절로 성적이 오를 상이잖아?” 세운의대 수석에 비주얼까지도 언빌리버블이지만 웃을 일 없는 나날을 지 내 던 , 표이록. 스물다섯,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녀석을 만나다. “너냐? 앞으로 나한테 사육당할 학생이?” 짧았던 인연은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그녀에겐 꿈이었고 그에겐 아프게 박힌 가시 같은 그곳, 세운대학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 차인 미운 오리 새끼와 포악한 전문의 표르렁, 표 교수로 그곳에서 재회하기 전까지. “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죽도록 공부했고 의사가 됐어요. 대견하지 않으세요?” “수고했어. 잘 살았군. 축하해. 대견해. 그리고 또 뭐?” “……네?” “네가 원하는 말을 해 줄 테니까, 또 듣고 싶은 말을 해 보라고.” 하지만 그 재회는,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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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데이

[15세 이용가 버전] 네게 건네고 싶었던 한마디, “사랑해.” 언젠가 네 옆에 가게 되는 날 네가 나를 돌아보게 되는 날 그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 언젠가……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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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결혼상대

재현고등학교 제일의 꼴통 또라이, 최윤결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맞선 자리에서. “매일, 24시간 내내, 너랑 붙어먹을 생각인데 어때?” 재현고등학교 제일의 시크녀, 서혜준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맞선 자리에서. “어떠냐고? 결혼한 부부가 붙어다니는 건 당연한 거 아냐?” 헤어진 순간조차 가슴 아팠던, 파란만장 금수저 커플의 색(色)기 가득한 결혼 생활. 남자는 여자의 꿍꿍이가 궁금했다. 그래서 묻고 싶었다. 왜 뒤늦게 내 앞에 다시 나타났는지. 왜 나를 다시 헝클어뜨리는지. “그땐 어려웠고, 지금은 쉬운 이유가 뭐지?”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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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끝나지 않는 밤

“내가 만들어주는 세상에서, 나만 보고 살아.” 강태신. 카지노 '스핑크스‘의 대표. 마카오 쪽 카지노 합병 건으로 서기혁과의 거래 차 침사추이에 갔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래가 틀어졌다는 것을 알고 서기혁의 딸 서은우를 납치한다. 마음이 없어도 좋다. 상관없어. 그래도, 서은우. 네가 있어 비로소 사는 게 단순하지가 않아졌다. 너한테 다 버릴 거다. 네 발이 무거워져 달아나지 못하게. 깊고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그곳으로, 그는 자신을 던질 생각이었다. “빨리 나한테 와서, 당신이 있는 그곳으로 나를 데려가.” 서은우. 아버지의 몰락으로 삶의 모습이 바뀐 어느 날, 침사추이의 낡고 허름한 아파트 단지의 뒷골목에서 누군가에 의해 납치를 당하게 된다. 강태신. 나한테 와. 빨리 와서 당신이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 이렇게 그를 부르면 언제든 달려왔으니, 지금도 반드시 올 것이다. 깊고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그곳으로, 그녀는 자신을 던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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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대학병원

개천에서 암고양이가 청진기를 들고 솟구쳤다는 남다른 태몽의 소 유 자 , 설은반. 열여덟, 개천을 벗어나게 해 줄 그를 만나다. “이 관상을 좀 봐. 옆 에 두면 저절로 성적이 오를 상이잖아?” 세운의대 수석에 비주얼까지도 언빌리버블이지만 웃을 일 없는 나날을 지 내 던 , 표이록. 스물다섯,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녀석을 만나다. “너냐? 앞으로 나한테 사육당할 학생이?” 짧았던 인연은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그녀에겐 꿈이었고 그에겐 아프게 박힌 가시 같은 그곳, 세운대학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 차인 미운 오리 새끼와 포악한 전문의 표르렁, 표 교수로 그곳에서 재회하기 전까지. “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죽도록 공부했고 의사가 됐어요. 대견하지 않으세요?” “수고했어. 잘 살았군. 축하해. 대견해. 그리고 또 뭐?” “……네?” “네가 원하는 말을 해 줄 테니까, 또 듣고 싶은 말을 해 보라고.” 하지만 그 재회는,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thumnail

너보다 1분 더

언젠가부터 짝사랑 전문이 되어 버린 보도 2국 기자 서혜수. 눈물로 얼룩졌던 그 세월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지만, 『보도 2국 프로듀서 이강욱』 “이 이름에 이렇게 떨릴 날이 올 줄이야.” 어쩌다 이 남자에게 꽂혀 버린 걸까. “그런데 선배님.” “왜? 뭐 문제 있어?” “아뇨. 그게 아니라, 선배님이 저를 추천하신 건가 해서요. 9시 뉴스요.” 혜수의 질문에 강욱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맞아. 내가 널 추천했어. 난 부리기 쉬운 사람과 일하는 게 편해. 넌 그런 점에서 합격이고.” 말도 어쩜 저렇게 멋대가리 없이 하는지. 예쁜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그의 등만 봐도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은 이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여고생이었다. 마음이 점점 더 깊어질수록 “더는 엉겨 붙지 마. 부담스럽고 불쾌해.” 그의 눈빛과 외면에 상처받는 날만 계속되는데……. 서혜수의 짝사랑은 이번에도 실패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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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닥터

아버지가 모시던 분의 손녀였던 그 녀석에게 의사가 되어 다시 나타났다. 우리가 함께였던 그 시절부터 나의 세상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고 전세가 역전되어도 여전히 내 안에 그대로인 너, 한준희. “주문을 걸었지. 넌 별거 아니라고. 길 가다 발치에 걸리는 돌 같은 거라고. 그러니 의미를 둘 것 없다고. 그런데 내가 하루 종일 그 돌만 보고 있었어. 어쩌겠어? 내 옆에 둬야지. 다른 누가 차지 않도록.” 할머니를 모시던 분의 아들이었던 그 녀석이 의사가 되어 내 옆으로 돌아왔다. 현재의 시간에 거는 기대가 없기에 과거의 기억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내게, 세상의 소리로부터 영원히 사라져 먼지가 되어 없어질지도 모를 내게, 거칠 것이 없이 달려와준 너, 차이강. “난 오래전에 포기하는 법을 배웠어. 채워지면 버리고 또 채워지면 다시 버려. 언젠가 네가 내 안에 가득 채워졌을 때 널 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좋다면, 6개월만 연애하자. 딱 6개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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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화이트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죽음 후 삶 자체를 등한시했던 진현. 괴로웠던 시간을 딛고 다시 일어선 그의 앞에 어느 날, 균열과 파괴로 가득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가 나타났다. "가치, 없어요. 전 아주 이기적이고 못됐고 되바라진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모른 척해 주세요, 본부장님." 갑작스레 떠나 버린 아버지를 세상 그 누구보다 미워하고 원망하던 의진. 열여덟 살 이후 세상과 단절한 채 제 상처를 꽁꽁 숨기며 살아왔는데 그, 진현이 자꾸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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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작가반해
CPROO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 “네. 본부장님.” “당분간 채영인 씨가 내 애인 행세를 좀 해 줘요. 부탁해요.” 겉으론 건조하고 담담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영인은 알 수 있었다. 그가 지금 얼마쯤 절실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본부장님도…… 힘드셨겠구나. 제가 잘해 드릴게요. 우린 지금…… 연애하는 중이니까.” “후회될 텐데.” 가벼워지고 싶어서 선택한 가짜 연애였는데, 결국 감정은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을 정도로.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할 거예요.” “……아뇨.” “당신도 원한 일이라는 거, 잊지 마.” “알아요. 그런데…….” “음.” “……떨려요.” “……그냥 받아. 나를.” 인스턴트. 그저 한순간에 가볍게 스쳐 지나갈 그 무언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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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키스

한산 이씨 공무공파 문중의 종손녀, 열아. 열여섯, 만월의 밤에 그를 마음에서 지워 낸다. 하얀 하늘을 이고 선 종택의 담벼락 아래 그림처럼 서 있는 그를 다시 만난 날, 푸드득, 나비 한 마리가 고웁게 날갯짓을 하며 그녀의 가슴속으로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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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계절

작가반해

강추!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계절이 한 바퀴의 궤도를 돌면 다시 다가오는 것처럼 아스라이 조각 나 버린 사랑도 언젠가 제자리를 찾게 될 거라 믿었다. 시간의 뒤로 숨어 버렸어도 팔을 뻗으며 쉽게 네게 닿을 수 있도록, 함께했던 계절 속에 서서 너에게 쓰는 이 간절한 언어들을 읽어 주리라 믿었다. 이태리 스캔들, 연인들의 저녁식사를 발간하였던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감각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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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해피엔딩

사랑을 불신하며 사는 것 자체가 무감하고 지루한 그녀, 독일로 날아가다. “나는 당신처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나 봐요.” ―윤재희 아직도 사랑을 믿으며 사는 것은 그래도 가치있다 여기는 그, 흐린 눈으로 그녀를 보다. “당신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죄는 아니잖아?” ―장민조 눅눅한 가슴에 파고든 그의 피아노 선율에 그녀의 심장이 아래로 한 번 툭, 떨어지고 내내 아파했으면서도 아프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던 그에게 그녀, 해피엔딩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보고 싶어도 더는 볼 수 없을 때를 위해서.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대에게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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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비스트(medical beast)

강진무. 장성대학병원 트리플보드 닥터이자 외상센터 센터장. 그의 인생은 딱 세 가지로 점철돼 왔다. 돈, 명예, 그리고 여자. 한 번 만난 여자는 뒤도 안 돌아보던 그가 어느 날 희한한 여자를 만났다. “넌 솔직하지 않지만, 네 몸은 솔직해.” 미련이었고 흥미였고, 결국 도전이 된 그 여자의 밤을 낚은 순간, 살아남기 위해 오랜 시간 공고하게 닫아둔 그의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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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끝나지 않는 밤

“내가 만들어주는 세상에서, 나만 보고 살아.” 강태신. 카지노 '스핑크스‘의 대표. 마카오 쪽 카지노 합병 건으로 서기혁과의 거래 차 침사추이에 갔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래가 틀어졌다는 것을 알고 서기혁의 딸 서은우를 납치한다. 마음이 없어도 좋다. 상관없어. 그래도, 서은우. 네가 있어 비로소 사는 게 단순하지가 않아졌다. 너한테 다 버릴 거다. 네 발이 무거워져 달아나지 못하게. 깊고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그곳으로, 그는 자신을 던질 생각이었다. “빨리 나한테 와서, 당신이 있는 그곳으로 나를 데려가.” 서은우. 아버지의 몰락으로 삶의 모습이 바뀐 어느 날, 침사추이의 낡고 허름한 아파트 단지의 뒷골목에서 누군가에 의해 납치를 당하게 된다. 강태신. 나한테 와. 빨리 와서 당신이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 이렇게 그를 부르면 언제든 달려왔으니, 지금도 반드시 올 것이다. 깊고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그곳으로, 그녀는 자신을 던질 생각이었다. <1권 목차> 프롤로그 1. 태신 : 스카이라운지 2. 은우 : 뒷골목길 3. 성(城)의 미로 4. 야수의 전설 5. 덫 6. 폭우 7. 사막에서 8. 하얀 밤 9. 불꽃놀이 10. breakable, 깨어지기 쉬운 11.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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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테라스

“다시 말하지만 하룻밤으로 안 돼. 넌 아주 많이, 나를 만나게 될 거야.” 끝나버린 사랑이 아니었다. 욕망뿐인 껍데기라 조롱해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한 마디가 위태로운 파열음을 내는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미쳐 있었다. “그게 진짜 이유예요. 당신이 싫어진 거.” <본문 중에서> “즐겨. 괴로워하지 말고.” 건우는 눈을 꾹 감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진을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틈도 없이 겹쳐진 몸. 이미 여체를 뚜렷하게 감각해버린 몸은 순식간에 일어서버렸고, 겁에 질린 듯한 여자의 얼굴을 용납하지 않았다. 곁눈으로 여진이 반쯤 눈을 뜨는 것을 보았다. 건우는 그녀의 코트 단추를 하나씩 풀고는 어깨 너머로 그것을 밀어내었다.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코트 자락 소리에 여진이 또 한 번 어깨를 움찔거렸다. 귀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자극적이기 그지없었다. 코트에 이어 스웨터마저 벗겨내는 남자의 손길 또한 사뭇 거칠고 다급하게 느껴졌다. 찬 공기가 닿는 어깨에 건우가 입술을 내렸다. 뜨거운 무언가가 목선을 타고 올라오는 듯했다. 귓전으로 흘러드는 숨소리, 야릇하게 끌어당기는 그 은밀한 소리가 눈과 귀와 모든 감각을 마비시켰다. 괴로워하지 말라는 그의 말이 아프다. 그는 그녀가 이 밤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지 시작부터 거칠게 몰아붙였다. 하나도 괴롭지 않다. 수치스럽지도 않다.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들은 처음부터 포기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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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샤워

권열우, 서울남부지검 검사. 정직처분과 아버지의 죽음. 한꺼번에 닥친 상황에 억지로 떠밀려 고향 도암면으로 내려왔다. “확인할 게 있어.” 예기치 않은 그녀와의 만남은 그를 오래전 기억으로 데려다주었다가 다시 현실로 끄집어냈다. 어린 가슴에 영영 담아둘 수도 잔인하게 도려낼 수도 없었던, 이제는 여자가 되어 현혹시키는 그녀에게 취기를 빌려 욕망이 깃든 눈으로 말했다. “매일 밤 여기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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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계절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계절이 한 바퀴의 궤도를 돌면 다시 다가오는 것처럼 아스라이 조각나 버린 사랑도 언젠가 제자리를 찾게 될 거라 믿었다. 시간의 뒤로 숨어 버렸어도 팔을 뻗으며 쉽게 네게 닿을 수 있도록, 함께했던 계절 속에 서서 너에게 쓰는 이 간절한 언어들을 읽어 주리라 믿었다. <이태리 스캔들>, <연인들의 저녁식사>를 발간하였던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감각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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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블루

널 잊지 않아 내 목표는 시카고에 가서 너를 만나는 것 그러나 꿈은 현실의 잔혹한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졌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눈앞에 등장했다. “나를 알아봤을 텐데 왜 피했지?” 꿈과 희망은 돌고 돌아 다시 그에게로 맞춰졌다 그것 밖에 없었고 그것만이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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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짙은 날

“우리가 어울리느냐고 물었지? 난 네가, 우리가 어울리는 사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명목상으로만 실장이라 불리는, 백문그룹 사고뭉치 후계자 유이. 한 여자로 인해 권태롭기만 하던 일상이 변했다. “널 좋아해. 우습지만 너도 같은 마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만 네 옆에 내가 없어도 된다는, 너한테 난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그런 눈빛만 하지 마.” 쏟아지는 여름 햇볕을 받은 청초한 꽃 한 송이 같은 그녀에게, 유이는 새삼 반해버렸다. 당장에라도 키스하고 싶을 만큼. “내 입술에 입 맞추지 마. 입 맞추면서 속삭이는 것도 안 돼. 속삭이면서 입 맞추는 것도 물론 안 돼.” “나랑 눈싸움하자는 거야? 그것도 아니면 한 번 더 키스해달란 거야?” 휴가를 빙자해 쫓겨 간 그곳에서, 그녀와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린이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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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연애

연애해요, 나하고. 당신이 내 집으로 출근하는 오후 두 시부터 여덟시 까지. 연애하는 거요, 나하고. 깊어지지 않고 적당히, 질척거리지 말고 가볍게. “깊어지는 순간, 당신이 떠나.” 집착이 되지 않으려 한 쪽 발만 담갔지만, 점점 덩치를 불려가는 그녀의 자리. 오후만의 연애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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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그리고 안녕

인세연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지부 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날 사랑해줘. 난 당신한테 천국보다 달콤한 시간을 선물할게.” 그 남자의 속삭임은 악마의 그것처럼 쓰면서도 달았다. 가면이나 위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유혹적이었다.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고 싶을 만큼. 차민권 DBS방송국 시사교양본부 소속 5년차 피디 “저는 촬영하지 않겠어요.” 그 여자의 냉랭한 얼굴은 파란 빛의 눈동자만큼 차가웠다. 보호색을 입힌 여린 동물처럼, 혹은 몸에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날카롭지만 헤집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상처도, 아픔도, 절망도 모두 지운 뜨거운 열사(熱沙)에서 당신과 처음 만나 나눈 ‘안녕.’ 다시 만난 날 그 맑은 햇볕 아래에서 나눈 또 다른 ‘안녕.’ 서로 다른 그 안녕에도 당신과의 시간이 있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건 운명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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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여전히 파혼

작가반해

“우린 여전히 파혼한 사이잖아요.” 집안의 미운 오리 새끼이자 잘나가는 방송 작가, 류다이. 뜻하지 않은 그와의 재회에 잔잔하던 일상이 크게 흔들린다. “살벌하군. 당신이 파혼 얘길 꺼낸 날, 그래도 우리 꽤 애틋했던 것 같은데.” 오기일 게 분명한 그의 도발에 결국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한 달 동안 여기서 지내려구요. 그리고 마음껏 괴롭히세요.” 다이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파혼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파혼한 게 자랑인가?” 기승전자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잘나가는 방송 PD, 정유현. 뜻하지 않은 그녀와의 재회에 시작부터 불쾌함만 쌓인다. “정유현 씨. 그런 결정을 혼자 내리다니 PD의 갑질 아닌가요?” 그녀의 달라진 표정과 태도에 이유 모를 오기마저 생겨 버렸다. “거부하면 나한테 미련이 남은 걸로 오해할 겁니다. 나, 그런 오해 아주 잘하거든.” 유현은, 그저 그녀가 원했기에 파혼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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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개, 젖은 꽃

“나는 당신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개차반 생애 처음으로 찾아온 열병 같은 사랑은 늘 뾰족한 가시 하나를 품고 있었다. 뽑아낼 수도 방치할 수도 없는 가시 때문에 불안하고 불완전하던 찰나, 그는 드디어 가시를 뽑기로 했다. 그를 위해 언제든 젖어들 준비가 돼 있는 그녀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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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저녁식사

작가반해

맞선대행 아르바이트가 불러온, 황당하고 기막힌 시츄에이션. “상대방을 속이고 재물을 취득할 경우, 사기죄에 해당하는 거 알죠?” “뭐, 죄는 가볍게 용서해 주지. 내가 차갑고 냉정해 보여도 그 정도 아량과 인심은 갖추고 있는 사람이거든. 안팎으로 완벽하달까. 대신에…… 당신이 나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생겼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그런데…….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그야, 내 옆에 둬야겠으니까.”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연인들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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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나 이제 막살 거야.’ 절망의 끝. 삶이란 그저 ‘견디는 것’이었던 여자, 신이원. 그런 그녀에게 자꾸만 추파를 던진다, 오만불손한 저 사장이. ‘내가 저따위 여자에게, 흔들릴 리 없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여자와 결혼하는 것만이 지상 목표였던 남자, 최태인. 그랬던 그가 요즘 흔들린다, 기괴한 몰골의 신입사원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얽히는 시선. 상처로 똘똘 뭉친 이원에게 상처와 홀로 싸우던 태인은 물었다. 외로움을 이겨 내는 방법을 아느냐고. 각자의 아픔 앞에 침묵하던 두 명의 남녀가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 가는 길목 그 어디쯤. 당신에게 전하는 청혼. “그러니까 당신이 나 책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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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 미풍

전 남친과 이별한 아픔이 채 말끔히 지워지기도 전에 다른 남자한테서 긴장을 느꼈던, 유일한 그때를 기억한다. 그때의 그 야릇한 기분과 야한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의 비서가 되었을 때, 그 긴장은 몇 배로 짙어졌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당신이 술을 마시게 놔두는 건데 그랬어. 적어도 나한테 기대기는 했을 텐데.” “본부장님.” “내 다리가 어떤지 난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 당신이 계속 의심하고 헷갈려 하게 놔두도록 하지. 그래야 틈틈이 당신이 날 생각할 테니까.” 그는 어딘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사람 같았다. 흐릿하고 애매했다. 마치, 걷어 내어선 안 되는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처럼. 허리를 감아 오는 남자의 유혹은 온통 그녀를 휘저어 놓았다. 다른 생각, 다른 순간이 끼어들 틈도 없이 그가 세진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치며 속삭였다. “오늘 밤, 나하고 있어.” 그는 밤과 잘 어울렸다. 어둠을 있는 그대로 모아서 적당히 버무린 남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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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이방인

작가반해

강추!“언젠가 우리…… 웃으며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의 말에 아뜩해졌다. 잡을 수 없는 바람처럼, 쥐면 손가락 사이로 죄다 빠져나가는 허무한 공기처럼, 도저히 실체가 잡히지 않는 막연한 그림. 어디에 색을 칠해야 할지 캄캄하기만 한 하얀 도화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열망에 기대어 그가 품고 있는 꿈과 세상은, 그녀가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 사실에 서희는 서글퍼졌다. “난요…….” “기다릴게.” 속삭인 강진은 어두워진 서희의 눈동자와 대답을 외면한 채, 그녀의 뒷머리를 천천히 뒤로 젖히며 입술을 깊게 맞물렸다. 활짝 열린 입술 새로 거칠게 들여놓은 혀끝으로, 숨어 있는 그녀의 혀를 찾아 입안을 샅샅이 핥아 내리기 시작했다. 매끄럽게 뻗은 등골을 오르내리며 쓰다듬던 손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쥔다.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낙원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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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새벽

『푸른새벽』은 정략 약혼이 깨어진 그날, 그는 냉정했고 그녀는 무기력했다. 그 후 3년, 그는 여전히 냉정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나약하지 않았다. 3년 만에 지중해 유람선에서 다시 만났을 때 태경은 사희의 존재에 신경줄이 예민하게 당겨지기 시작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약혼녀가 타인의 눈에 띄는 것이 불쾌하다. 거슬린다. 이렇게 누군가의 존재가 거슬린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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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앤 더티(keen&dirty)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던 여자. 밤마다 떠올라 잠 못 들게 만들던 여자. 숙부의 비서였던 그 여자가, 사표를 내고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찾아서 돌려놔야겠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킨keen: 난생 처음 열중하다. 서위진, 인학그룹의 유일한 골칫덩이. 그 골칫덩이가 되기 위해 긴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낭비하며 살아갈 작정이었다. 길 앞에 어떤 복병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못된 나를 착한 당신이 무찔러봐.” 더티dirty: 난생 처음 욕망을 보다. 정유인, 인학그룹 부회장의 비서. 말이 안 될 정도로 팍팍하고 쓰디쓴 삶이 더욱 비참해지려 할 무렵, 난데없이 한 남자가 날아들었다. 야한 웃음을 물고서. “거래는 끌리지만, 제 타입이 아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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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더 윈터(Kiss The Winter)

그 집은 겨울과 함께 찾아왔다. 10미터쯤 떨어진 거리에, 이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적당한 그 거리에. “대체 왜 온 거지, 이 동네에?” 집주인이 될 남자가 누군지 모르지 않았다. 친근하게 다가가 알은척을 하기엔 속이 부대낄 정도로 낯설고, 시종일관 냉랭하게 외면하자니 그것 또한 어색하다. 무엇보다, 늘 도망치고 싶은 기억의 한 부분에 그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나 모르겠어?” 양심에 찔릴 정도로 환하게 웃던 그가 초연의 아래위를 훑으며 입을 뗐다. 왜 모르겠어요, 그렇게 화려한 얼굴을. 모른 척하고 싶을 뿐이지. “아까도 창문으로 다 보고 있던데, 나 알아본 거 아니었어?” 변함없이 올곧고 다정한 눈빛과 마주하니 그때처럼 묘한 반발감이 일었다. “어쩌라구요?” 가장 싫어하는 계절에, 그가 다시 나타났다. 잊는 것에 성공한 줄 알았던 무거운 추억과 기억이 날카로운 창살처럼 그녀의 폐부를 찔렀다. * 이 작품은 15금으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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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별

작가반해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장사꾼, 류한준. “24시간 안에 [스타]를 찾아.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용인할 거다.” 재벌가의 숨겨진 사생아로 쫓기는 몸이자 [스타]의 주인, 김유림. “그림을 드릴게요. 대신, 저를 보호해 주세요.” 그렇게 시작된 ‘한시적’인 동거. 이 거래가 끝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사이.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사이로 끼어든 알 수 없는 감정. “언제부터 널 보는 눈빛이 달라졌는지 기억도 안 나.” 이 관계의 끝이 무엇이든 이미 여자는 남자의 일상에 깊게 스며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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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파혼

“우린 여전히 파혼한 사이잖아요.” 집안의 미운 오리 새끼이자 잘나가는 방송 작가, 류다이. 뜻하지 않은 그와의 재회에 잔잔하던 일상이 크게 흔들린다. “살벌하군. 당신이 파혼 얘길 꺼낸 날, 그래도 우리 꽤 애틋했던 것 같은데.” 오기일 게 분명한 그의 도발에 결국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한 달 동안 여기서 지내려구요. 그리고 마음껏 괴롭히세요.” 다이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파혼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파혼한 게 자랑인가?” 기승전자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잘나가는 방송 PD, 정유현. 뜻하지 않은 그녀와의 재회에 시작부터 불쾌함만 쌓인다. “정유현 씨. 그런 결정을 혼자 내리다니 PD의 갑질 아닌가요?” 그녀의 달라진 표정과 태도에 이유 모를 오기마저 생겨 버렸다. “거부하면 나한테 미련이 남은 걸로 오해할 겁니다. 나, 그런 오해 아주 잘하거든.” 유현은, 그저 그녀가 원했기에 파혼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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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폭풍

라이더 휴스턴, 한국 이름은 김사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약결혼을 선택한 날, 먹잇감을 향해 달려드는 잔인한 포식자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나한테 어울리는 여자로 살아요. 3년 동안.” 정연하, 그저 평범한 수학 선생님. 가족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였던 그녀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적나라하지만, 내가 딱 원하는 결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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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의 방

전근 차 가게 된 휴양지, 멕시코 칸쿤.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비서 한서경. 욕망이 버무려진 시선 속에 그녀를 가둔 순간, 다른 것들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완벽하게 미치는 것 밖에는. “당신 사진을 원해. 내 침대에 걸어두고 밤마다 혼자 즐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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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비스트(medical beast)

강진무. 장성대학병원 트리플보드 닥터이자 외상센터 센터장. 그의 인생은 딱 세 가지로 점철돼 왔다. 돈, 명예, 그리고 여자. 한 번 섹스 한 여자는 뒤도 안 돌아보던 그가 어느 날 희한한 여자를 만났다. “넌 솔직하지 않지만, 네 몸은 솔직해.” 미련이었고 흥미였고, 결국 도전이 된 그 여자의 밤을 낚은 순간, 살아남기 위해 오랜 시간 공고하게 닫아둔 그의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술대에서나 침대에서나 강해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요 #거기! 거기! 좀 더! 세게! #넣거나 담거나 박거나 박히거나 #대놓고 꼴려 대놓고 밝혀 [미리보기] 진무가 강희를 데리고 간 곳은 포장마차 거리 근처에 있는 작은 호텔이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무는 강희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어깨에 멘 가방이 바닥으로 투둑 떨어졌다. 한껏 고개를 숙여 제 얼굴 옆에 바짝 붙은 진무의 입술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아버렸다. 벽과 그의 몸 사이에 낀 채, 제대로 호흡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가 열기에 휩싸인 목소리를 건넸다. “지금부터 네 옷을 벗길 텐데, 제발 가만히만 있어. 알겠지?” “왜…… 제 생각은 안 하시는 거죠?” “어떤?” “나도 오늘 밤 이후로 교수님이 안 끌릴 수도 있는데요. 나한테도…… 교수님은 도전일 수 있어요.” 진무는 벽에 댄 이마를 천천히 떼고 강희의 정수리에 턱을 올렸다. 손은 이미 그녀의 점퍼 단추를 하나씩 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한번 해보자고. 너하고 나, 오늘 이후로 어떻게 될지. 오늘로 끝일지 아니면 계속 서로한테 꼴릴지, 한 번 두고 보자고. 어때? 궁금하지 않아?” 그녀는 대답이 없었고 그저 거칠게 숨만 내쉬었다. 진무는 강희의 정수리로부터 고개를 떼고는 그녀의 턱을 치켜들었다.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강희의 취기 가득한 눈빛이 그에게 닿았다. 당장이라도 그녀의 바지를 벗기고 제 물건을 박아 넣고 싶었지만, 생각을 고쳤다. 그녀에게도 자신이 도전일 수 있다는 말에, 진무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진 것이다. 내일, 그리고 모레, 시간이 흘러서도 이 밤과 그 자신이 잊히지 않도록. 그녀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서 오랫동안 되풀이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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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힐의 연인

******************************************** 홀리듯 읽게 되는 마성의 작가 반해 신작 전격 출간! 거부할 수 없는 끌림, 『그린힐의 연인』 소장 의욕 불끈 솟는 이 작품, 강력 추천! ********************************************* 어머니의 유언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먼 나라에서 데리고 온 그 아이를 잠시 책임지는 것.’ 그 일만 무사히 끝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정된 일처럼 찾아온 복병. “못 견디겠더라. 너한테 다른 놈이 다가가는 거.” 피아노만 고집하던 그의 세상에 홀연히 등장한 스물둘의 여자아이. 그 아이가 여자로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 “제가 설마, 교수님을 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삼킬 수도, 뱉어낼 수도 없는 돌덩이 하나가 목을 막은 것 같았다.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너하고 나, 연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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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키스

한산 이씨 공무공파 문중의 종손녀, 열아. 열여섯, 만월의 밤에 그를 마음에서 지워 낸다. 하얀 하늘을 이고 선 종택의 담벼락 아래 그림처럼 서 있는 그를 다시 만난 날, 푸드득, 나비 한 마리가 고웁게 날갯짓을 하며 그녀의 가슴속으로 날아들었다. 반해 장편소설 『도둑맞은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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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이 됩니다

정세윤 상무가 어느 날 미친 제안을 했다. “당분간, 내 애인 행세 좀 해줄 수 있겠어요?” “……네?” “내 목소리가 너무 작았나?” “……그게……다시……말씀해주시면…….” “한 가지 역할을 더 해달라는 말이에요. 비서 말고 내 애인으로.” 오매불망 그를 짝사랑 중이던 비서 이태령에게 죽느냐 사느냐보다 더 큰 일생일대의 고민이 생겼다. 그녀는 매우 단순하고 산뜻하게 결정을 내렸다. “오늘 상무님과 함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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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새벽

정략 약혼이 깨어진 그날, 그는 냉정했고 그녀는 무기력했다. 그 후 3년, 그는 여전히 냉정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나약하지 않았다. “다급한 건 회장님이고 전 아무래도 상관없는 쪽이니, 지금은 제가 갑이에요.” 3년 만에 지중해 유람선에서 다시 만났을 때 태경은 사희의 존재에 신경줄이 예민하게 당겨지기 시작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약혼녀가 타인의 눈에 띄는 것이 불쾌하다. 거슬린다. 이렇게 누군가의 존재가 거슬린 적은 처음이었다. “희한한 우연이 우리한테 세 번이나 일어났어. 유람선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오늘. 우연이 겹쳐질수록 차츰 너에 대한 기억들이 선명해지고 있어. 그게 굉장히 불쾌해.” 연달아 쓰러진 불행의 도미노 속에서 유일하게 사희를 붙잡아준 것은 태경에 대한 기억이었다. 외면하고 부인할수록 숨겨둔 진심이 고개를 내미는 속도가 빨라진다.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다급히 그 정체를 가렸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만 되새겨지는 그의 얼굴. 다시 빠져버리고 말 것이다. 그를 마음에 담게 된 그날의 새벽, 그 푸른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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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저녁식사

"맞선대행 아르바이트가 불러온, 황당하고 기막힌 시츄에이션. “상대방을 속이고 재물을 취득할 경우, 사기죄에 해당하는 거 알죠?” “뭐, 죄는 가볍게 용서해 주지. 내가 차갑고 냉정해 보여도 그 정도 아량과 인심은 갖추고 있는 사람이거든. 안팎으로 완벽하달까. 대신에…… 당신이 나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생겼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그런데…….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그야, 내 옆에 둬야겠으니까.”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연인들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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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절 외전

스물아홉 해를 살면서 그녀가 가장 잘한 일은 선우자동차 마케팅본부장 권영모의 비서가 된 것이다. 급류를 탄 듯 정신없이 흘러가던 채신희의 삶이 속도를 늦추고 찬찬히 굴러가게 된 건, 그를 만난 이후부터였다. “공석인 내 비서 자리에 신희 씨를 추천했어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웃을 수 있을까, 해서.” 그때부터였을까. 그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보내오는 섬세한 눈길과 체온에 가슴 한구석이 바스라진 건. “긴장할 필요 없어요.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 “대답 안 합니까?” “네……. 알겠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겁니다.” 자신의 결핍을 그가 알아봤다는 생각. 그래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 달라고 주문했던 거라는 생각. 착각이어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여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저 이렇게 혼자 그를 품다가 어느 순간이 오면 깔끔히 정리하게 될 거였지만, “오늘 취소된 약속이 맞선이었다고.” 그 ‘순간’이 그의 결혼이 될지는 꿈에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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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결혼은 안 하고

“날 오랫동안 미워해도 돼요.” 홍모네. 주제에 자아실현이랍시고 약혼식 전날에 파혼을 선언하며 폭동을 일으킨 간 큰 여자. 시간이 흘러 찾아온 그 남자에게서 음란하고 싸늘한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걸 느꼈다. “내가 안으면, 안길 수는 있고?” 최한준. 오랫동안 바라본 여자에게서 파혼을 통보받은 날, 그날부터 이 모종의 계략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플랜B. 실패로 돌아갈지도 모를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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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연애

연애해요, 나하고. 당신이 내 집으로 출근하는 오후 두 시부터 여덟시 까지. 연애하는 거요, 나하고. 깊어지지 않고 적당히, 질척거리지 말고 가볍게. “깊어지는 순간, 당신이 떠나.” 집착이 되지 않으려 한 쪽 발만 담갔지만, 점점 덩치를 불려가는 그녀의 자리. 오후만의 연애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일지도 몰랐다. 본문 중에서 “으윽…….” 짓씹듯 거친 호흡을 내뱉은 권은 짐승처럼 전율하며 다연의 젖가슴을 천천히 주물렀다. 그러자 제 안에 빠르게 번식해갔던 쾌감의 잔재가 손끝에 끈적끈적하게 감겨든다. 격렬했던 행위에 지쳐 무너지려 하는 다연의 몸을, 그녀의 허리를, 권이 뒤에서 힘차게 껴안았다. 그의 팔에 지탱하고 있던 다연은 길고 거칠었던 호흡 탓에 현기증이 일어 뺨을 벽에 털썩 기대었다. 뺨에 닿는 그의 입술이 느껴졌다. 혼미해진 정신을 추스르기가 힘들 것 같아 잠시 그대로 있었다. 흐트러진 숨결에 몸까지 지배당하자 다연은 으음, 괴로운 신음을 쏟아냈다. 뺨에 머물러 있던 그의 입술이 차츰 목덜미로 내려가는데도 저지할 기운이 없었다. 다만 입을 열어 쉰 음성을 끌어낼 뿐이다. “……난 지금 온 몸이 아프다구요. 최권 씨.” 권은 포근한 향이 가득한 다연의 목덜미에 입술을 찍으며, 제 이름을 불렀던 그녀의 중얼거림을 가만히 곱씹었다. 누군가로부터 이름이 불린다는 것이 흐뭇하게 여겨진 적은 처음이다. 이름으로 시작하여 함께 한 시간이 쌓이고, 그 시간으로 뒤덮인 정이 쌓이고. 그런 인간적인 관계를 영위한 경험이 그에겐 전무했다. 새삼스레, 가슴이 어떤 따뜻한 것들로 번져가는 기분이었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는 거, 듣기 좋아.” “얼마든지 불러 줄 수 있어요. 최권. 최권. 최권.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요.” 여전히 다연은 뭉근한 혼란 속에 잠겨 있는 듯 해보였다. 권은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부축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안 잡아먹어. 대신 편하게 해주지. 당신이 아프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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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이방인

“언젠가 우리…… 웃으며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의 말에 아뜩해졌다. 잡을 수 없는 바람처럼, 쥐면 손가락 사이로 죄다 빠져나가는 허무한 공기처럼, 도저히 실체가 잡히지 않는 막연한 그림. 어디에 색을 칠해야 할지 캄캄하기만 한 하얀 도화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열망에 기대어 그가 품고 있는 꿈과 세상은, 그녀가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 사실에 서희는 서글퍼졌다. “난요…….” “기다릴게.” 속삭인 강진은 어두워진 서희의 눈동자와 대답을 외면한 채, 그녀의 뒷머리를 천천히 뒤로 젖히며 입술을 깊게 맞물렸다. 활짝 열린 입술 새로 거칠게 들여놓은 혀끝으로, 숨어 있는 그녀의 혀를 찾아 입안을 샅샅이 핥아 내리기 시작했다. 매끄럽게 뻗은 등골을 오르내리며 쓰다듬던 손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쥔다. 반해의 로맨스 장편 소설 『낙원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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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힐의 연인

******************************************** 홀리듯 읽게 되는 마성의 작가 반해 신작 전격 출간! 거부할 수 없는 끌림, 『그린힐의 연인』 소장 의욕 불끈 솟는 이 작품, 강력 추천! ********************************************* 어머니의 유언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먼 나라에서 데리고 온 그 아이를 잠시 책임지는 것.’ 그 일만 무사히 끝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정된 일처럼 찾아온 복병. “못 견디겠더라. 너한테 다른 놈이 다가가는 거.” 피아노만 고집하던 그의 세상에 홀연히 등장한 스물둘의 여자아이. 그 아이가 여자로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 “제가 설마, 교수님을 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삼킬 수도, 뱉어낼 수도 없는 돌덩이 하나가 목을 막은 것 같았다.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너하고 나, 연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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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설(爆風雪)

최인설, 패션 매거진 비스의 편집장. 오만하고 과묵한, 격이 다른 워커홀릭, 원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놓쳐 본 적 없고 뜻대로 되지 않은 일도 없었다. 폭풍설의 한가운데에 위태롭게 서 있던 그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오늘처럼 긴 밤을, 나는 겪어 본 적이 없거든.” 연재희, 한복 공장 가월당의 후계자. 미소를 감춘 채 어두운 생을 살아가는 수의장인(壽衣匠人). 늘 죽음과 함께였다. 주변은 무덤 속처럼 조용하고 적막했다. 삶의 반대편은 그렇게 항상 지루하고 따분했다. 폭풍설의 한 가운데에 오만하게 서 있던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를 가져요. 아무것도 묻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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