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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인 에스퍼 영웅들이 테러를 막든 말든 먹고사는 데 급급한 일용직 노동자 재뉴어리. 어느 날 갑자기 폭주하는 에스퍼의 기운을 가라앉힐 수 있는 촉매제, 즉 가이드임이 밝혀진 그는 다짜고짜 ‘센터’에 끌려가고 현실에 존재한다고 믿을 수 없는 미친 미모의 소유자 유스티스를 만나게 된다. 외모면 외모, 돈이면 돈, 만만치 않은 체격까지, 그야말로 싸가지 외의 모든 걸 가진 현대형 귀족. 일용직 노동자인 재뉴어리로서는 유스티스의 가이드가 되는 것은 꿈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트너를 정하는 센터의 모임에서 단지 가이드라는 이유만으로 에스퍼들의 절박하고 비상식적인 유혹에 시달리다가 정신적으로 지친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내리고 마는데. “……왜 나를 선택한 거지?” “그쪽만 내게 관심이 없어 보여서.” “일종의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원한다, 이건가?” 유스티스가 제안을 받아들인 순간, 이 관계는 정말 ‘비즈니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 들어. 넌 내 허락이 있기 전에는 아무 데도 못 가. 각인할 거야. 내 가이드라는 걸 몸에 새기는 거다.” 누군가와 이어지는 것. 누군가에게 내민 손이 온기에 감싸이는 것.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였던 간절한 바람은 유스티스와 만난 그 순간부터,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현실이 되어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현대물 #판타지물 #OO버스 #달달물 #힐링물 #강공 #집착공 #연하공 #미인공 #까칠공 #츤데레공 #재벌공 #절륜공 #다정수 #연상수 #적극수 #외유내강수 #능력수 #얼빠수 #계약 #할리킹 #초능력 #오해/착각 #동거/배우자 #첫사랑 [일러스트] 앙쥬 [로고 및 표지 디자인] 매진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65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BL 소설 중 상위 7.22%

👥

평균 이용자 수 2,921

📝

전체 플랫폼 평점

9.2

📊 플랫폼 별 순위

22.33%
N002
3.46%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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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작가의 다른 작품17

thumnail

데이즈 D:AZE

키워드 연상수, 강수, 까칠수, 낯가림수, 능력수, 외골수, 철벽수, 연하공, 혈통좋공, 미남공, 부자공, 대형견공. 신경원은 뱀파이어 범죄 대책 기관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 에이전트다. 머리도 좋고 실력도 좋고 다 좋은데 딱 하나, 안 좋은 게 있다. 바로 파트너 운이 바닥이라는 점이다. 잘해주든 못해주든, 죄다 6개월도 못 버티고 기관을 떠나길 반복하니 더는 견딜 수 없어 ‘혼자서도 잘해요!’를 외쳤건만!! 망할 치프는 콧방귀를 뀌고는 직접 새 파트너를 골라보라며 신입 훈련소로 그를 뻥-하고 쳐 넣었다. 치프의 농간으로 신분을 감추고 훈련생으로 선발 테스트에 참가하게 된 신경원은 눈물을 머금고(...) 새파란 신입들을 때려눕힌 후 줄행랑을 쳤는데, 하필이면 대차게 때려눕힌 훈련생이 새로운 파트너가 되어 눈앞에 떡 나타났다. 훈련소에서 수석을 차지한 놈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귀티가 좔좔 흐르는 부잣집 도련님인지라 피튀기는 험한 일을 할 오래 할 놈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냉대하고 데면데면하게 굴며 파트너 취급도 안 했다. 6개월이 되기 전에는 절대 인간취급도 안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랬는데…. 어째서 저 놈은, 저렇게 시종일관 방글방글 웃으며 강아지처럼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까? 대체 뭐가 좋아서? 우아한 밤의 신사 뱀파이어가 아닌, 좀비형 괴물인 뱀파이어를 무식하게 척살하고 다니는 특수 에이전트들의 이야기, 데이즈(D:AZE)입니다. BL 가이드 *배경/분야: 현대판타지/뱀파이어헌터물/요원물 *작품 키워드: 연상수, 강수, 까칠수, 낯가림수, 능력수, 외골수, 철벽수, 연하공, 혈통좋공, 미남공, 부자공, 대형견공. *공 : 키이스 노아 클리퍼드 - 방년 24세.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 잘 받은 테가 팍팍 나는 반듯하고 세련되고 예의바른 도련님. 겉보기 등급은 최상급인데 속은 살짝 뒤틀렸다. 웨스트포인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타의에 의해 뱀파이어 대책기관 VI에 투신했다. 금방 관둘 생각이었지만 너무 잘 난 선배를 만나는 바람에 말뚝 박을 예정. *수 : 신경원 - 올해 서른. 한국계 이민 3세. 월반을 거듭해 10대에 의대에 진학, 22세에 졸업한 천재는 아니고 수재. 인턴 2년째 되던 해에 사촌동생들을 제외한 일가친척 전부가 뱀파이어에게 살해당한 후 기관에 투신했다. 까칠한 귀차니스트로 낯을 가리지만 일단 친해지면 허술함이 무심코 튀어나온다. 대형짐승에게 약하다. 공감글귀 “사내새끼 주제에 꼬리치지 마. 웃지 마. 좀 떨어져 걸어. 난 오징어 되기 싫어!” **본문 발췌 신경원은 손에 들고 있던 도넛의 마지막 조각을 한입에 털어 넣은 뒤 삐뚜름한 자세로 키이스를 올려다보았다. 도대체 이 도련님은 자신의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이러는 건지 정말로 모르겠다. ‘실력’이 마음에 든 걸까? 자기 자랑은 아니지만 실력에는 자신이 있는 신경원이다. 그렇다면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닌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좀…. 왜냐고 물어봤자 이미 들은 ‘좋아서요.’라는 답밖에 안 나올 것이다. 좋아서 하겠다는데 길길이 날뛰며 그런 짓은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다. 상대가 정말 철천지원수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야 좋다고 꼬리 흔들며 제발 관심 한 스푼만~ 이러며 치근대는 사람을 싫다고 내칠 사람은 없지 않을까? 적어도 신경원은 그렇게까지 매몰찬 성격이 못 된다. “멍멍 해봐.” 갑작스러운 말에 키이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곧 생긋 웃으며 시키는 대로 했다. “멍멍―.” 신경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입에서 절로 풋―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손’도 할까요?” “머리.” 한 술 더 뜨는 놈에게 그래도 설마 이건 안 하겠지 하며 말해봤다. 하지만 키이스는 아무 말 없이 두 손을 허리에 대고는 상체를 숙여 보였다. 황금빛 머리카락으로 감싸인 정수리가 보였다. 너무 밝지도 않고 너무 어둡지도 않은 예쁜 황금색의 머리카락이다. “…….” 하란다고 그대로 하는 행동에 기가 막혀서 물끄러미 봤지만 키이스는 허리를 펴지 않았다. 쓰다듬어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폼이다. 머리를 요구한 건 자신인데 키이스가 먼저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내민,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치 꼭 쓰다듬어줘야 한다고 어리광을 피우는 것 같았다. 신경원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두 번 쓰다듬었다. 순간 키이스의 미소가 살짝 풀어지며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갔고 뭔가 간질간질한 기분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던 신경원은 키이스의 표정 변화를 보지 못했다. “그만 가자, 멍멍아.” 신경원은 헛기침을 하며 뒷짐을 지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팔자걸음으로 까맣고 길고 큰 벤츠로 걸어갔다. 황금빛 털의 새끈한 대형 강아지는 만면에 미소를 띠우며 차문을 열어주었다.

thumnail

에브리 브레스

아스텔은 지구 연방군 소속의 우수한 특수 전투기 파일럿이었지만 더 이상 사정이 있어 신분을 바꾸고 일반 전투기 파일럿이 되기 위해 자신이 졸업했던 사관학교에 특별 훈련생으로 재입학하게 된다. 자청한 일이긴 하지만 우울하고 싱숭생숭한 기분이 들어 술집을 찾은 아스텔은 부어라 마셔라 하다 그만 술김에 사고를 친다. 어쩌다보니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아차! 아뿔싸! 맙소사를 외치지만 진지하게 제 성 정체성을 고민할 만한 성격이 아닌 아스텔은 ‘기분 좋았으니 됐어!’ 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기로 하고 상대가 눈을 뜨기 전에 호텔을 빠져나온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아스텔은 문제의 남자, 리하르트 클라인과 사관학교 숙소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고 놀라서 아는 체를 하는 바람에 클라인과 같은 숙소에 배정된다. 좀 껄끄럽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시작한 기숙사 생활은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과 생활 습관 때문에 잘 될 기미가 손톱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대강 무시하며 지내려하는데 리하르트 클라인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주말마다 상대를 찾느라 쓸데없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면서 졸업할 때까지 섹스 파트너로 지내자는 제안을 해온다. 죽음에 양발을 다 푹 담근 채 살아왔던 전적이 있기에,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하고 누굴 사귀어 본 적도 없었고 졸업 후 파일럿이 되어 일선에 배치되면 또다시 죽음과 밀접한 생활을 해야 하기에 진지하게 연애를 할 생각이 없었던 아스텔은 별 생각 없이 리하르트 클라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막상 섹스 파트너로 지내기 시작한 얼마 후부터 리하르트 클라인의 태도가 조금씩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하고 아스텔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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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 브레스(클린버전)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 아스텔은 지구 연방군 소속의 우수한 특수 전투기 파일럿이었지만 더 이상 사정이 있어 신분을 바꾸고 일반 전투기 파일럿이 되기 위해 자신이 졸업했던 사관학교에 특별 훈련생으로 재입학하게 된다. 자청한 일이긴 하지만 우울하고 싱숭생숭한 기분이 들어 술집을 찾은 아스텔은 부어라 마셔라 하다 그만 술김에 사고를 친다. 어쩌다보니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아차! 아뿔싸! 맙소사를 외치지만 진지하게 제 성 정체성을 고민할 만한 성격이 아닌 아스텔은 ‘기분 좋았으니 됐어!’ 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기로 하고 상대가 눈을 뜨기 전에 호텔을 빠져나온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아스텔은 문제의 남자, 리하르트 클라인과 사관학교 숙소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고 놀라서 아는 체를 하는 바람에 클라인과 같은 숙소에 배정된다. 좀 껄끄럽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시작한 기숙사 생활은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과 생활 습관 때문에 잘 될 기미가 손톱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대강 무시하며 지내려하는데 리하르트 클라인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주말마다 상대를 찾느라 쓸데없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면서 졸업할 때까지 섹스 파트너로 지내자는 제안을 해온다. 죽음에 양발을 다 푹 담근 채 살아왔던 전적이 있기에,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하고 누굴 사귀어 본 적도 없었고 졸업 후 파일럿이 되어 일선에 배치되면 또다시 죽음과 밀접한 생활을 해야 하기에 진지하게 연애를 할 생각이 없었던 아스텔은 별 생각 없이 리하르트 클라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막상 섹스 파트너로 지내기 시작한 얼마 후부터 리하르트 클라인의 태도가 조금씩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하고 아스텔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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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베이스 (클린버전)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 햇병아리 신인 배우 데인은 어느 날, 에이전트인 어머니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은둔형 괴짜인 ‘대배우님’를 설득해 영화에 출연하게 만들면 그 영화의 조연 카메라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자존심이 상하는 제안이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라 데인은 영화 시나리오를 들고 문제의 대배우님을 찾아가는데…. ‘어째서 방구석이 아닌 국경 너머 캐나다 산골 벌목장까지 기어들어가 있는 거야! 은둔형 괴짜라면서!’

thumnail

헌트

키워드 : 현대판타지. 뱀파이어헌터물, 요원물. 약근친물. 헌터공. 부자귀족공, 모럴제로공, 공사구분없공, 이구역의미친또라이공. 마이페이스공, 헌터수, 능력수, 감정부족형무심수, 공감능력없수, 죽었다살았수. 출생의비밀있수. 우아한 밤의 신사 뱀파이어가 아닌, 좀비형 괴물인 뱀파이어를 무식하게 척살하고 다니는 특수 에이전트들의 이야기, 영국편! 헌트(HUNT)입니다. 줄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오갈 데 없어진 한재인은 무의식중에 어머니의 나라 영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계획도 없이 찾아온 나라에서 우연히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만나고 ‘헌터’가 되어 그대로 영국에 눌러앉게 된다. 불법체류자인 재인으로선 정식 헌터가 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라 브로커를 통해 간간히 일을 받아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살면서도 계속 헌터 일에 집착한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에 비해 ‘감정’에 매우 둔해 인형 같다는 소리를 들어온 재인으로서는 태어나 처음 느끼다시피 한 강렬한 감정, 뱀파이어 사냥에 대한 ‘열망’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뱀파이어를 퇴치하고 브로커에게 무기를 돌려주러간 자리에서 붉은 금발과 회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와 만나고 이런 저런 일을 거쳐 정식 헌터가 될 기회를 잡는다. 감정엔 둔해도 육체 능력하나는 뛰어나다 보니 재인은 무사히 정식 헌터가 되었고 동시에 무딘 감정에 온 몸을 부딪혀가며 대시하는 남자, 에드워드 윈체스터에게 차츰 곁을 내주기 시작하는데…. 미리보기 광고를 위한 추천 장면 “마스터!” 재인은 비어버린 탄창을 갈아 끼우고 반대편을 향해 움직였다. 시야를 가로막고 있던 연기를 뚫고 나가자마자 에드의 모습이 보였다. “……!” 외팔이 블러드서커가 피를 흩뿌리며 에드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피에 젖은 그의 검이 블러드서커를 외팔이로 만들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에드의 긴 검이 차에서 피어오르는 불빛을 반사하며 뱀파이어에게 쇄도했다. 연기가 섞인 공기가 갈라진다. 동시에 팔뚝 하나가 허공으로 튀어 올라 불타는 자동차 쪽으로 떨어졌다. 검은색의 코트가 펄럭였다. 그때마다 블러드서커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블러드서커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재인이 목격하거나 처치한 그 어떤 목표물보다 빠르고 거칠고 살기등등했다. 그런 뱀파이어를 상대하면서도 에드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아니, 지난번에 본 것보다 더 압도적인 존재감을 뿌리며 상대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펄럭―. 마치 중세의 기사가 걸친 망토처럼 긴 코트 자락이 크게 나부끼는 순간, 귓가에 맴돌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와 불길이 일으키는 소리가 스펀지에라도 먹힌 것처럼 사라졌다. 에드의 장검이 그에게 달려드는 블러드서커의 목을 깨끗하게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다. 곱실거리는 머리카락을 가진 블러드서커의 머리가 바닥을 굴렀다.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하얀 송곳니도 보였다. 고요한 가운데 머리를 잃은 블러드서커가 시커먼 피를 뿜어내며 슬로 모션으로 에드를 향해 쓰러졌다. 동시에 아주 잠깐 동안 가만히 서 있던 에드가 움직였다. 결코 들리지 않을 소리가, 은색의 검이 블러드서커의 살과 근육과 척추와 내장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재인의 귀에 들려왔다. 블러드서커의 몸이 힘없이 무너지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펄럭이는 에드의 코트 자락에 잠깐 가려졌던 몸통은 완벽하게 두 조각이 나 있었다. 에드는 널브러진 블러드서커의 가슴에 검을 꽂았다. 검의 손잡이를 잡은 채 턱을 들며 몸을 쭉 펴는 게 보인다. 검이 박힌 블러드서커의 가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재인에게 에드가 시선을 돌렸다. 블러드서커를 난도질한 장검은 어느새 그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다. 은색의 긴 날에서, 그의 어깨에서, 펄럭이던 코트 자락에서 검은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그는 웃고 있었다. 슬로 모션으로 보이던 광경이 다시 제 속도를 찾았다. 주변의 소리도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에드는 재인 쪽으로 몸을 돌리며 물었다. “괜찮았어?” 재인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칼부림을 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처음처럼 느껴졌다. B3와 B1의 차이다. B1은 B3와는 완전히―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달랐다. 움직임도 속도도, 내뿜는 기운까지도…. 그것을 완벽하게 제압한 에드는, 진정 처음으로 보는 사람 같았다. “재인?” 에드가 고개를 갸웃했다. 흔들린 그의 장검에서 또다시 뚜둑 하고 검은 피가 떨어져 바닥에, 블러드서커의 검은 피로 만들어진 웅덩이 위에 떨어졌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유니폼을 입은 에이전트들이 에드에게서 몇 걸음 떨어져 그를 둥글게 감쌌다. 그래도 에드는 재인만 바라보고 있었다. 재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가 활짝 웃었다. 그의 턱에 맺혀 있던 검은 피가 지익 늘어지며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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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앤서 (The Answer)

유니크한 초능력의 소유자지만 그 자신에게는 그 어떤 초능력도 통하지 않아 부대에서 경원시 당하고 있던 리 소위는 부상당한 상태로 초능력을 과다하게 쓰다 그만 간만에 찾아온 후유증, 강렬한 성적 충동에 시달리게 된다.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건만 명령을 받고 리 소위를 의무실로 데려가던 짜증나게 잘 생긴 대위, 엔시 로드는 단박에 그 사실을 눈치 채고 유혹을 해오고 너무나도 강렬한 충동에 이성이 바스러진 리 소위는 그만 엔시 로드와 관계를 가지고 만다. 그러나,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와의 관계는 어째선지 계속 이어지고, 까칠하고 입 더럽고 성격도 이상한 그에게 리는 조금씩 몸도 마음도 휘말려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thumnail

럭키 맨, 스탠다드 맨

SF밀리터리. 우주에서는 일단 주포!부터 날리며 함대전을 해야 제 맛이라고 외치는데 왜 구식 지상전만 나오는 건지 궁금한 미즈하라표 구라뽕빨 무늬만 SF 10년이나 되는 긴 군 생활을 마친 크리스토퍼 렌은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자 멀고 먼 고향별로 돌아간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목장을 운영하며 유유자적한 은퇴 생활을 시작하지만 누군가 시기라도 하듯, 렌의 새로운 인생에 먹구름이 끼고 만다. 문화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낙후된 고향별에 그만 내전이 터진 것이다. 정착한지 겨우 반년 만에! 내전으로 인해 크리스토퍼 렌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진다. 군 복무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질질 끌려가 재 입대를 당하질 않나, 경험자니 지휘관을 하라고 하질 않나, 고장난 차량 고쳐서 가라는 데로 갔더니 최전선이질 않나…. 환경보호 때문에 중화기를 금지 당한 전쟁터는 우주세기 이전의 전쟁터 같고 식량조차 제대로 보급 받지 못해 근육 무늬 양떼가 배고프다고 메에에 울어대는 와중 렌의 부대에 용병들이 찾아온다. 용병은 좋다. 하지만 거친 용병들을 이끌고 있는 리더, 알렉스 마티어스라는 남자가 좀 만만치 않았다. 첫눈에 렌이 이런 저런 종족의 혼혈이라는 걸 알아보질 않나, 오렌지를 따오라면 나무를 죄다 베어 가지고 오질 않나, 적 진지를 무력화 시키라고 했더니 무기가 잔뜩 들어있는 무기고를 터트려 기껏 건질 수 있었던 장비까지 모조리 말아먹는다. 나사 하나가 빠진 게 아니라 명백히 잘못된 나사 하나가 단단히 틀어박힌 이상한 남자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크리스토퍼 렌에게 홀딱 반해 사정없이 들이댄다. 뭔가 찜찜해서 상종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부딪히고 깐족대며 옆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둠속에서 기습 작전을 벌여야 하는 렌의 부대에 한심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위기가 닥친다. 그에 알렉스 마티어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 하나만 들어주면 위기를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는데…. 불운으로 가득한 크리스토퍼 렌의 군생활 2회 차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발췌-- “당신, 정말 재능을 다차원적으로 골 때리게 낭비하고 있군.” 머리 위에서 살짝 허스키하면서 낮은 목소리가 뚝 떨어졌다. “……?” 의아함을 느낀 렌은 살짝 고개를 틀었다. 작전 상황실에는 드나들 수 있는 보안 레벨을 설정해서 레벨이 낮은 사람들은 출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 때문에 렌은 상황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두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머리 위에서 떨어진 목소리는 그가 모르는 사람의 것이었다. “살다 살다 두 시간 반 만에 저만큼의 정보를 아무런 자료도 보지 않고 입력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 “SH-09급이면 거의 최신예 기종이잖아. 거기에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일반에 공개된 정보보다 훨씬 상세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던데. 그뿐이 아니야, KLP-09급 전투기라니, 그런 게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실제 그 전투기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그런 최신예 전투기가 이런 변경 행성에 존재할 리도 없는데 설마 보유하고 있는 건가? 그럼 이런 내전 따위야 단번에 끝낼 수 있을 텐데….” 순간 렌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체불명의 목소리의 주인의 말이 맞다. 그런 전투기는 스터드 행성에는 존재할 리가 없다. 렌이 그 전투기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 것은 어디까지나 각종 전투기의 디테일 정보를 이용해서 이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기종들의 원형을 구분해내기 위한 것이었다. 외형이나 엔진의 특징은 제조사 고유의 것들이라 아무리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해도 어딘가에 형태가 남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이 별에는 지금까지 렌이 입력한 정보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부분이다. “당신 누구야?” 목소리가 마구 갈라진다. 렌의 시선은 순식간에 상대를 샅샅이 훑어내기 시작했다. 키는 렌보다 아주 조금 크다. 렌이 184cm, 그렇다면 최소 187~8cm 혹은 그 이상. 더티 블론드에 브라운 아이. 체격도 렌보다 조금 더 좋았다. 어깨가 벌어지고 각이 딱 맞게 떨어지고 있는데 호리호리한 렌에 비해 가슴이며 팔의 근육이 제대로 발달되어 있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몸을 가꾸었다는 의미다. 거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박력과 위험해 보이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가장 주의 할 점이다. 이런 부류의 남자는 위험해도 아주 위험한 축에 속하는 인간이다. “내가 누구인지보다는 말이지, 대위의 정체가 더 수상해. 저런 정보들은 중앙 우주군에서도 꽤나 기밀에 속한 정보일 텐데, 대체 그런 걸 댁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겨우 중대장, 그것도 이런 행성에 있는 군인이 말이야. 게다가 그걸 모두, 상세한 디테일까지 전부 암기하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그걸 두 시간 반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모조리 입력할 수 있었다는 점까지. 내 정체에 비하면 대위의 정체가 백만 배쯤 수상하다고.” 남자는 렌의 태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말했다. 순간 렌은 아차했다. 아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경악했다. 남자의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지금까지 입력한 정보가 어떤 수준의 기밀 정보인지 뒤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그저 필요하다는 생각만 하며 무의식중에 떠오른 정보들을 모조리 입력했는데 지금 렌이 한 행위는 완벽한 정보누설죄에 해당했다. 연방군 기준이라면 즉결처분을 당해도 모자를 중범죄였다. “나라면 말이지 그런 정보를 이런 조악한 시스템에는 풀지 않을 거야. 이런 변경 행성의 내전에 그런 고급정보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정도가 아니라 블랙 다이아몬드 장신구 세트를 걸어준 거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그렇게 할 일이 없나? 유라시아 정부군의 중대장님은?” “당신… 누구야.” “나? 유라시아 정부에 고용된 용병대장.” “…….” “알렉스 마티어스라고 해. 그냥 알렉이라고 불러줘. 당신이 여기 책임자라던데 맞나?” “크리스토퍼 렌 대위. 이곳의 책임자다.” “맞군. 앞으로 잘 부탁해. 아, 그런데 말이지 앞으로는 그런 쓸데없는 재능낭비는 하지 말라고. 그런 정보는 차라리 나한테 줘. 내가 아주 고가로 팔아줄게. 아니다. 아예 이번 내전이 끝나면 나한테 오는 게 어때? 보수는 최대한 생각해 줄 테니까.” 헛소리! “여하튼 여기서 그런 짓을 하는 건 정말 대위가 가진 재능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일이야. 블랙 다이아몬드정도가 아니라 변경 행성 하나를 통째로 살 수 있는 돈을 지폐로 바꿔서 난방용도 아니고 그냥 심심풀이로 홀라당 태워버리는 거랑 다름없다고. 아주 그냥 재능의 학살 수준이라고 해도 될 걸?” 남자가 헛소리를 지껄이는 와중에도 렌은 알렉의 몸을 샅샅이 살피고 있었다. 그의 외모가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는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서다. 렌의 시선이 알렉의 허리에 닿았다. 최신형의 소형 레일 건이다. ‘가슴 왼쪽엔 스턴 건, 허리에는 초 진동 나이프.’ 알렉의 무장을 확인한 렌은 대뜸 상황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말했다. “보안 레벨이 정해지지도 않은 사람의 무장을 해제시키지도 않고 상황실에 들여보내면 어떻게 하나.” 렌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차갑고 날카로웠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변명은 필요 없어. 이 남자가 만일 적의 스파이였다면 우린 지금 모두 죽은 목숨이다. 그랜트 대위, 당장 보초를 교체해. 처분은 맡기겠다.” “아, 알겠어.” 그랜트는 황급히 손짓을 해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를 내보냈다. 처분이 문제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저기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팔 다리가 날아갈 판이다. 렌은 지금 화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소리를 치는 단계를 넘어서 있다. 팔다리를 날릴 위험에 처한 건 그랜트도 마찬가지였다. 알렉의 무장을 해제시키지 않고 이곳에 들여놓은 장본인이 바로 그랜트였기 때문이다. “저기, 렌 대위. 솔직히 난 지금 자네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일단 이 친구의 신분은 내가 이미 확인했다고. 분명 정부에서 고용한 용병이 맞아. 그리고 이 친구를 포함해서 총 스물세 명의 용병이 도착했는데….” “알고 있어, 그랜트.” 정보를 처리하면서 한쪽 귀로는 오퍼레이터들이 보고하는 것을 모두 듣고 있었던 렌이다. 문제의 언노운이 최신형 에어포트라는 것도, 거기에 용병들이 타고 있었다는 것도 모두 보고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걸 생각해야 했다. 지금 당장은 괜찮을지 모른다. 여긴 스터드 행성이고 이 내전이 끝날 때까지는 이 남자가 목격한 일은 외부로 흘러나갈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그 뒤는? 이 남자가 무사히 살아남아 다시 행성 외부로 나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어이 어이, 대위. 눈에 힘 좀 풀지 그래? 왜 그렇게 살벌하게 노려봐. 오금이 다 저리잖아.” 알렉이라 불러달라고 한 남자는 빙글빙글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렌은 긴장을 늦출 수 가 없었다. 저 남자의 뭐를 보고 긴장을 늦출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호들갑이라도 떨어줬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문답무용으로 제압해버리면 그만이니까. 기왕 하는 거 찍소리도 못하게 죽여서 묻어버리면 완벽하게 해결 되고.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지만 걱정할 건 없어. 나는 당신처럼 그렇게 방대한 정보를 그저 한번 본 정도로 모두 기억하는 재주는 없다고. 게다가 화면이 너무 빨리 흘러가서 제대로 본 것도 없어. 그냥 내가 아는 것 몇 개를 알아봤을 뿐이야. 어차피 여기엔 나 이외에는 제대로 알 만한 사람도 없으니 안심해도 좋아.” “당신….” “당신이 아니라 알렉. 오늘부터 대위, 렌 대위라고 불러도 되지? 렌 대위의 밑에 소속될 용병이니까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한 알렉은 눈을 가늘게 만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원한다면 오늘 내가 목격한 당신의 행동은 비밀에 붙여 주겠어.” “그걸… 어떻게 보장하지?” “글쎄, 뭘 원해?” “…….” “아. 좋은 방법이 있어. 비밀이라는 건 원래 또 다른 비밀과 교환하면 되지. 나는 당신의 비밀을 지키고, 당신은 내 비밀을 지키는 거야. 내가 하나 불면 당신도 하나 불면 돼. 어때?” 알렉은 ‘무슨 비밀과 교환하면 좋을까?’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면서 팔짱을 꼈다가 다시 한손을 들어 턱을 만지작거렸다. “오! 그게 좋겠군.” 알렉은 손가락을 딱 울리며 말했다. 그는 대뜸 호주머니를 뒤졌다. 렌은 반사적으로 뒤로 한걸음 물러나 허리에 손을 올렸다. 예고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동은 무기를 꺼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긴장하지 말라니까, 대위님.” 그가 꺼낸 것은 최신형 개인 단말기였다. “자, 여기 내 신분증명서. 다음 넘버엔 내 개인적인 정보가 좀 더 있어. 확인해.” 렌은 남자가 내미는 단말기를 받아 확인했다. 스터드 행성에서 발행한 입국허가서와 함께 놀랍게도 가토 연방의 맹주인 토리오 행성 출신이라는 신분증명서가 있었다. “토리오 출신?” “뭐, 일단은.” 알렉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가락을 까닥이며 렌에게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했다. 그 역시 한 발짝 렌에게 다가왔다. 귓속말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렌은 긴장을 유지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바짝 렌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댄 알렉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건넬 비밀은….” 낮은 목소리와 따스한 숨이 귓가를 간질이고 등골에 소름이 돋아 오르게 한다. 솜털을 헤치고 미약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여린 살갗으로 알렉의 목소리가 스며들었다. “……!” 스윽, 렌의 귀에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은 남자가 얼굴을 들어 올리고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 렌을 바라보았다. 가늘게 가늘어지는 눈,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팔짱을 끼는 행동. 웃고 있지만, 웃고 있지 않다. 팽팽한 긴장감이 여유로워 보이는 그의 전신을 따라 돌고 있다. “…어때? 괜찮은 정보지?” 알렉은 찡긋 윙크를 해보이며 말했다. 렌은 진심으로 할 말을 잃었다. 그가 렌의 귀에 속삭인 말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비밀에 붙이는 대한 대가로 받기엔 너무 커다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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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밀라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강이한은 아버지와 형에게 등골을 파먹히는 박복한 삶을 살다 어느 날 갑자기 ‘말리안’인지 뭐하는 신에 의해 아스토리아 대륙으로 차원이동을 하게 된다. 아스토리아 대륙에 ‘신의 씨앗’으로 강림한 강이한에게는 주인이 될 자를 찾으라는 신탁이 내려지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주인으로 선택된 사람에게 갈 때마다 정체 모를 암살자들에게 살해당하고 곧장 되살아나길 반복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여덟 번이나! 약 10년간, 여덟 번이나 살해당했다가 신의 힘으로 되살아나길 반복하는 강이한의 나이는 여전히 19살. 살해당하는 순간의 고통과 공포를 고스란히 기억에 새긴 채 되살아나길 반복하며 머리만 29살이 된 강이한은 여덟 번째로 되살아났을 때, 더 이상은 못 해 먹겠다고 몸서리를 치며 신전을 탈출해 낯선 이 세계로 혈혈단신 뛰어든다. 목표는 하나. 단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자연사’ 해 보자는 것이다. 뭐, 기왕이면 한 십년 정도 멋대로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아는 사람하나 없는 낯선 세계에서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걱정하며 신전을 탈출한 강이한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활기차게, 최소한 목구멍에 거미줄을 치는 일 없이 제법 잘 살아간다. 대략 1년간,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찾아 대륙을 방랑하던 강이한은 마음씨 좋은 부부를 만나 일자리도 구해 정착을 결심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조금 먼 마을로 일을 나갔다 돌아오던 길에 웬 괴한들에게 다굴당하는 형제를 발견하고 말았다. 도와줄까 말까 잠시 갈등을 때리던 강이한은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살해당해 죽는 것만큼은 억울한 일도 없다는 생각에 그들을 치료해 살려 줬다. 그런데 애써 살려 준 형제중 하나가 책임질 힘도 없으면서 멋대로 사람 목숨 살리지 마라며 헛소리를 지껄여댔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놈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발끈했지만 참았다. 살려 준 은혜도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고 Fuck you를 날려 주며 돌아섰다. 설마 그 형제들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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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드 마크

#현대물, #전문직물, #라이벌, #계약, #조직/암흑가, #사건물, #미남공, #강공, #능글공, #까칠수, #외유내강수, #능력수 신참 경찰관인 레이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다 가녀린 여자를 괴롭히는 양아치들을 발견하고 그녀를 구하려다 봉변을 당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마피아 보스의 딸로, 남자를 고문하고 죽이는 취미가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로 여자에게 꼼짝없이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레이. 그때 검은 슈트로 온몸을 감싼 사내가 총을 갈기며 혜성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레이를 구해 준다. 사내는 혼란과 충격으로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레이에게 여자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의 애인이 되라고 하지만 레이는 거절한다. 그러나 상관은 힘겨운 일을 겪은 레이에게 마피아와 결탁한 경찰관들의 범죄 증거를 확보해 오라며 레이의 등을 떠민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브루클린의 뒷골목에서는 레이와 같은 동양인 혼혈이나 동양인 여행자들의 시체가 하나둘씩 발견되기 시작하고, 레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구해 준 마피아 히트맨, 라이너스를 찾아가는데……. 동네 양아치(?)로부터 연쇄 살인범(?)을 구하려다 존 도우가 될 뻔한 경찰 레이와 연쇄 살인범으로부터 레이를 구하기 위해 아주 나쁜 짓을 한 덕에 연쇄 살인범보다 더 나쁜 놈으로 찍힌 한 남자 라이너스의 사랑이야기……일 겁니다. 아마도……. △▽△▽△ 라이너스 – 코드네임 텐. 영국 특수부대 SAS 출신인데 무슨 사고를 쳤는지 불명예 제대 후 현재는 용병의 신분으로 러시아계 마피아의 히트맨이자 보스의 경호원으로 고용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우아해 보이는 영국 신사이지만 하는 짓을 보면 난폭하기 그지없다. 수틀리면 일단 총부터 갈기고 본다. 가지를 꺾어 오라면 나무를 벤 다음 가지 하나만 들고 오는 성격. 그렇다고 매사에 난폭한 건 아니다. 뒤집어 보면 꽤 자상하고 배려도 알게 모르게 쩔어 줘서 어느 쪽이 진짜인지 레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두 얼굴의 남자다. 레이와 같은 일반적 의미의 ‘정의감’이 아닌 제 스스로가 세운 ‘정의’를 따라 움직이는 마이 페이스. 레이의 눈물점과 우는 얼굴에 약하다. 레이 칸 – 한국 이름은 강래희. 올 래(來) 기쁠 희(喜) 자를 쓴다. 한국-러시아계 혼혈. 흰 피부에 잿빛이 진하게 도는 애쉬블론드와 회색 눈동자를 가졌지만 얼굴만큼은 완전 동양인. 언밸런스의 선두 주자. 경찰 학교 재학 중에 DEA(마약단속국)에 발탁, 언더커버 요원으로 약 2년간 활약하다 임무 완수 후 원래의 목표인 ‘평범한’ 경찰이 되었다. 열두 살 때부터 고아나 다름없이 자라 외로움을 잘 탄다. 스스로는 자각 제로이지만 미묘한 색기를 풍겨 주변에 사람들이 은근히 꼬이는 타입이다. 성실하고 차분하며 경찰이라는 직업에 걸맞은 정의감도 갖춰 임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남자!는 NYPD 74th 순찰계 소속 신참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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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테이스트

갑옷과 검과 말을 탄 기사대신, 총과 대포로 무장한 군인들이 전장을 주름잡는 시대에, 유독! 기사단이라는 명칭을 고수하고 있는 수도 경비 기사단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시대물로 무심 여왕계의 수님과 게으르고 태만하다고 혼자만 착각하고 있는 부지런한 하인 보모공(?)님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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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클래식

인간 대 인간이 아닌, 인간 대 몬스터의 생존을 건 전투가 끝없이 일어나는 세계. 끊이지 않는 몬스터와의 전쟁으로 극한상황에 처한 왕국 테코아의 기사 아사야는 피비린내가 나는 전장에서 아버지와 형제를 잃고 지친 몸으로 수도로 귀환한다. 그러나 제대로 슬퍼하기도 전에 국왕의 호출을 받은 아사야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명령을 하달받는다. 그것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험해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오래전에 봉인된 청안의 위저드를 찾으러가는 공주를 호위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공주대신 봉인을 풀게 된 아사야. 그는 세상의 그 누구보다 강대한 마법사, 위저드라 불리는 페이스에게 테코아 왕국을 구원하는 조건으로 자유를 약속한다. 그것으로 끝이라 생각했던 위저드 페이스와의 관계는 페이스가 왕궁이 아니라 계약자인 아사야의 곁에 머물기로 하면서 묘하게 이어져 나가는데…. 개인의 영달과 영광, 권력, 안위보다는 가족의, 나아가서는 나라의 안위를 우선시 하는 뼛속부터 기사인 아사야.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부터 인간이란 생명체에 염증을 일으키고 실망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위저드이나 몬스터에 위협받는 왕국의, 인간들의 구원자이며 동시에 아사야 개인의 구원자가 돼줄 수 있는 세계 최강의 마법사, 페이스가 좌충우돌하며 엮어나가는 이야기, 위저드 : 클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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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미스, 키스 (Miss, Miss, Kiss)

단 한 번도 바란 적이 없었다. 바라기는커녕 그런 게 실존할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건 마치 판타지 소설에나 등장하는 요정이나 드래곤과 같은 환상속의 존재 같아서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전부한… 그런 존재였다. 그런데 음정도 잘 맞지 않고 박자도 제멋대로인 Amazing grace. 단 한 소절. 그것이 귓바퀴를 파고들자마자 갑자기 미친 듯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 뮤즈 Muse. 환상속의 존재가 눈앞에 있었다. --- 얼핏 보면 전직 아이돌 가수 출신인 수가 나와서 연예계물인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연예계는 배경일 뿐, 실제로는 공과 수가 서로에게 꽂혀 ‘너는 나의 뮤즈’ 따위를 손과 발을 지울 기세로 오글오글하게 속삭일지도 모르는 Miss, Miss, Kiss입니다! === “Amazing grace, how….” 모양 좋은 입술에서 ‘어’보다는 ‘아’에 가까운 발음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음정도 잘 맞지 않고 박자도 제멋대로인 Amazing grace. 단 한 소절. 그것이 귓바퀴를 파고들자마자 갑자기 미친 듯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sweet the sound.” 귓가엔 전재현의 노랫소리가 가득 차 있는데 머릿속에선 샘에서 샘물이 솟아오르듯 음표들이 퐁퐁퐁 튀어나온다. “That saved a wretch like me….” 전재현의 노래가 주차장 한 구역을 작게 울리는 동안 머릿속에서 솟아오른 음표들이 그 수를 더해 갔다. 그리고 마침내 노래 소리가 멈추는 순간, 하나의 완벽한 프레이즈가 완성되었다. “이 정도면 됐습니까?” 난감한 얼굴이 아주 조금 붉게 물들어 있다. “어…응. 응응!” 한유원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마구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러곤 입을 헤- 벌린 채 머릿속에 떠오른 프레이즈를 한 음이라도 잊을까 열심히 되풀이해 떠올리며 기억을 했다. 정신이 든 것은 그 직후였다. “헐…. 대박! 이거 끝내주네. 우와….” 그래. 정말로 존재하는 거였다. 창작인에게 영감을 주는, 좀 닭살 돋는 호칭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뮤즈(muse)라는 존재가 정말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노랫소리를 듣자마자 멋진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마구 솟아오를 리 없지 않은가! 그것도 딱 한 소절을 들었을 뿐인데 마구 음표들이 튀어나와 범람을 하고 흘러내렸다. 와, 우와. 대박. 왕 대박. 세상에나. 우오오오!! 세상에, 정말로 존재하고 있었다. 유레카!…가 아니라 이건 기적이다. 오 마이 갓!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님 공자님, 저한테도 ‘저런 걸’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해 목소리만 좋지 성량도 형편없고 음정은 죄다 플랫♭ 아니면 숍#이 됐고 박자가 제대로 맞는 곳도 거의 없다. 하지만 그걸로도 충분하다. 한유원은 마음속으로 마음껏, 감탄하고 감사했다. 이 녀석의 보컬 기초 트레이닝은 반드시 자신이 맡겠다고 사장님에게 부탁을 하고 말 테다. 아니, 반드시 자신이 할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가수로 데뷔를 하면 뒤에서 두 번째도 좋고 마지막 곡이나 보너스 트랙이라도 좋으니 앨범에 꼭! 단 한 곡이라도 자신의 곡을 넣게 해 달라고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 버릴 거다. 반드시 그렇게 할 거다. 한유원은 완전히 흥분해 버렸다. 상상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맞나? 아무튼 그런 굉장한 기분이 들었다. 할렐루야, 지저스. 부처님 감사합니다. 공자님, 셰셰. 아무나 상관없어! 그냥 다 고마워! 덥썩! 한유원은 저도 모르게 전재현에게 달려가 그의 슈트 옷깃을 부여잡았다. 아니 멱살을 잡았다. “반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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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벨

“나는…, 당신의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건가?” 스무 살이 되는 날, 전사로 인정받아야 하는 날에 사내의 몸으로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신의 축복을 받아버렸다. 절대 원하지 않았던,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일에 절망하는데 설상가상, 노예사냥꾼들의 습격을 받아 사로잡히고 제국의 황제라는 자에게 팔려왔다. 신에게 허락받지 못한 전사의 운명이다. 과연 황제는 자신에게 그것을 줄 수 있을까? 휘스 란 티엔은 은회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로 황제를 바라보며 말했다. “검을 들고 싸울 수 있게 해줘. 그것만 약속해 준다면…. 기꺼이 당신의 아이를 낳아주지.” [본 도서는 일러스트가 추가된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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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플라워

이 도서는 일러스트가 추가된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문라이트 플라워는 ‘히스벨’의 설정 일부를 차용한 스핀오프 개념의 스토리입니다. 늦둥이 막내로 태어난 레딘은 그 어느 누구의 기대도 받지 못하고 받을 생각도 안하는 자타공인 잉여황자로 일평생 잉여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 법. 모두의 사랑을 받던 황태자 큰형님이 사고로 세상을 뜬 뒤, 어찌된 일인지 황제께서 충성스러운 신하들과 쑥떡쑥떡 모의를 하시더니 막내인 레딘을 황태자로 봉하고 혼인을 명하는 게 아닌가! 평화롭던 일상은 파탄이 나고 팔자에 없는 후계수업을 받으며 맞선까지 보게 된 레딘은 밤거리에서 익힌 저속하고 걸쭉한 쌍욕을 사방에 뿌려가며 힘껏 반항한다. 반항해야했다. 왜냐하면 레딘은... 불행하게도(?) 모태 게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반항해도 황제와 신하들은 허허 웃으며 일을 밀어붙였고 압박감에 시달리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레딘은 결국 자신의 황태자 책봉 축하 파티장을 탈출해 후원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그곳에서 먹음직스러운 운명이라 말하고 싶은 남자와 마주치는데... 본문 발췌 “이런 데서 마주칠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데서 마주칠 줄 알았으면 안 꼬셨어! 이런 불찰이! 이런 실수가!! “쉬시는 중이셨나 봅니다. 그럼….” 너는 여기서 쉬어. 나는 내 쉴 곳 찾아볼게 하며 몸을 돌리려는데 사내가 다시 레딘의 발걸음을 붙들었다. “그쪽도 바람을 쐬러 나온 거라면….” 제발 말 끝 좀 흐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배운 사람이, 그것도 군인이 그러면 못쓴다. 무슨 말을 하던 간단명료하게 하고 싶은 말은 끝까지 ~합니다. 로 딱딱 끝내야 할 것 아니야. 사내는 말을 끝맺는 대신 자신이 앉아 있던 테이블을 가리켰다. 누군가 합석을 권하면 정말 급하거나 다른 용무가 있는 게 아니라면 동석하는 것이 귀족의 에티켓. 레딘은 그냥 귀족이 아니라 황족, 그것도 황태자지만 어쨌든 이유 없이 베풀어진 호의를 거절할 수는 없다. “그때 상황이 그러하여 그대를….” 또또, 말을 흐린다. 그래. 그때는 레딘도 참 아쉬웠다. 거의 다 꼬셨는데, 조금만 더하면 침대로 끌고 갈 수 있었는데, 그놈의 군인들이랑 경비병들 때문에! 사내는 헛기침을 하더니 결심했다는 듯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했다. “잠시라도 좋으니 앉겠나? 달리 용무가 있는 아니라면 함께 술이라도 한잔 했으면 하는데.” 레딘이 움직이려 하지 않자 사내가 다시 한 번 동석을 권했다. “흑맥주가 아니라 유감인가?” “아, 아니요.” 흑맥주까지 기억해내는 사내를 보고 레딘은 망설임을 거두었다. 정확하게는 너무나 레딘의 취향인 남자가 그때는 보여주지 않았던 호의를 표하는 것에, 그의 호감어린 낮은 목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려 버렸다. ‘우씨―. 안 되는데.’ 머리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몸은 ‘내가 황태자라는 건 못 알아보잖아. 안 되긴 뭐가 안 돼. 돼돼돼돼!’ 하며 따라간다. 결국 레딘은 사내가 권하는 대로 테이블 반대편도 아니고 그의 옆자리에 비스듬히 놓여 있는 의자에 앉고야 말았다. “정말 이런 곳에서 다시 마주 칠 줄은 몰랐군.” “아아, 그렇지요. 그렇네요.” 무표정했던 얼굴에 어딘가 모르게 온기 같은 것이 살포시 피어오르더니 눈가가 가늘어진다. 그는 직접 레딘의 앞에 잔을 놓고 향이 꽤 강한 와인을 따라주었다. “군인이라는 건 알았지만 귀족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그대의 말투나 행색을 보고 귀족이지 않을까 했는데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앉기는 앉았지만 머릿속에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서 일어나라고 난리다. 하지만…. “추운가 보군.” 마침 불어온 바람에 저도 모르게 몸을 감싸며 부르르 떨자 사내는 벌떡 일어나 두툼한 군복 상의를 벗어 레딘의 어깨를 감싸주었다. 사내의 온기로 따스하게 덥혀져 있던 군복이 레딘의 어깨를, 안절부절 못하던 마음을 사르르 녹인다. ‘시팔, 나도 이젠 몰라.’ 레딘은 눈을 가늘게 하며 방긋 웃었다. “감사합니다.” 사내는 레딘의 미소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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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스

암살자에게서 태어나 암살자로 길러져 암살자로 살았다. 감정을 억누르고 지워버려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다. 열 번의 임무를 수행하며 스물여섯 해를 살아온 결과 그는 삶에 대한 그 어떤 욕구도 가질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그에게 살기를 원했다. 행복해도 좋고, 불행해도 좋으니 의미 없이 죽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면 생부라도 찾아보며 생을 이어가라는 말에 무작정 먼 길을 떠났다. 그리고 산더미 같은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생부를 찾으려다 새벽 직전의 하늘보다 더 짙은 어둠을 안개처럼 온몸에 두른 남자를 만났다. 너무나 어두워서, 어둠의 한 조각 같은 존재인 자신보다 훨씬 더 캄캄한 어둠을 두른 남자는 어째서인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래서, 그 남자의 속삭임에, 숨이 넘어갈 정도로 유혹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본문발췌=== ‘젠장….’ 지금까지 스물여섯 해를 살아오며 누군가와 몸을 섞으며 기쁘다고 생각한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기억을 더듬어 볼 필요도 없다. 이번이 겨우 두 번째고 상대가 남자인 것은 처음이다. 라즈에게 있어 섹스라는 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다. 몸을 쓰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임무가 주어졌을 때 어쩔 수 없이 필요에 의해 택해야 했던 수단,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다. 첫 경험조차 원해서 가진 것이 아니었다. 반드시 누군가와 섹스를 해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 상대가 설익은 감정으로나마 유일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는 것이 작은 행운이었을 뿐이다. 그 뒤로는 누구와 몸을 섞어도 기쁘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좋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오히려 싫었다. 욕지기가 나올 만큼 싫었다. 몸에 다른 사람의 살갗이 닿는 것조차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싫었었다. ‘…정신이 나갔었어.’ 어젯밤은 몸이 마음의 제어를 벗어나 멋대로 움직였다. 싫다는 생각은 단 1초도 하지 않았었다. 그저 좋았다. 기뻤다. 상대가 자신의 몸에 흥분하는 것이, 자신의 반응에 만족하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라즈는 간밤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하룻밤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마저 들고 있었다. 그만큼 강렬하게 뇌리에 박힐 정도의 쾌감은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일이기에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한 번쯤은, 혹은 몇 번이든 몸을 허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두려움은 공포로 화하여 라즈의 몸을 덮쳤다. ‘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 일어나서는 안 돼.’ 라즈는 입술을 깨물며 몸을 일으켰다. 몸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 억지로 움직여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켰다. 몸을 덮고 있던 비단천이 스르륵, 몸을 따라 내려가다 가슴께에 멈추어 버렸다. 끈적끈적한 피부가 축축한 비단천을 그 자리에 붙들어 맨 것이다. 멍하니 가슴께를 바라보던 라즈는 짧게 혀를 찼다. 어지간해서는 울혈이 생기지 않는 체질인데 그가 얼마나 심하게 다루었는지 가슴이 온통 울긋불긋했다. 양쪽 유두는 아직도 빨갛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신경이 잔뜩 몰려가고 있는 곳은 울긋불긋한 가슴 쪽이 아니었다. 라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침대 바로 옆의 화려한 일인용 소파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팔걸이에 팔을 올려 턱을 괸 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라즈를 노려보고 있었다. 깨어난 직후부터 느껴지던 강렬한 시선의 주인공은 바로 그였다. 라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다갈색에 가까운 짙은 금발 머리에 그보다 조금 짙은 눈썹과 깊은 아이 홀 아래로 맑은 스카이 블루의 눈동자가 자리 잡고 있다. 날렵한 콧날은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입술과 함께 선이 굵은 얼굴선에 딱 알맞은 만큼의 균형미를 자랑했다. 저도 모르게 꿀꺽, 목구멍이 울렸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잘생긴 얼굴 때문이 아니다. 미동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고 있는 상대에게서 풍겨 나오는 강렬한 기운에 온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투명한 창을 통해 아침의 밝은 햇살이 그의 금갈색 머리카락에 부딪혀 잘게 흩어지고 있었다. 태양빛을 머금은 푸른 눈동자에 자신의 얼굴이 비추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선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운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어쩌면 자신보다 훨씬 더 어둡고 새카만 기운이 강렬한 햇살 아래에서 어두운 밤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 머릿속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목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왜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는지, 어째서 자신이 그토록 저 남자의 손길에 반응했는지 그 이유를 알려 주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뿐인데, 시선 하나를 받고 있을 뿐인데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 같은 것이 박혀 오는 것 같았다. 존재하지도 않는 상처에서 붉은 피가 뿜어 나와 새하얀 비단천을 흠뻑 적시고 웅덩이를 만들어 몸 전체를 가라앉히고 있는 것 같았다. 깨달은 것은 아마도 간밤의 어느 한순간이었으리라. 지금은 그저 후폭풍에 시달리는 것뿐이다. 그뿐이다. 외면한 것이 아니라 눈앞에 닥친 상태임에도 몰랐을 뿐이다. 마치 석상처럼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않고 있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두근거리던 심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 풍랑을 일으키던 감정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에 천천히 깊은 어둠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엇인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 받을 것만 받으면 그걸로 끝. 저 남자와는 단 하룻밤이라도 더 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되는 거다. 라즈는 잠시 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허리를 세웠다. 삐끗하면서 당장에라도 신음이 나올 만큼 허리가 아프고 몸속 깊은 곳에서 통증 같은 것이 피어올랐지만 참았다. 인내는 그의 특기 중의 특기였다. 힘겹게 몸을 추스르는 라즈를 상대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저 노려보고만 있었다. 그는 라즈가 침대를 벗어나 옷을 입는 동안에도 침묵을 유지했다. 두 사람의 체액으로 범벅이 된 몸을 옷으로 가리고 나니 그나마 마음에 여유가 좀 생겼다. 라즈는 마른 목에 침을 삼키며 상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하룻밤 상대를 했으니 약속한 것을 달라고 할 요량이었다. 그때 라즈보다 상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가 보냈지?” “…….” 갑작스런 질문에 라즈는 그저 눈만 한 번 깜박였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라즈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어느새 파란 하늘이 아니라 한겨울의 호수처럼 차갑게 얼어 있었다. 간밤에 열기를 띤 채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동자와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났다. “누가 너를 보냈지?” 낮게 깔리는 목소리엔 온기라고는 한 옴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답해.” 그의 목소리에 쿡―하고 심장이 쑤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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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얼럿

내 사전에 잔업은 없다, 칼퇴는 진리요 생명이니!-을 신조로 하는 레셀 에스트레인 하사는 어느 날 갑자기, 지상기지에서 우주 스테이션으로 전출된다. 하지만 새로운 근무지인 우주 스테이션은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오래된 고물인데다가 이전에 관리하고 있던 데라즈 연합군의 수작으로 인해 기능이 마비되고 만다. 그래서 레셀은 자진해서, 스테이션을 수리하려는 가토 연방군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다. 하루라도 빨리 스테이션의 기능을 회복시켜 지상으로 휴가를 가기 위해서였다. 지상에는 비록 종족은 다르나 귀엽고 예쁜 수양딸이 오매불망 ‘레셀 아빠’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셀은 오직, 하루라도 빨리 ‘휴가’를 받아 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앞뒤도 돌아보지 않고 온 몸을 불사른다. 그의 소소하지만 적절한 능력 때문에 코렐리아 행성군과 가토 연방군 사이에서 몸값 협상이 진행 중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런데, 한창 작업에 열중하던 레셀의 앞에 난데없이, 마치 아무것도 없던 우주에서 뚝 떨어진 듯, 글자 그대로 보기만 해도 눈이 번쩍 뜨이는 미남이 나타나 덥석 손목을 잡아챈다. 그리고 아름다운 보랏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이렇게 말했다. “나랑 결혼해 줄래?” 얼굴은 물론이요 목소리마저 잘생긴 남자의 프러포즈에 어리둥절해 할 새도 없이 레셀은 몸에 이상을 느끼며 그만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리고 마는데…. = 본문 발췌 프리츠 소령은 겉으로는 비교적 멀쩡해 보였지만 알맹이는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멀쩡하게 걸어 다니고 임무 완료 보고를 하러 중앙 사령부까지 씩씩거리며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레이 소령에게 한 방 먹여주겠다는 일념으로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머리만큼은 상황이 위급하다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잠시간이라고는 해도 훌륭하게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하드웨어 자체가 개판 일분 전인 상황인 데다가 급한 불은 진화된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는 서서히 제 기능을 멈추어가고 있었다. 그레이 소령이 현장을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할 때쯤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고 말이다. 프리츠 소령은 그레이 소령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홀린 듯이 아래층으로 향했다. 그는 제 몸이 어떻게, 어디로 움직이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그는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입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면서 주변의 모니터에서 무서운 속도로 수정되고 있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확인했다. 옆에서 보기엔 그냥 얼핏 흘려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작업 진행 상황을 꽤 상세하게 파악해내고 있었다. 실낱처럼 남아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멋대로 주변의 정보를 대뇌에 처박는 수준이긴 했지만 말이다. “굉장해….” 무의식중에 움직이던 그의 눈에 이윽고 가무잡잡한 피부에 갈색 머리를 가진 젊은 하사의 얼굴이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연방군 장교들이 가득한 곳에 홀로 우뚝하니 서 있는 검은 제복의 하사는 외모는 평범하기 그지없었지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통통하고 몰랑몰랑해 보이는 뺨을 가지고 있었다. 그 뺨은 누군가 질문을 할 때마다 좌우, 아래위로 아주 예쁘게 움직였다. 멍하니 검은 제복의 하사를 바라보고 있던 프리츠 소령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눈이 가늘어지고 입이 살짝 벌어지고 입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연신 반짝이고 있는 입자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중략) “루틴 확인 완료했습니다. KTL 계열의 프로세서 중 526B를 제외한 모든 프로세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음. 526B는 뭐가 문젤까요?” “그쪽은 통신 시스템과 연결이 되어 있으니 그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레셀은 연방군 엔지니어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보통 사람보다 머리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가 지금과 같이 엄청난 속도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이유는 기계류에만 통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천재여서가 아니다. 그런 이유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레셀은 연방군 엔지니어들의 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그쪽을 좀 자세하게 봐야겠네요.” 레셀은 아랫입술을 조몰락거리며 대답했다. 그때였다. 누군가 컨트롤 패널을 짚고 있던 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 프로그램 분석과 수정에 너무 집중을 하고 있던 나머지 레셀은 평소보다 더 과하게 놀라고 말았다. 저도 모르게 잡힌 손목을 몸 쪽으로 확 당겼다. 하지만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황한 레셀은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손목을 잡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순간 레셀은 반사적으로 눈을 번쩍 떴다. “……!” “정말 굉장해!” 손목을 부여잡은 남자가 레셀을 향해 외쳤다. 풍부한 울림을 가지고 있는 목소리로 찬사를 보낸 남자는 글자 그대로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눈과 코와 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부드럽게 컬이 진 황금색 머리카락은 깔끔한 형태로 조화의 극치를 달리는 얼굴 위에 살포시 놓여 있었고 그 얼굴은 우아하고 날카로운 턱선으로 마무리되어 있었다. 남자라는 생물은 본래 같은 성을 가진 존재의 미추를 따지지 않는다. 도저히 눈 뜨고 못 봐 줄 정도로 못생겼다고 해도 서로 친구가 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물론 동성에게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부류라면 취향에 따라 미추를 따지겠지만, 레셀은 그런 타입이 아니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레셀은 물론이요 남녀노소를 불문해 불특정 다수의 취향을 완전히 뭉개버릴 정도로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갑자기 손목을 잡혀 놀라서인지, 아니면 남자가 너무, 지나칠 정도로 잘생겨서 그런 건지 주위에서 반짝이고 있던 입자가 훅 소리라도 낼 기세로 사라졌다. “정말 진심으로, 반했어.” “…….” 레셀은 멍한 표정으로 남자를 올려다봤다. 선명한 보랏빛의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반짝이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은 아름답다는 형용사로는 전부 표현해낼 수 없었다. 레셀은 그의 눈동자에 시선을 빼앗기고 온몸의 감각을 빼앗겨 얼굴만큼이나 근사한 목소리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다음의 말을 들을 때까지는…. “나랑 결혼해줄래?” “…….” “응?” “…네?” 도대체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레셀은 귀를 의심했다.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나랑 결혼해 달…커억!” “……!” 눈부시도록 환하게 웃으며 프러포즈를 하던 남자가 갑자기 신음을 흘리며 푹-하고 앞으로 고개를 숙였다. 남자의 다부진 몸이 레셀을 덮치려는 찰나 세 사람이 달려들어 레셀을 구했다. 정확하게는 남자의 몸을 뒤로 확 잡아당겨 반쯤 구속해버렸다. 동시에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대위 하나가 남자와 레셀 사이로 황급히 뛰어들었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방금 들으신 말은 그냥 못 들으신 걸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저희 소령님께서 자그마치 72시간 동안 한숨도 못 주무시고 중노동을 하셔서 지금 제정신이 아니셔서 말입니다. 실례했습니다. 하하하하.” “…….” “그냥 지나가던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시고, 부디 하던 일 계속 하십시오.” 대위는 어색한 표정으로 어색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연신 주변 사람들에게 소란을 피워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고는 쓰러진 남자를 동료들과 합심해 질질 끌며 뒤로 물러났다. 레셀은 멍하니 사라져가는 남자를 바라봤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남자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그에게 잡혔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커다란 손에 붙들려 있던 손목이 욱신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로 통증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는 걸, 금세 깨달았다. 처음엔 손목만 욱신거렸지만 다음엔 팔 전체가 욱신거렸고 이내 온몸이, 가슴속의 심장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닌 이상 이럴 수는 없었다. 욱신거리던 몸은 이내 열기를 뿜으며 달아올랐다. 당황스러웠다. 온몸의 솜털이 쭈뼛거리며 서는 것 같았다. 꼬리뼈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이 솟구쳐 올랐다. 숨도 턱턱 막히기 시작했다. 기도가 붓고 있는 건 아니었는데, 제대로 숨을 내쉬기 힘들었다. “…어떻게.” 그럴 리 없는데. 불가능하다고 여기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반응이 거세게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말도 안 돼…. 레셀은 벌어지는 입을 틀어막아 신음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막았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하얗게 질리는 것 같기도 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발밑도 빙글빙글 돌았다. “하사? 에스트레인 하사. 괜찮습니까?” 비틀거리는 레셀을 보고 주변의 연방 군인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오며 물었다. “괜찮습니까?” “에스트레인 하…! 헛-!” 빙글빙글 돌던 발밑이 갑자기 얼굴로 달려들었다. “하사!” 누군가 내지르는 비명과 함께 레셀은 그 자리에 까무러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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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드 마크

#현대물, #전문직물, #라이벌, #계약, #조직/암흑가, #사건물, #미남공, #강공, #능글공, #까칠수, #외유내강수, #능력수 신참 경찰관인 레이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다 가녀린 여자를 괴롭히는 양아치들을 발견하고 그녀를 구하려다 봉변을 당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마피아 보스의 딸로, 남자를 고문하고 죽이는 취미가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로 여자에게 꼼짝없이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레이. 그때 검은 슈트로 온몸을 감싼 사내가 총을 갈기며 혜성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레이를 구해 준다. 사내는 혼란과 충격으로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레이에게 여자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의 애인이 되라고 하지만 레이는 거절한다. 그러나 상관은 힘겨운 일을 겪은 레이에게 마피아와 결탁한 경찰관들의 범죄 증거를 확보해 오라며 레이의 등을 떠민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브루클린의 뒷골목에서는 레이와 같은 동양인 혼혈이나 동양인 여행자들의 시체가 하나둘씩 발견되기 시작하고, 레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구해 준 마피아 히트맨, 라이너스를 찾아가는데……. 동네 양아치(?)로부터 연쇄 살인범(?)을 구하려다 존 도우가 될 뻔한 경찰 레이와 연쇄 살인범으로부터 레이를 구하기 위해 아주 나쁜 짓을 한 덕에 연쇄 살인범보다 더 나쁜 놈으로 찍힌 한 남자 라이너스의 사랑이야기……일 겁니다. 아마도……. △▽△▽△ 라이너스 – 코드네임 텐. 영국 특수부대 SAS 출신인데 무슨 사고를 쳤는지 불명예 제대 후 현재는 용병의 신분으로 러시아계 마피아의 히트맨이자 보스의 경호원으로 고용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우아해 보이는 영국 신사이지만 하는 짓을 보면 난폭하기 그지없다. 수틀리면 일단 총부터 갈기고 본다. 가지를 꺾어 오라면 나무를 벤 다음 가지 하나만 들고 오는 성격. 그렇다고 매사에 난폭한 건 아니다. 뒤집어 보면 꽤 자상하고 배려도 알게 모르게 쩔어 줘서 어느 쪽이 진짜인지 레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두 얼굴의 남자다. 레이와 같은 일반적 의미의 ‘정의감’이 아닌 제 스스로가 세운 ‘정의’를 따라 움직이는 마이 페이스. 레이의 눈물점과 우는 얼굴에 약하다. 레이 칸 – 한국 이름은 강래희. 올 래(來) 기쁠 희(喜) 자를 쓴다. 한국-러시아계 혼혈. 흰 피부에 잿빛이 진하게 도는 애쉬블론드와 회색 눈동자를 가졌지만 얼굴만큼은 완전 동양인. 언밸런스의 선두 주자. 경찰 학교 재학 중에 DEA(마약단속국)에 발탁, 언더커버 요원으로 약 2년간 활약하다 임무 완수 후 원래의 목표인 ‘평범한’ 경찰이 되었다. 열두 살 때부터 고아나 다름없이 자라 외로움을 잘 탄다. 스스로는 자각 제로이지만 미묘한 색기를 풍겨 주변에 사람들이 은근히 꼬이는 타입이다. 성실하고 차분하며 경찰이라는 직업에 걸맞은 정의감도 갖춰 임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남자!는 NYPD 74th 순찰계 소속 신참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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