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연재] 한국 제 1 헌터가문 남씨 일가. 가문에 내려오는 성물의 힘조차 받지 못한 버림받은 막내. 남태후. 가문에게 버림받고 수십 년을 들개로 살아왔다. 개처럼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맞이한 것은 허무한 죽음. [그래, 죽어가면서도 그 정도 깡이라면 합격이다. 굳이 널 선택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잖아?] [성물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회귀합니다!] 그리고 찾아온 회귀. 다시는 전처럼 살지 않으리라. 이제는 세상의 정점에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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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선사’ 시리즈는 전에 소장본으로 나왔으며 전자책은 시간 배경을 현시점으로 바꿨습니다. 그 외에 전체적으로 장면을 수정했거나 몇몇 호칭을 변경하고 대사가 추가된 개정판입니다. *** ‘선사’ 시리즈의 외전은 총 3권입니다. 외전 1은 조연 커플인 조 락과 하나로 이야기이며, 조 결과 나대로 커플은 조연으로 나옵니다. 외전을 시간의 흐름대로 보시려면 1, 2, 3 순서대로, 조 결+나대로 주연 커플 외전만 보시려면 2, 3을 보시면 됩니다. “어떤 귀염둥이 새끼냐? 이런 유치한 짓거리로 나를 농락하는 얼간이가?” “접니다. 이렇게 화를 내실 줄은 몰랐습니다만, 제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산골 마을 북고의 1학년 담임이 된 조 결은 28세 생일에, 익명의 편지로 소름끼치는 고백을 받는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에헷. 내 꿈 꿔줘요. 선생님의 사랑스런 귀염둥이 제자가. 뽀뽀 쪼옥 ♡ 마지막의 하트가 유난스레 마음에 걸린 조 결은 무시무시한 냉기를 뿜으며 범인 색출에 나선다. “어떤 귀염둥이 새끼냐? 이런 유치한 짓거리로 나를 농락하는 얼간이가?” 범인은 나대로의 불알친구인 순진한 하나로. 나대로는 겁에 질린 하나로 대신 박력 터지게 일어나서, “접니다. 이렇게 화를 내실 줄은 몰랐습니다만, 제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당당하게 고백한다.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스승에게 고백한 죄로 엉덩이에 불이 나는 나대로. 사제지간은 이렇듯 정겹지만(?) 사실 조 결은 나대로네 하숙인이다. 그에게 자기 방을 빼앗겨서 다락방으로 쫓겨난 나대로는 찌르면 피 딱 한 방울 나올 것 같은 담임 조 결을 감시하면서 호시탐탐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 그러는 동안 나대로에게 조 결은 ‘깡패 잡는 조 검사’에서 ‘부도덕한 위선자’ 로, 마지막엔 ‘달빛같이 아름다운 연인’ 으로 진화한다. 결국 사고뭉치 문제아였던 나대로가 점점 첫사랑의 쓴맛 단맛을 겪는 로맨티스트로, 마지막에는 남모를 상처를 지닌 연인 조 검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성장하는 러브 스토리.
‘Beware of the fury of a patient man.’ -John Dryden “레슬리? 나는 너를…… 너를 많이…… 좋아했어.” “존? 제발 부탁이야. 이렇게 떠나지 마. 내가 잘못했어! 제발 용서해줘!” 배경은 1800년대 중후반 미국 서부. 무법 천지였던 아메리카 와일드 웨스트 시절. 서로 짝사랑했던, 정의롭고 선량한 두 소년은 불가피하게 헤어진다. 10년 후. 다시 만난 두 사람. 하딘은 툼스톤에서 소문난 재산가가 됐지만, 존은 현상금 사냥꾼 무리한테 쫒기고 있다. 순수하고 밝은 소년에서 심신이 엉망이 된 채 쫒기는 살인범이 된 존을 위해서, 하딘은 존의 사랑을 되찾고자 애쓰며 오랫동안 꿈꿔온 복수에 나선다.
가슴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고독한 마법사 슈란. 과거의 찬란했던 왕자라는 신분을 버리고 오로지 복수만을 꿈꾼다. 복수, 신념, 정의 이제 슈란의 걸음걸이에 따라서 대륙은 새롭게 정의된다. 신의 사도에 대항하는 고독한 마법사 슈란의 그랑베이 대륙 질풍기가 시작된다.
뻔뻔한 사기꾼과 순진한 카우보이가 2인조 플레이로 벌이는 인생역전극. 1920년대 미국 시카고. 라디오가 처음으로 유행하고 금주법 때문에 갱단이 대낮의 길거리에서 기관총을 갈기며 유혈 맥주 전쟁을 벌이던 시절의 시카고 뒷골목 술집. 카우보이였던 제임스는 3년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간 직업 사기꾼 웨스와 우연히 술집에서 재회한다. 사기를 당한 후로 부랑자로 살며 심한 고생을 한 제임스한테 웨스는 두 번째 사기를 치고 사라진다. 그러다 둘은 다시 재회해서 동업자로서 2인조 사기단이 되는데, 제임스는 웨스를 짝사랑하게 되고, 그걸 눈치 챈 웨스는 냉정하게 화를 낸다.
뻔뻔한 사기꾼과 순진한 카우보이가 2인조 플레이로 벌이는 인생역전극. 1920년대 미국 시카고. 라디오가 처음으로 유행하고 금주법 때문에 갱단이 대낮의 길거리에서 기관총을 갈기며 유혈 맥주 전쟁을 벌이던 시절의 시카고 뒷골목 술집. 카우보이였던 제임스는 3년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간 직업 사기꾼 웨스와 우연히 술집에서 재회한다. 사기를 당한 후로 부랑자로 살며 심한 고생을 한 제임스한테 웨스는 두 번째 사기를 치고 사라진다. 그러다 둘은 다시 재회해서 동업자로서 2인조 사기단이 되는데, 제임스는 웨스를 짝사랑하게 되고, 그걸 눈치 챈 웨스는 냉정하게 화를 낸다.
‘남은 시간은 24시간’ 정략결혼을 하루 앞둔 재헌은 한밤중에 아버지의 공장에 내려가라는 형의 전화를 받고 고교 시절을 보낸 사천(沙川)으로 내려간다. 사천에서 그를 맞이한 사람은 동창생인 석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쾌활한 팔방미인이었던 석현은 이름 모를 병에 시달리며 뜻밖에도 주물 공장에서 고된 일을 하고 있다. 사천고 전학생이던 재헌은 자신과 정반대 성품인 석현에게 끌리는 마음을 두려워해서 서울로 떠난 뒤에는 석현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결혼식을 앞두고 재헌에게 남은 시간은 24시간. 외면해왔던 석현의 과거와 현재가 그간 재헌이 아슬아슬하게 딛고 서 있던 모래밭에 균열을 일으킨다.
※본 도서는 "유혈남자"를 개제하여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책소개‡ 어느 날 학교에서 벌어진 소동으로 다혈질의 젊은 아빠 이강한의 오해를 산 열혈 청춘 이지광은 학교도 자퇴 당하고 정신 교육의 명목으로 '신세계'로 보내진다. 지광은 코웃음을 치며 건달들이 우글대는 용역 회사 신세계의 실세인 김태주와 맞짱(?)을 떠 집에 돌아가겠다는 야심차고 완벽한 계획을 세웠건만, 김태주에게 첫눈에 반하는 바람에 인생이 꼬였다. 내일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더라도 오늘 김태주의 사랑을 쟁취하겠다! 맹렬히 들이대는 저돌적인 열혈 청춘 이지광은 철벽 방어의 김태주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솔직히 삼십 대 아저씨한테 나 정도면 과분하지. 자기 분수도 몰라? 남자라서 어색하면 일단 노력이라도 해보든가.” ‡캐릭터‡ 이지광(수) 19살의 질풍노도 청소년. 거칠 것 없이 자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표현은 투박하지만 책임감은 강한 편이다. 지기 싫어하고 감정에 솔직하며 한 번 정하면 한눈파는 법 없이 직진하는 경향이 있어 사랑도 위풍당당하게 돌진한다. 김태주(공) 30대 초반. 차분한 성격으로 주변에서 신뢰하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 의리와 인정이 넘치지만, 어느 날 사고뭉치 이지광을 떠맡게 되면서 한결같았던 그의 삶에 파장이 생긴다. 애송이 문제아 이지광의 강렬하고 저돌적인 구애에 황당해하며 철벽을 친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중이다. ‡키워드‡ 강공, 츤데레공, 목숨의위협을느끼공 적극수, 강수, 거절은거절하겠수
‡줄거리‡ 대항해시대 잉글랜드의 새로운 국왕 헨리는 무능한 아버지 탓에 기울어진 국가 재정을 회복하고자 두꺼비라는 괴소문이 도는 수라트의 여왕과 결혼을 결심한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인도양을 무사히 건너려 왕족인 신분을 속인 헨리는 공작인 척, 헤니지가 부관으로 있는 ‘어드벤처호’에 오르게 된다. 헨리는 눈부신 외모로 어드벤처호의 아이돌이 되지만, 헤니지는 그를 세상 물정 모르는 쓸모없는 짐 덩어리로 여기며 못마땅해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헨리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존경하기에 이른다. 한편 인도양을 건너던 어드벤처호는 이상하리만큼 격렬한 폭풍우를 만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흉악한 소문의 해적 일 드라코의 공격을 받는다. 함선을 빼앗기고, 헨리와 헤니지를 비롯한 모두가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 또다시 폭풍우가 몰려온다. 그리고 국왕 헨리, 부관 헤니지, 해적 일 드라코는 토끼풀의 잎사귀 한 장이 어린애 얼굴만 하고, 잡초가 해바라기 크기인 엄청난 곳에서 정신을 차리는데-. 거인국 브롭딩낵을 탈출하고자 적과의 동맹을 맺은 세 남자의 좌충우돌 모험극.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며 거인이 그들을 쫓아온다! ‡캐릭터‡ 헨리 9세(에식스 공작) 잉글랜드의 새로운 국왕. 기품과 현명함, 리더쉽을 두루 갖춘 모범적인 군주. 미모로 국가의 위기를 넘겨보려 정기를 빨아먹는 두꺼비라는 소문에 휩싸인 수라트 여왕과 결혼을 결심했다.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인도양을 건너 수라트로 향하는 어드벤처호에 승선한다. 일 드라코 인도양에서 신출귀몰하는 유령 해적 두목. 오만방자한 성격으로 자아도취 기질이 다분한 안하무인이지만, 천리안을 가지고 있어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신통한 능력이 있다. 과거에 헤니지와 얽힌 인연으로 그를 선망하고 염원한다. 순정을 간직하고 나름 헌신한다. 헤니지 던다스 잉글랜드 해군 대위. 어드벤처호의 부관이다. 다소 고지식한 면이 있다. 능력 있고, 부하들에게 신임도 두텁지만, 함장이었던 아버지의 누명과 평민 출신 제독으로 유명한 쿠저의 죽음에 걸친 의혹을 풀어달라 투서를 끊임없이 보낸 탓에 출셋길은 막힌 상태. ‡키워드‡ 유럽 대항해시대 배경. 명랑 액션 코믹모험물. 이공일수. 미남왕. 다정공. 듬직한공. 연상공. 냉정수. 능력수. 오만방자_안하무인_자뻑공. 팔불출공. 집착공. 순정헌신공. 푼수공.
우리 집 뒷산에 권왕이 산다고?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건 기회다! "어르신! 절 거두어 주세요!" 플레이어로 각성조차 못 한 낙오자 최운성. 뒷산에서 새로운 전설이 된다.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친구한테서 배신 당하고 모범생에서 문제아로 추락한 김은수는 자살할 생각으로 남해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다정하고 자상하며 속 깊은 동갑내기 이의신을 만난다. 그와 함께 하면서 상처를 달래는 시간이 흐르는 한편,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믿고 싶은 은수는 의신에게 점점 마음이 끌리자 또다시 괴롭고 혼란스럽다. -발췌- 해안도로를 따라서 자전거를 한쪽 어깨에 메고 오던 그는 길모퉁이에 멀거니 서 있는 나를 보고는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멀어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또 웃고 있겠지. 해안도로는 구불구불 이어졌다. “그 책, 이리 줘.” 내 자전거에 책 박스를 옮겨 실었다. 그리고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이의신의 뺨에는 가는 머리칼이 땀에 젖어 달라붙어 있었다. 자전거가 무거울 텐데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넌 왜 아무것도 안 물어봐? 나한테?” 그가 나를 돌아봤다. 이번에는 웃고 있지 않았다. 다만 담담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왜 갑자기 너희 집에 왔는지, 대학은 왜 떨어졌는지, 안 궁금해? 아저씨도 너한테 아무 말 안 하신 것 같던데?” 내가 한 말을 전부 엿듣지 않았다는 네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왜 그날 밤에 엉망으로 취해서 추태를 부렸는지 궁금해야 정상이잖아. 너한테 못되게 구는 놈한테는, 좀 쌀쌀맞게 굴어도 되잖아. “네가 말해주면 들을게.” “간섭하지 않겠다고? 나한테 관심 없으니까?” “그건 아니야.” 하는 그의 음성은 이상하게도 고요하고 진지했다. “캐묻고 싶지 않아서 그래. 네가 원하지 않으니까.” “내가 원하는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아는데?” 그는 내게서 시선을 돌리고 정면을 바라봤다. 모자에 가려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도 그랬거든. 여기 처음 왔을 때.” “…….” 그가 다시 나를 돌아봤다. “네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니야.” 그때, 건드렸다. 아주 낮은 그 목소리가, 눈부신 그의 미소가, 내 가슴 어딘가를 깊이 건드렸다. 가슴이 칼로 저며지듯이 아팠다. -호모 새끼들, 역겨워. 자전거에 올라타서 페달을 밟았다. 나는 그를 또 뒤에 남겨두고 혼자서 달렸다. 무서워서. 그가 무섭고, 내가 무서워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유일한 구원자인가, 무자비한 정복자인가. “나를 믿고 따르면, 나는 생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보호자이며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구원자가 될 겁니다.” 숙적인 두 제국 사이의 전쟁. 적국의 무자비한 군사경찰인 헤레스 라이치는 함락 직전인 발키리아 제국의 왕족 유디스에게 기묘하게 집착한다. “공작님은 좆이 달린 발키리아의 여왕입니다. 고귀하기에 역겹고, 오만하기에 짓밟고 싶어지는 전리품이죠.” ‡줄거리‡ 하자르 제국에 점령당한 발키리아의 어느 국경 마을. 공작인 유디스는 주민과 혈통이 다르고, ‘재거스’라는 사상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전적 탓에 마을에서 학대와 멸시를 받는다. 어느 날, 하자르군 장교가 살해되고 유디스는 살인범으로 체포돼 생사의 기로에 선다. 유디스를 심판할 사람은 마을에 새로 등장한 하자르군 군사경찰국장 헤레스 라이치. 저항군에게 유독 무자비한 라이치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디스에게 오히려 기묘한 친절과 호의를 베풀며 집착한다. 유디스를 포섭하려는 라이치의 본래 목적은 발키리아인 저항군 색출. 그는 생명을 담보로 하자르군에 협력하라고 유디스를 교묘히 압박한다. 아버지의 실종 후, 기댈 곳 없이 버텨온 유디스의 심신은 나날이 황폐해지는데……. ‡캐릭터‡ 헤레스 라이치(공) 30대 중반. 금발에 회색 눈동자. 하자르 제국군 군사경찰국 국장. 겉모습은 관대하고 친절한 자유분방한 신사. 본성은 정력적이고 무자비한 냉혈한. 발키리아인 저항군을 색출하려는 목적으로 유디스에게 집착한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는 평을 받고 있다. 유디스 에스란(수) 20대 초반. 공작.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발키리아 제국의 몰락해가는 왕족. 소년일 때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재산과 명예를 전부 잃고 병든 할아버지와 살던 중, 전쟁이 터져 하자르 제국군의 피정복민이 되고, 라이치를 만난다. ‡키워드‡ 강공. 집착공. 냉혈공. 광공. 수한정다정공. 존댓말공. 군사경찰공. 연상공. 사이코패스공. 왕족수. 미인수. 상처수. 외유내강수. 연하수. 굴림수. 무심수, 장애 있는 수.
“날 믿지 않는 게 좋아.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니까.” 배경은 1790년대 말 ~1800년대 초, 러시아. 나폴레옹 전쟁 시기. 낮과 밤이 뒤섞인 백야처럼, 타고난 핏줄에 선과 악, 희(喜)와 비(悲), 정열과 냉소가 뒤섞인 유명한 난봉꾼 장교 렌스키는 사고를 치고 강등당해서 시베리아 유형지로 쫓겨난다. 부친이 사망해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자, 탈영하고 영지로 도망쳐 온 렌스키가 원한을 품은 상대는 일리인 귀족 집안. 어느 백야, 불청객 렌스키는 일리인 집안에 난입해 한바탕 소동을 부린 뒤, 가정교사인 조르주 바니에를 볼모로 잡아간다. 그 후, 말썽꾼 무리를 이끌고 밤낮으로 연회를 열어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날마다 미쳐 날뛰는 렌스키와 그런 그를 온갖 우여곡절 끝에 조련해서 길들이는 바니에, 두 사람이 펼치는 파란만장(=대환장) 로맨스. *이 책은 2017년 개정판입니다. 전체 문장을 많이 다듬고, 대화를 수정하거나 부분 첨삭했으며, 주석과 일러두기를 정리했습니다. 발췌 베일 너머에 있는 렌스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바니에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다시 물었다. “거기서 뭐 하는 겁니까? 그런 데 숨어서 아무런 말도 없이 사람을 놀라게 하고…….” 계속 어떤 대꾸도 없다. 바니에는 ‘저 인간이 또 만취해서 곯아 떨어졌나?’ 싶어 침상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한 겹 걷어낸 베일에 얼굴을 조심조심 들이대면서 타고난 호기심을 저주하기도 했다. 엷은 베일 너머로 렌스키가 내뻗고 있는 맨발이 보였다. ‘아, 저 인간은 자고 있구나.’ 깊이 안도하면서 그는 쿠션에 파묻혀 누워 있는 렌스키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그래도 그렇지, 숨소리도 안 내고 주검처럼 자고 있으니 마치…… !’ 또 헛것을 봤나 싶어서 그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하지만 잘못 본 게 아니다. 렌스키는 깨어 있었고 앞을 보고 있었다. 얇은 루바쉬카를 입고 연금발인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흩트린 채, 쿠션에 파묻혀 침상 머리에 등과 머리를 기대고 힘없이 축 늘어져 앉아 있었다. 목덜미가 풀어 헤쳐진 하얀 루바쉬카는 유령의 껍질처럼 흐늘거렸다. 하늘빛 눈은 초점 없이 몽롱했다. 창백한 눈꺼풀은 나른하고 권태롭게 반쯤 내리 감겨 있고, 한쪽 무릎을 세운 두 다리는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듯 내뻗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몽환적인 안개에 감싸인 듯이 비현실적이었다. 주검처럼 창백한 낯빛과 열병 환자 같은 몽롱한 시선이 어쩐지 불길했다. 허공을 공허하게 응시하는 눈동자, 권태와 환멸이 깃든 눈과 창백한 이마에 깃든 적의는 오싹했다. (중략) “으…… 우욱! 욱!…….” 털썩! 렌스키는 바니에의 가슴에 고개를 처박고 사지를 쭉 뻗었다. 연이은 헛구역질과 고통에 찬 신음이 침이 줄줄 흐르는 입에서 헐떡이며 흘러나왔다. 무섭도록 창백한 얼굴은 흉하게 일그러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미치광이가 마침내 발작이 났구나!’ 넋이 빠졌던 바니에의 머리에 벼락이 꽂혔다. 실성한 맹수가 갑자기 사지를 쭉 뻗고 나가떨어졌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이유가 없다. 바니에는 발작을 일으킨 미치광이의 축 늘어진 몸뚱이를 매정하게 힘껏 떠밀었다. 육중한 몸뚱이가 옆으로 벌렁 떠밀려서 힘없이 나자빠지자 즉시 침상을 박차고 허둥지둥 일어섰다. “……!” “…… 나를…… 내게…….” 이때 흐늘흐늘한 손이 옷자락을 붙들고 늘어졌다. 렌스키는 희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간신히 쳐들고서 흐릿한 눈알을 번득이며 달아나려는 바니에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 손길을 인정사정없이 뿌리치자 이번에는 손을 움켜잡고 매달렸다. 손을 다시 쳐냈더니 다리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러면서 침이 줄줄 흐르고 경련하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애타게 바니에를 불렀다. “이봐…… 나를…… 내게…… 제발…….” “놓으시오!” 그 모든 손길을 매정하게 떨쳐낸 바니에는 구르다시피 침상 밖으로 뛰쳐나가서 문을 향해 달렸다. 미치광이가 찢어내고 파헤친 블라우스 앞섶이 너덜거렸다. ‘빨리 도망치자!’ 다급히 문으로 달려가는 동안 뒤를 돌아볼 엄두 따위는 나지도 않았다. 한번이라도 돌아보면, 새카맣고 길쭉한 손이 암흑 속에서 튀어 나와 돌아본 즉시 온몸을 옭아맬 것 같았다. “……!” 그러다 문득 그를 세운 건 미치광이가 내뻗은 마수가 아니라, 갑작스럽고 기묘한 침묵이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가냘픈 신음이 뚝 끊기고 불길한 침묵이 뒤를 이었다. 저 인간이 왜 또 저럴까 싶어서 바니에는 결국 문 앞에 멈춰 서고 말았다. 쿵쾅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뒤를 돌아보니 침상이 벽에 가려 안 보였다. 한참 만에 그는 발소리를 죽이며 몇 발자국 되돌아갔다. 그러자 침상이 보였다. 그 곁에 둔 촛불은 꺼질락 말락 했다. ‘…… 죽었나?’ 기다란 팔다리를 힘없이 쭉 뻗은 렌스키는 죽은 듯이 침상에 드러누워 있다. 숨소리조차 안 들렸다. 얼굴은 천장을 향하고 있었는데, 안색이 너무 창백해서 주검 같았다. 희멀건 한쪽 팔은 침상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하느님! 미치광이가 드디어 죽었구나!’ 저대로 내버려 두고 달아나야 한다는 충동과 정말로 죽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유혹 사이에서 바니에는 격렬히 갈등했다. 바니에는 결국 전자를 택했다.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워서 문으로 달려들자마자 문고리를 움켜쥐었다. 이때였다. 그건 촛불 심지가 바작바작 타오르는 소리도, 미친 듯이 날뛰는 심장의 고동도 아니었다. “…… 물.” 바니에를 부르는 소리였다. “물을 줘.” 흐릿한 목소리가 저 멀리서 애타게 그를 불렀다. “제발 물 좀 줘요.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으…….” 렌스키는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로 계속 중얼댔다. “…… 난 죽어가고 있어…… 망령이 내린 저주를 받았어…… 고결한 위선자들이 퍼부은 저주를 받은 거야…… 물을…… 제발 나한테 물을 한 방울만 줘요. 제발…….” 가느다란 숨을 헐떡이며 렌스키는 간절히 그를 불러댔다. 상반되는 두 마음에 발이 묶인 바니에는 어쩔 줄 모르고 서 있기만 했다. 저 미치광이가 두려운 것과 동시에 걱정돼서 갈등하는 동안에도, 렌스키는 줄기차게 그를 불렀다. “이봐…… 제발…… 나한테 물 한 방울만 주고 가…… 물을…… 딱 한 방울만…… 딱 한 방울…….”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문 바니에는 결국 침상으로 되돌아갔다. 렌스키는 여전히 쿠션에 파묻혀 축 늘어져 있었는데, 흐릿한 시선은 멍하니 천장을 향했다. 바니에는 한숨을 무겁게 내쉬고 물었다. “괜찮은 겁니까?” “안 괜찮아. 보다시피 죽어가고 있잖아.” “괜찮은가 보군요.” “…….” “왜 발작이 난 겁니까?” “…….” “안색은 그나마 나아졌군요. 술병이 난 건가요?” “아냐. 난 독약을 마셨어.” “알긴 아는군요. 독주를 물처럼 마셔댔으니.” “…….” “술병이 난 겁니다. 그렇게 툭하면 폭음을 하니 병이 안 날 리가 있습니까?” “이리 가까이 와. 물을 줘.” “…….” “아무 짓도 안 할게. 물 좀 주고 나가요.” “…….” “물 좀 달라니까?” “…….” “물 한 잔만 달라는데 왜 안 오는 거지? 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힘이 없어.” “당신을 신용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 그게 현명한 거야.”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은 렌스키는 으드득, 이를 갈며 내뱉었다. “날 믿지 않는 게 좋아.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니까.” “…….” “물잔을 던지지도 않을게. 약속하지!” 침상에 다시 풀썩 엎드린 그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간청했다. “어서 물을 한 방울만 줘요…… 제발 딱 한 방울만…… 딱 한 방울…… 제기랄!” 아무런 대답이 없자 렌스키는 비틀대며 다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바니에한테 쿠션을 집어던지며 악을 썼다. “당장 나가! 환자가 물을 달라는데도 안 주다니! 꺼져! 꺼지라니까? 구경났어? 당장 나가버리라고!” 콰당! 버둥대며 테이블로 기어간 렌스키는 팔을 뻗어 그 위를 마구 휘저었다. 물 항아리가 뒤집히고 유리잔이 깨졌다. 파편과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빌어먹을! 사냥개 밥을 만들어 주마!” 와장창! “미챠한테 인육 맛을 보여 줄 테다! 꺼져! 꺼지라고! 제기랄! 물도 안 주고 도망쳐? 나를 말려 죽이려고?” 갑자기 그는 침상 옆으로 철퍽 고꾸라졌다. 기운 빠진 다리보다 마음이 앞서 몸의 중심을 잃고 엎어지고 말았다. 정수리가 바닥에 처박히듯이 상반신을 침상 옆구리 아래로 거꾸로 축 늘어뜨린 채, 젖은 리넨처럼 엎어졌다. 바니에는 그 모습을 응시하며 깊디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렌스키한테서 쉽사리 격한 감정으로 치닫는 슬라브인 특유의 기질을 목격했다. 누구에게서보다 더욱 통렬하게 그를 보면서 깨달았다. 말하자면 저 난폭자는 극단적으로 사랑에 빠지면서도 동시에 상대를 증오하는 인물이었으며, 폭풍 한가운데서 헤매는, 난파 직전인 갑판에서 오히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뛸 바쿠스의 후손이었다. 깊은 한숨 끝에 바니에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레 침상으로 접근해서 제멋대로인 난폭자를 내려다봤다. 묵직한 한숨을 다시 내뱉고 고개를 저었다. 곧 깨진 물잔에 손이 베지 않도록 주의하며 잔 하나를 골라서 물을 따랐다. “여기 있습니다.” “…….” 그는 렌스키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렌스키는 축 늘어진 채 일어날 기미가 없다. “여기 물이 있습니다. 당신 손 앞에 놨어요.” 바니에는 렌스키의 늘어진 손이 닿는 거리에 물잔을 두고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렌스키는 아무런 대답도 안 했다. 헐렁하고 얇은 하얀 루바쉬카 자락이 목덜미께로 전부 흘러내려 맨 등허리가 촛불 아래 희미하게 떠올랐다. 드러난 등허리는 창백했다. 생기가 없는 그 모습은 역시나 주검 같았다. “왜 또 그럽니까? 물이 그 앞에 있습니다.” 뭔가 웅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니에는 신중하게 한 발 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뭐라고 했습니까? 물은 거기 뒀습니다. 바로 당신 손 앞에.” “…… 내버려 둬.” 축 늘어진 렌스키는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채 중얼댔다. 심신이 정상이라면 그러고 있기가 편치는 않았으리라. “물을 달라고 했잖습니까? 거기 놨어요.” “내버려 두라고! 시끄러워! 나가!” 돌바닥에 대고서 렌스키는 마구 고함쳤다. “어서 나가! 꺼져버려!” “당장 죽을 사람처럼 굴더니 멀쩡한가 보군요.” “닥쳐! 닥치라고!” “그렇게 소리를 마구 지르고-…….” “시끄러워! 나가라니까!” 바니에는 미간을 찌푸리고 깊은 한숨을 계속 내쉬었다. 이런 남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론은 알고 있다. 일단 피를 빼야한다. 방혈을 잔뜩 해서 나쁜 피를 모조리 빼버리고 얼음물 목욕을 시킨다. 차디찬 물속에 집어넣고 심신을 정화하는 것이다. 그래도 제정신이 안 돌아오면 옛날에 미치광이 왕들한테 그랬듯이, 두개골을 따서 그 안을 들여다본다.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구속복을 입혀서 묶어놔야 한다. 사지를 결박해서 꽁꽁 묶어놓는 것이다. 또는 자신이 연구한 대로, 온몸에 중국 침을 꽂는 요법도 있었다. 효과는 결코 장담할 수 없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아니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를 미치광이다. “나가라고 했잖아? 꺼져버려!” 렌스키는 여전히 침상 아래로 고개를 처박은 상태로 엎드려서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 고함을 치느라 엎어진 등허리에 경련이 일었다. 그 자세로 앞을 보지도 않고 두 팔을 마구 휘둘러서 물잔이 스쳤다. “조심하세요.” “꺼져!” “또 물을 엎지르겠군요.” “저리 가! 꺼져버려! 쏴죽일 테다!” 깊은 한숨이 이제 돌바닥을 파낼 지경이 된 바니에는 침상으로 다가가서, 렌스키가 휘젓는 손에 부딪혀 날아가지 않도록 물잔을 잡았다. 그걸 옆으로 약간 옮겨놓았다. -! 이때, 스쳤다. 기다랗고 힘없이 늘어진 렌스키의 손이 손끝을 스쳤다. 그리고 두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쳐든 렌스키는 빙그레 웃었다. 잡아챈 손목을 꽉 비틀어 쥐고서 활짝 웃었다.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라니까.” “아……!”
‘명예의 기사’로서 고향에 돌아온 이젠하르트는 어린 누이가 원수인 로트에게 희롱당해 비탄에 잠겨있자 즉시 복수를 선언한다. 어렸을 때 약골이라서 죽었으리라고 믿었던 절세 미인 로트는 마을 광장을 활보하며 ‘여자를 희롱하는 호색한’이 되어있다. 반면 로트는 대대로 원수인 벨데케 가문과 화해하고 싶다. 어느 날 그는 이젠하르트의 환영회로 열린 가면무도회에 잠입했고, 성인이 되어 재회한 이젠하르트가 운명의 짝임을 깨닫고는 목숨을 내걸고 구애한다.
*이 책은 2010년에 소장본으로 나온 ‘무장낙원’의 제목과 일부 설정, 본문을 수정했습니다. 사탄이 반역 전쟁을 일으킨 직후, 천계를 탈출한 앙겔루스는 번갯불에 타오르는 악마를 날개 속에 품어 안고 중천을 지나 아흐레 밤과 아흐레 낮 동안 도망친다. 천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탈출과 납치, 이 대담무쌍한 범죄가 벌어지자 천계의 사냥꾼들이 탈주자를 잡으러 나선다. 타락천사가 된 앙겔루스는 지구 반대편 행성에 새로운 낙원을 세우고, 기억을 잃은 악마를 부엌데기로 부리며 군림한다. 어느 날, 순진한 악마가 늘 사고를 치는 이곳 낙원에 지구인 소년 파이가 등장한다. 파이가 ‘못된 천사’ 앙겔루스랑 ‘착한 악마’와 동거하며 악마를 도우려고 애쓰는 한편, 천계의 사냥꾼이 앙겔루스를 잡으러 낙원에 침입한다.
※2월 10일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외전 1,2권이 추가 발매되었습니다. ‡줄거리‡ 1부 어린 시절 하나뿐인 형이 실종되고, 부모마저 잃고만 중경은 할아버지만이 유일한 가족이다. 백러시아인 피가 섞인 고려인 혼혈인 중경은 재학 중인 화란 고에서 온갖 소문에 시달리는 왕따이다.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중경은 어느 날 화란 고로 전학 온 선배 정위헌을 짝사랑하게 되고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제가 져줄게요. 대신, 선배랑 자고 싶어요.” 2부 13년 뒤, 퀵 서비스 배달을 하는 중경은 여전히 실종된 형을 찾는다. 힘겹게 살아가던 중 ‘위험한 수컷들에게 물고 뜯기는 팔자’라는 경고를 듣지만 한 귀로 흘려버린다. 한편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을 잊지 못한 중경의 앞에 거짓말처럼 정위헌이 나타난다. 반가움도 잠시 정위헌은 친형인 정교준이 자신의 약점을 알아내거나 흠집을 내기 위해 중경을 보냈다고 오해하고 그를 불신한다. “왜 내가 널 믿어줘야 하는데?” 3부 설상가상, 중경은 화란 그룹의 총수인 정태수의 눈에 띄어 불법 격투 시합 ‘난장’의 선수로 뽑히고 만다. 정태수는 아들인 위헌에게 난장의 총괄과 중경의 스폰을 맡기고 위헌은 마지 못해 중경과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위험한 수컷들에게 물고 뜯기는 팔자’를 증명이라도 하듯 중경을 먹잇감으로 여기는 남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중경은 저를 정교준의 끄나풀이라고 오해한 채 조롱을 일삼는 위헌에게 상처를 받는데-. “용서해달라며?” ‡캐릭터‡ 서중경 아버지가 백러시아인 피가 섞인 고려인 혼혈. 거칠고 미숙하며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으로 외로움을 많이 탄다. 별종, 깡패로 악명 높던 학창시절 첫사랑이자 짝사랑 상대인 정위헌과 불시에 헤어진 후 밑바닥 인생을 전전한다. 정위헌 화란 개발 대표로 화란 그룹의 차남. 냉소적인 개인주의자. 늘 악질적 소문에 휩싸인다. 화란 고로 전학해 겪은 어떤 사건으로 재회 후 중경의 헌신과 사랑을 의심하고 조롱과 독설을 일삼는다. 이리터(윤대협) 중경의 중고교 동창으로 학창시절에는 인기 많은 모범생이었으나 폭력 사건을 일으키고 정신병동에 입원하는 등, 문제적 학창시절을 보내고 현재는 폭력 조직의 보스다. 사고로 동생을 잃은 이후 중경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정교준 정위헌의 친형. 사교성이 뛰어난 달변가이자 괴짜. ‡키워드‡ 애증. 계약. 치정. 시리어스. 다공일수. 재벌공. 스폰서공. 복흑공. 개아가공. 후회하려나공. 노멀공. 연상공. 강공. 집착공. 조폭공 짝사랑수. 후회수. 노멀수. 미인수. 혼혈수. 헌신수. 흙수저수. 왕따 깡패였수.
가출을 결심한 날 아침, 엄마가 먼저 가출한 사실을 깨닫고 조다는 황당하다. 엄마 없는 집안은 백수인 아빠, 사고뭉치 할아버지, 난폭한 돼냥이 때문에 갈수록 혼돈의 케이어스. 설상가상, 조다는 갑자기 여동생 희동이랑 몸이 바뀐다. 순진한 희동이는 권하를 열렬히 짝사랑하는 ‘중2병 오징어’(는 조다 주장). 희동이랑 같은 학교 아이돌인 권하에게 근래에 억하심정이 쌓인 조다는 화해를 바라는 권하를 번번이 문전 박대해왔다. 졸지에 ‘좆중딩오징어’가 된 조다는 (울면서) 학교에 갔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존재’ 권하랑 짝이 된다. 정체를 들킬까 봐 일생일대의 위기에 빠진 조다! 개판인 집안은 어떻게 수습하고, 끈질기게 저를 스토킹하는 권하는 어떻게 떼어낼까. 더블 멘붕에 빠진 고딩 구조다의 (눈물 없이도 볼 수 있는) 필살 생존기& 로맨스 코미디.
유일한 구원자인가, 무자비한 정복자인가. “나를 믿고 따르면, 나는 생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보호자이며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구원자가 될 겁니다.” 숙적인 두 제국 사이의 전쟁. 적국의 무자비한 군사경찰인 헤레스 라이치는 함락 직전인 발키리아 제국의 왕족 유디스에게 기묘하게 집착한다. “공작님은 좆이 달린 발키리아의 여왕입니다. 고귀하기에 역겹고, 오만하기에 짓밟고 싶어지는 전리품이죠.” ‡줄거리‡ 하자르 제국에 점령당한 발키리아의 어느 국경 마을. 공작인 유디스는 주민과 혈통이 다르고, ‘재거스’라는 사상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전적 탓에 마을에서 학대와 멸시를 받는다. 어느 날, 하자르군 장교가 살해되고 유디스는 살인범으로 체포돼 생사의 기로에 선다. 유디스를 심판할 사람은 마을에 새로 등장한 하자르군 군사경찰국장 헤레스 라이치. 저항군에게 유독 무자비한 라이치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디스에게 오히려 기묘한 친절과 호의를 베풀며 집착한다. 유디스를 포섭하려는 라이치의 본래 목적은 발키리아인 저항군 색출. 그는 생명을 담보로 하자르군에 협력하라고 유디스를 교묘히 압박한다. 아버지의 실종 후, 기댈 곳 없이 버텨온 유디스의 심신은 나날이 황폐해지는데……. ‡캐릭터‡ 헤레스 라이치(공) 30대 중반. 금발에 회색 눈동자. 하자르 제국군 군사경찰국 국장. 겉모습은 관대하고 친절한 자유분방한 신사. 본성은 정력적이고 무자비한 냉혈한. 발키리아인 저항군을 색출하려는 목적으로 유디스에게 집착한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는 평을 받고 있다. 유디스 에스란(수) 20대 초반. 공작.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발키리아 제국의 몰락해가는 왕족. 소년일 때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재산과 명예를 전부 잃고 병든 할아버지와 살던 중, 전쟁이 터져 하자르 제국군의 피정복민이 되고, 라이치를 만난다. ‡키워드‡ 강공. 집착공. 냉혈공. 광공. 수한정다정공. 존댓말공. 군사경찰공. 연상공. 사이코패스공. 왕족수. 미인수. 상처수. 외유내강수. 연하수. 굴림수. 무심수, 장애 있는 수.
“어떤 귀염둥이 새끼냐? 이런 유치한 짓거리로 나를 농락하는 얼간이가?” “접니다. 이렇게 화를 내실 줄은 몰랐습니다만, 제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산골 마을 북고의 1학년 담임이 된 조 결은 28세 생일에, 익명의 편지로 소름끼치는 고백을 받는다. 마지막의 하트가 유난스레 마음에 걸린 조 결은 무시무시한 냉기를 뿜으며 범인 색출에 나선다. “어떤 귀염둥이 새끼냐? 이런 유치한 짓거리로 나를 농락하는 얼간이가?” 범인은 나대로의 불알친구인 순진한 하나로. 나대로는 겁에 질린 하나로 대신 박력 터지게 일어나서, “접니다. 이렇게 화를 내실 줄은 몰랐습니다만, 제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당당하게 고백한다.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스승에게 고백한 죄로 엉덩이에 불이 나는 나대로. 사제지간은 이렇듯 정겹지만(?) 사실 조 결은 나대로네 하숙인이다. 그에게 자기 방을 빼앗겨서 다락방으로 쫓겨난 나대로는 찌르면 피 딱 한 방울 나올 것 같은 담임 조 결을 감시하면서 호시탐탐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 그러는 동안 나대로에게 조 결은 ‘깡패 잡는 조 검사’에서 ‘부도덕한 위선자’ 로, 마지막엔 ‘달빛같이 아름다운 연인’ 으로 진화한다. 결국 사고뭉치 문제아였던 나대로가 점점 첫사랑의 쓴맛 단맛을 겪는 로맨티스트로, 마지막에는 남모를 상처를 지닌 연인 조 검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성장하는 러브 스토리.
디스토피아/시리어스/피폐 ‡밀애‡ 나는 울고 또 울면서 애원했다. 그를 잃을까 봐 두려워서 울었다. 그의 사랑 없이는 나는 점점 시들고 말라붙어서 끝내는 썩어 버릴 존재다. 나는 망각이 두렵다. 은기조(공) :보안과장공. 장교공. 냉혈공. 강공. 존댓말공. 연상공. 노역 교정소 ‘상록원’의 보안 책임자로 직책은 소령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편으로 고지식하고 진급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냉혈한으로 알려졌다. 산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절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호의를 베푼다. 김 산(수) :기억장애수. 올곧수. 미인수. 순정수. 상처수. 사고로 인해 과거의 기억이 뒤죽박죽 얽혀 혼란하고 불안정하다. 첫사랑 장하규를 기억해내자마자 그의 행방을 찾으려 노력한다. 동료에게는 다정하고 얌전하지만, 불의는 참지 않고 대항한다. 이유 없이 잘해주는 은기조를 의심하고, 경계한다. ‡갈애‡ 밤하늘에는 붉은 오로라가 너울거리고, 방벽 너머에서는 짐승이 울어 대던 그 밤. 망령이 떠도는 이 황량한 동토에서, 늘어진 몸뚱이를 밤새 안고서, 너만은, 내가 살려 내겠다고 맹세했다. 하일록(공) :집착광공. 능욕공. 입걸레공. 절륜공. 연상공. 문맹공. 개아가공. 짝사랑공. 뼛속까지 악인이다. 경비견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있어 ‘개장수’라고 불린다. 광적으로 여중희에게 집착하고 소유하고자 전심전력으로 노력한다. 여중희(수) :미인수. 화가수. 반항수. 상습폭행수. 까칠수. 지랄수. 상처수. 상록원에서 태어나 섬을 벗어난 적이 없는 여중희는 끊임없이 탈출을 꿈꾼다. 필요하기에 하일록을 이용하고 경멸하고 증오한다. 빼어난 미인이나 모질고 날카로운 면이 있어 화를 이기지 못하고 수시로 징벌 독방을 드나든다.
본편: 투썸 투샷 (A Twosome, Two-shot) 외전: 외전 리얼 맥코이 (The Real Mccoy) 뻔뻔한 사기꾼과 순진한 카우보이가 2인조 플레이로 벌이는 인생역전극. 1920년대 미국 시카고. 라디오가 처음으로 유행하고 금주법 때문에 갱단이 대낮의 길거리에서 기관총을 갈기며 유혈 맥주 전쟁을 벌이던 시절의 시카고 뒷골목 술집. 카우보이였던 제임스는 3년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간 직업 사기꾼 웨스와 우연히 술집에서 재회한다. 사기를 당한 후로 부랑자로 살며 심한 고생을 한 제임스한테 웨스는 두 번째 사기를 치고 사라진다. 그러다 둘은 다시 재회해서 동업자로서 2인조 사기단이 되는데, 제임스는 웨스를 짝사랑하게 되고, 그걸 눈치 챈 웨스는 냉정하게 화를 낸다. (발췌용 편집본) “제임스? 넌 나를 좋아해선 안 돼.” “누가 너를!…….” “그것 봐. 또 얼굴을 붉히고 화내려고 하잖아. 대화와 타협으로 풀자니까.” 다시 일어서려던 제임스는 완력에 막혀 그대로 눌러앉았다. 웨스는 ‘남의 술을 몰래 훔쳐 마시다니 참 잘하는 짓이다’ 하고는 그의 바지 주머니에서 빼앗은 힙플라스크를 쳐들어 보였다. 진을 바닥낸 죄인은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남은 한 푼이라도 번답시고 뼈 빠지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넌 술주정이냐? 이건 어디서 빼냈어?” “빼내지 않았어. 베개 아래서 굴러다니던데, 뭘.” “뭐야? 잘한 짓이야?” “…….” “그게 잘한 짓이냐고?” 웨스는 손목시계로 최대 설득시간 30분을 맞춰놓고 쫓기듯이 서두를 시작했다. “제임스, 우리 오늘 말 나온 김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자. 내가 보기에 넌 그날부터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어. 망상과 착각에 빠져서 네 스스로를 망치고 있지. 언제부터냐고? 비 오던 그날 밤 말이야. 내가 하고픈 충고는 간단해. 제임스, 넌 빨리 이성을 되찾아야 해.” “…….” “넌 지금 나한테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무언의 시위를 하는데 나로서는 억울한 일이지. 내가 그날 충고했잖아. 나를 좋아해선 안 된다고. 우리는 계약을 맺은 동업자야. 그걸 잊어선 안 돼.” “왜 안 돼?” “뭐?” “왜 너를 좋아하면 안 되는데?” 이미 아는 대답이었다. 그런데도 술기운과 충동적인 자학심리가 제임스를 부추겼다. 어린애 같은 생떼에 쓴 미소가 나오면서도 묻고 말았다. 한순간 말문을 잃었던 웨스가 정색하고 되물었다. “왜 안 되느냐고? 너 정말 그걸 몰라서 물어?” “그래. 난 모르겠군.” 웨스는 열이 난다면서 자기 머리를 쳤다. 황금 같은 시간이 그새 40분이나 훌쩍 넘어서 웨스는 전력을 다해 설득을 시작했다. “왜 네가 날 좋아해선 안 되느냐고? 첫 번째 이유를 말해줄게. 우리는 애초부터 계약을 맺은 비즈니스 동업자 관계야. 두 번째, 우리 둘이 동업자가 아니었어도 안 되는 일이야. 왜냐. 나는 바쁘니까. 난 비즈니스맨이야.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바쁜 개인 사업가라고. 난 너무 너무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전혀 없어. 정말 요새 미치게 바쁘다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너도 잘 알면서 그래?” 음? 잠깐이었지만 제임스는 사고방식과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혼돈을 겪었다. 취기 때문에 잘못 들었나 싶었다. 자긴 바빠서 안 된단다. 사회적 금기나 내가 싫어서가 아니고? 그럼 안 바쁠 땐 된다는 소린가.
“날 믿지 않는 게 좋아.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니까.” 배경은 1790년대 말 ~1800년대 초, 러시아. 나폴레옹 전쟁 시기. 낮과 밤이 뒤섞인 백야처럼, 타고난 핏줄에 선과 악, 희(喜)와 비(悲), 정열과 냉소가 뒤섞인 유명한 난봉꾼 장교 렌스키는 사고를 치고 강등당해서 시베리아 유형지로 쫓겨난다. 부친이 사망해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자, 탈영하고 영지로 도망쳐 온 렌스키가 원한을 품은 상대는 일리인 귀족 집안. 어느 백야, 불청객 렌스키는 일리인 집안에 난입해 한바탕 소동을 부린 뒤, 가정교사인 조르주 바니에를 볼모로 잡아간다. 그 후, 말썽꾼 무리를 이끌고 밤낮으로 연회를 열어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날마다 미쳐 날뛰는 렌스키와 그런 그를 온갖 우여곡절 끝에 조련해서 길들이는 바니에, 두 사람이 펼치는 파란만장(=대환장) 로맨스. *이 책은 2017년 개정판입니다. 전체 문장을 많이 다듬고, 대화를 수정하거나 부분 첨삭했으며, 주석과 일러두기를 정리했습니다. 발췌 베일 너머에 있는 렌스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바니에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다시 물었다. “거기서 뭐 하는 겁니까? 그런 데 숨어서 아무런 말도 없이 사람을 놀라게 하고…….” 계속 어떤 대꾸도 없다. 바니에는 ‘저 인간이 또 만취해서 곯아 떨어졌나?’ 싶어 침상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한 겹 걷어낸 베일에 얼굴을 조심조심 들이대면서 타고난 호기심을 저주하기도 했다. 엷은 베일 너머로 렌스키가 내뻗고 있는 맨발이 보였다. ‘아, 저 인간은 자고 있구나.’ 깊이 안도하면서 그는 쿠션에 파묻혀 누워 있는 렌스키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그래도 그렇지, 숨소리도 안 내고 주검처럼 자고 있으니 마치…… !’ 또 헛것을 봤나 싶어서 그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하지만 잘못 본 게 아니다. 렌스키는 깨어 있었고 앞을 보고 있었다. 얇은 루바쉬카를 입고 연금발인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흩트린 채, 쿠션에 파묻혀 침상 머리에 등과 머리를 기대고 힘없이 축 늘어져 앉아 있었다. 목덜미가 풀어 헤쳐진 하얀 루바쉬카는 유령의 껍질처럼 흐늘거렸다. 하늘빛 눈은 초점 없이 몽롱했다. 창백한 눈꺼풀은 나른하고 권태롭게 반쯤 내리 감겨 있고, 한쪽 무릎을 세운 두 다리는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듯 내뻗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몽환적인 안개에 감싸인 듯이 비현실적이었다. 주검처럼 창백한 낯빛과 열병 환자 같은 몽롱한 시선이 어쩐지 불길했다. 허공을 공허하게 응시하는 눈동자, 권태와 환멸이 깃든 눈과 창백한 이마에 깃든 적의는 오싹했다. (중략) “으…… 우욱! 욱!…….” 털썩! 렌스키는 바니에의 가슴에 고개를 처박고 사지를 쭉 뻗었다. 연이은 헛구역질과 고통에 찬 신음이 침이 줄줄 흐르는 입에서 헐떡이며 흘러나왔다. 무섭도록 창백한 얼굴은 흉하게 일그러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미치광이가 마침내 발작이 났구나!’ 넋이 빠졌던 바니에의 머리에 벼락이 꽂혔다. 실성한 맹수가 갑자기 사지를 쭉 뻗고 나가떨어졌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이유가 없다. 바니에는 발작을 일으킨 미치광이의 축 늘어진 몸뚱이를 매정하게 힘껏 떠밀었다. 육중한 몸뚱이가 옆으로 벌렁 떠밀려서 힘없이 나자빠지자 즉시 침상을 박차고 허둥지둥 일어섰다. “……!” “…… 나를…… 내게…….” 이때 흐늘흐늘한 손이 옷자락을 붙들고 늘어졌다. 렌스키는 희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간신히 쳐들고서 흐릿한 눈알을 번득이며 달아나려는 바니에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 손길을 인정사정없이 뿌리치자 이번에는 손을 움켜잡고 매달렸다. 손을 다시 쳐냈더니 다리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러면서 침이 줄줄 흐르고 경련하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애타게 바니에를 불렀다. “이봐…… 나를…… 내게…… 제발…….” “놓으시오!” 그 모든 손길을 매정하게 떨쳐낸 바니에는 구르다시피 침상 밖으로 뛰쳐나가서 문을 향해 달렸다. 미치광이가 찢어내고 파헤친 블라우스 앞섶이 너덜거렸다. ‘빨리 도망치자!’ 다급히 문으로 달려가는 동안 뒤를 돌아볼 엄두 따위는 나지도 않았다. 한번이라도 돌아보면, 새카맣고 길쭉한 손이 암흑 속에서 튀어 나와 돌아본 즉시 온몸을 옭아맬 것 같았다. “……!” 그러다 문득 그를 세운 건 미치광이가 내뻗은 마수가 아니라, 갑작스럽고 기묘한 침묵이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가냘픈 신음이 뚝 끊기고 불길한 침묵이 뒤를 이었다. 저 인간이 왜 또 저럴까 싶어서 바니에는 결국 문 앞에 멈춰 서고 말았다. 쿵쾅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뒤를 돌아보니 침상이 벽에 가려 안 보였다. 한참 만에 그는 발소리를 죽이며 몇 발자국 되돌아갔다. 그러자 침상이 보였다. 그 곁에 둔 촛불은 꺼질락 말락 했다. ‘…… 죽었나?’ 기다란 팔다리를 힘없이 쭉 뻗은 렌스키는 죽은 듯이 침상에 드러누워 있다. 숨소리조차 안 들렸다. 얼굴은 천장을 향하고 있었는데, 안색이 너무 창백해서 주검 같았다. 희멀건 한쪽 팔은 침상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하느님! 미치광이가 드디어 죽었구나!’ 저대로 내버려 두고 달아나야 한다는 충동과 정말로 죽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유혹 사이에서 바니에는 격렬히 갈등했다. 바니에는 결국 전자를 택했다.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워서 문으로 달려들자마자 문고리를 움켜쥐었다. 이때였다. 그건 촛불 심지가 바작바작 타오르는 소리도, 미친 듯이 날뛰는 심장의 고동도 아니었다. “…… 물.” 바니에를 부르는 소리였다. “물을 줘.” 흐릿한 목소리가 저 멀리서 애타게 그를 불렀다. “제발 물 좀 줘요.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으…….” 렌스키는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로 계속 중얼댔다. “…… 난 죽어가고 있어…… 망령이 내린 저주를 받았어…… 고결한 위선자들이 퍼부은 저주를 받은 거야…… 물을…… 제발 나한테 물을 한 방울만 줘요. 제발…….” 가느다란 숨을 헐떡이며 렌스키는 간절히 그를 불러댔다. 상반되는 두 마음에 발이 묶인 바니에는 어쩔 줄 모르고 서 있기만 했다. 저 미치광이가 두려운 것과 동시에 걱정돼서 갈등하는 동안에도, 렌스키는 줄기차게 그를 불렀다. “이봐…… 제발…… 나한테 물 한 방울만 주고 가…… 물을…… 딱 한 방울만…… 딱 한 방울…….”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문 바니에는 결국 침상으로 되돌아갔다. 렌스키는 여전히 쿠션에 파묻혀 축 늘어져 있었는데, 흐릿한 시선은 멍하니 천장을 향했다. 바니에는 한숨을 무겁게 내쉬고 물었다. “괜찮은 겁니까?” “안 괜찮아. 보다시피 죽어가고 있잖아.” “괜찮은가 보군요.” “…….” “왜 발작이 난 겁니까?” “…….” “안색은 그나마 나아졌군요. 술병이 난 건가요?” “아냐. 난 독약을 마셨어.” “알긴 아는군요. 독주를 물처럼 마셔댔으니.” “…….” “술병이 난 겁니다. 그렇게 툭하면 폭음을 하니 병이 안 날 리가 있습니까?” “이리 가까이 와. 물을 줘.” “…….” “아무 짓도 안 할게. 물 좀 주고 나가요.” “…….” “물 좀 달라니까?” “…….” “물 한 잔만 달라는데 왜 안 오는 거지? 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힘이 없어.” “당신을 신용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 그게 현명한 거야.”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은 렌스키는 으드득, 이를 갈며 내뱉었다. “날 믿지 않는 게 좋아.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니까.” “…….” “물잔을 던지지도 않을게. 약속하지!” 침상에 다시 풀썩 엎드린 그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간청했다. “어서 물을 한 방울만 줘요…… 제발 딱 한 방울만…… 딱 한 방울…… 제기랄!” 아무런 대답이 없자 렌스키는 비틀대며 다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바니에한테 쿠션을 집어던지며 악을 썼다. “당장 나가! 환자가 물을 달라는데도 안 주다니! 꺼져! 꺼지라니까? 구경났어? 당장 나가버리라고!” 콰당! 버둥대며 테이블로 기어간 렌스키는 팔을 뻗어 그 위를 마구 휘저었다. 물 항아리가 뒤집히고 유리잔이 깨졌다. 파편과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빌어먹을! 사냥개 밥을 만들어 주마!” 와장창! “미챠한테 인육 맛을 보여 줄 테다! 꺼져! 꺼지라고! 제기랄! 물도 안 주고 도망쳐? 나를 말려 죽이려고?” 갑자기 그는 침상 옆으로 철퍽 고꾸라졌다. 기운 빠진 다리보다 마음이 앞서 몸의 중심을 잃고 엎어지고 말았다. 정수리가 바닥에 처박히듯이 상반신을 침상 옆구리 아래로 거꾸로 축 늘어뜨린 채, 젖은 리넨처럼 엎어졌다. 바니에는 그 모습을 응시하며 깊디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렌스키한테서 쉽사리 격한 감정으로 치닫는 슬라브인 특유의 기질을 목격했다. 누구에게서보다 더욱 통렬하게 그를 보면서 깨달았다. 말하자면 저 난폭자는 극단적으로 사랑에 빠지면서도 동시에 상대를 증오하는 인물이었으며, 폭풍 한가운데서 헤매는, 난파 직전인 갑판에서 오히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뛸 바쿠스의 후손이었다. 깊은 한숨 끝에 바니에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레 침상으로 접근해서 제멋대로인 난폭자를 내려다봤다. 묵직한 한숨을 다시 내뱉고 고개를 저었다. 곧 깨진 물잔에 손이 베지 않도록 주의하며 잔 하나를 골라서 물을 따랐다. “여기 있습니다.” “…….” 그는 렌스키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렌스키는 축 늘어진 채 일어날 기미가 없다. “여기 물이 있습니다. 당신 손 앞에 놨어요.” 바니에는 렌스키의 늘어진 손이 닿는 거리에 물잔을 두고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렌스키는 아무런 대답도 안 했다. 헐렁하고 얇은 하얀 루바쉬카 자락이 목덜미께로 전부 흘러내려 맨 등허리가 촛불 아래 희미하게 떠올랐다. 드러난 등허리는 창백했다. 생기가 없는 그 모습은 역시나 주검 같았다. “왜 또 그럽니까? 물이 그 앞에 있습니다.” 뭔가 웅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니에는 신중하게 한 발 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뭐라고 했습니까? 물은 거기 뒀습니다. 바로 당신 손 앞에.” “…… 내버려 둬.” 축 늘어진 렌스키는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채 중얼댔다. 심신이 정상이라면 그러고 있기가 편치는 않았으리라. “물을 달라고 했잖습니까? 거기 놨어요.” “내버려 두라고! 시끄러워! 나가!” 돌바닥에 대고서 렌스키는 마구 고함쳤다. “어서 나가! 꺼져버려!” “당장 죽을 사람처럼 굴더니 멀쩡한가 보군요.” “닥쳐! 닥치라고!” “그렇게 소리를 마구 지르고-…….” “시끄러워! 나가라니까!” 바니에는 미간을 찌푸리고 깊은 한숨을 계속 내쉬었다. 이런 남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론은 알고 있다. 일단 피를 빼야한다. 방혈을 잔뜩 해서 나쁜 피를 모조리 빼버리고 얼음물 목욕을 시킨다. 차디찬 물속에 집어넣고 심신을 정화하는 것이다. 그래도 제정신이 안 돌아오면 옛날에 미치광이 왕들한테 그랬듯이, 두개골을 따서 그 안을 들여다본다.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구속복을 입혀서 묶어놔야 한다. 사지를 결박해서 꽁꽁 묶어놓는 것이다. 또는 자신이 연구한 대로, 온몸에 중국 침을 꽂는 요법도 있었다. 효과는 결코 장담할 수 없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아니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를 미치광이다. “나가라고 했잖아? 꺼져버려!” 렌스키는 여전히 침상 아래로 고개를 처박은 상태로 엎드려서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 고함을 치느라 엎어진 등허리에 경련이 일었다. 그 자세로 앞을 보지도 않고 두 팔을 마구 휘둘러서 물잔이 스쳤다. “조심하세요.” “꺼져!” “또 물을 엎지르겠군요.” “저리 가! 꺼져버려! 쏴죽일 테다!” 깊은 한숨이 이제 돌바닥을 파낼 지경이 된 바니에는 침상으로 다가가서, 렌스키가 휘젓는 손에 부딪혀 날아가지 않도록 물잔을 잡았다. 그걸 옆으로 약간 옮겨놓았다. -! 이때, 스쳤다. 기다랗고 힘없이 늘어진 렌스키의 손이 손끝을 스쳤다. 그리고 두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쳐든 렌스키는 빙그레 웃었다. 잡아챈 손목을 꽉 비틀어 쥐고서 활짝 웃었다. “난 신생아 때 신용을 잃은 놈이라니까.” “아……!”
‘명예의 기사’로서 고향에 돌아온 이젠하르트는 어린 누이가 원수인 로트에게 희롱당해 비탄에 잠겨있자 즉시 복수를 선언한다. 어렸을 때 약골이라서 죽었으리라고 믿었던 절세 미인 로트는 마을 광장을 활보하며 ‘여자를 희롱하는 호색한’이 되어있다. 반면 로트는 대대로 원수인 벨데케 가문과 화해하고 싶다. 어느 날 그는 이젠하르트의 환영회로 열린 가면무도회에 잠입했고, 성인이 되어 재회한 이젠하르트가 운명의 짝임을 깨닫고는 목숨을 내걸고 구애한다.
※이한 작가님 전작 백야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줄거리‡ 사는 게 고되 예민한 바니에의 윗집에 러시아인 렌스키가 이사를 온다. 렌스키는 이사 온 날부터 사십여 일 하루도 빠짐 없이 파티를 하는 미친 파티광이다. 몇 주 동안 층간 소음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바니에는 스트레스가 폭발하여 어느 날 권총을 들고 렌스키를 쫓는다. 하지만 말만은 청산유수인 렌스키에게 홀랑 넘어간 바니에는 얼결에 고민을 상담하기에 이르는데. 한편, 바니에에게 첫눈에 반한 렌스키는 수려한 말솜씨로 그를 함락하려 한다. ‡키워드‡ 대형곰공. 귀염공. 존댓말공. 열정과잉공. 연하공. 우울지랄수. 외톨이수. 연상수. 처음엔 배틀호모. 나중엔 알콩달콩 바퀴벌레 한 쌍.
※2월 10일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외전 1,2권이 추가 발매되었습니다. ‡줄거리‡ 1부 어린 시절 하나뿐인 형이 실종되고, 부모마저 잃고만 중경은 할아버지만이 유일한 가족이다. 백러시아인 피가 섞인 고려인 혼혈인 중경은 재학 중인 화란 고에서 온갖 소문에 시달리는 왕따이다.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중경은 어느 날 화란 고로 전학 온 선배 정위헌을 짝사랑하게 되고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제가 져줄게요. 대신, 선배랑 자고 싶어요.” 2부 13년 뒤, 퀵 서비스 배달을 하는 중경은 여전히 실종된 형을 찾는다. 힘겹게 살아가던 중 ‘위험한 수컷들에게 물고 뜯기는 팔자’라는 경고를 듣지만 한 귀로 흘려버린다. 한편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을 잊지 못한 중경의 앞에 거짓말처럼 정위헌이 나타난다. 반가움도 잠시 정위헌은 친형인 정교준이 자신의 약점을 알아내거나 흠집을 내기 위해 중경을 보냈다고 오해하고 그를 불신한다. “왜 내가 널 믿어줘야 하는데?” 3부 설상가상, 중경은 화란 그룹의 총수인 정태수의 눈에 띄어 불법 격투 시합 ‘난장’의 선수로 뽑히고 만다. 정태수는 아들인 위헌에게 난장의 총괄과 중경의 스폰을 맡기고 위헌은 마지 못해 중경과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위험한 수컷들에게 물고 뜯기는 팔자’를 증명이라도 하듯 중경을 먹잇감으로 여기는 남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중경은 저를 정교준의 끄나풀이라고 오해한 채 조롱을 일삼는 위헌에게 상처를 받는데-. “용서해달라며?” ‡캐릭터‡ 서중경 아버지가 백러시아인 피가 섞인 고려인 혼혈. 거칠고 미숙하며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으로 외로움을 많이 탄다. 별종, 깡패로 악명 높던 학창시절 첫사랑이자 짝사랑 상대인 정위헌과 불시에 헤어진 후 밑바닥 인생을 전전한다. 정위헌 화란 개발 대표로 화란 그룹의 차남. 냉소적인 개인주의자. 늘 악질적 소문에 휩싸인다. 화란 고로 전학해 겪은 어떤 사건으로 재회 후 중경의 헌신과 사랑을 의심하고 조롱과 독설을 일삼는다. 이리터(윤대협) 중경의 중고교 동창으로 학창시절에는 인기 많은 모범생이었으나 폭력 사건을 일으키고 정신병동에 입원하는 등, 문제적 학창시절을 보내고 현재는 폭력 조직의 보스다. 사고로 동생을 잃은 이후 중경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정교준 정위헌의 친형. 사교성이 뛰어난 달변가이자 괴짜. ‡키워드‡ 애증. 계약. 치정. 시리어스. 다공일수. 재벌공. 스폰서공. 복흑공. 개아가공. 후회하려나공. 노멀공. 연상공. 강공. 집착공. 조폭공 짝사랑수. 후회수. 노멀수. 미인수. 혼혈수. 헌신수. 흙수저수. 왕따 깡패였수.
*이 책은 2010년에 소장본으로 나온 ‘무장낙원’의 제목과 일부 설정, 본문을 수정했습니다. 사탄이 반역 전쟁을 일으킨 직후, 천계를 탈출한 앙겔루스는 번갯불에 타오르는 악마를 날개 속에 품어 안고 중천을 지나 아흐레 밤과 아흐레 낮 동안 도망친다. 천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탈출과 납치, 이 대담무쌍한 범죄가 벌어지자 천계의 사냥꾼들이 탈주자를 잡으러 나선다. 타락천사가 된 앙겔루스는 지구 반대편 행성에 새로운 낙원을 세우고, 기억을 잃은 악마를 부엌데기로 부리며 군림한다. 어느 날, 순진한 악마가 늘 사고를 치는 이곳 낙원에 지구인 소년 파이가 등장한다. 파이가 ‘못된 천사’ 앙겔루스랑 ‘착한 악마’와 동거하며 악마를 도우려고 애쓰는 한편, 천계의 사냥꾼이 앙겔루스를 잡으러 낙원에 침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