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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와 찬탈자
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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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언제나 건방진 하녀였어, 나에게는. 빌어먹게도 내 기억을 좀먹고 나를 놓아주지 않는 나쁜 계집애. 왕의 버려진 사생아, 레오폴트. 왕가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거짓된 신분을 뒤집어쓰고 전쟁 영웅이 되어 돌아왔다. 하나, 얻고자 한 것이 왕좌인지, 자신에게서 도망친 맹랑한 하녀 계집애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다. 여기서 가장 멍청한 건 나였다.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당신을 사랑하여 놓지 못할 나였다. 사창가 창녀의 딸, 라일라. 지긋지긋한 사창가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공녀의 신분을 훔쳤다. 훔친 신분으로 얻고자 한 사랑이 저를 살라먹을 불길이라도, 마지막까지 놓지 못할 것은 신과 자신만이 아는 일이었다. *** “오랜만이야. 라일라. 나의 하녀.” 근 십 년 만에 들어 보는 이름이었다. 잊으려 노력했고 없어지려 노력했다. “오랜만이에요. 백작님.” 레오폴트 리어 에데하르트, 라인란트의 백작, 프란츠 2세의 사생아. 그리고 라일라의 첫사랑. 잊어 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다. “잘 지냈어? 아니, 잘 지냈어야지. 사창가에서 굴러먹던 아이가 공작가의 후계자라는 거짓된 껍질을 뒤집어썼으면 당연히 잘 지냈어야지. 안 그래?” 금방이라도 벗겨질 얄팍한 껍데기였다. 이곳에 오를레앙의 공녀 오르텐시아는 없었다. 이 앞에 자리 잡은 건 그저 사창가 창녀의 딸 라일라뿐이었다. “스스로 택한 삶인데, 당연히 후회는 없어야지.” 레오폴트는 라일라의 턱을 놓아준 뒤에 시가를 입에 물었다. 정곡을 찌르는 말에 입이 바싹바싹 말랐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이 경멸인지 원망인지 쉬이 알 수가 없었다. “그래……. 넌 그런 계집애였지……. 도도하고 고고한… 그런…….” 뜻 모를 입엣말을 거듭하여 되뇌던 그를 향해 무심코 한마디의 말이 흘러나왔다. “잘… 지내셨어요?” 마치 먹이를 낚아챈 독수리처럼 레오폴트는 고개를 틀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다시금 허탈하다는 듯이 웃음을 뱉었다. 조금은 발작적이면서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웃음은 자신을 향한 비웃음처럼 보였다. “너는 늘 그랬어. 차라리 기대도 하지 말게 만들지. 항상 그리 여지를 주어서 나를 미련하게 만들었고 구질구질하게 들러붙게 했지.” 새침한 얼굴로 잘 웃어 주지도 않던 계집애. 그 얼굴에 피어난 웃음 한 조각이라도 보겠다 안달복달했던 세월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시절에 붙잡혀 있었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360
연령 등급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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