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 데 없는 너에게 동정을 베풀 생각이야.” 민혁은 자신의 약혼녀 연서의 부모님 장례식 날, 그녀의 세계가 무너진 날 그리 말했다. “그런데 내 동정에 대한 대가로 앞으로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어.” 민혁, 그는 참 무례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 동정에 대한 대가로 3년, 내 아내가 되어 부모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그런 내게 감사하고 헌신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연기해.” 기구해진 약혼녀를 한낱 가십거리로 만들 만큼 잔인한 사람이기도 했다. 연서는 그런 민혁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의 곁을 떠났다. 7년 후, 7살 난 딸을 데리고 입국한 연서 앞에 그, 민혁이 나타났다. “애가 참 당돌하던데? 멍청한 한연서랑 다르게.” 다시 만난 그는 7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더 무례하고 더 이기적이고, 더 잔인했다.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네요.” 민혁이 아는 멍청한 연서는 없었다.
2023년 09월 21일
3개월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1.87%
평균 이용자 수 18,924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날것의 눈빛을 가진 남자는 건들지 말아야 한다. 정혁, 그 남자는 그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남자였다. “한태우는 알까?” 그런데 어쩌다 그런 남자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 걸까. “채로아가 내 밑에서 어떤 얼굴을 하는지?” 짐승, 그래, 그를 보면 전혀 길들지 않은 야생의 짐승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안다.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한태우도 참 불쌍해, 안 그래?” 그 짐승이 어떤 체온을 가졌는지. “채로아는 한태우 약혼녀인데 말이야.” 그 체온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로아야.” “…….” “또 내 밑에서 예쁘게 울어 줘.” 난 그 체온에 이미 길든 후였으니까.
남편 주태준의 아내로 사는 삶은 지옥과도 같았다. 그래서 그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았을 때, 도망쳤다. 그로부터 5년 후 “허지안.” 등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지안의 귀에 스며들었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겨우겨우 돌렸을 때, 그녀는 발견했다. “5년, 즐거웠어?” 자신의 남편이었던 주태준을. 지안에게 다가온 그는 자연스레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이어 그녀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지안아.” 지안은 제 입술을 훑는 태준의 손길을 느끼며 그제야 비로소 실감했다. “웃어야지.” “…….” “내 앞에선 웃기로 약속했잖아?” 다시 전남편, 태준의 손아귀에 돌아왔다는 것을.
[임신했다.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될 남자의 아이를.] “나 곧 결혼해.” 유미는 자신의 결혼을 자랑스럽게 알렸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정오야, 상사로서 강도겸은 어떤 사람이야?” 내가 강도겸의 파트너. [강 전무님: 헤레이스로 와.] 아니 장난감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 이 관계를 끝내자고 말하러 갔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 애를 뱄으면 잘 숨겨. 소정오.” “…….” “난 너도, 그 아이도 내 시야 밖으로 벗어나는 일 없게 할 거니까.” 이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절대.” 도망쳐야겠다.
“주제답지 않게 고귀한 외모를 가졌군.” 주제답지 않은 고귀한 외모. 그것이 그가 그녀를 산 이유였고, “저 아이의 얼굴 돌려. 하자는 없나 확인부터 해야지.” 그에게 있어 브레티는 그저 쓸 만한 물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비 내리는 밤. 그가 그녀의 방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 이거 놓으세요!” “너도 손해 볼 건 없잖아?”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스며들었다. “솔직하게 굴어 브레티. 너도 즐겼잖아? 안 그래?” “…….” “그냥 내 밑에서 울고, 젖어. 그게 네 쓰임이야.” 과연 그녀를 밤마다 안는 이는 누구일까.
남편 태석의 아이를 품고 떠나온 땅끝 섬마을. “나 떠나 잘 살겠다더니, 소은아.” “…….” “그게 여기였어?” 그가 기어코 이곳을 찾아냈다. “이걸 잘 산다고 하는 건가?” 그의 입가에 떠오른 비웃음을 보며 소은은 왜인지 모를 참담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저를 향한 차디찬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뿐인데 어째서 마음까지 시린 걸까. “이딴 곳에서 애 키울 거야?” “내 아이, 그게 어디든 당신 곁에서 키우는 것보단 나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소은아 전제 조건이 틀렸네?” “…….” “‘내’가 아니라 ‘우리’라고 해야지.” 저를 찾아온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제가 그의 아이를 품은 사실까지, 전부. 남편과의 인연은 이미 끝이라 생각했는데……. “자, 돌아가야지?” 부부는 이제야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갈 데 없는 너에게 동정을 베풀 생각이야.” 민혁은 자신의 약혼녀 연서의 부모님 장례식 날, 그녀의 세계가 무너진 날 그리 말했다. “그런데 내 동정에 대한 대가로 앞으로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어.” 민혁, 그는 참 무례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 동정에 대한 대가로 3년, 내 아내가 되어 부모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그런 내게 감사하고 헌신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연기해.” 기구해진 약혼녀를 한낱 가십거리로 만들 만큼 잔인한 사람이기도 했다. 연서는 그런 민혁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의 곁을 떠났다. 7년 후, 7살 난 딸을 데리고 입국한 연서 앞에 그, 민혁이 나타났다. “애가 참 당돌하던데? 멍청한 한연서랑 다르게.” 다시 만난 그는 7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더 무례하고 더 이기적이고, 더 잔인했다.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네요.” 민혁이 아는 멍청한 연서는 없었다.
[최대한 빨리 날 사랑해 그거면 되는 거야.] “윤대리가 필요한 그 돈,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위기의 순간, 마진은 달콤한 제안을 해 왔고. 예성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저에게 뭘 바라죠?” “당신의 남편 자리, 그걸 나에게 줘.” 하지만 제안의 대가로 그 남자가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결혼이었다. 그것도 보여 주기 식의 결혼이 아닌, 사랑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결혼. “돈 돌려 줄 생각이면 이 제안은 없던 거로 하지.” “……그럼 도대체 제가 뭘…….” “최대한 빨리 날 사랑해. 그거면 되는 거야.” 둘의 완벽한 결혼은 끝까지 완벽할 수 있을까?
“주제답지 않게 고귀한 외모를 가졌군.” 주제답지 않은 고귀한 외모. 그것이 그가 그녀를 산 이유였고, “저 아이의 얼굴 돌려. 하자는 없나 확인부터 해야지.” 그에게 있어 브레티는 그저 쓸 만한 물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비 내리는 밤. 그가 그녀의 방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 이거 놓으세요!” “너도 손해 볼 건 없잖아?”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스며들었다. “솔직하게 굴어 브레티. 너도 즐겼잖아? 안 그래?” “…….” “그냥 얌전히 굴어. 그게 네 쓰임이야.” 과연 그녀를 밤마다 안는 이는 누구일까.
[최대한 빨리 날 사랑해 그거면 되는 거야.] “윤대리가 필요한 그 돈,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위기의 순간, 마진은 달콤한 제안을 해 왔고. 예성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저에게 뭘 바라죠?” “당신의 남편 자리, 그걸 나에게 줘.” 하지만 제안의 대가로 그 남자가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결혼이었다. 그것도 보여 주기 식의 결혼이 아닌, 사랑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결혼. “돈 돌려 줄 생각이면 이 제안은 없던 거로 하지.” “……그럼 도대체 제가 뭘…….” “최대한 빨리 날 사랑해. 그거면 되는 거야.” 둘의 완벽한 결혼은 끝까지 완벽할 수 있을까?
쌍둥이 여동생에게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긴 그날, 우연히 그를 만났다. “잠깐만, 아주 잠깐이면 됩니다.” “자, 잠깐은 무슨…….” “제발, 피하지 마요. 나 지금 참을 수 없으니까.” 흐읍. 들숨 한 번. 후우. 날숨 한 번. “미치겠어요. 그쪽 향기 때문에 미치겠다고.” “네?” “날 이렇게 설레게 만들어.” 나 때문에 미치겠다는 그는 알고 있을까.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당신의 향기가 더 아찔하단 것을.
날것의 눈빛을 가진 남자는 건들지 말아야 한다. 정혁, 그 남자는 그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남자였다. “한태우는 알까?” 그런데 어쩌다 그런 남자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 걸까. “채로아가 내 밑에서 어떤 얼굴을 하는지?” 짐승, 그래, 그를 보면 전혀 길들지 않은 야생의 짐승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안다.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한태우도 참 불쌍해, 안 그래?” 그 짐승이 어떤 체온을 가졌는지. “채로아는 한태우 약혼녀인데 말이야.” 그 체온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로아야.” “…….” “또 내 밑에서 예쁘게 울어 줘.” 난 그 체온에 이미 길든 후였으니까.
“왜 정이라도 나눠 보자고?” “흡, 그, 그게…….” 부부의 첫 관계가 치러지던 날, 지혁이 말했다. “그 정이란 거, 불필요한 거 같은데. 당신과 내 사이엔.” 본인에게는 불필요할지 모르는 그 정이, 소희에게는 절실했다는 것을, 지혁은 알까? “노력이 가상해서 어울려 준 걸 착각하지 마.” “…….” “이 짓 두 번 할 생각 말란 소리야.” 지혁의 서릿발같이 차가운 음성은 소희를 무너지게 했다. 결혼한 지 어언 3년째. 조금 지친 것 같다. 사람에게도. 기약 없는 이 기다림에도. “우리 이혼해요.” 오랜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은 이혼이다. “임신입니다.” 남편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단 걸 알게 되었을 때도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날것의 눈빛을 가진 남자는 건들지 말아야 한다. 정혁, 그 남자는 그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남자였다. “한태우는 알까?” 그런데 어쩌다 그런 남자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 걸까. “채로아가 내 밑에서 어떤 얼굴을 하는지?” 짐승, 그래, 그를 보면 전혀 길들지 않은 야생의 짐승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안다.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한태우도 참 불쌍해, 안 그래?” 그 짐승이 어떤 체온을 가졌는지. “채로아는 한태우 약혼녀인데 말이야.” 그 체온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로아야.” “…….” “또 내 밑에서 예쁘게 울어 줘.” 난 그 체온에 이미 길든 후였으니까.
[임신했다.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될 남자의 아이를.] “나 곧 결혼해.” 유미는 자신의 결혼을 자랑스럽게 알렸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정오야 상사로서 강도겸은 어떤 사람이야?” 내가 강도겸의 파트너. [강 전무님: 헤레이스로 와.] 아니 장난감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 이 관계를 끝내자고 말하러 갔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 애를 뱄으면 잘 숨겨. 소정오.” “…….” “난 너도, 그 아이도 내 시야 밖으로 벗어나는 일 없게 할 거니까.” 이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절대.” 도망쳐야겠다.
“당신이 복수를 위해 나를 이 진창으로 밀어 넣은 것을 알아요.” 아가타의 말에 프란치스코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게 프란치스코 당신의 숨겨 온 본모습인가요?” 승승장구하던 가문의 몰락으로 홀로 남겨진 불쌍한 아가타 디오르. 파산이 결정된 순간 책임감 없이 죽어 버린 부친을 둔 안타까운 아가타 디오르. 불행한 수식어를 가진 그녀에게 프란치스코 샤르페는 낙원을 선물한 구원자였다. “멍청한 동화 속에 사는군.” 그래서 설마하니 그 사람이 저의 가문을 망가트린 자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평생 좋은 것만 보느라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모르는 그대의 아둔함이 잘못이지.” 프란치스코가 아가타의 턱을 움켜쥐며 싸늘하게 웃었다. “낙원에 온 것을 환영해, 아가타.” 아가타는 그제야 알았다. 프란치스코와 자신은 원수지간이란 것을. 그리고 그런 그를 온 마음을 바쳐. 함부로 사랑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