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만 성공시키면, TS 푸드는 태양이 니 것이 될 거구만.” 국내 굴지의 기업인 TS 그룹의 셋째 아들, 강태양. 후처 소생이라는 약점 때문에 적당히 유산이나 노리던 그에게 어느 날 인생 역전의 기회나 다름없는 임무가 떨어진다. 바로 TS 그룹의 전신, ‘토끼 떡볶이’를 부활시키는 것! “너는 내가 말한 가게에서 비법만 알아 오니라.” “유명 떡볶이집의 노하우를 사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예산은 얼마나……?” 그러나 희희낙락할 새도 없이 청천벽력 같은 지시가 이어지는데……. “돈이 뭐가 필요 있어? 적당히 비위만 잘 맞추면 공짜로 알아 올 수 있는 것을.” 떡볶이집 레시피를 공짜로 알아 오는 방법이 위장 취업이라니. 엄마 배 속에서 수정이 된 순간부터 특별하게 살기로 운명 지어진 인생. 남자 강태양의 그 찬란한 인생이 후줄근한 구멍가게에 처박히는 건 순식간이었다. *** ‘떡볶이집 노인네를 후리든, 그 손녀를 후리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목적한 바만 이루면 되는 거야.’ 빨강은 미동도 하지 않고 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태양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왜 그러세요?” 틀어 올린 머리카락 아래로 시원하게 드러난 긴 목덜미. 라운드로 파인 원피스 위로 보이는 가녀린 쇄골. 빨강을 보고 있던 태양의 목울대가 크게 꿈틀거렸다. 정신 차려, 강태양! 네가 저 여자에게 홀리는 게 아니라, 저 여자를 네가 홀려야 해! 그 순간 빨강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태양은 그런 빨강을 향해 미소 지으며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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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연우는 신음 같은 탄식이 흘러나오는 입을 틀어막았다. 순식간에 머릿속이 콘센트를 빼버린 TV처럼 새까매졌다. 까마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썼지만, 더 아득해지기만 했다. 커다랗게 벌어진 눈을 끔뻑이지도 못한 채 그를 바라봤다. 저 사람이. 권재혁이라고……? 연우의 심장이 곧장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귀가 먹먹해지고 숨이 막혀왔다. 아니야. 그럴 리가. 내가 아는 권재혁은……. “…오랜…만이에요.” 연우가 목에 걸린 가시를 뱉어내듯 인사를 건넸다. 아니, 비명에 가까웠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재혁은 거실에 놓인 장식품처럼 미동도 없었다. 그리스 조각상처럼 빛나던 얼굴과 운동선수처럼 탄탄했던 몸을 가졌던 KW 황태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잘 지냈어요?” “왜 왔어?” 재혁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당장 돌아가.” . . . “연우야.” 재혁이 연우를 부르며 침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연우의 눈이 유령을 본 사람처럼 커다래지고, 벌어진 입은 나사가 풀린 인형의 입처럼 밑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게 지금.” 연우는 제 옆에 앉은 재혁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어, 어떻게 된 거예요?”
“이쪽은 강민우 본부장님이십니다.” 7년 전 설이 무참히 버린 첫사랑 박민우가 상사로 돌아왔다. 운명의 장난인지 하필 그를 버리고 결혼한 남편과 사별한 후에. 분명 민우가 맞는데, 다시 재회한 그는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 되었다. 글로벌 대기업 빈즈 앤 빈즈 강 회장의 양아들로. “날 버리고 선택한 인생이 고작 이런 거라니…. 후회되지 않아?” “우리 사이의 일은 추억일 뿐이니까요.” 민우의 한쪽 눈썹이 거칠게 올라갔다. “나를 아예 기억 속에서 지워 버렸나?” 아니. 죽을 때까지 당신 잊지 못해. 난 여전히 이렇게 당신을…. “이번엔 절대로 나에게서 못 벗어나.” 과거의 따뜻했던 시선과는 달리 그의 눈엔 냉혹함과 서늘함만이 배어 있었다. 지난 7년 동안 잊으려 애썼고,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민우를 본 순간, 설은 그 모든 게 자신의 착각이자 오만이었음을 깨달았다.
“오빠의 여자가 되고 싶어요.” 양어머니나 다름없었던 화영의 죽음이 화영의 친구인 석경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소희. 복수를 다짐하며 석경의 아들인 민혁에게 접근하는데……. “이거 기대되는데. 내 예쁜 동생이 어디까지 해줄 수 있을지.”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적나라하게 내려앉았다. 낯선 열기를 피해 고개를 비트는 소희의 턱을 단단히 붙잡은 채로 민혁이 은밀하게 속삭였다. “내일 밤 9시. H호텔. 1906호.” 멍한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보고 있던 소희는 곧 그 의미를 깨닫고 고개를 떨구었다. “증명해 봐. 네 사랑이라는 거.” 섬뜩할 만큼 낮은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서 불길하게 울렸다.
“아…….” 연우는 신음 같은 탄식이 흘러나오는 입을 틀어막았다. 순식간에 머릿속이 콘센트를 빼버린 TV처럼 새까매졌다. 까마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썼지만, 더 아득해지기만 했다. 커다랗게 벌어진 눈을 끔뻑이지도 못한 채 그를 바라봤다. 저 사람이. 권재혁이라고……? 연우의 심장이 곧장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귀가 먹먹해지고 숨이 막혀왔다. 아니야. 그럴 리가. 내가 아는 권재혁은……. “…오랜…만이에요.” 연우가 목에 걸린 가시를 뱉어내듯 인사를 건넸다. 아니, 비명에 가까웠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재혁은 거실에 놓인 장식품처럼 미동도 없었다. 그리스 조각상처럼 빛나던 얼굴과 운동선수처럼 탄탄했던 몸을 가졌던 KW 황태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잘 지냈어요?” “왜 왔어?” 재혁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당장 돌아가.” . . . “연우야.” 재혁이 연우를 부르며 침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연우의 눈이 유령을 본 사람처럼 커다래지고, 벌어진 입은 나사가 풀린 인형의 입처럼 밑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게 지금.” 연우는 제 옆에 앉은 재혁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어, 어떻게 된 거예요?”
“이번 일만 성공시키면, TS 푸드는 태양이 니 것이 될 거구만.” 국내 굴지의 기업인 TS 그룹의 셋째 아들, 강태양. 후처 소생이라는 약점 때문에 적당히 유산이나 노리던 그에게 어느 날 인생 역전의 기회나 다름없는 임무가 떨어진다. 바로 TS 그룹의 전신, ‘토끼 떡볶이’를 부활시키는 것! “너는 내가 말한 가게에서 비법만 알아 오니라.” “유명 떡볶이집의 노하우를 사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예산은 얼마나……?” 그러나 희희낙락할 새도 없이 청천벽력 같은 지시가 이어지는데……. “돈이 뭐가 필요 있어? 적당히 비위만 잘 맞추면 공짜로 알아 올 수 있는 것을.” 떡볶이집 레시피를 공짜로 알아 오는 방법이 위장 취업이라니. 엄마 배 속에서 수정이 된 순간부터 특별하게 살기로 운명 지어진 인생. 남자 강태양의 그 찬란한 인생이 후줄근한 구멍가게에 처박히는 건 순식간이었다. *** ‘떡볶이집 노인네를 후리든, 그 손녀를 후리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목적한 바만 이루면 되는 거야.’ 빨강은 미동도 하지 않고 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태양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왜 그러세요?” 틀어 올린 머리카락 아래로 시원하게 드러난 긴 목덜미. 라운드로 파인 원피스 위로 보이는 가녀린 쇄골. 빨강을 보고 있던 태양의 목울대가 크게 꿈틀거렸다. 정신 차려, 강태양! 네가 저 여자에게 홀리는 게 아니라, 저 여자를 네가 홀려야 해! 그 순간 빨강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태양은 그런 빨강을 향해 미소 지으며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할 수 있겠지?
“아. 냅 둬! 내 몸을 팔든, 내 딸년을 팔든 빚만 갚으면 되는 거 아냐?” 고향 사람들을 상대로 대형 금전 사고를 친 엄마 때문에 대신 빚을 갚아 나가야 하는 희수. 가장 큰 피해자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기범의 사업체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처지가 되는데…. “나와 관계한 것도 그저 순수하게 빚을 갚겠다고 그런 거다?” “상관 마….” “뭐?”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게.” 기범의 입에서 큭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지!” 날카롭게 소리치는 그의 눈이 그녀를 찌를 듯이 번뜩였다. “그대로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어야지!" 흔적도 없이, 남김없이, 라고 고함치는 기범의 눈에 불길이 일었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그럼 오늘도 열심히 갚아. 그 빚.” 그날 밤. 너를 구한 것은 내 인생의 마지막 행운이었을까, 아니면 영원히 지속할 불행의 시작이었을까?
“누구십니까?” “아, 깜짝이야!” 창문에 얼굴을 박고 있던 보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에 펄쩍 뛰며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궁금해서 구경을……. 어?” 대문에서 현관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올라온 남자가 성큼성큼 보리에게 다가왔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흘러내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단정하게 쓸어 넘긴 머리. 서늘한 눈매에 외국 배우처럼 우뚝 선 코. 그리고 다부지게 일자로 꽉 닫혀 있는 입술. 슈트 대신 트렌치코트를 입었을 뿐, 그 남자였다. 절 뒤편 언덕배기에서 하필 철수의 고백을 듣던 때 마주쳤던. ―저렇게 미남이면 뭐 하냐고요. 얼굴 뜯어 먹고 살 것도 아니고. 그리고 미남들이 대부분 성격이 안 좋아요. ―굉장히 직설적이시네요. ―아, 제 말은 그게 아니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그날의 기억에 보리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 절에서 뵈었는데……. 언덕에서 제가 미남이면 뭐 하냐고…….” 보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 차가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아. 회장님께서 오늘부터 같이 지내자고 하셔서 왔어요. 그런데 그쪽은 왜 여기에……?” 두 번이나 마주친 이 남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혹시 회장님 비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