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부부
글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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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절대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결혼 전부터 못을 박은 그이기에 아이를 지킬 방법은 딱 하나, 이혼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뜨겁게 안는 주제에 절대 곁은 내주지 않는다. 저벅저벅 멀어지는 발소리에 몸을 옆으로 돌려 잔뜩 웅크렸다. 그리고 배 위에 손바닥을 갖다 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지만, 이 안에 자신과 그의 아이가 있었다. “네. 형수님.”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정한 목소리로 통화하는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지금 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들려주지 않는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낯설었다. 할 일을 모두 마쳤으니 필요 없다는 듯 잠깐의 눈길조차 주지 않고 냉정하게 밖으로 나가는 그를 보다가 피식 웃어 버렸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때문에 감정이 들쑥날쑥 한다더니, 사실인가 보다. 이깟 일에 울컥하는 걸 보니. 윤슬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아래에 선 윤슬의 입에서 기어코 한숨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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