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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 준 값을 해야지.’ 대선 유력 후보인 국회의원에게 입양된 설영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정략결혼의 제물이 된다. 상대는 한성 건설의 둘째 아들. 그리고 게이라고 소문난 남자. 설영은 기꺼이 결혼에 응하기로 했다. 몇 년 뒤, 위자료를 받으면 동생 채영을 악마 같은 양부의 손아귀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게이라던 남자의 눈빛이 점점 짙어진다. 도대체 왜? * * * 설영을 내려다보는 남자의 동공이 점점 팽창되고 있었다. 사냥감을 눈앞에 두고 느릿하게 가지고 노는 맹수 같달까. “기대할게요.” 그 순간, 설영은 옥죄여 오는 남자의 기에 눌리고 싶지 않아, 되지도 않는 허세를 부려 보았다. “뭘 기대해요?” 남자가 지지 않고 설영의 허세를 샅샅이 헤집으려 했다. “체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요.” “예를 들면?” 설영이 고개를 살짝 내려 남자의 바지 앞섶에 노골적으로 시선을 보냈다. “우월한 유전자 존속?” 유전자 존속.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다분히 농담조로 던진 말이었다. 남자는 또 말없이 빙글 웃으며 설영을 바라보기만 했다.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무거웠다. “노력해야겠네.” “네?” “우월한 유전자 많이 남기려면.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서.” “…….” 허세가 우르르 무너졌다. 설영은 얼굴이 뜨끈해지는 걸 느꼈다. 남자의 눈빛이 짙고 깊었다. * * * “저는 억지로 결혼하는 게 아니에요. 전무님의 조건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거예요. 다만…….” “다만?” “나중에 이혼을 원하시면 해드리겠다 약속을 드리는 것뿐이에요.” “내가 원하지 않으면?” “그럼…….” “그럼 안 하겠다는 대답으로 알게요. 아, 그리고 기대할게요.” “뭐를요?” 설영은 기시감이 들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우월한 유전자 존속. 나, 그거 열심히 해 보려고. 그러니 하루빨리 결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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