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 배드
글꽃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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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체가 뭐야. 뭔데 이렇게 피 냄새를 묻히고 다니지?” 남자는 마치 조금 전 맡은 피 냄새를 확인하려는 듯, 더욱 꽉 붙어서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피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거든. 개새끼라 그런가.” 그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다인아. 니 당산나무 아래 뭐가 묻혀있는지 아나?’ 할아버지의 유언이 남은 그곳의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하지만 이 남자와의 시작은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을지도 모른다. 거대 그룹 시향의 후계자이자, 국가정보원에서까지 예의주시하는 남자. 스스로를 사망 처리한 뒤 신분 세탁까지 감행한 거물, 권희재. 단언컨대, 정말로…. “내가 그쪽 죽이러 왔으면 어쩌려고, 자꾸 헛소리를 해요?” 그녀의 위악에, 마른 입술을 핥은 그가, 같잖다는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 해봐. 우리 조카님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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