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너를 버리라 한다. 독종, 술집 작부의 딸, 돈에 미친 꽃뱀. 놓고 싶지 않았다. 아무 곳에도 손 내밀 데 없는 너를. 미치도록 갖고 싶었다. 아무것에도 꺾이지 않는 너를. 차라리 더럽혀서라도. 세상 전부를 등질지라도. *** 스타트 업 대표 신이제는 대기업과의 M&A를 앞두고 헤어진 여자친구와 재회한다. 수임 의뢰를 받고 찾아온 노무법인 ‘더 온’의 임하라와. 그런데 제 속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사라진 것도 모자라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찾아와 속을 뒤집는 그녀였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안 나.” “지금 잘 살고 있으면 된 거잖아.” 후우, 타는 숨을 뱉어낸 신이제가 거칠게 머리를 넘겼다. 뭘 안다고. 임하라 네가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여. 부서질 대로 부서져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새끼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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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얽혀서는 안 되는 관계였다. 불륜으로 맺어진 결실, 첩의 딸 김인아.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게 ‘첩질’인 본처의 자식 최태경. 인아는 우연히 마주친 최태경에게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제안한다. 첫눈에 호감을 가진 태경도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둘 사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파국을 맞게 된다. 인아 때문에 함정에 빠졌다고 오해한 태경은 5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잔인하게 인아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본문 中. 창백하게 젖은 얼굴로, 인아가 입술을 달싹였다. “머무르게만 해주신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내가 뭘 시킬 줄 알고?” “각오는 하고 있어요.” 남자가 비식 입꼬리를 올렸다. 인아의 간절한 눈빛을 들여다보며 오만하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럼 이거, 핥을 수 있어요?” 시선을 내린 인아의 동공이 파들거렸다. 잠시 후, 인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천천히 무릎을 꿇는 인아의 귓가에 무심한 저음은 선명하게도 박혀들었다. ”잠깐. 순서가 틀렸잖아요. 옷부터 벗어야죠.” *키워드 : #집착 #소유욕 #몸정>맘정 #상처녀 #계략남 #재벌 #절륜남 #짐승남 #오해물 표지 일러스트 : 애옹
“우리 다섯 밤만 같이 놀래요?” “왜 다섯 번이죠?” “혹시 알아요? 벗고 그 정도 뒹굴면 참을 수 없이 좋아져서.” 누구라도 쉽게 홀릴 것 같은 아름다운 남자가 더없이 위험한 제안을 건넸다. “해달라는 건 다 해주고 싶어질지.” 피차 손해 볼 일도,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평생 최상위 포식자로 살아온 나지석에게는 특히 그랬다. 벼랑 끝에 선 채연우가 행복한 연애놀음을 하든, 온 마음을 다해 지석을 사랑해 주든. 그저 한때의 밤놀이였을 뿐이니까. 제가 처절하게 속인 여자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에도. 모든 사실을 확인한 뒤 텅 빈 눈으로 주저앉을 때에도. 잠깐 놀았던 것뿐이고 재미있었으니까 됐다고 믿었다. *** “연우야. 용서해 줘. 제발.” “연우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진심으로 미안해. 연우야.” “내가 죽을까? 그냥 죽어버리면 네 맘이 풀릴까?” 바닥에 꿇은 지석을 내려다보는 연우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돌아선 그녀가 싸늘한 한마디를 뱉었다. “죽어.” 그녀가 서 있던 벼랑 끝에서 몸을 날린 순간, 지석은 깨달았다.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는 걸.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 한 몸처럼 사랑했기에. ―……다른 남자가 생겼어요.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절대로 연락하지 마세요. 태헌은 결혼식 날 사라진 은세를 찾지 않았다. 다른 남자의 곁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게 될까 봐. 끝내 그녀를 앗아간 새끼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까 봐.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한은세가 나타났다. 비참한 형편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만난 순간 깨달았다. 갈기갈기 찢어진 건 제 마음이었음을. 선연히 찢긴 세월과 상처는 오로지 윤태헌만의 몫이었음을. *** 움찔 굳어버린 은세의 귀에 싸늘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어찌 잊겠어. 결혼식 당일에 도망간 약혼녀를.” “……!” “그것도 엄한 새끼랑 눈이 맞아서.” 파들거리는 동공에 번뜩이는 빛이 반사되었다. 이를 악문 남자가 짓이긴 목소리를 박아넣었다. “이제 되돌려 받을 시간이야. 네 더러운 짓거리들 전부 다.” 미치도록 아름다운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졌다. 그러게 누가 쓸데없이 예쁘래. 일러스트 : 미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