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령은 짝사랑하던 선배에게 고백하는 중이었다. 어제까지는. “아으으…….” 눈을 떠보니 병원이고, 옆에는 웬 낯선 남자가 저를 노려보고 있다. 심지어 이 남자가……. “남 아니고 남편. 아직은.” 내 남편이라고? 내 인생, 잘 흘러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너무 잘 흘러가 버려서 9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결혼 사실을 받아들이려는데 하필 이때 현, 아니, 전 남친이 나타날 건 뭐야? “세령아?” “……선배?” 이젠 나도 모르겠다. 내 인생, 아무렇게나 흘러가도 좋으니 도착만 하자! *** 하준은 3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을 결심한 참이었다. 어제까지는. “……누구?” 응급실에 실려 온 아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저를 포함해서. “나는 그쪽을 뭐라고 불러요? 음……, 아저씨?” 아내의 탈을 쓴 그 꼬마는 제게 조잘조잘 잘도 말을 걸어왔다. 도무지 제 아내 같지 않은 말간 눈빛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우리 세령이 잘 부탁드려요.” 이 와중에 저 자식은 또 뭐야. 선배? 언제 적 대학 선배야. 내가 이 꼴 보려고 이혼해 주는 게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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